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19 [태국/방콕] 방콕에서 만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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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파서블 여행기는 태국/인도/파키스탄/라오스 등을 여행한 나이트엔데이의 여행기 시리즈 입니다. 1편부터 보시면 더욱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파서블 여행기 1편 링크 ]



■ 쏘세지와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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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늦게 일어나 간만에 숙취를 느꼈다. 어제 새벽 늦게까지 맥주를 가득마셨더니 죽을 맛. 겨우 맥주 따위에, 그간 술을 못마시긴 진짜 못마셨나보다. 이 상태로 한국 가서 소주 먹음 죽겠다.  정신 못차리고 있다가 해장이나 할까 밖으로 나가 해장엔 역시 기름진 음식.  근처의 영혼없는 흔한 노점에 가서 볶음밥을 먹었다. 태국에서 볶음밥 시켜먹는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먹으니 먹을만하네.  어쨌든 아침부터 또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서 카톡이 온다. 스케쥴과 이것저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생이 태국 오는 것 때문에 여행 스케쥴이 살짝 꼬인다.  시간을 중간에 짤라먹어서 어딜가도 애매한 상황이 발생한다.  밥 먹고 노닥거리고 있다보니 쏘세지가 DDM으로 찾아왔다.


 "오빠~~~~~~~~~ "
 " ㅋㅋㅋㅋㅋㅋㅋ 오! "


 쏘세지는 인도 델리에서 샀던 그 옷들을 입고 있었다. 맨날 추리한 모습만 보다가 방콕에서 완전 쌔끈하게 입은 모습을 보니 사람이 진짜 달라보였다. 역시 여자의 변신은 무죄! 진짜 내가 이런애랑 같이 라다크며 파키스탄등을 여행했다니 싶을 정도로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 이야~ 너 사람됐다 ㅋㅋㅋㅋ "
 " 그래 나 원래 이뻐, ㅋㅋㅋㅋㅋㅋㅋㅋ "

 " 웃기네 "
 " ㅋㅋㅋ 태국 천국이야 천국 "

 " 그치 ㅋㅋㅋ "
 
 아 정말 너무너무 반가웠다. 우리는 반갑게 회포를 풀고 이런저런 그 간 얘기를 잠시 나누다가 어디 구경이나 가기로 했다. 어디에 갈까 하다가 쏘세지가 아시아티크를 한번도 못가봤다고 해서 아시아티크에 가기로 했다. 


 가면서 오랜만에 이야기 나누는데 진짜 기분 좋았다. 쏘세지 만난 이후 만난 사람도 거의 없거니와 무엇보다 진짜 무슨 오래된 친구 만나는 기분. 같이 인도/파키스탄을 헤집고 다니던게 떠오른다. 근데 지금 이렇게 같이 방콕에 있다. 게다가 180도 다른 모습으로, 


 아시아티크는 야시장이라서 오후5시에 문을 여는걸 알 기 때문에 그냥 천천히 구경하며 쉬엄쉬엄 돌아다니다가 가기로 했다. 우리는 먼저 탐마삿 대학으로 향했다. 혼자 걷던길을 쏘세지와 함께 걷고 있으니 진짜 좋았다. 외로움이 덜했다. 여행동지가 생긴 기분. 아니 여행동지가 돌아온 느낌이었다.

 탐마삿 대학 안으로 가서 익숙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구내식당에 갔는데 주말이라 문을 열긴 열었는데 띠엄띠엄 열었다. 학생들도 별로 없다. 그리고 강변쪽으로 나갔다. 탐마삿대는 강변에 붙어있다보니 강변쪽 뷰가 좋았는데 그 곳에 왠일인지 노점식당들이 들어서있다. 



 스쳐지나가다가 잠깐 한 국수집을 지나치는데 완전 맛있어보이는 국수 발견!


 나의 레이더에선 맛집이라고 뿅뿅 울려대고 있다.


 닭다리가 1개 들어있고, 선지가 이빠이 들어있는데 단돈 25루피. 요 근래 보기 드문 착한 가격 


 카오산 왠만한 노점도 30,35밧 인데 게다가 닭다리도 들어있는데 그걸 생각하며 더 싸다.  한 그릇 시켜서 먹는데 진짜 개쩔었다. 시원한 국물까지 일품. 쩔었다. 쏘세지도 감탄 또 감탄. 가격대 성능비 생각했을 때 별 5개 만점이다.

 맛집 인정!


 맛있게 국수를 강변에 앉아 먹고 난뒤 우리는 계속 산책하듯 걸었다. 오랜만에 걷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날이 더워서 탐마삿대 바깥으로 빠져나가 바로 있는 시장 골목을 걷는데 꽤 괜찮아보이는 커피집이 보여서 시원하게 에어콘이나 쐬고 커피한잔 마시고 싶어 들어갔다.

 여대생들 취향으로 아기자기 이쁘게 잘 꾸며놓은 카페,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하나 시켜서 마시는데  정말 얼마만에 맛보는 완벽한 맛인지. 포스퀘어 찍는데 엄청나게 인기있는 집인듯, TIP도 많고 장난아님. 쩔었다.


 카페에서 노닥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이 곳의 시장은 카오산에서 가까우면서도 명물!

 아물릿마켓 Amulet Market 왕궁/왓포로 이어지는 길 내내 다 시장이고 먹을것도 많고 살것도 많은 로컬시장이 펼쳐진다. 





 [ Thanon Maha Rat ] 


 우리는 그냥 무작정 걸으며 이 곳을 구경하며 노점에서 맛난것도 사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나는 왓포근처에 Tha Tien에서 배타고 Saton역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가는데, 이 곳의 시장구경이 즐겁다. 쏘세지도 여긴 첨 와본다고,  걷다보니 드디어 선착장 Tha Tien. 우리는 타티엔에서 배를 타고 Saton으로 향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사톤으로 향하는 길, 방콕의 전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기분 좋다. 

