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47 [인도/라다크] 1주일만에 두번째 판공초



  어젯밤 신나게 맥주를 마시고 일찍 잠든 탓에, 아주 일찍 일어나, 느긋하게 짐을 챙겼다.
  이번엔 아예 짐을 다 챙겨서 가기로 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메고 10시가 되어 밖으로 나왔다. 아침에 배가 고프기 때문에 뭐라도 먹을 요량으로 샌드위치 가게에 가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먹고는 기다리고 있으니 수와 진이도 나타나고, 심지어 강용해 사장이랑 운전기사가 아예 함께 왔다. 운전기사가 처음으로 이스마일이 아닌 다른 남자였다.



 일단 지프에 모두 타고 운전기사가 지프지붕에 짐을 싣고 우린 오피스로 갔다.  오피스에서 잠시 퍼밋이나 이런걸 확인하고, 일정 확인하는데 이번에도 판공초의 가장 깊숙한 메락까지 향하기로 계약을 완료하고, 잠시 대기하는데 레에서 오가며 봤던 여자들 몇몇이 보인다.  잠시 인사나누고 대화하는데,  내가 진짜 씨발 부심부리는거 존나 안좋아하는데,  또 시작이다. 정말 왜 또 이런 비율은 여자들이 높은지 모르겠다. 정말 다른 여자들은 안오는데 자기는 왔다는 선민의식인지, 자기는 남들과 다른 여행을 한다는 튈려는 마음인지  모르겠다.



 " 떠나세요? " 라고 나의 물음으로 시작된 대화는

 " 네..  마날리로요 , 판공초 또 가시나봐요 "
 " 네, 너무 좋았어서요 어떻게 그렇게 됐네요 "
 " 전 판공초 안가고 초모리리 갔는데, 같이 간 일행이 판공초 다녀왔는데 초모리리도 판공초 만큼 멋지다고 하더라구요 "
 " 아 네.. "    황당했다. 누가 물어 본 것도 아닌데.


 " 남들 다 가는 판공초는 좀 그래서, 저는 좀 사람들 없는 초모리리 다녀왔는데 정말 이쁘더라구요, 초모리리를 가시지.. "
 " 다녀왔는데요. 초모리리 "  그러자 여자가 꽤나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아 그래요? 어떠셨어요? "

 여자와의 대화가 맘에 들지 않은 터라.


 " 전 초모리리 가서 보니까 판공초 안보고 레 떠나는 사람들이 젤 불쌍해 보이던데.. "  라고 얘기하고는 대화의 흐름이 어색해졌다.


 아니 진짜 농담아니고, 맨날 남들 안가는, 남들과 다른 이런거 존나 강조하는 년놈들이 있는데 정말 이 것들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 정말 내가 아는 새끼 중에 정말 맘에 안드는 놈 하나 있는데 이 새끼가 언젠가 페북에 적어놓은 말이 대박이었다. 



 ' 가이드북을 보고 여행을 하면 가이드북 답사여행이다. 그래서 나는 가이드북 없이 즉흥적으로 여행을 한다 ' 라고  그런데 미친놈이 올리는 사진 보면 전부다! 가이드북에 나온데 -_-;;;;  존나 유명한 게스트하우스, 존나 유명한 식당, 이런 얘기하는 새끼치고 정말 가이드북은 진짜 없을 지언정 인터넷으로 존나게 조사하고 간 놈들.  암튼 지랄도 풍년이다. 도대체 왜 저러나 모르겠다.  그러면 자기는 좀 더 나은 여행자가 되는가?   남들 다가는게 싫으면 레에 오질 말았어야지. 뭔 미친소린가 싶다.  이게 정말 글로 표현해 놓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대화를 나누면 딱 그 뉘앙스가 있다.



 난 남들과 다른데
 난 이런 대단한 여행잔데


 하는 그 대화의 뉘앙스. 정말 역겹다.  모르겠다. 나도 대화하다보면 누군가 그런걸 나한테도 느낄수 있겠지만, 참으로 답답하다.  정말 앞으로 이제 끊임없는 병신들의 향연, 병신들의 로얄럼블, 진상들의 배틀로얄이 펼쳐진다.



