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5 [인도/콜카타] 꼴까따

 아침에 일어났다. 무더위로 기승인 꼴까따였지만 일어나니 완전 상쾌하다. 역시 에어콘방의 상쾌함이란 ㅋㅋㅋ


 같이 방쓰는 사람이라고 쓰니까 길다. 줄여서 일단 '망고' [ 어디가 줄여서 망고야 ㅋㅋㅋㅋ ]

 자고 일어나니 뭔가 상황이 발생했다. 망고는 내가 자는 사이에 나가서 인도 모바일 심카드를 샀나보다. 근데 문제는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가져온 스마트폰 아이폰을 컨트리락 해제를 안해서 못쓰고 있었는데 그거 해결을 위해 내가 좀 나서줬으면 하는 눈치다. 옆에서 혼자서 계속 혼잣말로 투덜투덜 하는데 누가 들어도 내가 도와주길 바라는 말이었다. 솔직히 이 정도는 혼자서 좀 해야지 했지만 천사같은 마음씨의 소유자. 박애주의자인 나는 결국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망고가 눈치를 한참보다가 도와달란 말은 못하고 혼자서 뭔가 해보기 위해 다시 나간다. 내가 일단 방법은 다 알려줬는데 자식을 벼랑에서 떨어뜨리는 어미 독수리의 마음으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 씻고, 휴식.

 망고가 이내 돌아와, 자기 친구한테 부탁했는데 친구가 말귀를 못알아먹는다며 투덜, 자기가 나가서 심카드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고분분투 했던 이야기. 심카드 산 가게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는다.  심카드 산 그 가게에서 한국에 통화하고 250루피 청구받은 이야기등등을 하면서 짜증을 냈다. 그리고는 나에게 같이 나가서 좀 도와주면 안되겠냐고 해서 나는 안그래도 그럴려고 마음 먹었던 터라.  함께 나갔다.  일단 국제전화 되는데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시대가 변해서 이젠 인도에도 예전만큼 전화방이 없다. 결국 힘겹게 힘겹게 작은 골목안에 있는 전화방을 찾았다. 그리고 망고에게 시켜서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걸게 했다. 친구에게 KT 홈페이지에서 해외에서 걸수 있는 고객센터번호가 있으니 그걸 좀 찾아보라고. 시켰다. 

 망고 친구는 계속 엄한 번호만 알려준다. 해외에서 거는 고객센터 번호는 일반 번호라니까 계속 1588 류의 번호만 알려준다. 망고친구에게는 더이상 기대할 바가 없어보였다. 솔직히 좀 답답했다. 일반번호를 알려달라는데 1588로 시작되는 번호를 알려주면 어쩌나.. 좀 답답했다. 회사생활 어찌할지 걱정.  어쨌든 망고의 친구는 답이 안나와서 나는 다시 인터넷 카페를 찾았다. 내 뒤를 졸졸 쫒아오는 망고.  인터넷 카페를 금방 또 찾아내서 15루피짜리 넷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KT 올레 홈페이지 접속해서 단 1분만에 해외전용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얻었다.


 나는 진짜 존나 천재인것 같다.


 옆에서 망고가 나를 보는 표정이 이제 나를 신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전화방으로 곧장 향해서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올레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컨트리락 해제 해달라고 전화. 그리고 드디어 컨트리락 해제.   나도 콜카타가 처음인데, 전화방을 찾고,넷카페를 찾고. 하는 이 일련의 과정들을 막힘없이 스무스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며 내 자신에게도 감탄했지만 망고는 나를 이미 신으로 보는 것 같다. 



 더위에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더니 땀이 뻘뻘. 이거 하나 못해서 시간낭비에, 돈낭비에,체력낭비.  하지만 에어콘이 반기는 방이 반갑다.  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정리 좀 한뒤에.  짐 정리를 했다. 나는 오늘 GAYA 가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기차를 타야하는 하우라 역에 가도 할일은 없었기 때문에 밥이나 일단 먹을 요량으로 나왔는데 어제 같이 술을 마셨던 한국사람들이 있다. 인사 나누는데 다들 밥을 먹으로 간다는데 나는 정보를 얻은 바, 이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새우탈리가 유명한 가게에 가려고 했던지라 그 일행분들중에 한분이 함께 가기로 했다. 그래서 망고까지 세명이서 새우탈리 가게로 ㄱㄱ 




 서더스트릿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금방 도착해서 찾았는데 왠걸 현지인들이 바글바글 맛집포스다. 주문방법을 몰라서 어리버리 하다가 부엌에 들어가 음식을 손으로 찍어서 주문을 했다. 




