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리뷰] 용산맛집 : 이것이 진짜 마약같은 맛, 용산 동굴냉면

 블로그 독자들은 잘 아시겠지만, 나는 면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놈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막국수를 제일 좋아하지만, 어쨌든 면 음식을 좋아하는데 그 매력 중에 시원한 맛,면발과 육수(라고 쓰고 다시다국물이라 읽음)와의 조화를 좋아한다. 이런 나에게 수 많은 면 음식 중 냉면, 그리고 그 냉면중에서도 내 인생에 세손가락안에 드는 냉면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지금 소개할 용산의 동굴냉면을 얘기한다.


 내가 이 냉면을 맨 처음 맛본게 도대체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스무살 때 였으려나, 아는 형과 함께 용산에 갔다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 형의 소개로 간 식당이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그 형도 " 진짜 죽이는 냉면 있는데 함 먹어볼래? " 라는 얘기에 솔깃해져 갔었던 것이었으니... 정말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선인상가 뒤쪽으로 향해 식당들이 줄지어 늘어선 곳으로 향해 도착한 곳은 '동굴식당'이라고 이름붙여진 흔한 용산의 식당.
 제일 먼저 내 눈을 사로 잡았던 것은 식당 입구에 정말 큼지막하게 냉면 사진이 하나 덩그러니 붙어있었는데 정말 아직도 그 냉면 사진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태어나 그런 괴악스러운 냉면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빨간 물감을 풀어놓은 듯, 쌔빨간 국물에 뒤덮여 이름도 괴악스럽게 '동 굴 냉 면'이라고 적혀있었으니, 정말 던젼에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여담이지만, 용산 전자상가 주변에 백반집들은 어딜 가나 일단 100전100승이다.
 왜냐하면 한참 잘 나갈 당시 전자상가에서 점심,저녁 시간이면 밥집에 밥을 배달 시키면 정말 큰 오봉을 이고 왔다갔다 하는 아주머니들,아저씨들만 해도 어마무시했다. 즉, 맛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전자상가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용산에 가서 밥을 먹을 때 항상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은 옛 영화와는 상관없이 인터넷 쇼핑몰들에 밀려 용산도 다 무너지고 그 많던 식당들도 많이 죽었지만.....

 아..추억 팔이를 잠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동굴식당에 그렇게 그 형과 함께 들어갔다.

 점심시간이라지만 아무래도 배달장사가 많은 곳이다보니 식당 안에 손님은 많지 않았다. 한켠에 자리 잡고 앉아 형이 극찬하는 냉면을 주문했다. 그리고 형으로부터 이어지는 이 냉면에 대한 찬사를 듣고 있다보니 정말 점점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연 그 씨뻘건 국물맛은 어떤 맛일까? 궁금해졌다.

 곧 냉면이 나왔다.
 결코 사진빨이 아니었다.

 냉면은 씨뻘껀 색이었다. 
 일단 언제나 처럼 가볍게 젓가락으로 휘휘 젓고 난 뒤, 냉면대접을 들어 국물을 마셨다.

 펑~

 맛이 폭발했다.







 진짜 독특한 맛이었다.
 새빨간 색감에 비해 맵거나 하지 않았다. 고추가루를 많이 푼 듯, 고추가루 특유의 맛이 나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흔한 냉면이라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 색감,국물의 맛,면발,단촐한 고명,여름의 더위를 날리는 시원함까지 모든게 한데 어우러져 맛을 폭발시켰다.

 대만족하는 내 모습에 형도 만족을 했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집에 있는데, 갑자기 동굴냉면 맛이 입안에 돌기 시작하는거다. 그러더니 정말 무슨 마약이 땡기듯이 미친듯이 동굴냉면이 땡겨 참을 수가 없어 나는 결국 용산으로 곧장 달려가 이 동굴냉면 하나를 먹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난 그 짓거리를 한동안 계속 했다.