  어쨌든 이런 진상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공초에 두번째 간다니 다들 부러워 하는듯. 오피스에서 볼 일이 끝난 뒤에, 우리는 지프에 올라타고 판공초를 향해 출발. 언제나 처럼 잠시 시장에 들려서 장을 보는데 (어제 그렇게 보고 또 장을 봐 ) 오늘 무슨 홀리데이라고 닭을 안판다. 닭만 제외하고는 채소며 과일들이며 온갖 먹거리들을 또 한아름 사고 출발 


 운전기사와 이야기 나누는데 이 운전기사의 이름은 '남걀' 
 남걀곰파라던가 이런것으로 유명한 이름이다. 

 
 서양이름이 대부분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이름에서 온 것 처럼, 티벳계열인 라다크 사람들의 이름은 일반적인 인도대륙(?!) 사람들의 이름과는 달리 유명한 승려나, 역사적으로 유명한 종교인 이름에서 따온다. 어쨌든 이스마일(전형적인 이슬람,무슬림 이름)과는 달리 영어가 아주 유창한 기사였고, 성격도 꽤 쾌활해 보였다.   뭐랄까 약간 묵묵하지만 착한 이스마일과는 달리 뺀질 된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역시, 대활약을 해준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이후에!



 익숙한 판공초로 향하는길, 벌써 초모리리까지 합하면 3번째의 길이다.   너무 익숙해서  내가 운전해서 갈수 있을것 같다.


 풍경에서 큰 감동도 없는 그 길, 그래도 이제는 너무나 친한 우리 4명이서 웃고 떠들며 가는데 정말 즐거웠다.  서먹서먹함도 없고, 이미 친해질데로 친해지고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어느정도 잘 아는데다가, 함께 누브라밸리며,초모리리며 여행하며 동고동락해서 완전히 아삼육이다. 그냥 말하는대로 빵빵터지고, 역시 사람이 좋아야 여행이 좋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익숙한 길을 달려 창라에 도착했다.   이 창라마저 익숙하기에 우린 그냥 가볍게 창라를 패스 하고 아예 멈추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제 본격 내리막길로 햐하는데 갑자기, 애들이 뒤에서 멜론 냄새가 난다고, 보니까 진짜 달달한 냄새가 차안을 가득 메웠다.  일단 차를 한켠에 세우고 뒷트렁크를 여니 난리도 아니다.  워낙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보니 멜론이 이리쿵 저리쿵 하면서 깨졌다.  멜로의 찐득한 물이 흥건.  온갖 짐들도 멜론의 그 찐득함으로 난리.


 팀웍이 좋아서 누군가는 짐을 들어내고, 누군가는 찐득함을 닦아내고 누군가는 깨진 멜론을 처리하고 있고, 다들 팀플이 척척척척,  마음만 맞는게 아니라 모든게 맞는다. 그 동안 진이가 멜론을 잘 닦아내어 썰어서 나눠먹기 시작하는데, 그냥 길가에 지프 세워두고 이렇게 갑자기 뜬금없이 먹는 멜론. 그런데 진짜 완전 꿀맛이다. 꿀맛이라고 말하기엔 모자르다. 대박 맛있다. 정말 건조한 날씨에서 자란 열매들의 생명력!!! 달다. 달아도! 너무 달다!




 레 멜론의 위대함을 느끼고 우린 다시 짐들을 지프에 잘 실었다. 더이상의 흔들림은 없게 잘 배치해서 채워놓고는 달리는데 익숙한 길이라, 전 만큼 큰 감흥은 없었고, 수와 진 역시 이미 누브라밸리나, 초모리리 등으로 나름 레의 풍경에 익숙해진 터라, 크게 감탄사는 나오지 않았다. 아 정말 판공초도 감흥이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고 괜히 두려움이 몰려왔다.   차는 끊임 없이 달리는데 남걀이 영어를 잘하다보니 이것 저것 영어로 설명해줘서 꽤 좋았다.  영어를 잘하니 이런게 편하다. 


