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나 카페에 올라오지 않은 오리지널 여행기입니다. 앞으로 카페에 먼저 여행기를 올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블로그에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카페가 어느정도 성장할때까지 카페를 먼저! ㅋㅋㅋ 이 이야기를 왜 안올렸었는가 보니 기억이 더듬더듬해서 여행일기장을 찾아보니 세상에나 딱 요 매홍쏜 이야기부터 일기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날짜나 한줄 정도는 적어두고, 또 이렇게 사진들이 있었기에 시간을 거슬러서 생각해보니 조금씩 기억이 되살아 나더군요. 오랜만에 올라오는 오리지날 여행기이니 만큼 맘껏 즐겨주시구요, 오랜만에 여행기 쓰니 감이 떨어졌는지 글이 팍팍 안써지네요. 재미나게 보시고 댓글 많이 달아주시고, 추천도 해주시고 카페 활동 많이 부탁드립니다. www.badasanai.com  ]



 


아침에 일어나니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태국 북부의 아침 공기는 너무나 달콤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침잠이 별로 없는 나는 혼자서 바깥으로 나갔다. 담배한대를 깊게 피면서 잠을 깨면서 걸었다. 
동네를 이렇게 한바퀴 돌면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 곳 저 곳을 본다.

한국에서는 사실 그렇게 돌아다니는 편이 아닌데, 여행만 오면 나는 엄청나게 부지런해진다.
그냥 이 시간들이 그냥 지나가는게 너무 아깝다고 해야할까, 원체 잠이 없는 탓도 있지만 여행만 오면 밤늦게까지 놀고 새벽에 일어나서 이렇게 혼자 걸어다니면서 하나하나 눈에 담아두는걸 좋아한다.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는 덤이다.

이 시간에 혼자만의 맛집도 많이 알 수 있고, 아침 풍경도 볼 수 있고, 사람들이랑 함께 많이 어울린다 하더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정말 좋아하는 나만의 새벽시간.

동네 한바퀴를 슥 돌고 돌아오니 여전히 다들 자고 있다. 

어딜가나 가이드본능이 꿈틀거리는 나는 혼자서 대충 일정이나 이런것들을 정리하면서 혼자서 음악들으며 책을 보고 있으니 모두 깼다. 씻고 나가자고 얘기한뒤에 오늘 트래킹 신청을 하고 내일 트래킹 출발 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천천히 매홍쏜 구경이나 하자고 얘기했고 모두 동의했다. 게스트하우스에 나온 우리들은 산책하듯 걸으면서 한적한 매홍쏜을 즐겼다.

관광객이 있는 것도, 배낭여행자가 있는것도 아닌터라 새들이 짹짹 지저귀는 한적한 골목 골목들.

어느새 매홍쏜 호숫가를 끼고 걷고 있는 우린 큰 대로변으로 나갔다. 이 곳에는 멋드러진 레스토랑도 많고, 제법 이 곳에선 서양인들을 볼 수 있었다. 관광객이 아예 없는 곳은 아니다. 적당한 곳에서 아침 밥을 먹으며 조금 더 진방커플과 친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제보다도 한결편했다. 이제 자연스럽게 말도 놨고, 서로 이런저런 대화들을 나눌수 있었다.

여행을 어느정도 다니다보면 사실 유적지에는 큰 관심이 없어지고, 오히려 그들의 일상이 궁금해지곤 한다.
다행이도 다들 뜻이 맞아서 시장이나 구경 가자고 해서 시장으로 천천히 걸었다. 가는 길에 중간중간 여행사들이 보여서 트래킹 신청할려고 가면 대부분 요새는 손님이 없어서 트래킹을 쉬고 있다고, 너네만 갈려면 4명만 움직여야되기 때문에 비싸다며 트래킹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당황스러웠다.
트래킹이 제일 큰 목적이었는데 트래킹을 못할판이었다.

이건 뭐 따로 빠이에서처럼 자체 트래킹을 해야될 위기에 처했다. 나름 항상 여행다니면서 가이드를 자처하고 사람들을 이끌고 다니는 나로선 괜시리 마음에 부담감과 무게가 생겼다. 그러면서 어느덧 우리는 시장에 도착을 했다.











 시장만큼 즐거운 곳이 또 있을까.

 전세계 어딜가나 시장은 다 똑같은 모습이다.
 
 이 나라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이 무얼 먹는지, 그들의 물가가 어떻게 되는지.
 시장만큼 그 나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또 어딨을까.

 일상에 찌들었지만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들에게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장난을 받아주는 건 덤이다.










