전날 거의 기절하다시피 자고 일어났다. 친구의 알람소리에 깼더니 어느새 오전 8시다.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내가 기절하고 난 뒤에 태국친구들과 아침 8시쯤 출발하자고 얘기해둔터라고 그래서 그런지 태국친구들은 벌써 씻고 준비를 다 끝내놓았다. 서둘러 준비를 했다. 


하늘이 약간 우중충한데 아직 비는 안온다.

일기예보에서 비온다고 했는데 다행이다.



 숙소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 가슴이 뻥뚫린다. 모닝 담배한대 피고 정신을 차리고 떠날 준비를 했다.



 체크 아웃하고 서둘러 빠져나와 진해로 향하는데 아침을 어떻게 할까 싶어서,

 원래는 시장에서 도다리쑥국같은걸 맛볼려고 했는데, 시간도 없고 그리 배도 안고프고 해서, 그냥 지나가는 길에 충무김밥 집이 있으면 충무김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과연 원조 충무김밥은 어떤 맛일까.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무슨 골목, 원조 이런걸 별로 안좋아하고, 믿지도 않는다. 


 춘천 닭갈비 거리에 맛있는 닭갈비 없고, 춘천 막국수에 막국수는 맛없고, 다 그런식이다.

 원조가 맛있으리라는 법 없고, 특정 먹거리가 모여있다고 반드시 거기가 메카일 수는 없는 법이다.


 안그래도 운전하면서 친구랑 이 얘기를 하니 친구도 동의 했다. 그렇다면 왜 거리가 형성될까. 그건 아주 정많고 착하신 우리 한국분들께서, 사촌이 땅사면 배아프다는 속담을 가진 유일한 나라인 대한민국 국민께서는 남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볼수가 없다.


 분명 맨 처음 이름을 떨친 집이 있을테고, 장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반드시 옆에 똑같은 가게를 차렸으리라. 그게 하나둘 반복되다보니 거리가 형성되고, 네임밸류가 자리잡은거. 그리고 이 네임밸류가 전주비빔밥처럼 어느정도 강해지고 나면, 타 지역과 차별화 원조의 티를 내기 위해 가격을 높게 올려서 애시당초 그 음식의 목적이나 맛은 사라지고 비싼 가격의 정당성을 위해서 재료가 달라지던가, 뭔가 달라지는 뜬금포 시전.


 암튼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현실은 바로 그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원존데, (맨 처음 유명해진 이유가 있을터. 맛있을터) 하는 생각이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고, 맛이 없다 한들, 어차피 한번 먹고 가는거 기왕이면 원조에서 한번 먹어보는 게 낫지 않은가. 전주 비빔밥이 아무리 개비싸고, 먹어도 그렇게 맛있지 않다한들 그래도 전주에가서 비빔밥은 반드시 한번 먹게 되어있다. 그게 가격이 비싸든 싸든 말이다. 이건 또 내가 흔히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할 때 써먹는 이집트 피라미드 효과다.


 아무리 피라미드에 관심이 없다한들, 이집트까지 왔는데 안보고 갈수 있나. 그래도 한번은 봐야지.



 이런 심리?


 암튼 충무김밥이나 대충 먹고 가자고 얘기를 한뒤 차를 몰고가는데 통영시내로 접어들자. 김밥집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풍경에 친구가 " 여기 근처에 원조집 있나봐 " 라고 한다.

 나도 동의 했다. 그리고 지나가는데 떡 하니 자리 잡은 원조경쟁




마침 건너편에 거북선도 있었는데, 통영 떠나기전에 딱 좋은 위치였다. 충무김밥 먹고, 거북선 구경하고.

차를 세우고 건너편으로 갔다. 우리는 왼쪽 집을 선택했다.  원조 안 적어놓은 것과 깔끔한 인테리어 때문. 
그리고 진짜 맛집은 저렇게 본점,분점 안낼껏 같은 기분. ㅋㅋㅋㅋㅋㅋ


오른쪽집은 먹어보질 않았으니 맛은 논할수가 없지만 분명 거기서 거기일것 같은 기분.


암튼 들어가서 김밥 2인분을 시켰다. 시키자마자 금방 나왔다. 


그리고 맛보는데 사실 별로 맛은 없다. 예상스러운 맛. 심지어 태국친구 '남'이 나 이거 명동에서 먹어봤다며 얘기하길래, 여기 이 지역이 이 김밥 원조라고 얘기하면서 예를 들어줬다.


 " 지금 이싼 (태국에 음식으로 유명한 지역, 한국으로 치면 전라도)에 와서 쏨탐 (태국 샐러드, 이싼음식) 먹고 있는거야 "라고 얘기하니 남하고 아유가 빵터진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남은 이걸 먹고 말하길, "명동에서 먹었던 충무김밥이 더 맛있어 " 라고 하는데, 한국친구도 그렇다고 얘기한다.


