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직 드라마 나인을 보지 않은 분은 이 글을 안보시는게 좋습니다.

스포일러 폭탄입니다.


나인 드라마를 보시고나서 결말에 대한 그저 저 혼자만의 해석을 올려보는 것이니 재미로 보세요.

시작합니다. 드라마를 다 보셨다고 가정하고 써내려가겠습니다.




드라마 나인이 20회로 막을 내렸다.

이정도로 몰입해서 드라마를 보기는 정말 오랜만인데, 후반부 들어서 조금 느슨한 부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작가가 인터뷰등에서 결말을 미리 정해놨다고했고, 1회 첫장면만 보더라도 이것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때 그 때 시청자들 입맛에 맞게 쓴 드라마가 아니라 작가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써 내려갔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드라마나 작가 인터뷰 등을 보건데 이 드라마의 주제는 '현재에 충실해라'가 아닐까 싶다.

과거로 돌아가 아무리 좋게 만드려고 해도 악화가 되고, 점점 더 꼬여만가고, 드라마 중반에는 차라리 그냥 맨 처음 상태로만 되돌려도 좋다는 심정으로 향을 쓰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결국 되돌린 최고의 결과는 모든게 원래 상태이면서 형 (정우)만 잘 살아 있는 모습인데. 문제는 이 때의 결과에 안좋은 점은 선우(이진욱)가 과거에 갖힌 것으로 결국은 결코 좋은 결과라 할 수 없다.


드라마 중반, 과거에 개입하고,현재에 인물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현재의 인물들의 과거의 기억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어느 순간 모든 인물들이 개별의지를 가짐과 동시에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흘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평행우주 이론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모습.



20회 주요 장면을 잠깐 살펴보면, 

 선우가 과거 1993년의 마지막으로 쓴 일기를 다시 읽어보면

 언젠간 형을 이해 할 날이 올 것이라고 한다.


 과거 1993년에 형이 경찰서에 끌려갈때만 해도 이해할수 없고, 미워했지만

 정말 그말대로 2012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형과 오랜만에 만날때는 환하게 웃고 있다.


 그런걸 생각해보면 자신은 미래에서 온 자기의 말대로 늘 괜찮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게 된다.

 자신의 판단이 옳다 라는 결론을 내게 되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네팔로 간다.


 2013년 미래에서 온 자신이 과거 1993년에 죽었다. 이 것은 과거에 일어났으니 확정됐을까 아니면 바꿀수 있는 미래일까.
 무언가 바꾸고 싶은 의지가 생김.


 과거와 미래는 모두 연관되어있다.

 과거에 끼어들어서 어린 민영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에 사랑하게 됬고, 기자의 모습을 보고 기자가 되었고.

 하지만 심플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믿고 싶은것은 믿고, 믿고 싶지 않은 것은 안믿고.




 


이제 결말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나인 드라마 1회 첫 장면과, 20회 마지막 장면은 연결된다.


1회 첫장면을 보면, 

향을 찾아 헤매던 정우가 히말라야에서 얼어죽어가고. 누군가 다가오고, 그 인물을 보고 정우가 놀란다. 


20회 마지막 장면을 보면

그 장면의 그 인물은 바로 늙은 선우다.

그리고 " 오랜만이야 형 " 이라고 말한다.


1회 첫장면과 20회 마지막장면이 동일 사건이라고 가정해야 할지 비슷한환경,비슷한상황의 별개의 사건이라고 가정해야 할지 결말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겠지만 의미있는 장면으로서 1회 첫장면과 20회 마지막 장면을 넣은 것이라면 분명 같은 장소,같은 상황의 같은 사건일 것이다. 


그리고 늙은선우는 정말 오랜만에 형을 본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손을 내미는데 구하려는 의지로 온 것이다.


 


드라마 전체를 보고 나서 가장 최선이라 할 수 있는 결과를 하나만 만들어보자면

1. 애시당초 모든게 제자리인 상태에서 형이 히말라야에서 죽지 않는 것

2. 애시당초 형도 살리고, 향도 아예 못쓰게 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과거로 가서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해도 실패를 했고, 최진철을 감옥에 보내는 것 조차도. 결국 그렇게 죄값을 받게 해도 그는 그대로 잘 살아간다. (명세의료기기 판매상으로서)  


지금 드라마 결말을 놓고 얘기 할 때


과연 20회 마지막에 손을 내밀던 늙은 선우는 2033년에 온 선우일까, 아니면 1993년 과거에 빠져서 돌아오지 못하던 선우였을까 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자면, 손을 내밀던 늙은 선우는 이 선우도, 저 선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각을 해보자.