 시장 초입에 벌꿀같은걸 파는 아줌마가 있길래 또 호기심이 발동해서
 아줌마한테 장난을 걸었다.

 가까이가서 바로 코앞에까지 눈을 갖다대고 보니 아줌마가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운지 깔깔웃고, 주위 사람들도 웃는다.
 뭐냐고 묻자. 아줌마가 태국말로 뭐라뭐라하는데 알아들을 길은 없고
 내가 하나 먹어도 되냐고 묻기도 전에 아줌마가 먼저 하나 먹어보라고 주는데

 가까이서 보니 벌꿀이 아니라 벌레였다.
 벌레가 나무같은데 파고 들어가서 있는걸 통째로 떼어놓고 팔고 있었다.

 내가 손사레를 치니까 또 깔깔웃는다. 용기를 내서 하나 먹어보니 익힌 삶은 콩 같은 맛이다.
 무 맛이다. 맛이 없는게 아니라 맛이 안느껴진다. 그냥 무미.

 아줌마한테 고맙다고 얘기하고 다시 우린 시장 투어에 나섰다.











시장에 오니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장난감이나 조잡한 물건들을 봐도 재밌고
옛날 어릴때 생각나고 이국적인 물건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즐거웠다. 







 시장을 돌아다니다보니 재밌는걸 발견했다.
 시장아저씨들이 길바닥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데, 그 광경이 웃겼다.

 정말 즐기는구나 이 사람들.

 길바닥 중간에 군데 군데 홀을 만들어놔서 퍼팅으로 공 집어넣기 게임을 하는데 제법 재밌어보여서 가까이서 구경하다가 나도 한판 껴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골프채를 건네준다.





 생각보다 어렵다. 길의 굴곡이 마치 그린의 그것과 닮았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웃고, 나도 웃고, 즐거웠다.















 계속 그렇게 시장을 돌아다니보니 가끔씩 열대지방 특유의 스콜
 비가 확 쏟아졌다가 그치고를 반복한다. 다행이도 시장에 지붕을 씌어나서 비를 맞지는 않았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배가 고프다. 시장구경의 또 묘미는 주전부리 아니겠는가. 지나가다 우린 피자만들어서 파는 곳을 발견했다.

이런 시골의 시장에서 피자라니! 



가까이서 만드는 모습을 지켜봤다. 
허접한 도우에 케쳡뿌리고, 햄조각하고 치즈 같은거 올려놓고, 밥통에 넣었다가 빼고나면 제법 그럴싸한 피자가 나온다.
가격도 저렴!

엄마따라 나온 어린아이들이 저거 먹고 싶다고 하면 엄마가 큰 맘먹고 사주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미소가 지어지는 맛이다.




 시장 구경을 끝마치고 비도 어느새 그치고 우린 다시 천천히 걸어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이번엔 반대쪽 거리로 걸어가면서 그 쪽에 있는 여행사들을 들렸다. 

 비수기라 그런가 문닫은 여행사들도 많았는데, 다행이도 한 여행사에 들어가서 트래킹에 대해 문의를 하자.
 그나마 제일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오는데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치앙마이같은 경우엔 예전에 한 천밧 정도면 트래킹 했었는데 거의 부르는 가격이 2천밧 수준이다. 너무 비싸다.
 물론 치앙마이같은 경우엔 많게는 20명 가까이 움직이지만 우리는 단, 4명뿐.

 이해는 가는 가격이었다.

 그나마 부르는 가격이 리즈너블프라이스고, 다른데에 비해서 긍정적인 대답이라 우린 여기서 하기로 마음을 먹고 본격적인 흥정에 들어갔다. 트래킹 답게 3대 코스인, 코끼리,트래킹,고산족마을1박,뗏목리프팅 이렇게 다 껴서 2천밧 부르는데 존나 깎고 또 깎았다. 며칠더 하면 더 깎아준다는데 굳이 뭐 트래킹을 2박 3일, 3박4일 할 이유는 없고. 1박으로 해서 깎고 또 깎고. 가격을 아주 합리적으로 했다. (가격 궁금해요? 궁금하면 카페가입 질문란에 질문! ㅋㅋㅋㅋ )

 그렇게 내일 트래킹을 출발하기로 하고 우린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저녁도 먹어야되고, 뭘 먹어야되나 이야기 나누고 있었다. 

 그 사이에 참 많이 친해졌다. 우린 빠이에서부터 계속 고기 궈먹고 놀아서 이 곳에서도 다시 고기나 궈먹고 놀기로 했다.