같이 간 분이 채식주의자시라 베지커리 + 밥 주문. 나와 망고는 새우탈리가 다 떨어져서 치킨커리+밥을 주문했다. 탈리가 맛있다는데 탈리도 새우도 구경 못하고 먹는데, 와 존나 맛있다. 맛집은 맛집인듯. 근데 계산할려고 하는데 76루피를 받는거다. 거기 메뉴판에 분명 치킨커리 30,밥10인데 개 빡쳤다.  존나 싸우는데 돈 집어던지고 나오려다가 가까스로 참고 그냥 돈을 냈다. 씨발새끼들 암튼 이 새끼들은 다 좋다가도 한번씩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것 같다.



 따지기도 귀찮고해서 밖으로 나와 돌아가는 길 음료수로 입가심 좀 하고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이제 숙소가면 하우라 역에 가고자 마음 먹은터라, 지나가던  택시기사에게 별 생각 없이 '하우라!"를 외치니 처음부터 엄청 싸게 부른다. 정말 황당했다. 그냥 한건데.. 
 프리페이드 택시가 90인데 80정도를 부른다. 당연히 프리페이드보다 싸야되는게 정상이지만 실제론 바가지 씌우려는 놈들만 있기 때문에 90에서100 예상했는데 말이다. 심지어 서더스트릿 근처에 죽치고 있는 개새끼들한테 물어보면 200루피를 그냥 부른다. 암튼 뜻하지 않게 싼 택시를 잡아탔기 대문에 급하게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하우라 역으로 향하게 되었다.  











 택시를 타고 편안하게 하우라 역으로 향하는데, 한참 복잡한 시내를 돌아 거대한 철교를 지나가는데, 
 '음. 이 곳이 그 유명한 철교구만! '


 철교 넘어로 강변에 붉은색의 거대한 역이 보인다. 처음보는 하우라역. 콜카타의 대표적인 역이다.  하우라역의 인상은 정말 너무너무 거대하고 멋졌다.


 한때 대영제국의 수도였던 콜카타, 그 위상을 보여주는 듯 했다. 거대하고 복잡한 인도의 기차역 오랜만이다. 너무나 반갑다. 개인적으로 인도여행의 백미는 기차라고 생각하는 나로선 너무너무 신나고 즐거워서 손녀딸을 안고 펄쩍펄쩍 뛸 정도였다.  기차역안으로 들어가서 클락룸(러기지룸, 짐 맡기는 곳)을 찾아 짐을 맡기고, 천천히 걸어서 밖으로 나왔다. 기차를 탈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시간을 때워야 했다. 강변에 위치한 역이라 조금 걷다보니 시원한 강바람이 몰려온다. 





 가이드북에 보면 하우라 역 앞에 있는 철교가 당당히 볼거리로 나와있는데, 심지어 별점도 3개.
 도대체 뭐지? 싶었는데 너무너무 시원하고 가슴이 뻥뚫리는 듯이 좋았다. 게다가 다리를 오가는 현지인들의 모습. 한가득 너무 좋았다. 

 거대한 후글리 강의 모습과 강변의 모습, 노동하고 있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어울어져 살아있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는 콜카타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철교를 건너 강을 건너 좀 걷다보니 위치상 콜카타 북쪽에 위치했을꺼라 생각하고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이 근처 위주로 구경을 하고자 콜리지 스트릿에 가보기로 했다. 내 감으로는 내가 지금 서있는 위치와 콜리지 스트릿으론 직선으로 연결될것 같아 그냥 무작정 길에 서서 지나가는 버스들에 대고 콜리지 스트릿을 외치자 한 버스가 섰다. 그리고 6루피를 주고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차장이 콜리지 스트릿이라고 내리라고 하는데. 사건이 벌어졌다.








 내가 잠시 미쳤는지
 로컬버스를 타더니 나도 인도사람이 됐다고 착각을 한건지.
 
 버스가 거의 멈출랑 하는데 그러니 여전히 달리고 있는데 버스에서 내렸다. 하도 버스가 움직이면서 타고 내리고 하는거에 익숙해져있던 인도였던지라 별생각없이 달리고 있는 버스에서 내렸더니 정말 농담아니고 내린 순간에 나는 이미 땅바닥에 벌러덩 대자로 관성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느꼈다.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엇는데 정말 카메라가 안깨진게 대단할 정도 내 카메라를 살리겠단 그 일념으로 손은 번쩍 하늘위로 들고 있더라. 게다가 머리는 반사적으로 쳐들었다. 