 담배를 한대 꺼내더니 펴도 되냐고 묻는다.   우리는 펴도 된다고 얘기를 하자. 담배를 인심좋게 나눠주며 너네도 같이 피자며 권하는데 거절하고 우리꺼를 다 물었다.


 흡연자들 신났다!


정말 완전 신났다. 사실 이 풍경 보고 가면서 담배 한대 피고 싶던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사람도 달랑 4명이고, 유일한 비흡연자인 쏘세지도 괜찮다고 한터라. 차에서 신나게 피어재끼는데 너무너무 신났다. 갑자기 담배 한대에 풍경이 살아난다! 
 
 그제서야 다시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아지고, 남걀과도 더욱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담배 피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담배한대 피면서 나누는 대화란 참으로 좋은 것이다. 남걀은 고향이 바로 판공초 근처에 있는데 동네 출신이라고 했는데, 판공초로 가까이 향하면 향할 수록 아는 사람들을 엄청나게 많이 만났다. 구불구불 고갯길을 오르다가도 맞은 편에서 오는 차가 멈추고, 남걀과 차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거의 판공초에 다다를 때 쯤,, 이미 한번 왔다고 얼만큼 남았는지 아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남걀이 넓은 들판을 지날 때 쯤 갑자기 차를 멈추더니 내려보라는거다. 



 우리 지프 말고도 다른 지프들도 서있었는데 남걀이 설명을 해주는데 이 곳에 마못이 살고 있다고, 마뭇 marmot (마모트,마못)이라고 인도에서 부르는 다람쥐과 동물을  촬영하라는거다. 보니까 들판에 정말 마못들이 있었고, 사람들을 좆아 가까이까지 다가오는 것이다.  이미 인도 관광객들도 신나게 사진을 찍고 있고, 서양관광객들도 몰려와 사진을 찍는다. 이미 많이 사람 손을 탄 듯 마못들은 사람들 가까이 마치 애완동물 처럼, 스스럼 없이 바로 앞까지 왔다. 
 

 귀여운 마못 사진을 찍다가, 여자애들이 차에서 먹던 과자를 주니까 더욱 가까이 와서, 존나 귀엽게 과자를 먹었다.  Feeding하는게 좋은것은 아니지만, 괜히 씹선비 질 하면서 분위기 망치기도 그래서 가만히 있는데 그 모습을 인도관광객이며 서양관광객이며 dslr을 들고 존나 사진을 마구마구 찍는다. 그렇게 귀엽게 마못이 비스킷 먹는 모습을 흐믓하게 보고 있는데, 갑자기 사진 찍던 서양관광객 중 하나가 존나 또 씹선비질 한다. 난 진짜 이 새끼들 보면 가끔 미친놈들 처럼 느껴진다.


 지구를 다 파괴하고, 지구를 더럽힌 1등 범죄자들이 이제 또 갑자기  야생동물한테 비스킷 주면 안된다고 씹선비질을 해대면서 지는 존나 마못에 가까이 대고 사진을 신나게 찍는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난 마못에 대한 관심이 금방 떨어져 가만히 있는 동안 아이들은 들판에 마못 굴을 보러 가까이 가는데 씹선비질 한 서양여행자들도 가서 굴가까이 가서 존나 사진을 찍어댄다. 미친놈들. 그건 야생성에 도움이 되나. 암튼 미친놈들이 미친놈들 같은 소리를 한다. 존나 제국주의 시대때 온갖 지구인들의 피를 쪽쪽 빨아 일구어낸 문명으로 이제껏 호의호식 하는 주제에 존나 깨인척, 지네만 지구를 보호하는 척 하긴. 정말 서양새끼들의 가식은 무시무시 할 수준이다. 그 합리화란 정말이지.. 


 마뭇 촬영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지프에 올랐다.   차에 오르자마자 진이나 수, 쏘세지 3명이서 아까 그 서양여행객들 욕을 엄청한다. 빵터진다.  정말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또 있어.  역시 3명 다 해외 생활 좀 해서 그런지 서양애들의 가식이나 그런 태도에 많은 거부감이 있는 듯 했다. 



