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글을 봤다.
 옛날에 호주에서 살 던 때가 떠올라서 관련 글을 적어본다.


호주에서 밥은 다 먹었다. 나라마다 다른 설거지 방법

 호주에서 쉐어하우스에 살 때의 일이었다. 
 호주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국적 하우스 쉐어메이트들. 모두 성격도 좋고 착해서 저녁마다 함께 각 나라의 전통음식?! 가정식을 해서 나눠 먹고 매일 파티 같은 나날이었다. 









 물가가 비싼 나라들에서 쉐어하우스는 한국의 전세,월세 만큼 평범한 일인데, 물론 여럿이서 한 집에 어울려 살다보면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도 중요하지만 함께 사용하고 어울릴 때 그만큼 배려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배려의 기본은 이해. 하지만 문화의 다양성은 때론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든 때가 있다. 지금부터 이야기 할 설거지 차이! 

 한국의 다른 가정은 어떻게 설거지를 하는지 모르겠으나 우리집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겠다.
 먼저 부엌의 싱크대로 식사가 끝나면 다 가져다 놓고, 음식물찌꺼기는 따로 음식물 봉지에 넣고, 양념이 가득 묻거나 한 그릇을 먼저 물을 받아놓은 설거지 대야(?!)에 모두 넣어서 한번 다 깨끗히 씻는다.
 그리고 두번째로 물을 모두 버리고, 빈 대야안에서 수세미에 주방세재로 거품을 낸 후, 그릇을 모두 닦는다. 그리고 흐르는 물에 그 거품을 닦아내고 건조대 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일단 설거지가 마무리가 된다. 물기가 어느 정도 다 제거 된 후에, 깨끗한 마른 행주로 물기까지 닦고, 그릇을 정돈하면 설거지 끝






 그런데 호주에서 내가 지금부터 얘기하는 호주애들의 충격적인 설거지법은 정말 한동안 밥맛을 뚝 떨어뜨렸는데.

 어느 날도 같이 밥을 먹고 있었는데, 먼저 먹은 호주애가 휙 일어나더니 그릇을 가지고 싱크대에 가더니 그릇을 한번 물에다 헹구더니 가볍게 거품을 내서 그릇을 닦아 내고는 그대로 건조대

[ 잘보면 거품이 묻어있다. 거품따윈 ]


 정말 충격적이었다.
 충격과 공포였다.

 내가 지금까지 저 그릇들에다가 밥을 먹었다니.

 이후에도, 모두 파티 후에 각자 맡아서 청소하고 부엌청소하고 하는데 이 녀석이 설거지 담당. 
 싱크대를 막고, 물을 받더니 거품을 풀더니, 거기다가 그릇을 때려 박고 막 설거지를 하는 거다. 


 음, 여기까진 괜찮아.
 그러더니 바로 옆에 또 물을 받아놓은 곳에 무슨 샤브샤브 데치듯이 거품 가득한 그릇을 살짝 담궜다 빼고 곧바로 그 옆 건조대 위에 올리는데 정말 충격과 공포. 최고급 소고기 샤브샤브도 그것보다는 오래 넣어두겠다!!!! 


[설거지를 샤브샤브처럼 하냐. 아니 샤브샤브도 그것보단 오래 한다 ]


 정말 입맛이 싹 달아났다. 이후에 그릇이 깔끔하게 놓여져있더라도 물에 한번 헹궈서 사용하는게 버릇이 되버렸을 정도였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가던 중, 정말 나는 이 문제가 적응이 될 줄 알았는데 도무지 적응이 안되어 호주 애한테 물었다.

 " 너 그거 설거지 끝난거야? "

 " 어 끝났는데 "
 
 " 거품이 잔뜩 묻어있잖아 "

 " 어 근데? "

 " 거품 그거 씻어내야지 "

 " 왜? "

 아니.... 왜라니..

 지금 나한테 너무나 당연한게 이 아이한테는 당연하지 않은 것인가?
 정말 문화적 충격이었다.

 살면서 알게 됐지만, 거의 대부분의 호주집에서 이렇게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사실 호주는 큰 대륙에 대부분이 사막기후다. 아웃백이란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물을 아껴쓰는 생활이 습관이 되어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근데 샤워는 왜 자주! ) 호주의 영어가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 놀림감이 되는 것 중의 하나도 호주의 악명높은 파리들. 파리들이 입안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을 최대한 적게 벌리고 말을 하다보니 영어가 마치 엥엥거리는 것처럼 되었다는..

 세상만사 모든 일이 다 이유가 있어 그렇게 된 것이고, 다 그네들의 지혜와 생활습관이 어울어져 나온 것일테지만, 한동안 나는 정말 이 설거지방법을 볼 때 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문화적충격의 두번째가 있었으니, 여전히 이 문화에 적응 못한 나는 한번은 그들에게 물었다.

