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4월의 이야기 전편


  할머니 산소의 떼가 다 죽어버려서 떼를 새로 입히기 위해 강원도에 가기로 했다. 

새벽 6시에 출발해서 8시30분 즈음 해서 평창에 있는 선산에 도착했다. 떼 새로 입히면서 나무도 심고 하기 위해 인부 2명을 불렀다. 선산이 있는 천동리로 다리를 건너 가자 인부들이 기다리고 있다. 곧 선산으로 갔다. 뗏장을 다 산소로 옮겨야 되는데 다행이도 차가 바로 앞까지는 들어갈 수 있어서 뗏장을 일일이 옮기는 수고는 덜었다. 





뗏장을 차에서 다 내리고, 일단 산소를 살폈다.






작년에 장마 질 때 비 때문에 산소에 방수포를 덮었다가 떼가 다 죽어버려서 여기저기 말라 비틀어진 뗏장들이 보인다. 마음이 안쓰럽다. 아직은 날씨가 선선해서 일하기 수월할텐데 아버지는 인부들에게 막걸리 한잔 하고 시작하라고 계속 권유한다. 인부들이 몇번을 한사코 사양하는데도 기어코 막걸리를 권한다. 잘 부탁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알겠으나 일단 일부터 하는게 맞을 텐데..  인부들도 일을 해야하니 가볍게 한잔만 마시고 곧장 일을 시작한다. 

나를 포함해 아버지와 동생까지 남자 셋이서 이런저런 일들을 거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도 일을 시작했다.

인부아저씨들이 떼를 입히는 기술이 있을테니 이런저런 잡일을 거들었는데 일단 뗏장들을 모두 위의 산소로 옮겨야 했다. 생각보다 많은 뗏장들을 밑에서 던지고 위에서 받고 하며 산소로 모두 옮기는 동안 인부들이 산소에서 죽은 뗏장을 모두 걷어내고 군데 군데 파헤쳤다. 산소의 흙들이 황토빛을 내며 드러났다. 저 곳에 다시 뗏장을 입혀야 한다.  산소에 뗏장 자리를 만드는 동안 작두를 가지고 뗏장들을 반으로 자르고, 쌓을 때 편하게 산소 둘레에 반으로 자른 뗏장들을 가져다 놓았다.













어느 정도 뗏장을 산소 주변에 쫙 깔아놓은 터라, 잠시 쉬다가 산소 올라오는 길에 계단을 만들기로 했다. 
비탈길을 오를 때 흙에 미끄러지고 오르기가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라 아쉬우나마 큰 돌들로 계단을 만들 생각을 하고 주변에 큰 돌을 구해다가 비탈길을 삽으로 푸고 큰 돌로 계단을 만들었다. 흔들리지 않게 작은 돌들을 밑에다 괴고, 흙으로 틈을 채워 흔들리지 않게 계단을 쌓았다.

계단을 만들었더니 제법 모양새도 보기 좋고, 위 아래로 왔다갔다 하기 편하게 되었다.

산소도 어느새 조금씩 뗏장을 쌓으며 모양새를 갖춰나가고, 잠시 휴식하며 막걸리 한잔을 했다. 인부들이야 늦게까지 해도 되겠지만 우리는 저녁에 다시 서울에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조금 서둘렀다. 뗏장들을 다 입혀가는 와중에 우리 가족 남자 세명이서 할머니 산소 아래쪽으로 나무들을 심었다. 나중에 화사하게 꽃을 피우면 참 아름다울 그런 작은 묘목들. 생각보다 묘목을 많이 구입해서 남은 묘목들은 아까전에 만든 계단 주변에다가 심었다.

 올해 장마 때 이 계단이 무사하다면 참 좋겠다. 주변에 널린 돌들로 만든 자연미가 있는 계단 가에 묘목들이 주르륵 심어지니 나중에 꽃이 피고나면 너무나 이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뗏장도 많이 구입해서 산소와 그 주변을 다 덮고도 남아서 뗏장을 심은 나무묘목 사이사이에도 깔고, 계단가에도 깔았다. 