 다들 역할분담해서
 뭘 해먹을지, 뭘 사야될지 목록 작성하고 막 이런뒤에

 나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집 (별채로 되어있음)에 들어가서 혹시 화로 있냐 고기 좀 궈먹을려고 한다.
 얘기해서 화로 빌리고, 칼이나 도마, 접시 같은 것들을 빌렸다.

 그 사이에 여자애들이 장 볼 목록을 적어서 희랑 나, 남자 둘이서 주인집 오토바이 좀 잠시 빌리겠다고 부탁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 시장 가서 아까 돌아다니며 봐둔 정육점가서 (이런거 잘 봐둠 ㅋㅋㅋ)  고기 사고, 야채 좀 사고, 불은 뭐 한두번 붙여보나 숯도 있고,장작도있고, 여러개 있는데 화력 좋은 번개탄같은거 하나 집어들고, 여기서 팁은 동남아 가면 불 붙일때 쓰는 아주 작은 나무토막 묶은걸 파는데 이게 송진을 말려서 굳힌건데 나무토막 잘게 부셔놓은것처럼 생겼는데 이게 대박이다. 라이터로 불 붙이면 그냥 확 타오름.  

 요런게 팁임 ㅋㅋㅋ
 굳이 묶음 필요없고, 한번 쓸꺼면 그냥 한개정도 구입해도 되는데 인심좋은데는 그냥 하나 정도는 공짜로 가져가라고 함.





장을 보고 온 우리는 다시 또 역할분담!
남자들 불피우기, 여자들 재료손질.

위에 사진 보면 번개탄 위에 나무토막같은거 하나 있는데 그게 그 송진말린거, 불 작살나게 붙음.
주인집에서 석쇠하고 호일 빌려서 따로 살 필요는 없었는데 빠이에서는 우리 맨날 구어먹느라고 아예 석쇠하고 호일을 따로 사서 게스트하우스에 맡겨놓고 왔다. ㅋㅋㅋㅋㅋㅋㅋ

고기 궈먹을때 파채는 고추가루가 없어도, 전세계 어디나 있는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적당히 참기름 한두방울이면 제법 파채 맛이 남. 



 게스트하우스 어디 묶었었는지 까먹었는데 사진에 간판가지고 불붙이는 중 ㅋㅋㅋㅋ 
 저기 진짜 친절했다.

 다 빌려줌. 게다가 혹시나 우리가 불 못붙일까바 봐주는데 좀 보다가 
 " 이새끼들 한두번 한 솜씨가 아닌데 " 하는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들어갔다.










고기도 다 익고, 야채손질도 끝나고, 진방커플네가 아껴뒀던 고추장도 꺼내고
아직 시원한 비어 창과 함께 저녁만찬을 시작했다.










이렇게 다른 나라 그것도 시골에서 있는재료 없는재료 구해다가 먹는 재미.
여행의 묘미는 이런게 아닌가.

한국에서도 먹을수 있는 것을 왜 먹는가라고 얘기할수도 있지만, 여행은 그 과정을 즐기는 것.
저걸 구하러 다니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태국사람들.
그리고 느끼는 따뜻한 마음씨들.

여행은 과정을 즐기지 않는 자는 고단한 일일뿐이지.

유적지도 여행의 맛이지만, 나는 이게 진짜 여행의 맛이라 생각한다.


밥 먹으면서 아직은 고양이를 무서워 하던 나는 고기 냄새를 맡고 찾아온 고양이 때문에 한참을 벌벌벌벌
어릴때부터 할머니가 " 고양이는 영물이라 함부로 하면 안된다 " 라는 말을 듣고 자라서 고양이를 엄청 무서워하는데
고양이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동물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그 모습에 애들이 깔깔 웃으며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진방이가
" 무오빠 처음 봤을때 우리 거기 빠이 죽집에서 만났잖아 그 때 그 집 개가 무오빠 좋다고 무오빠한테 와서 비비는데 무오빠가 그랬잖아 어디 사람 밥먹는데 개새끼가 여기 오냐고 막 쫒아냈잖아 "

" 그거 보고 우리 나중에 저 사람 이상하다고 저런 사람이랑 가까이 지내지 말자고 얘기 했다니까 "

ㅋㅋㅋㅋㅋ

진짜 빵터졌다.

고양이를 무척이나 무서워하던 고양이좆밥시절의 일화. 지금은 고양이 이뻐함. 꼬따오 편 보면 고양이 데리고 노는 모습 볼 수 있음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렇게 서로 속마음도 얘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더욱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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