 흔히, 맛있는거에 마약xx 식으로 붙이는데 농담아니고 진짜 이게 마약 냉면이었다. 우스개로 진짜 마약 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가만히 있다가 이 냉면맛이 입안에 삭 멤돌 때가 있는데 정말 멈출 수가 없다. 너무 먹고 싶어 미추어버릴 듯.

 
 그렇게 나의 동굴냉면 사랑은 한참이 되었고, 이후 여행이며,해외생활이며 등등등의 이유로 동굴냉면을 가지 않게 되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동굴냉면은 내 인생에서 잠시 사라졌었다. 인터넷 쇼핑의 발달로 더이상 용산에 갈 일도 없고, 예전 같지도 않았으니 더욱이 나는 동굴냉면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맥북 AS를 위해 나는 용산에 가야만 하는 일이 생겼고, 간 김에 점심이나 먹겠단 생각으로 뭘 먹을까 생각을 하고 있던 그 찰나, 내 머릿속에 동굴냉면이 떠올랐다.

 " 그래! 진짜 오랜만에 동굴냉면 좀 먹어볼까? 근데 아직도 있을려나? "
 생각하며 나는 발걸음을 옮겨 동굴식당으로 향했다.





 거의 10년을 훌쩍 넘겨 가는 것 같았다. 용산도 참 많이 변했고, 옛날의 활기있던 용산이 아니었다. 새로운 건물들은 많이 들어섰지만 유령상권의 느낌. 어쨌든 선인상가 뒤쪽으로 향하니 큰 건물이 또 하나 생겨있고, 옛날 수 많은 식당들은 없어졌다.   그런데, 멀리 딱! 동굴식당의 모습이 보였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건물이 혼자 덩그러니 있는데 왠지 코끝이 찡해진다.  그 수 많은 식당 중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모습에 반갑고 기뻤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 예전 그 모습 그 대로, 메뉴를 볼 것도 없이 냉면을 시켰다. 두근거리는 마음에 옛날 그 맛일까?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으니 냉면이 나왔다. 비쥬얼은 역시나 예전 그 모습 그대로 씨뻘건 국물의 냉면.







 반가운 맘에 얼른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준 후에 냉면대접을 들고 국물을 꿀꺽 하고 마시는데....


짜릿하고 시원한 국물이 더위를 날려주는데 와 짱..















 
 옛날 그 맛이다. 

 미친듯이 먹기 시작하는데, 정말 누군가 먹는 모습을 봤다면 실성한 놈이라 생각했을 듯, 옛날 생각하면서 기뻐서 냉면을 먹으면서 혼자서 계속 실실 웃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나에겐 추억의 음식이다.
 한참 때 이거 먹겠다고 집에서 용산까지 지하철을 몇번을 갈아타고, 한참을 걸어서 이 식당까지 걸어왔던 걸 떠올려보니 새삼 웃긴다. 어쨌든 기쁘게도 식당도 사라지지 않았고, 냉면의 맛도 예전 그대로라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다시 옛날 병이 도져서, 아는 동생을 데리고 1주일도 안되서 또 갔는데 함께 간 동생도 진짜 맛있다고 해서 너무너무 기뻤다. 이 동생도 언젠간 또 다른 이를 데리고 이 곳에 오겠지. 




 
 xx면옥이란 이름을 붙여 비싼 값에 파는 그 어떤 냉면보다도 나는 이 냉면이 정말 좋다.
 가격도 저렴하고, 격의 없는 편안한 식당도 좋고, 그 빨간 색감만큼 강렬하게 시원한 그 맛도 너무 좋다. 

 아마도 이 냉면엔 옛날의 추억이 담겨 있고, 긴 시간을 두고 변치 않는 맛이 주는 행복까지 있어서 일 것이다.  더운 여름, 더위를 날려주는 냉면, 그 냉면 중에서도 나는 이 용산 동굴식당의 동굴냉면을 초강추한다. 냉면 땡기는 날 꼭 드셔보시길 바란다.  간만에 별5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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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동 | 동굴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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