난 뭐 애시당초 충무김밥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은터라, 다 맛 없다.


대충 허기만 때우고는 길을 건너 거북선을 구경했다. 이건 참 잘만들어놓은것 같다. 태국친구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며 구경을 하는데 이들이 셔터를 누르는 곳을 보면 외국인들이 한국의 어떤 모습을 재밌어하고 신기해하는지 알수 있다. 


즐겁게 거북선을 구경하고 난 뒤에, 이제 진짜 진해로 출발! 


고속도로를 타고 진해로 향한지 언 1시간여가 흘렀을까, 슬슬 벚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해에 도착해 터널을 빠져나온 순간, 눈 앞에 온 천지가 분홍빛 벚꽃으로 뒤덮여있었다. 통영에 핀 벚꽃도 이쁘다고 했는데 레벨이 달랐다.


역시 진해


태국 친구들도 완전히 들떠서 너무 이쁘다고 난리다. 진짜 대박이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이른 시간에, 평일임에도 차들이 엄청 많았다. 정말 주말에 오면 지옥을 맛봤을꺼 같다.


어디부터 구경할까 싶어 돌아다니다가 경화역부터 가보기로 했다. 다행이도 주차자리가 있어서 주차를 한뒤에 경화역 구경을 시작했다. 


나도 이렇게 많은 벚꽃은 처음 구경하는거라 너무 즐거웠다.









정말 시기를 너무나 잘 잡은것 같다. 벚꽃이 완전 만개한 모습이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진짜 짱!


평일 오전인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다시 한번 주말에 안온걸 천만 다행으로 여겼고, 게다가 이번에는 주말쯤이면 벚꽃이 없을것 같았다.

긴말 필요없으니 사진으로 벚꽃을 보자. 백번 말해 무슨 소용.








흐렸던 날씨가 점점 개더니 이내 햇빛이 모습을 드러내고 날씨가 완전히 따뜻해졌다. 
비온다더니! ㅋㅋㅋ


어쨌든 하늘까지 도와주는 날씨였다. 역시 햇빛이 비추니 벚꽃들의 색이 더욱 연한 분홍으로 빛이 나며 아름다움이 더해간다.


















중간중간, 벚꽃을 꺽지말라, 나무를 훼손시키지말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남이 계속 묻는다.
" 열차 온다는 얘기야? "


남은 경화역에서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는가보다. 몇번의 그런 안내방송이 지난 후에, 진짜 열차 온다는 안내방송이 들리자, 표정에 생기가 넘치기 시작한다. 열차가 곧 들어오니까 안전선 바깥으로 나가서 있어달라는 방송이 수차례 나온다. 근데도 역시 대한민국은 달랐다.


굳이 열차오는 모습을 그 가운데서 찍겠다고 여전히 그 안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이 수천지다.
화가 났다.


한국친구도 " 도대체 우리나라사람들 왜 이래 "


정말 그러하다, 모두가 안전선 바깥에서 안전하게 관람하면 다들 사진도 깔끔하게 찍을수 있고, 하는데 몇명의 욕심. 
더 이쁜 사진을 찍겠다는 그 욕망, 자기만 더 이쁜 사진을 가지면 되겠다는 그 이기심에 모두의 즐거움과 행복을 망치고 있었다.


열차가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들의 사진이다. 보면 알다시피 무척이나 많은 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선 안쪽에 들어가서 철길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아름다운 나라다.


나는 쫌 빡쳐서 일부로 들으라고 남하고 아유한테 소리쳤다. 

 - 남, 아유, 보여? 사람들? 저게 한국사람이야, 한국스타일

 이라고 말하면서 비웃자, 몇명의 젊은사람들은 의식한듯이 급하게 안전선 밖으로 나왔다.













기차가 들어오는 멋진 모습, 중간에 철길에 사람들만 없어도 참 더 멋진 사진을 찍었을텐데, 좀 더 이쁜 사진을 가지겠다고 배려심없는 모습에 새삼 정 많고 따뜻한 우리나라의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법 없어도 살 사람들이다.










 진짜 이 사진찍는 아저씨 독종이다. 
 저렇게 찍은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ㅋㅋㅋㅋㅋㅋ


 약간의 분노도 지나가고, 아름다운 벚꽃 풍경에 다시 도취되어 기분이 좋아졌다.

 날씨도 정말 좋고, 다들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평생 처음으로 와 본 진해,

 아름다운 벚꽃. 진짜 왜 진해 군항제 군항제 하는지 알것 같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다.


 짱이다 벚꽃!!!






  1. 레고 2013.04.05 03:17 신고

    진짜 벚꽃으로 뒤덮혔네
    서울에는 벚꽃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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