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11 [인도/뱅갈] 콜카타를 향해서


 


■ 칸첸중가와 셀카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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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 잠을 못이뤘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여행이 다 끝났다는 생각에 허무함인가 어쨌든 잠 못이루고 결국 밤을 샜다.  새벽 5시 밖으로 나가 어제보다 더 장엄해보이는 칸첸중가의 모습을 마주했다 .  마지막이고 해서 사진이라도 좀 남겨보고자 삼각대를 들고 옥상에 올라왔다. 



 옥상이라 이런저런 잡동사니도 많고, 옥상 난간 때문에 사진이 잘 안찍힌다. 이쁘게 찍고 싶어 두리번 두리번 하다가 옥상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높은 단을 만들어 각을 만들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테이블,의자등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데 정말 엄청난 사진들을 찍었다. 너무나 흡족스러웠다.  진짜 여행다니면서 느는건 셀카 밖에 없는 듯.





 여러번 각을 잡고 찍고 나서야 맘에 드는 사진들을 건졌다.


 한참을 그렇게 사진을 찍고 나서야 나는 방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와 테라스에서 바라보니 어느새  칸첸중가는 구름에 뒤덮여있다.  매일 아침 새벽에만 하늘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내니 이 어찌 신기하지 않으랴. 혼자서 사진찍은거 보고 감탄하고 있으니 옆방 러시아 아저씨가 말을 건넨다. 사진을 보여주니 눈이 띠용!!! 하더니 옥상을 알려달라고 한다. 옥상 가는 길을 설명해주려다가 좀 더 맘에 드는 사진을 더 찍어보고자 함께 올라갔다.




▲ 정말 맘에드는 사진을 건졌다





 다시 옥상에 오르니 다행이도 구름이 걷히고 위용을 드러낸다. 둘이서 신나게 사진을 또 찍었다.  그리고 내려와서 난 밖에 나가 다시 한번 게이징 가는 방법을 알아봤다. 지프가 8-9시 쯤 되어서야 다닌다고 해서 한숨 눈을 붙이기로 했다. 










■ 신계에서 인간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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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잠들었다가 8시에 눈을 떴다. 일어나자마자 떠날 준비를 하고 체크아웃을 하는데 숙소 일하는 애가 티벳 문양들이 박혀있는 흰색 천을 목에 둘러주며 행운을 빌어준다.  


 " 떠나는 여행자를 위한 우리의 의식이야 " 
 

 참 별거 아닌데 뭔가 괜히 고맙다.  그리고 나가자마자 숙소 앞에 서 있던 수 많은 지프.  그 중에 이제 막 출발 할려고 하는 지프 하나를 잡아타고 게이징으로 고고 (30루피) ,게이징은 이 곳 서부 시킴의 교통요지. 게다가 오늘은 일요일이라 마침 일요일 장이 열린다고 한다.  조금 달려 이내 게이징 도착했다.  매표소에 가서 실리구리행 알아보니 오후 1시 출발이 남아있다.  생각보다 교통편이 많지는 않은 모양.  200루피 주고 끊고 짐을 맡길 수 있냐고 하니 친절하게 매표소 문을 열어준다. 




 매표소 안에 짐 맡기고 본격 시장 구경을 나섰다.  매표소에서 조금 더 언덕길을 올라가니 넓직한 시장 마당에 우리네 시골 장터처럼 장이 서있다.  정말 우리네 시골 장터에 온 듯한 느낌.   재밌는 것은 시골 장터에서 장사하는 수 많은 이들이 너무너무 다양한 모습이었다는 것.






 시킴 곳곳에 산 속 마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 진짜 나 어릴 때 시골 장터를 보는 것 같아 너무나 정겨웠다. 다양한 물건과 다양한 복장으로 팔고 있다. 재밌는 곳이다. 



