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07 [인도/시킴] 갱톡의 하루


 
 새벽에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 일찍 눈을 떴다.  갱톡 동네 분위기가 맘에 들어 조깅 욕구가 솟구쳐서 밖으로 나갔다.   고산지대지만 이미 3-4000미터 대의 마을들을 많이 다니고 이제 2000미터 정도의 마을은 고산지대로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나의 몸은 고산족이 되어버렸다.  갱톡에서도 가장 높은 지대가 있는 The Ridge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향해 고고씽! 


 찬 기운이 도는 아침,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린다. 갱톡의 아침! 
 기분이 너무 좋다.


 중심가를 조금 벗어나자 녹음이 우거지고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 나온다.  드라이브 하기 좋은 길은 달리기도 좋지.  정말 이런 길만 집 근처에 있다면 매일 조깅할 듯.  10킬로미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땀범벅에서 씻을려고 하니 물이 안나온다.  씨발!!!!!!!!!!!!!!!!!!!!!!!!!

 
 물 안나온다고 닥달해도, 안나오는 물이 어쩌겠나. 찝찝한 상태에서 담배만 뻐끔뻐끔.  그리고 뒤늦게 물이 나와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운동도 했겠다. 아침 공복이라 배도 고프겠다. 뭔가 든든한걸 먹고 싶어서 아침 댓바람부터 MG ROAD의 식당들을 찾아다니는데, 다행이도 괜찮은 식당을 발견했다. 뭔가 한국에서도 명동에 있을 법한 감각적으로 꾸며놓은 작은 밥집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상상이 될까.


 김밥천국 같은 메뉴들을 파는 가겐데 뭔가 되게 여학생들이 좋아하게 깔끔하고 이쁘게 인테리어한 그런집?  뭔가 맛보다는 감각적인척으로 승부하는 그런 가게들?


 근데 어쨌든 그냥 볶음밥 같은게 땡겨서 (마침 또 이 가게에 파니) 들어가서 주문했는데 진짜 농담아니고 가게에 불지를 뻔.  치킨 프라이드 라이스 였는데 최악이었다.




 천만 다행인건 가방에 파키스탄에서 사온 존나 맛있는 파키스탄 케챱/와사비 등을 챙겨다니기 때문에 파키스탄 케챱을 뿌려 맛있는 볶음밥으로 변신시켰다. 진짜 농담아니고 나중에 파키스탄 가는 분들 가자마자 저 케챱을 사길 바란다. 세상의 모든 음식 맛을 살려냄. 음식계의 산소호흡기. 제세동기임! 1000J




 밥을 먹고 나와서 어딜갈까 하다가 갱톡에서는 딱히 뭐 가보고 싶은 곳이 없었기 때문에 아침에 조깅한 Ridge Park로 향했다.  Ridge에 가니 공원이 있어서 딱 좋았다.  아침에 달리던 길을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데 아주 가파른 경사의 높은 언덕길.  달릴 땐 미처 몰랐지만 정말 건물들이 너무 이뻤다.








 유럽의 어느 곳에 온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로 정갈하다. 천천히 걸어올라가니 좋다.   거의 정상에 도착. 천천히 주변 풍경도 보고, 공원에도 갔는데 이 곳 자체도 정갈하게 잘 꾸며놓은 정원들이지만 높은지대에서 바라보는 갱톡의 풍경도 끝내주었고, 무엇보다도 이 곳이 The Ridge라고 부르는 이유는 길 이름 자체가 Ridge 진짜 멋진 길이다. 산 정상을 끼고 주변의 녹음들과 멋진 산세를 배경으로 있는 길이라 진짜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일듯.  









 나는 새로운 길로 내려가보느라고 그냥 무작정 방향감각만 믿고 걸었다.  예상대로 한참을 걸어 내려와보니 엠지로드가 나온다.  엠지로드를 위에서 바라보는 느낌. 끝내준다. 









어제 커피를 마신 그 베이커리로 가서, 치킨핫도그를 하나 사서 바로 앞 벤치에 앉아서 먹는데 너무 기분이 좋다. 낮에 한가롭게 기분 좋은 햇살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이걸 먹고 있노라니 유럽 어느 멋진 거리에서 먹는 브런치 안부러웠다.



 차도 없는 MG ROAD
 기분 좋게 이 쇼핑가를 걷는 기분이란. 휴

 Im~ beautiful girl~ 
 
 그런 샬랄라한 기분.