지프는 다시 길을 달려 어느새 판공초 초입에 다달았다.  그래도 한번 와봤다고 수와 진이 도대체 언제 도착이냐는 말에


 " 야야.. 좀만 기다려봐 "
 " 언제 도착해요? "
 " 진짜 거의 다 왔어 "
 
  그 말이 거의 끝날 무렵 저 멀리 산과 산 사이의 틈으로 파란 빛 호수가 솟아 오른다.  수와 진의 입에서 감탄사가 솟아 오르고, 이미 두번째인 나와 쏘세지도 또 탄성이 절로 나왔다. 



 " 와 씨발 어디 초모리리 따위랑 판공초를 비교하나 "
 " 정말요.... 와...여기서 틈만 봐도 대박인데요.. 푸른빛 봐 와.... "


 블로그,카페에 올려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어느 정도 사진을 찍어대는 나와는 달리 그간 거의 카메라 따윈 신경도 안쓰던 수와 진이가 드디어 카메라를 꺼내어 들었다. 진이 같은 경우엔 아예 카메라도 없고 그냥 아이폰만 들고 다니는데 그나마도 거의 사진을 안찍는앤데 이 순간부터 손에 계속 아이폰을 들고 계속 킨 상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지프는 판공초를 향해 달려가고, 우리의 눈 앞에 푸른 빛의 판공초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이와 수는 정말 이제 입을 반쯤 벌리고 감탄의 끝을 달리고 있었다.   이미 누브라밸리나, 초모리리까지 경험한 아이들인데 그간 볼 수 없었던 반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 조차도 지금 두번째인데, 두번째 봐도 이건 말이 안나왔다. 판공초 대단했다. 또 봐도 압권이다. 정말 또 오길 너무 잘했다. 잠깐 차를 세워 애들을 더 잘 볼수 있게 자리를 바꿔줬다. 이때부터는 뭐 애들은 거의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상태로 그냥 끝없는 감탄사와 미친듯한 웃음을 짓는다. 


 " 어때? 대박이지? "  물으니..


 " 그렇게 대단하다고 칭찬을 많이 듣고 기대를 했는데도 그 기대 이상이에요 " 라며 신나한다.

 
 " 야 어때? 레 와서 판공초 못 본 사람들 어떨꺼 같어? "
 " 와 진짜 너무너무 불쌍한데요. "


 그랬다.
 정말
 
 세상에 이런 풍경을 1주일 사이에 다시 봐도 어떻게 이런 감탄사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차는 판공초를 끼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입구를 지나, 스팡믹으로 향했다.  스팡믹에 다다르자 역시나 관광객이 많은데 익숙한 얼굴을 본다..


 " 어! 저 아줌마, 메락에 우리 홈스테이 아줌마! "   쏘세지도 그제서야 보고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메락에 홈스테이에 있던 미인 아줌마!!! 왠일로 나와있다. 여기까지 어인일로. 


 " 야 우리가 이제 갈 홈스테이 아줌마야.. " 이러니까 애들이 기분 좋게 인사를 한다.


 남걀에게 저 아줌마 아냐고 묻자, 오히려 남걀은 잘 모른다고 한다.  신기하다.  운전기사라도 또 가는 홈스테이가 다른 모양이다.





 
 우리는 어느새 Man 만에 도착했다.   처음 판공초 왔을 때 마냥 애들이 "여기가 메락이에요? " 묻는데, 더 가야 한다고 하자.
 

 " 우와 진짜 가도가도 끝이 없네요. 진짜 끝에 있나봐 "
 라며 감탄. ㅋㅋㅋㅋ 우리도 그랬지!








 메락까지 가는데 남걀이 아는 또 지인을 만났다. 그런데 왠걸 한참 차를 세워두고 창문만 열고 대화를 하는데 표정이 좀 심각하다. 그러더니 남걀이 하는 말이 메락가는 길이 지금 비가 많이 와서 무너져서 못들어간다고. 일단 한번 가보긴 할텐데 저 사람들도 못들어간다고 얘기했다며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덩달아 우리도 괜히 심각해졌다.  지프는 메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판공초에 들어온지 이미 1시간도 넘었는데 여전히 끝없는 감탄을 내뱉는다.