 한참 시장 구경을 하다가 아침도 못먹었으니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아나섰다.  식당 하나를 찾아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주인이 티벳탄이 아니라 흔한 인도인이었다. 물론 여기선 드물게 인도인임. 어쨌든 메뉴를 보고 프라이드치킨과 밥을 시켰는데  진짜 뜬금포로 좆만한 치킨커리가 나왔다.  프라이드 치킨 주문했는데 뭐냐고 따지자.  이게 프라이드치킨이란다. 분명 메뉴에 프라이드치킨 사진이 있고 치킨커리 메뉴가 따로 있는데 대놓고 이게 프라이드치킨이라고 우기는데 진짜 진절머리가 났다.


▲ 후라이드 치킨이라고 우긴 바로 그 것



  화나는 와중에 오믈렛은 먹을만 하다. 달걀 요리는 진리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새끼들은 유전자에 거짓말 내성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 정말 눈 하나 깜빡 안하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한다.  근데도 너무 배도 고프고 기운도 없어서 그냥 주는대로 닥치고 먹는데 너무 양이 적다보니 오믈렛 하나를 더 시켜서 먹는데 오믈렛도 진짜 어처구니 없게 나온다.  미친 인도새끼들.  개같은 아침을 먹고는 계속 시장 구경.  여행자에게 시장구경은 늘 즐겁다. 사람 구경, 물건 구경. 이 어찌 재미 없을까,    



  한참 돌아다니다가,  좀 쉴겸  짜이 가게 가서 짜이마시고 스위트를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했다.  가게 주인 할배가 무슬림이라, 가볍게 아랍어로 이야기를 건넸더니 좋아한다. 


 ▲ 너무나 달콤했던 인도 디저트 스위트 


  두유노우 박지성? 
  난을 김치에 싸 먹어보세요


  자기네꺼 하면 좋아하는건 만국공통인듯.


▲ 이발소 앞에 사람들



▲ 우리 시골 장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 산골 할머니와 휴대폰 




 시장을 한참 돌다가, 다 둘러보고는 나는 근처의 곰파로 향했다. 여유넘친다.  별 것 아닌 그냥 동네의 흔한 곰파, 슬쩍 한번 둘러보고 좀 쉬려는데 한 낮의 뜨거운 뙤양볕에 죽을 맛이다. 그늘을 찾아보는데 도무지 쉴 곳이 없다. 그늘 찾아 삼만리!  햇볕이 직사광선으로 내리쬐니 그냥 벤치를 찾아도 앉아 있기 힘들어 근처 공원 주차장으로 가서 자동차 뒷쪽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쉬어도 보고 별짓을 다한다. 잠시 그 곳에 앉아 쉬고 있을 때 한 5-6살 되보이는 꼬마아이가 돌아다니며 떨어진 나뭇가지를 줍고 있다.


 뭔가 가슴이 아프다.


 한국나이로 이제 막 어리광 부리면서 떼쓰고 그럴 나이에 한손에는 이미 한참동안 줏었을 나뭇가지가 수북하고 다른 손으로는 연신 쪼그려 앉아 나뭇가지를 줏어 올린다. 아프다.





 어느새 지프 출발 시간이 30분여 남았다.  매표소랑 향했다. 그리고 근처 서있던 사람에게 지프를 물어보니 왠걸 물어본사람이 내가 타고 갈 지프 드라이버, 바로 앞에 차가 떡하니 주차되어있다. 티켓에 명시된 넘버와도 일치.  매표소에서 짐을 꺼내나와 짐을 올리고 차에 앉아 출발하기만을 기다렸다.  당연하게도 지프는 한줄에 4명씩 꽉꽉 채워놓을터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일단 이 곳에선 3명만 앉은채 출발, 하지만 곧장 사람들을 태울 것이라는걸 잘 안다. 아니나 다를까 지프는 게이징을 출발하고 얼마 안되 다른 작은 정류장에 서서 사람들을 태우는데  기골이 장대한 아줌마가 탔는데 이 아줌마가 대박이다. 