 아침에 조깅도 하고 또 릿지파크도 다시 걸어올라갔다와서 그럴까. 몸이 엄청 피곤해졌다.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한숨 잤다. 여행이 뭐 별건가 ㅋㅋㅋㅋㅋ 이런 한량짓을 맘껏해도 누가 뭐라 하는 사람이 없으니 여행이지. 혼자 여행하면 좋은 점은 바로 이거다. 



 낮잠을 한참 자고 오후에 눈을 뜨니, 비가 내리고 있다.  낮에만 해도 그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하지만 비온다고 또 방에만 죽치고 있기도 싫고 무엇보다도 나는 비를 엄청 좋아한다.  바깥으로 나가서 버스스탠드로 가서 다음 여정을 위한 예약을 하려다가 롤이 또 먹고 싶어져 롤 집으로 갔다. 이번엔 그냥 가장 기본인 치즈롤 하나를 주문해서 먹는데...




 ㅋㅋㅋㅋㅋㅋ

 이거다 이거.

 쓸데 없는 베지롤의 베지가 빠지니,  ( 물론 치즈롤도 기본 야채는 들어가있음 )


 진짜 기본 야채와 치즈의 조합으로 완전 개쩔었다.  농담아니고 진짜 이거 명동에서 팔면 떼돈 벌듯


 늘 얘기하지만 여행 중에 진짜 좋은 아이템을 많이 발견하지만 뭐 인생은 행동력있는 사람이 갑 아니겠나.  좋은 아이템은 항상 있을뿐.


 기분 좋게 롤을 먹고, (크게 배가 부르진 않다) 뭔 밥을 제대로 먹고 싶어졌다.  나름 돈도 많이 아껴쓰며 여행을 했으니 생각보단 그래도 예산이 여유가 생겼다. 어차피 인도일정도 이제 손에 잡히기 때문에 굳이 돈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진짜 좋은 식당에서 밥을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사실 이 마음이 들기까진 갱톡의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멋진 쇼핑거리~  좋은 식당들.  한번 쯤. 기분내고 싶었다.  나는 밥을 먹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Golden Dragon 이라는 이름이 붙은 잘빠진 식당을 발견했다. 이름에서 주는것이 벌써 중국식당 느낌. 오늘은 중국음식을 먹어볼까?


 들어가니 왠걸 ㅋ  중국식당이 아니라 일식집.  일식을 진짜 좋아하지만 뭔가 이 아이들이 일식을 완벽하게 구현해낼 일은 없겠다 싶어. 조심스럽게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여기 만약에 누군가와 함께 였다면 꼭 갔을 듯. 진짜 갱톡 거리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화려한 식당인데 윗층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며 식당 할 수 있어 진짜 분위기 좋아보임. 하지만 혼자 그럴리는 없고 그냥 맛있는게 먹고 싶었을 뿐. 







 좀 돌아다니다가 나는 Chopstick이라는 식당으로 갔다.  중국음식에 꽂혀서 이름만 봐도 중국 식당!  예상대로 안에는 인테리어도 좋고 중국요리를 파는 곳이다.  음식을 주문하고 시킴에 왔으니 시킴 맥주나 실컷 먹자는 생각에 술까지 주문했다. 



 탕수육과 맥주
 캬!





 하지만 생각했던 맛은 아니다. 탕수육 맛이 아니라 뭐 비슷한 맛? 하지만 맛나게 먹었다. 밥을 기분 좋게 먹고 난 뒤 밖으로 나온 사진 백업을 위해 PC방을 찾아헤맸다. Pc방에 가서 사진 정리를 하고 삭제할 사진들은 싹 다 삭제하고 usb8기가 짜리에 사진을 옮기다보니 8기가가 확보되었다. 앞으로 한동안은 버틸껏 같다. 노트북 고장으로 참 진짜 돈쓰고 시간쓰고 ㅋㅋㅋㅋㅋ 









 어느새 밤의 갱톡 거리는 더욱 화려해졌다.  연인들은 데이트를 즐기고, 가족, 친구들은 웃으며 이 거기를 즐기고 있다.  살짝 외로워졌다.  여행자가 있는 동네도 아니고,  혼자고,  외로움이 밀려온다.



 혼자하는 여행은 이렇게 고독하다. 좋은 걸 함께 누군가 나눌 수 없다면 기쁨이 줄어든다.  그래서 기쁨은 함께하고 슬픔은 나누라고 했던 걸까.

 
 숙소로 홀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하며  일기를 쓰고  일정 조정을 해본다. 뺄링으로 언제 이동 할까 생각해보지만 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여행.  그냥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그게 여행의 미덕이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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