 나도 놀라고 버스안에 인도인들도 놀라고, 길거리에 인도인들도 놀라고 난리도 아니었다. 
 난 머쓱해서 벌떡일어났는데 정말 다행이도 다친곳이 없이 멀쩡했다.

 대박이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내리다니 내가 미쳤다.

 하마트면 대형사고로 이어질수 있었다. 뒤에 다른 차나 버스가 오고 있었으면 ... 상상도 하기 싫다.





 암튼 마음을 진정시키고 좀 걸으니 대학가인 콜리지 스트릿이 나왔다. 한눈에도 콜리지 스트릿이란걸 알 수 있을만큼 헌책방이 많았다.  정말 대학가 다웠다. 유흥가들이 판치는 한국의 대학가 모습과는 다른 진정한 대학가였다. 감탄 하며 걷다가 presidency college kolkata라고 적힌 곳이 보이길래 안으로 들어가서 좀 보다가 나와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콜카타 대학으로 갔다. 지성의 요람!





 대학입구에서 방명록 쓰고 들어가는데 진짜 인도에는 뭔 방명록이 이리도 많은지 ㅋㅋ 암튼 대학교 안으로 들어와 걷다가 그냥 더워서 땡볕이나 좀 피하고자 아무건물이나 들어갔는데 뜬금포로 거기에 무슨 박물관이 있었다. 기왕 온거 좀 쉬자고 들어갈려니 입장료가 10루피다. 얼마 안하길래 가방 맡기고 입장료 내고 들어갔는데 그래도 나름 볼만했다. 심지어 지금 회상해보건데 여기가 가장 돈값 하는 박물관이다. 100,200루피 내고 들어가도 여기만도 못한 박물관이 수두룩. 그렇다고 해서 여기가 꼭 가봐야 되는 박물관은 아니라는 말이니 착각 말자. 10루피 정도 내고 들어가서 볼만 하다는 이야기.

 1층,2층 여러 섹션별로 나뉘어 져있었는데 볼만 했다. 게다가 브론즈 조각 섹션에 들어서는데 문이 굳게 닫혀져있는 느낌이..
 나를 간지럽혔다.

 설마..
 설마..

 했는데 대박. 에어콘 방이다!!!!!!!!!!!!

 개감동





 더위에 지쳐있던쳐라 시원한 에어콘 바람이 아주 상쾌하게 땀을 말려주고, 더위를 식혀주었다. 날이 너무 덥다보니 에어콘바람을 쐬는것만으로 체력이 회복되는 기분이다.  좀 쉬다가 더위가 식어서 이제 다시 바깥으로 나왔다. 나와서 물 한통 사마시는데 날이 너무 덥다보니 하루에 물만 2리터짜리로 6병 정도는 먹는듯. 물을 또 많이 먹다보니 땀이 그냥 줄줄줄 내 몸에서 물이 콸콸콸 쏟아진다.  무작정 마구 걷다보니 왠 골목길에 인디안 커피 하우스라는게 보이길래. 정말 아무생각없이 들어섰다.

 허름한 건물,허름한 계단을 올라가니 왠걸 도대체 뭐지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실내임에도 탁트인 광장에 있는 느낌이었고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으니 문득 언젠가 이 곳에 대해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떠올랐다.  이 곳에서 인도의 유명한 작가들이 책을 썼고, 많은 지성인들이 인도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던 곳이라고.  마치 우리내로 치면 일제시대 때, 지식인들이 다방에 앉아 좆같은 이야기들을 씨부려대던 그런 장소.

 1층엔 자리가 없어서 2층으로 올라갔는데 테라스처럼 빙 둘러서 자리가 있는데 여기도 거의 풀. 괜히 나 때문에 제일 구석에 앉아 담소를 나누던 인도중년 부부로 보이는 이들이 쫒겨나듯이 자리를 비워주는데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고 하니까 어차피 가려고 했다며 웃으며 얘기를 하는데 감사했다.  자리에 앉은 나는 메뉴판을 훑어보고 콜드커피를 하나 주문했는데 왠걸 정말 우리 음식점 가면 사이다 시킬때 나오는 그 일반 유리글라스 한잔에 정말 맛도 개좆같은 커피를 타서 내오는데 이게 무려 32루피다. 정말 인도에선 미친가격. 짜이 한잔이 5루피가 안되는걸 감안하면 그 미친가격을 알수 있을듯.

 그런데도 여기는 사람들로 한가득이다. 