 " 어때? 초입은 풍경도 아니지?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더 멋지지? "
 " 네.. 장난 아닌데요. 정말 너무 이뻐요 "

 가다가 난 잠시 남걀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했다.  두번 와본 장점이 무엇이겠는가, 어디가 사진이 제일 잘 나오는지 안다는 거지!   " 여기 지나면 풍경 사진 이쁘게 잘 안나오더라, 여기서 사진찍고 가자 " 라고 얘기하고 지프에서 내려서 우린 호수를 향해 달려갔다. 




4명이서 신나게 사진 찍고 노는데 정말 수와 진이 그렇게 밝은 표정을 짓는건 처음 본다. 그냥 마냥 행복해 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졌다. 

 

 그리고 다시 지프에 올라 일단 메락으로 향했는데, 메락 가까이에 거의 도착했다.   바로 코 앞에, 아침에 일어나 올라갔던 그 산도 여전하고, 마을의 모습도 여전한데 문제는 그 곳을 지나가기가 힘들었다. 비가 정말 많이 왔는지 물이 불어서 개울물 같던데가 제법 물이 불어서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다리처럼 건너갔던 곳은 정말 무너져 있었다. 물론 지프라서 억지로 건너면 건널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혹시 비가 더 와서 정말 불어서 못나갈 수도 있는 것도 생각이 들고, 의견을 모았다.


 그 사이 남걀이 이리저리 시도를 해보고, 내려서 길을 찾아 헤메보기도 했는데, 싸이즈가 안나오는지 다시 돌아와 자기 생각엔 무리인것 같다고. 그 사이 우리도 의견을 모아 그러면 굳이 무리해서 메락에 들어가지 말고 '만 Man'에 가서 머물자고 의견을 모았다.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면 남걀이 충분히 건널 수 있는데 안건너갔다고도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때 당시 나름 최선을 다해 넘어볼려고 했던 것이 느껴졌고, 나도 거기가 두번째였지만 정말 처음 갔을 때 건넜던 다리는 무너져 있었다.  












 만 Man에 도착하니, 그래도 조금은 큰 마을.   익숙하게 남걀이 우리를 한 홈스테이로 데리고 간다. 작은 티벳양식의 집
 

 지프가 도착하니 인상 좋아보이는 할배와 할매가 나와 우릴 맞이하는데 영어를 거의 못하는지 남걀과 한참을 얘기한다.   남걀이 중간에서 통역을 해주며 가격을 얘기하는데 일단 방을 보고, 역시 유경험자 답게, 아침식사,점심식사,저녁식사에 대해 흥정을 했다. 반찬은 얼마나 해줄것인지 등등부터 매끼니 달걀 하나씩은 꼭 달라고 얘기하는 등 일일이 세세하게 다 흥정을 했다.   그리고 결국  1인당 300루피라는 제법 큰 돈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남걀은 차에서 오는 내내,  밑밥을 깔았다.   가족들 본지 너무 오래 됐다. 엄마가 보고 싶다. 낼 큰 스님이 오시는데 자기네 동네에 스님이 오신다. 온통 그런 소릴 해대더니, 슬쩍, 어차피 밤에 이동을 안하니까 밤에 자기는 자기네 동네 갔다가 좀 오겠다는거다. 사실 뭐 그렇긴 하다.  심지어 내일 하루 종일 이동을 안 할지도 모르는 일, 일단 우리는 상의를 해서, 내일 메락에 다시 도전을 해보던가 아니면 또 근처에 다른 곳도 구경 좀 해볼까 하고 얘기를 했는데, 남걀이 내일 그러면 자기가 오면서 치킨을 사올테니 그걸로 함께 저녁에 모닥불도 지피고 거기에 바베큐도 하면서 저녁에 파티하자며 입바른 소릴 한다.



