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18 [태국/방콕] 1번의 불운,1번의 행운



 아침에 일어나 숙소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좋은 숙소에서  하루 호사를 누렸으니, 오늘은 다시 DDM에서 묵기로 하고 DDM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  체크아웃 하기 전에 난 어제 산 바지를 근처 수선하는 아줌마에게 가져가서 수선 좀 시키고, [밑단 살리는데 100밧]  DDM 체크인 하는데, 당연히 맨 꼭대기 도미토리를 쓰려고 하는데 사장님이 먼저 새로 공사 끝난 새로운 방을 주신다고해서  새로 만든 방을 갔는데 도미토리가 390밧. 근데 할인 해주셔서 300밧.  더블룸 에어콘방에서 도미토리로 옮겼는데 별로 안싸진 아이러니한 상황. 참 진짜 이런걸로 부심부려는건 아니지만 옛날에 팬돌아가던 최저가방에서 여행자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즐거웠던 때가 있었는데, 사모님 말로는 요새는 그런 여행자가 거의 없다고, 배낭여행의 느낌과 편안함을 모두 추구하는 여행자들이 늘어났다는 말.






 어쨌든, 체크인하고 나서 밥을 먹으로 밖으로 나왔다. 
 그토록 먹고 싶었던 쫀득이 국수를 먹기 위해 가는 길,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쫀득이 국수집 가서  오랜만에 먹는 쫀득이 국수의 감동.  40밧의 행복



 맛나게 먹고 천천히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Book shop을 발견했다. 
 태국 가이드북이 없기 때문에, 태국 여행을 위해서 영문판 태국 론리 300밧에 득템.  근데 다시 가져오면 150밧이란다. 이 얼마나 좋은제도인가. 정말 태국은 여행자들에게 특화된 나라다. 그리고 나와서 카메라 메모리 정리하려고 PC방 찾아 삼만리 하지만 세월이 변해 이제 더이상 PC방 따윈 없다. 모두가 개인 노트북을 가져오던지 아니면 와이파이가 숙소마다 있다보니 PC방은 완전히 사라졌다.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다.




 어쩌면 아날로그까진 아니더라도.
 느린 인터넷 카페에서 인터넷으로 오랜만에 친구들 이메일 주고 받고, 힘겹게 싸이월드에 들어가 안부 남기고, 다른 여행자와 연락을 주고 받던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너무나도 간편하게 카톡으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다른 여행자들과 곧장 얘기를 나눌 수 있다. 편리해진만큼 그리움과 기다림의 여운은 사라졌다.




■ 미친짱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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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에 와서 편하게 있다보니 여행모드는 어느새 사라지고 관광객 모드가 되었다.  그냥 딱히 갈데도 없고 해서 카오산 돌아다니며 타투 가게 구경하는데 왠걸 한 타투가게에서 옛날에 나 타투해준 사람을 발견했다. 반가웠다.  타투 견적이나 받아볼까 싶어 가격을 견적내는데 타투 가격을 엄청 비싸게 부른다.   다른 곳 두배정도는 부른다.




 내친김에 더 돌아다니면서 물어보는데 한 가게에서 엄청 싼 가격을 부른다. 그래서 그 곳에서 한번 해볼까 싶어서 일단 디자인이나 좀 보자 싶어서 타투이스트 불러서 디자인 좀 해달라고 하고 (만약에 안하면 디자인 수고비만 주는걸로 ) 하는데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근데 내가 너무 만족하는 표정을 지어서 그랬을까? 갑자기 가격을 4천밧 정도 더 부른다.

 어이 없다. 

 진짜 이렇게 처음과 이야기 다른 곳이 너무 싫다. 기회주의처럼 보인다.  한참 고민했으나 4천밧 얹은 가격아니면 지네도 못한다고 해서 나도 포기. 돈이 없는데 뭐 어떻게 하나 ㅋㅋㅋㅋㅋ 근데 이제부터 재밌는 일이 시작된다.