1) 2033년의 선우라고 가장해보자.

 1993년도의 선우는 정우와 최진철이 법의 댓가를 받은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이 기자가 되고 주민영과의 사랑도 하게 된다.


 뭔가를 바꾸기 위해,알아보기 위해 네팔로 향하면서 20회가 막을 내리는데

 20회를 보면 정우도 네팔에 봉사를 하러 가게 된다. 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그런 대화를 나눈다. 

 20년전 우릴 도와준 그 사람이 너와 닮았다.


 이때 정우는 의지를 가지게 된다.

 20년전에 도와준 그 남자가 미래에서 온 선우라는것. ->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 있다 -> 내가 과거로 돌아가 그런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


 드라마의 내용상, 일어 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있고, 의지는 어떤한 경로로도 결국 그 의지를 가지게 되있는데 맨 처음 향을 피우려고 했던 의지를 가진 사람은 선우가 아니라 정우였다.


 그렇다면 네팔로 향한 정우는 우연한 기회에 향을 알게되고, 또 피우게 되고, 또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하여 다시 또 여차저차해서 선우에게 향 1개가 손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걸 잘 보관 했다가, 2033년에 그때로 돌아가 형을 구하게 된다. 

 모든게 제자리인 상태에서 형만 살림 -> 2013년의 NEW선우(1993년의 어린선우가 큰 선우)에게 향이 닿지 않게 됨.



 최고의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1회의 첫장면은 20회의 마지막 장면이 아니게 된다. 비슷한 환경,비슷한 상황일뿐 결코 똑같지 않은 상황이게 된다. 




2) 1993년 과거에 갇힌채 죽어가던 선우라고 가정해보자.

 일단 이건 무조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단 한명도 아니고 수 많은 목격자들이 존재한 상태에서 선우는 과거에서 죽어가는데, 나중에 바뀐 현재에서 조사를 했을 때도 사망이라고 나와있었고 유품으로 스마트폰 등이 나온다. 

 

 이 선우가 사실은 살았다고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시체가 사라졌다. 어떻게 하다보니 다시 살아나서 혹은 다시 돌아와서 그쪽의 평행우주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 쪽 세계에서는 정우가 중국에서 의료봉사를 몇년째 하고 있는 세계이며, 향의 무서움을 모두 알고 있고, 더이상 피울 향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


혹은 죽지 않고 살아서 1993년의 어린 선우와 같은 시간대에서 살고 있으면서 위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을때 정우를 따라 네팔에 가서 향을 못찾게 막는다?!

그나마 위(1번 가정)와 마찬가지로 가장 설득력 있는 생각이긴 하지만, 사망이라고 선고된 사건을 뒤집을 방법이 없다. 




3) 나만의 생각, 무간지옥

 이제부턴 진짜 나만의 결론이다.

 나는 이게 무간지옥 같은 결론이라 생각한다.


 평행우주 이론을 생각해보건데 

 맨 처음 2013년의 선우가 과거로 가서 1993년의 선우가 그 의지를 가지고 또 그렇게 흘러 간 것 처럼 우리는 두 가지의 평행우주를 알고 있다.

 그처럼  나는 이 이야기 구조속에 나오지 않은 또 다른 스토리(또다른 평행우주)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로 향을 입수한 선우 혹은 정우가 2033년에 2013년 과거에 개입하게 됨으로서 2013년도의 정우는 향에 대한 의지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로 인해 우리가 알고 있는 나인의 1회장면부터 스토리가 시작되고. 또 1993년부터 흐르는 평행우주가 생성되고. 20회 마지막 장면처럼 1993년의 어린 정우는 또 의지를 가지게 되고 네팔로 향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도대체 정우가 맨 처음 향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가 설명되고,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연결된다.


 결국 20회의 맨 마지막 장면은 엔딩이 아니라 이 드라마의 시작이 되는 사건인 것이다. 형을 살리기 위해서 돌아왔으나 30분만에 살리지 못하여 그대로 히말라야의 어떤 기슭에서 발견되며 이 모든게 시작. 그리고 20회 마지막 네팔행 비행기를 타던 선우는 1993년에 갇혀서 죽은 미래의 자기자신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또 향을 피워 또 다른 평행우주를 만들어내는......