 좀 고민됐으나 어쨌든 일단 남걀이 낼 오후쯤에만 오면 되는 일이니, 우린 보내주기로 하고,  모든  흥정이 끝난 후,  남걀이 자기 없는 동안 의사소통이 거의 안될테니 몇가지 중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알려주겠다며,  (끓는 물, 차가운물, 밥, 등등 이런식으로 단어나 문장들) 우리에게 알려주고 지네 집으로 갔다.  그리고 우린 티 한잔씩 받아 마시고 방에서 쉬는데 집안 사람들이 엄청 챙겨준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환대.  초모리리의 쓰레기 같은 걸 겪은 직후라 마음이 훈훈해졌다. 



 그리고 우린 해질녘, 일몰도 보고 산책이나 좀 하자고, 집 뒷동산에 올라갔다. 석양이 살짝 내려앉은 직후라 사진이 너무 멋지게 잘 나왔다. 4명이서 웃고 떠들며 사진찍으며 올라가다보니 작은 언덕 꼭대기에 올랐다.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판공초의 풍경. 최고였다. 이 곳도 제법 view point로 쓸만 한 곳이었다. 두번째 봐도 감격스러운 그 풍경들.  나와 쏘세지가 그 정도였으니 수와 진 둘은 너무너무 행복해 했다. 우린 사진찍고 놀다가 내려왔더니 어느새 어두워졌다. 밤이 되니 역시 더욱 쌀쌀한 판공초.







 하지만 집 안은 너무나 훈훈했다. 난방을 따로 안하는데도 우풍도 없고 정말 티벳양식의 집들은 놀랍다.  식사시간이 되어 밥을 준비해서 먹는데 따로 어디가서 먹을 줄 알았는데 그냥 우리 방에 있는 작은 탁자에 밥을 가져다 주는데  밥 그릇 위치까지 정성껏 돌려놓는 등. 정말 진심으로 챙겨주는게 느껴졌다. 순박한 사람들이다.















 게다가 밥은 옐로라이스를 연상시키는 커리밥에 백만년만에 보는 삶은 계란, 모두 감동 


 소이소스 있냐고 물어서 그들이 건네준 소이소스+설탕 섞어 넣어 비벼 먹었더니 꿀맛이다. 밥 먹을 때도 계속 신경써주고 밥 먹고 나서도 이부자리 챙겨주고 정말 대박,  배터지게 먹고나서 카드게임 하며 놀다가 우린 맥주 한잔씩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앞으로의 일정이나 여러가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역시 모두 스리나가르로 간다.  민수와 일진이가 갑자기 얘기하길


 - 그거 알아요? 탄두리 치킨 원조가 스리나가르인거?
 
 그래서 가이드북을 펼쳐서 처음으로 스리나가르 부분을 확인하는데  대박


 탄두리치킨 원조가 아프가니스탄인데,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운 곳이 파키스탄과 바로 이 지역.  그러니 스리나가르가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심이 생긴김에 스리나가르 가이드북을 마구 보는데 맛집이 정말 많다는 소개가 되어있는데 먹을거 좋아하는 우리는 완전 감동   그렇게 일정 얘기도 하면서 모두에게 받은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며. 밤이 지났다.


 밤에 야외에서 똥싸는데 별빛과 바람의 조화.  짱 좋다. 돌 쌓아 놓았는데 몇년 후 돌탑이 되어 있음 웃기겠다. 이렇게 또 판공초에 흔적을 남긴다!


포스팅 후기)
 여러분도 두번째 봐도 멋진 판공초 풍경 아닌가요?
 정말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그 압도적인 풍경. 꼭 가보세요!

 여행기를 재미나게 보셨다면 자주 들려주시고, 댓글,추천,공유 많이 부탁드립니다. 여행기 한편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4시간, 그 정성을 어여삐 여기신다면 많은 응원바랍니다! 더불어 스쿠버다이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www.BADASANAI.com 에 놀러오세요! 이 여행기는 바다사나이 다이브에서 제공하며, 현재 바다사나이닷컴에서는 인파서블 여행기가 80편 정도 올라왔습니다. 블로그 보다 진도가 빠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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