 이 가게의 실제 오너인듯한 짱개 아줌마 두명이 있었다. 중년의 여자와 이 여자의 엄마로 보이는 할머니. 둘이서 나에게 엄청 하라고 푸쉬한다. 

 " 나 진짜 돈 없어, 나 그 돈 쓰면 다른데 여행을 포기해야 됨! "

그들 생각에 배낭여행자에게 겨우 4천밧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포기안하고 계속 흥정 또 흥정. 근데 진짜 나도 하고 싶지만 돈이 없었다. 한참 후에 짱개 사장여자가 그 가격에 해주겠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다시 디자인 하고 시작하려고 다리털까지 다 밀었다.


다리털을 밀고 매끈해진 다리에 그림 본을 뜨고 앉아있는데, 사장 짱개년이 온다. 그러더니 계산기에다가 4000밧 얹은 가격을 찍는다.

나는 벙쪄서 그년을 올려다봤다.

" 뭔소리야, 이 가격아니잖아! "
그러자. 이년이 진짜 농담아니고 완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존나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첨 듣는다는듯한 표정으로 "아니 그런적 없어... " 라고 하는데 진짜 농담아니고 이 년 면상을 안때린게 다행이었다.

씨발년이 처음부터 노렸다. 그도 그럴것이 다리털까지 다 밀고 타투 준비가 끝나고 이제 막 바늘 들어가기 일보직전인데 여기서 그 4천밧 때문에 포기 할 사람이 없으리라 본거지. 그런데 진짜 사람 잘못봤다.

나는 타투이스트를 잠깐 스탑 시켰다.

" 씨발년이 뭐라는거야 지금 장난해? "

이년도 존나 당황한다. 

이젠 타투를 깎아서 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여기선 공짜로 해준다고해도 안할 마음을 먹었다.

일어나서 가게를 나가려는데 존나 놀라서 날 붙잡으며 " 왜그래... " 라고 존나 불쌍한 표정으로 붙잡는다.


" 조까 이 미친년아!!!!!!!!!!!!!!!! "
그리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진짜 너무 빡이쳤다. 다리털 한쪽은 다 밀었지. 타투 본은 다 떴지. 진짜 농담아니고 바늘이 안들어간게 천만다행이었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야마가 돌았다. 진짜 유리창 다 뿌셔버리고 불질러 버리고 싶을 정도로 빡쳤다. 돈에 환장한 미친 짱개년


 어차피 일 크게 만들어서 좋을것도 없고, 그냥 빡이야 치지만 뭐 어쩌겠나. 숙소로 돌아와 열받은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진짜 생각하면 생각 할 수록 어이가 없다. 진짜 계산기에 돈액수 찍고 나를 존나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쳐다보던 그 년의 면상이 자꾸 떠오른다. 진짜 좆같이 생겨서.




 그래도 조금 시간이 지나고 타투를 안하겠다고 마음 먹고 포기하니 역시 마음이 편해졌다. 우울한 기분을 좀 달래고자 DDM 1층에서 혼자 맥주 한잔 하는데 여행자가 없다. 진짜 이제 더이상 카오산의 낭만은 없나보다.

 혼자서 맥주를 앉아서 홀짝 거리면서 사람들 지나 갈 때 마다.

 " 맥주나 한잔 같이 해요~ "
라고 얘기하니 그래도 사람들이 합류를 하기 시작한다.


남자4명, 여자2명 합류.
나까지 7명이서 오랜만에 씨끌벅적하게 술 마시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



좆같은 일이 있었지만 이 것도 저 것도 다 경험. 뭐 어쩌겠나. 나중에 또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냥 한바탕 해프닝이었음을 아는데..

기분 좋은 술자리들 중, 카톡이 한통 왔다.


" 오빠 어디야? "

세상에....
쏘세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모님과 방콕에서 시간을 보내고 한국간줄 알았더니 혼자 태국여행하고 있는데 방콕이라고. 대박.
오랜만에 쏘세지를 만난 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진짜 좋아졌다.

함께 오랜시간을 여행한 여행동지. 뭔가 기분 좋은 밤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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