 정신없이 작업하다보니 어느새 오후의 뜨거운 뙤양볕이다. 그늘이 없으니 죽을 맛이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뗏장이 다 죽을 수도 있고, 뗏장들이 잘 붙을 수 있도록 그 위에 흙을 덮기로 했다. 흙이 많이 필요해서 한쪽 구석으로 가 땅을 파고 흙을 퍼날라는데 고역이었다. 계속 된 작업 때문에 힘들고 더위에 지친 상태라 흙을 퍼날르는데 정말 죽을 맛, 인부들은 담배피면서 앉아서 쉬고 있고 나와 동생이 퍼나르는데 말은 하지 않아도 나와 동생이서 조금은 불만이 쌓였다. 그런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 좋은 부모님은 인부들과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어쨌든 한참을 흙을 퍼나른 뒤에야 그 흙을 뗏장 위에 덮고 삽으로 다져주고, 발로 밟아 주었다. 

 정성껏 한 만큼 가을 성묘 때 잘 있었으면 좋겠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작업이 거의 끝나서 제를 지내기 위해 선산 제일 꼭대기로 술과 간단히 음식을 가지고 올라갔다. 이 선산의 제일 위에 있는 분은 나의 고조할아버지다. 이 분 한분 아래 모두가 형제라니 새삼 참 사람의 뿌리란.. 이렇게 끝없는 가지치기 끝에 지금 인류가 되었겠지. 정말 끝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는 모두 형제일지도 모른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모든 산소에 제를 올리며 어느새 할머니 산소까지 내려왔다. 할머니께 절을 올리고 나서도 남은 다른 산소들에 제를 지내고나서야 모든게 끝이 났다. 태양이 너무 뜨거워 완전 얼굴과 목이 익어버렸다.  짐을 싹 다 챙겨서 차로 돌아왔는데 세상에 인부들을 데려다 준 잔디,묘목 업자가 오지 않았다. 돈은 돈대로 챙기고, 결국 우리가 일단 주천까지만 데려다 주기로 했다. 이들은 제천에서 왔는데 주천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하여 주천에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일당을 주는데 8시30분부터 반나절 일한 일당이 15만원이다. 둘이서 30만원. 

 꿀노가다.

 인심좋은 부모님은 웃으면서 밥도 드시고 가라고 해서 밥을 어디로 먹으로 갈까 하다가 어차피 주천에 데려다 줘야 되니 주천에 있는 식당에 가면 되겠단 생각에 동생과 얘기 끝에 주천의 맛집 중 하나인 '제천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차에 6명이서 그렇게 낑겨서 타고 주천까지 향해 '제천식당'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막국수에 두부전골에 이것저것 푸짐하게 시켜서 막걸리랑 또 먹는데 정말 막국수가 꿀맛이다.
 
 어릴 때부터 강원도를 자주 다닌 나로선 참 많은 막국수 식당들이 옛날 맛과는 달리 점점 맛이 없어지는 것에 아쉬워했었는데 이 곳은 맛이 제법이다. 평창에 살구실에 더이상 갈 것 같지 않다. 한 때 블로그에서도 추천했으나 마지막 갔을 때 비빔 막국수는 정말 이젠 호흡기를 떼버렸다. 정말 맛이 드럽게 없었다. 사실 어지간하면 맛없기 힘든게 비빔막국수인데 맛이 완전 없었고 물막국수는 그나마 먹을만 했지만 더이상 맛있다며 감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제천식당의 막국수는 그 보다는 훨 나았고, 다른 메뉴들도 있었기 때문에 살구실을 안가고 이리로 온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막국수 귀신인 나는 항상 막국수를 먹을 때,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 두개를 시켜서 먹는데 이 곳은 물막국수가 더 낫다. 비빔막국수도 맛있는 편이지만 아주 맛있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최근에 완전 맛을 상실한 평창 살구실을 떠올린다면 이 곳의 비빔은 훌륭한 편. 어쨌든 언제나 처럼 맛있게 두그릇의 막국수를 싹 비웠다!











 부모님과 인부들은 즐겁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막국수를 다 먹은 나와 동생은 바깥에서 쉬었다. 어느새 자리가 파하고 모두 밖으로 나왔는데 아버지가 "제천까지 데려다 드리고 싶은데 저희도 또 다른데 가봐야 되서 " 라며 도대체 뭐가 미안한지 3만원씩을 더 건네 준다.  참 사람 좋다. 저리 사람이 좋으니 가족이 힘들다. 남에게 사람 좋은 아버지는 가족들에겐 최악의 아버지다. 그런 것이 참 슬프다.  어쨌든 할머니 산소를 해주신 분들이라고 그저 돈주고 산 인부로 대하지 않는 그런 태도와 마음가짐은 좋지만 나는 그게 참 싫다.


 그렇게 인부들과 주천에서 헤어지고 이제 우리가족들은 다시 평창으로 향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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