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부에 맨 처음 정착 할 때, 

샵에서 제공하는 숙소가 있었다. 


이름도 그럴싸 한 <오아시스 가든> 이라는 숙소





낡은 외관의 건물은 그저 허름하고 오래된 아파트 정도로 여겨졌다.

건물은 한국으로 치면 단지 안에 있었는데 필리핀에서는 이런 단지를 "빌리지"라고 부른다. 



빌리지 안에는 여러채의 건물들이 있었고, 내가 살고 있는 건물은 4층짜리 건물이었다.



처음으로 앞으로 내가 필리핀에 머물며 살게 될 집이라고 들어갔는데.

문을 열자마자 집안이 물바다다. 


샵에서 일하는 필리핀 직원들을 불러 청소시키고, 고치게 하고 

그렇게 나의 필리핀 생활이 시작되었다.





낮에는 그나마세부 특유의 밝은 햇살로 인해 괜찮았지만 밤에는 이상하리만큼 어두운 기운이 가득한 공간들.

다행이도 나는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고, 공포영화 매니아다.





일이 끝나고

어두운 계단을 올라 3층 집에 도착하고 혼자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외로운 나만의 공간이 나타난다.








워낙 낡은 집,

그리고 관리가 안된탓에 엄청나게 열악한 시설





하지만 낮에는 정말 신기하리만치 

멀쩡한 빌리지와 맨션들




겉에서 보면 너무나 멀쩡하고 괜찮은 빌리지다.

하지만 밤에 보는 이 맨션은 기괴하리 만치 조용하고, 어두컴컴하기만 하다.





어느날이었다.

아는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


" 나이트엔데이님 거기 살기 괜찮아요? "

" 네 그럭저럭 "


" 아..난 거기 돈 주고 살라고 해도 못살겠는데"

" ㅋㅋㅋ 좀 낡긴 했죠 그래도 배낭여행 해서 그런지 그냥저냥 살만 해요 "


" 아니 그게 아니고.. 아닙니다 "




그리고 어느날, 택시를 타고 늦은 밤 오아시스 가든으로 향했을 때 택시기사가 빌리지 안으로 잘 들어가지 않으려고 할 때 조금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으나 여전히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다른 또 누군가 이야기 했다.


" 나이트엔데이님 방 안옮기고 계속 거기 살아요? "

" 네 "


" 아... 거기 어떤 곳인지는 알아요? "

" 뭐가요 "


" 거기 귀신나오는대라 필리핀 애들도 잘 안가는데.."

" 네?? "


" 아 모르셨구나. 그래서 나이트엔데이님 오시기 전에 살던 애도 이사 갔잖아요 "

" 무섭다고요? "


" 그게 아니라 진짜 귀신 봐서... "

" ....... "



이제야 알았다.

왜 그곳이 그렇게 음산한 기운을 펼쳐대고 있는지. 그리고 나는 내가 살기 전에 살았다는 애에게 물었다.



" 야, 내가 들었는데 너 귀신 봐서 오아시스 가든에서 나갔다며 "

" 아..그 얘기요.. 네 봤습니다 "


" 뭘 봤는데.. "

" 아..그.. " 


말을 잇지 못한다. 


" 형님 괜찮으세요? "

" 어 나는 괜찮은데 "


" 아 전 거기 진짜 못있겠던데.. "

" 난 뭐 귀신 안무서워하니까.. "


" 형님 그거 아세요? 아마 거기 형님 혼자 사실껄요 "

" 뭐 그 건물? "


" 네.."

" 진짜? "


" 네, 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


모든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다.

그토록 밤이면 고요했던 것도

그토록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그 얘기를 들은 어느 날 밤 일이 끝나고 돌아와 드디어 내가 살고 있는 건물에 들어섰다. 정말 얘기를 듣고 보니 불빛 한점 없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슥 건물을 한바퀴 돌았다. 정말로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지. 살짝 오싹 하긴 했다. 그리고 정말로 이 건물에 나 말고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방문을 열고 내 방안으로 들어왔다.


내 방에서 보이는 건너편 같은 빌리지 안에 건물. 그 건물도 이 건물과 별반 차이가 없다. 큰 건물에 불이 켜져 있는 집은 단 한곳 뿐. 어마어마 하다. 이 곳 오아시스 가든은 모 호텔 소유의 빌리지인데 워낙 많은 사람이 죽고, 이런 흉흉한 소문이 돌다보니 방이 나가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스탭용 숙소라고 제공된 방도 사실은 샵 사장이 호텔로 부터 이런저런 허가를 받는 과정 중에 계약의 일부로 울며겨자먹기로 오아시스 가든 방 4개를 장기임대하게 되어 남아 도는 방이었던 것.



어쨌든, 아무도 살지 않게 된 것을 안 나는 이 날부터 사실 집을 너무너무 편하게 사용했다. 혹시나 옆집에 피해가 갈까 음악도 조용히 들었는데 음악도 꽝꽝 틀어놓고 정말 편하게 살았다. 



그리고 전에 살았다던 그 아이를 만나 이야기 했다.


" 야 니 말대로 진짜 아무도 안살더라 "

" 네. "


" 살벌 하긴 하던데 "

" 형님 혹시 4층도 올라가보셨어요? "


" 아니 4층을 안가봤네 "

" 거긴 더 살벌해요 "


" 왜 "

" 거긴 아예 폐허에요 "


" 그래? 함 가봐야겠네 "

" 네 그리고 아직 방세 내러 사무실 안가보셨죠 "


" 응. "

" 가보시면 깜짝놀랄꺼에요, 거기 관리인이 진짜 공포영화에 나오는 사람 처럼 한쪽 얼굴이 다 화상이라. "



이거야 말로 진짜 현실판 공포영화 분위기.



아무도 살지 않는 단지 안에, 뭔가 사연있는 화상입은 관리인이라니.

갑자기 아침에 출근 할 때면 혼자서 볕을 쬐며 의자에 앉아 죽은사람 처럼 꼼짝 않고 앉아있던 어떤 할아버지의 모습까지 오버랩되며 정말 이 곳 자체가 완벽한 공포영화의 무대임을 실감했다.



어쨌든 샵을 옮기게 되며 그 집을 나오게 되었지만, 나중에 세부에 오래 산 이들의 말을 들어봐도 제법 유명한 곳인것 같다. 나중에 술자리에서 우스개로 세부 관광 상품으로 귀신 나오는 집 이런거 체험으로 밤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말을 했는데 혹시 세부에 놀러 올 일 있고 한번 가보시고 싶은 분은 내가 한번 안내해보도록 하겠다.



내가 나이트엔데이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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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필리핀 | 세부
도움말 Daum 지도
  1. BlogIcon 갓무 2015.08.04 17:15 신고

    오! 샵 옮기셨어요? 세부의태양에서요? 하하 이거 몰랐네요 안부 자주 전해주세요! 얼른 대박나시길

  2.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5.08.05 07:51 신고

    세부에도 귀신 나오는 집이 있군요. 저 집에서 나오는 귀신은 어떻게 생겼는지 매우 궁금한데요? ㅋㅋ 하나의 담력테스트 체험거리로 만들어도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요 ㅎㅎ

  3. 즐겁게 2016.07.17 07:00 신고

    와... 마지막줄 대박이네요 화상입은 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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