 나는 피곤한터라 곧장 잠들어서 2시간여를 휴게소에 들릴때까지 잤다. 사건은 여기서부터!!!  휴게소에서 내렸다가 모두 볼 일도 보고 쉬고, 난 담배 한대 피고 천천히 지프에 오르는데  기골이 장대한 아줌마가 자리에 먼저 가서 떡하니 넓게 앉아놓고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 정말 농담아니고  차를 탈수 없는 지경인데도 꿈적도 안한다.  미친 탐욕스러운 여인네 얼굴에 욕심과 탐욕이 지근지근 붙어서 존나 못생겼다.  겨우겨우 엉덩이를 비집고 밀어넣어 탔다. 진짜 완전히 쭈그리처럼 쭈그리고 앉아서 힘겹게 가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소나기가 내린다.


 차를 한켠에 세우고 기사가 내려서 지붕 위로 올라가 짐들위에 방수포를 덧씌우는 동안 나도 잠시 내렸다가 다시 타는데, 이번에도 앉을 자리가 안나온다. 옆으로 조금만 가주면 좋은데 내가 밖에서 비를 쫄딱 맞고 있는 와중에도 자리를 안비켜준다.  너무 짜증나서 한마디 지랄하면서 옆으로 자리 옮기라고 하자 진짜 한 1미리 움직이면서 찔끔 움직이는 시늉을 한다. 탐욕의 아이콘 등극


 축축한채로 비좁은 지프를 타고 향하는 길, 도로는 완벽한 트래픽 잼. 비와서 그런가 했더니 앞에서 교통사고 나서 길이 막힌 것.  기차 시간에 설마 늦는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운전기사가 제로의 영역에 들어갔다.


 진짜 요리조리 엄청난 속도를 내며 달리는데 한가로운 농촌풍경을 지나 어느새  대도시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실리구리에 도착했다. 실리구리에선 그냥 길가에 내렸는데 나 뿐아니라 모든 승객이 그 곳에서 내렸다. 짐을 받아 들고 잠시 어떻게 기차역 까지 가나 고민 할 새도 없이 릭샤왈라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어왔다. 역시 도시는 이런 점이 좋다. 나는  오토릭샤 한대를 잡아 흥정을 시작하는데 150루피를 부르는데 100루피에 흥정.  내 생각엔 70루피정도가 적당. 암튼 편안하게 오랜만에 익숙한 NJP 뉴잘패구리 역에 도착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6시.



■ 다가오는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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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다즐링에 가기 위해서 이 곳에 왔던게 엇그제 같은데 이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여기 왔다니 진짜 기분이 이상했다. 이제 이 곳에서 콜카타로 향하면 진짜 인도 일정도 끝. 아쉬움이 가득하다. 아직 기차시간까지는 2시간이 남아서 군것질.




 역 안의 매점같은 곳에서  피자빵 핫도그 같은 걸로 끼니를 때우고 플랫폼으로 향했다.  한쪽에 짐 내려놓고 휴식하면서 기차역 콘센트로 아이폰 충전, 그리고 드디어 7시 30분 경 기차가 도착했다. 


  기차에 올랐다.
  마지막 기차다.


  인도여행  아니 여행하면 언제나 떠오르던 그 인도의 기차.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왜이렇게 가슴이 시릴까.







  내 자리를 찾아 가니 역시나 내 자릴 차지하고 있는 인도인들.  자리 주인이 왔는데도 비켜줄 생각을 안한다. 무거운 배낭메고 복도에 서있는데도 꿈쩍도 안하는 모습에 빡쳐서 나오라고 하니 쏘리쏘리 이지랄 하면서  오히려 나에게 짐은 저기다 놓고 여기 앉아 이런식으로 지시 한다.  조까. 18놈아 나와


 나는 짐을 내가 앉을 자리 밑에 쑤셔 놓고 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출발 하길 기다리며 일기를 쓴다. 


 마지막 기차를 즐길 시간이다. 너무나 아쉽다.  며칠 후엔  공항에 있고 그 다음엔 방콕이구나 아직 여행이 한참 남았는데도 여행이 끝난 기분이 든다. 어떻게 해도 아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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