 " 생각을 해봐 , 거품을 저렇게 묻혀서 하면 다음번 음식에 그 세재 찌꺼기가 묻어서 나올꺼아냐 "

 " 마른행주로 닦는데.. "

 " 아놔...그래도 그게 다 닦이겠어? 남을꺼 아니야 "

 그러자 그들은 마구 웃었다. 정말 박장대소하더니 정말 바보같은 얘길 한다는 듯이 나에게 얘기했다.

 " 무! 생각해봐! 저거 독성이 있거나 위험한거면 회사에서 저걸로 워싱디쉬(주방세재)로 만들었겠어? "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충격.
 한편으론 말이 됐다.

 진짜 독성있는 것을 주방세재로 쓰진 않았을텐데....

 아 나도 모르게 저 논리에 동화되어버렸다.

[ 먹어볼래? 주방세재 ]


 이후, 나는 또 어느 호주녀석이 양치를 하고 양칫물을 뱉지 않고 삼키는 모습을 보며 그 쯤에서야 호주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 녀석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같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 너 그거 왜 먹어!!! "

 " 무! 생각해봐! 독성이 있다면 그걸로 어떻게 입안에 쓰는 치약으로 만들었겠어! 참나~ 하하하하 먹어도 돼! 괜찮아! 나 봐 멀쩡 하잖아 "

 세상은 참,, 
 알면 알 수록 요지경이다. 

 사막여행을 할 때 모래로 설거지 하는 모습도 보고 여행을 하며 온갖 설거지 방법을 다 봤는데 가장 충격적인 설거지 방법이 여기있었다. 그만큼 70억인구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엄청난 오픈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다.  

어쨌든 해외생활은 나에게 정말 내가 상식이라고 믿고 있던 것들을 여지 없이 깨주었다. 이래서 나가 살아봐야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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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호주 | 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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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ockm.tistory.com/ BlogIcon S매니저 2014.03.06 17:22 신고

    새로운 문화로군요 정말..ㅎ
    잘보고 갑니다~

  2. leo 2014.03.06 17:30 신고

    하하 그건 비단 호주뿐만이 아니고 미국.캐나다.멕시코.남미...등 아메리카나 영국.프랑스등 유럽 대다수나라.지중해국가가 그렇게 설겆이 하더군요.
    오히려 우리같이 깔끔하게 설겆이 하는 나라가 드물어요.
    유럽이나 미국등 나라에서 이상한 질환이나 알러지가 많은게 그것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3. 레고 2014.03.06 22:34 신고

    설겆이 하는 그릇에 음식을 담으면 맛이 변하니까 그런거 아님? ㅋㅋ
    퐁퐁맛나는 파스타가 먹고싶나?

  4. 캐나다여자 2014.03.07 09:32 신고

    으악 나이트엔데이님 글 바로 추천글 ㅋㅋㅋㅋ 호주가 더 충격이에요 으악 ㅋㅋㅋㅋㅋㅋ 놀러왔어용 ㅎㅎ

  5. Favicon of http://plmoknn.tistory.com BlogIcon 꿀떡꿀떡 2014.03.07 09:34 신고

    새로운 문화로군요 ㅎ
    너무 잘 보고 갑니다^^

  6. Favicon of http://boksuni.tistory.com BlogIcon 복돌이 2014.03.07 10:20 신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깨끗하게 하는거였네요...
    재미난 글과 새로운 문화이네요^^

    다녀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7. zoo 2014.03.07 13:10 신고

    어제 오늘 나라들 설거지 모습에 뜨악 하면서도 많이 웃었네요
    처음부터 몰랐다면 모를까...입 아니 뱃속에 들어가는 음식을 담아먹는 그릇인데...흠...

    반대로 그들이 보는 우리의 설거지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 지네요
    청결보다는 물낭비 한다고 그럴지도....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8. Favicon of http://blah.kr BlogIcon blah 2014.03.10 18:50 신고

    헉! 진짜로 요지경이네요 ㅎㅎㅎ
    제가 너무 깔끔 떨면서 살았나 싶다는 생각도 들고.. 참 머리속이 복잡해지네요 ㅋㅋ

  9. 힝기스 2014.03.23 23:37 신고

    ㅋㅋㅋㅋㅋ 짤이 적절하네요

  10. BlogIcon joseph 2014.04.26 17:51 신고

    우와 추천수 대박닷~!!

  11. BlogIcon joseph 2014.04.26 17:51 신고

    우와 추천수 대박닷~!!

  12. 로제 2014.05.04 16:16 신고

    저도 호주 홈스테이할때 홈스테이맘이 이렇게 그릇닦고 그 그릇을 저한테 주는 거보고 완전 기겁
    처음엔 저를 죽일려고 음모를 꾸미나 싶었다능 ㅜㅜ 내가 미워서 세재 주는건가 싶어서 ㅜㅜㅜ
    근데 그게 그들의 설거지법이더라구요 정말 컬쳐쇼크,.,,,
    담부턴 제 그릇 제가 싹싹 닦아 먹었지요...

  13. ㅎㅎ 2014.11.03 02:21 신고

    음.. 불소 먹으면 몸에 안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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