 음식이나 음료맛은 모르겠지만 아주 높은 천장으로 인해 아랫층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위로 올라와 천장에 부딪혀 묘하게 울려퍼지는데 정말 독특하다. 아무 생각없이 왔는데 너무 잘 온듯했다. 인도사람들마저도 모두 사진을 많이 찍는거 보니 정말 유명한 곳이긴 한가보다. 심지어 콜카타 관광오면 여기를 꼭 봐야하는 그런 곳인듯 했다. 인도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자리에 앉아 커피마시며 이제 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타고르 하우스에 가보기로 했다.
 타고르 우리에게 간디와 더불어 가장유명한 인도인이 아닐까. 동방의 등불이란 시를 썼던 그 타고르가 맞다.

 근데 문제는 타고르 하우스에 가는 방법. 거리는 지금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는데 버스를 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택시는 타기 싫고.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걸어서 가도 된다고 얘기하길래. 걸어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하여 타고르 하우스로 먼 여정을 떠나는데, 정말 한 200번은 길을 물어본듯. 묻고 또 묻고 또 묻고 해서 타고르 하우스에 가는데 힘들었지만 제법 좋았다. 가면서 보는 온갖 콜카타의 일상들. 그리고 도착한 그 곳은 하마트면 지나칠뻔 할 정도로 그저 작은 입구. 안 믿겨서 여기가 맞는지 묻고 또 물어서 들어갔더니 도무지 파악이 안됐다. 타고르 하우스라고 적혀있는 것도 아니고, 안으로 쭉쭉 들어가니 사람들에게 타고르 하우스냐고 물으면 문닫았다고만 이야기하는데 여러명이 그리 얘기하는걸 보니 진짜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날도 덥고 그냥 한쪽에 시원한 입구에 앉아서 현지인들에게 물으니 타고르 하우스, 타고르 박물관을 찾았는데 진짜 문을 닫았다. 불과 몇분전에. 아..택시타고 왔으면 들어가는건데 ㅋㅋㅋㅋㅋㅋ 씨바 허무하다. 쌔빠지게 힘겹게 걸어서 왔는데 말이다.





 허무함에 앉아서 좀 쉬다가 이제 밖에 입구쪽도 문닫는다고 나가라고 해서 쫒겨나다시피해서 나와서 길을 걸었다. 큰 길가 쪽으로 향하는데 지나가는 버스 아무거나 타고 갈 요량으로 어디로 향할지 정하지도 않은채로 무작정 걸었다. 이름도 모를 이 길들. 외국인이라고는 나 밖에 없는데 이 길엔 석공들이 많았다. 온갖 조각상들이 있는데 가는 길 더위를 식힐겸 후잡한 쥬스도 한잔 하고 완전 맛집으로 보이는 작은 가게도 지나치는데 너무 맛있어보여서 존나 쳐다보니 대뜸 가게 아저씨가 하나를 푹 떠서 주는데 진짜 개맛있다. 




 예전 같으면 돈 안내고 그냥 맛봤다는 것에 만족하고 갔겠지만 이번엔 당당히 가격을 지불했다.

 이렇게 내 스스로도 참 많이 변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 큰 대로에 드디어 도착했는데 걷다가 한국여자분 한분을 만났다.
 이 여자분은 망고와 마찬가지로 멘붕에 직면해 있었다. 

 수 많은 인도남자들이 엉덩이를 만지고 손을 스치고 지나간다고 얘기하는데 반쯤 넋이 나가있었다. 여기서 빨리 서더스트릿에 가고 싶은데 택시도 안잡히고 도무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하길래. 난 시간도 남고 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큰 대로를 찾아 그 대로에서 버스를 타면 에스플레네이드에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데려다 주기로 했다. 예상대로 조금 걸어 또 다른 큰 대로를 찾아 방향을 잡고 서서 지나가는 버스에 에스플레네이드를 외치니 버스가 멈춘다. 그리고 버스에 올라타서 에스플레네이드로 향했다. 그리고 난 그새 여기 지리가 익숙해져서 서더스트릿으로 익숙하게 걷는데 이 여자가 내가 가는 길이 아니라고 다른데라고 우기는데 아니라고 내가 맞다고 우겼는데 갑자기 자기도 아는길이라 생각햇는지 뜬금없이 고집을 부린다. 어이없어서 그 여자를 따라가니 정반대방향. 여자가 미안하다며 아까 내가 말한 길이 맞는거 같다고 고개를 숙인다. 그래서 난 여자를 데리고 다시 익숙하게 시장을 통과해서 서더스트릿에 도착했다.