무간지옥이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먹먹한 결말이라고 했는데 이게 선우가 과거에 갇힌채 죽어서 먹먹한 것인지, 아니면 저런 무간지옥같은 결말이기 때문에 먹먹한 것인지는 알길이 없다.


이런류의 드라마 나인, 혹은 저 멀리 엑스파일 같은 드라마들을 볼 때 우리는 대사의 의미, 등장인물의 미스테리, 결말,의미 등등에 대해 논하며 그 나람의 지적유희를 즐기곤 하는데 어차피 드라마가 드라마이기 때문에 작가가 큰 그림을 그려놓고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해 썼는지, 아니면 미드마냥 떡밥은 던져놓고 니들끼리 알아서 해석하면서 놀아 하면서 만들었는지는 알길이 없다.


실제로 작가가 별의미를 두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마치 우리가 이육사 시를 해석하면서 이런의미네 저런의미네 아무리 떠들어보아도 이육사가 청포도를 진짜 여름풍경을 그리며 썼는지 조국의 독립을 그리며 썼는지는 이육사만 알 것이다. 국내 모 교수가 자기 시가 나온 수능문제인지 무슨 국어문제인지를 풀었는데 다 틀렸다는 유명한 인터뷰가 있다. 화자도 모르는 화자의 의미인 것이다.


이런걸 고려해볼때 참 무의미하지만 꽤나 재밌는 놀이다.


오랜만에 정말 재밌고 몰입도 있고 좋은 드라마를 보고나서 즐거운 마음에 나도 이렇게 결말 해석 글을 한번 올려본다.

정답은 없으니 각자 나름 열심히 추리해보자. 제일 말 되게,개연성있게 해석하는 사람이 짱짱맨 아니겠는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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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김봉봉 2014.10.13 14:43 신고

    재밌는글 잘 읽었습니다.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드네요.

  2. BlogIcon 김봉봉 2014.10.13 16:17 신고

    표절시비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뻔했어요. 꼭 챙겨볼게요~

  3. 김상도 2015.10.16 01:38 신고

    오우... 이 글 쓰신 분 추리가 상당한데요. 저도 마지막 회의 마지막 장면이 뭘까, 고민해 볼까 하다가 그냥 편하게 인터넷을 뒤져봤는데 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고 의미 있는 해석입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들은 모두 그럴 듯하고, 무간지옥 해석도 참 좋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장면 해석 말고 다른 부분을 말씀 드리자면, 이 드라마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과거에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재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입니다. 즉, 과거는 이미 모두 발생한 것이므로 그 총합이 현재에 이미 반영되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사건 진행 시간에 맞추어 현재의 주인공 손에 흉터가 생긴 이후, 약간의 시간이 흘러 가슴에도 흉터가 생기는 장면이 있는데,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우주라면 그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의문입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이 글 쓰신 분도 언급한 대로 평행 우주론 같은 것이 도입되어야 할 것 같은데, 평행 우주론이 정확히 뭔지, 다중 우주론과는 다른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과거가 바뀌는 순간, 바뀌기 전의 우주와 바뀐 후의 우주는 별개라는 것이 대충 평행 우주론에서 말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주인공의 몸의 흉터가 차례로 생길 수는 없죠. 이미 과거가 바뀌어 버린 우주에서 현재 주인공에 몸에는 과거의 흉터 모두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20년 전의 세계와 현재의 세계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형태는 하나의 우주로도, 평행 우주로도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 형태를 설명하자면, 과거를 바꾸는 시점을 기준으로 두 개의 우주가 생성되는데 과거의 사건이 정말 현재 기준으로 과거가 아니라, 과거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현재 진행형으로 과거가 발생하는데, 과거 우주와 현재 우주는 시간대는 다르지만 마치 평행 우주인 것처럼 사건 진행이 같이 이뤄지는 모양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일반적인 평행 우주론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말하면서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은 과거를 바꾸는 행위의 결과가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약간이라도 바꾸면 20년 후 현재는 엄청나게 바뀌어야 하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마치 필연이라는 것이 있다는 듯 과거를 바꿔도 비슷한 결과가 또 발생한다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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