 여자가 나보고 여기 얼마나 있었냐길래. 어제 도착했다고 하니 어제 도착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길을 잘 아냐고 묻는다. 
 모르겠네.
 천잰가 보지.

 암튼 서더스트릿에 도착해서 여자가 여기까지 함께 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밥을 사주겠다고 해서 근처에 에어콘 나오고 와이파이까지 되는 식당에 밥을 먹으로 갔다. 사준다고 할땐 시원하게 얻어먹어야지. 근데 들어가니 한국사람 바글바글 알고보니 거기도 한국가이드북에 나오는 식당이다. ㅋㅋㅋㅋ 아놔 


 암튼 오랜만에 와이파이 쓸려고 하니 좋다.
 인도에서는 인터넷을 통제하는지 넷카페에서처럼 여권번호 넘버며 이것저것 요구한다 그리고 사용시작시간 같은것 까지 적는다. 신기하다. 어이없게 인터넷을 통제하는 기분. 암튼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맛없는 밥은 대충 먹고 와이파이를 하면서 네이버카페 글 확인하고, 글 좀 쓰고. 노닥노닥. 

 그리고 다시 나는 이제 하우라로 향하기로하고 밖으로 나와서 에스플레네이드로 향했다.
 하우라행 버스들이 한가득. 정말 지나가는 수많은 '하우라하우라하우라하우라'를 외치는 버스 중에 하나를 골라타고 하우라역으로 향하는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람들이 많다.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두운 콜카타의 밤거리. 버스는 만원버스. 더워서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 한 인도남자가 그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하려고 하길래 사양을 했다.



 그 친절한 남자는 보니까 옆에 마누라로 보이는 여자랑 있었는데 여자는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는데 둘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데 말은 모르지만 대충 느낌상 택시타고 가지 왜 버스타고 가냐고 여자가 따지는 기분. 애가 아파보이는데 병원에 가는듯 했다. 마누라가 존나 따지듯이 쏘아붙이는데 곤역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 남자. 친절하지만 무능한 가장의 슬픔까지 느껴졌다. 참 좋은 사람인것 같은데...

어쨌든 버스는 엄청나게 난폭하게 운전을 해서 정말 장난아니게 달리는데 버스 운전자 새끼가 제로의 영역에 들어선듯. 엄청난 스피드와 코너링을 보여줬다. 버스로 이렇게 운전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 옛날 인도여행때도 느꼈지만 정말 인도의 버스기사들은 위대하다. 운전들을 어쩜 이렇게나 잘하는지. 

 한참을 달려 드디어 하우라역에 도착했다. 낮에 본 것 보다 더욱 더 혼돈으로 가득찬 이 곳. 시간이 여전히도 이른지라. 대충 한곳에 자리 잡고 익숙하게 인콰이어리 가서 표를 들이밀며 플랫폼 넘버와 기차들어오는 시각을 재차 확인했다. 그리고 물도 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그리고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짐을 이고 내가 타야될 기차가 들어오는 9번 플랫폼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인도기차를 타려고 하니 두근두근 너무 좋았다. 




 기차를 기다리고 있으니 인도사람들이 선착순으로 타는 칸에 타려고 줄을 서기 시작하는데 선착순으로 들어가는거라서 서로 먼저 기차안으로 들어가려고 아비규환이 된 모습. 아 역시 인도다 인도!

 경찰은 입구에서서 타려는 사람들 얼굴하나하나를 비디오 카메라로 검사.이런 모습은 인도의 정세가 불안하다는걸 느끼게 해준다. 암튼 콜카타는 종착역이라서 그런지 출발기차가 인도답지 않게 아주 정확한 시간에 도착해서 기차에 올라탔다. 얼마만인가 이 기차가. 8년만이다. 너무 반갑다. 8년이 지나도 인도는 인도 그대로다. 자리를 찾아 의자 아래 배낭을 집어넣고 의자에 앉아서 오랜만에 힌디 공부를 좀 했다. 몇달간 쓸테니 숫자도 외우고 옛날에 썼었던 수 많은 단어들 문장들을 다시금 외워보았다.  그 모습에 흥미를 보이는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들이 힌디도 가르쳐주고 때론 어이없는 나의 발음에 폭소를 하고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순박하고 즐거운 유쾌한 인도사람들. 이게 여행이지 싶다.

 드디어 기차는 출발하기 시작하고, 나는 귀에 이어폰을 꼽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밤기차를 즐기기 시작했다.
 짱이다.

 기분이 째진다.. 진짜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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