 
 사톤 역에 어느새 도착,  곧장 바로 옆 선착장에서 아시아티크 셔틀보트를 타기 위해 기다렸다.

 " 오빠랑 다니니까 역시 편해 ㅋㅋㅋㅋ "
 " 그지? "

 " 진짜 맨날 오빠가 다 해줘서 편했는데 혼자 다니니까 생각 많이 나더라고 "
 " ㅎㅎㅎㅎㅎ 그래 나도 나랑 여행하고 싶다 "

 " 방콕은 뭐 완전히 오빠 집 처럼 돌아다니네 ㅋㅋㅋㅋ "

 " 그럼..태국사람 같지~ "










■ 가자 아시아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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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틀보트를 기다리는데  중국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정말 중국판이 되기 일보 직전. 셔틀보트를 타고 우리는 아시아티크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도 많다.  6-7시에 오는게 좋을듯. 

 그래도 문 열고 있는 상점들을 중심으로 구경하는데 여기서 또 몇가지 대박아이템을 발견했는데 가죽 (이번엔 진짜) 제품에 이름을 새기는데 대박. 아이폰5 가죽 케이스도 쩔었다.  진짜 소가죽이라고 가격이 장난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가지고 싶었다.  고민고민. 거의 20분여 고민 끝에 아이폰5 가죽 케이스 단점 발견. 이어폰을 꽂으면 답이 안나온다. 기뻤다. 뭔가 합리적 판단을 내린 기분. 쏘세지는 여기서 아버지 선물로 여권케이스 하나 만들었는데 이쁘다.





 우리는 신나게 시장 구경하다 배고파서 밥을 먹기로 했다. 바깥 쪽으로 노점 천막이 있는데 싼데서 먹어볼까도 싶었는데 뭔가 요새 방콕와서 관광객 모드가 된 것도 있고, 아시아티크 오면서부터 한번 쯤 멋지게 늘어선 고급레스토랑에 가보고 싶기도 했다. 뭔가 참 옛날 배낭여행자 마인드로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들이 나이를 먹고 조금씩 생각이 바뀌며 그렇게 나도 또 변한것 같다. 콜카타에서 마지막 그 화려한 만찬. 역시 비싼것들은 비싼 값을 한다는 진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만난 쏘세지가 너무 반갑고 혼자가 아니라 둘이 있으니 이럴 때 한번 좋은데서 먹고자 해서 우리는 아시아티크의 여러 고급 레스토랑 중, 하나를 골랐다.



 Cafri란 식당에 들어갔다.  화려한 인테리어와 임청난 가격의 압박. 
 자리를 안내 받고 메뉴를 보는데 가격 ㅎㄷㄷㄷ


 하지만 기분 좋게 우리는 '이태리식 소세지와 샐러드' , '호주산 스테이크' , '파스타' 3가지 메뉴와 함께 맥주, 망고쥬스까지 주문 했다. 모두 다 시키니 약 1700밧. 한국돈으로 7만 얼마 하는 돈, 여행자에겐 큰 돈이지만 한국에서 이런 곳에서 밥먹으면 몇배로 나올 것을 생각하면 ㅋ


 음식이 나오고,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맛난 밥을 먹는데 쏘세지도 신났다. 

 둘이서 인도/파키에서 진짜 구린 숙소며 맨날 싸구려 밥 먹으면서 칙칙하게 있었는데 여기 와서 완전히 다른 옷을 입고, 다른 패턴으로 함께 있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나와 우리는 계속 아시아티크의 밤을 즐겼다.  간단하게 티셔츠나 몇가지를 구입하고 우리는 돌아갈려고 셔틀보트 타는 곳으로 갔는데 이미 중국인개떼들이 몰려있어서 도무지 엄두가 안났다. 정말 엄청난 대기줄.


 저기 줄 서있을 바엔 차라리  조금 더 구경하다 가자 싶어서  아시아티크 구경을 더 하고 10시 가까이 되어 셔틀 보트를 타고 사톤에 가니 배가 끊겼다.  알고보니 9시 30분 종료.







 어떻게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BTS타고 갈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둘이 합쳐 60밧. 시암에서 택시타고 가면 그만큼 나오는데 굳이, BTS+택시 타고 갈 필요가 있나.  거리상 위치상으로 그냥 택시 타는게 낫겠다 싶었다. 택시 타려고 도로 쪽으로 나갔는데  도로가 통제중이다. 뭔가 경찰들과 분위기가 장난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하니 왕가 사람이 지나간다고 한다.  진짜 대장관이었다. 신호등 완전 통제, 길거리 완전 통제, 그리고 곧 왕가 사람이 탄 차량인듯 멋드러진 차 몇대와 경찰차가 함께 통제된 도로를 쓩 하고 지나간다. 


 지나가자마자 통제가 풀린다.  택시를 한대 잡아타고 우린 함께 카오산으로 왔다. 택시비 70밧. 합리적 판단이었다. 

 우린 카오산에 도착해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느라 돌아다니며 놀았다.

 밤에도 열기가 가득한 카오산의 밤거리. 이 자유로운 공기가 좋다.  



■ 행복한 방콕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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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쏘세지랑 이렇게 그것도 태국에서 돌아다니고 있으니 참 신기하단 생각도 들고 있었다. 밤 12시가 되었을까 우린 술 한잔 하자고 해서 세븐일레븐 가서 맥주 좀 살까 했는데 12시가 딱 넘어서 술을 안팜 그냥 술집가서 마시자 싶어서 향하는데 왠걸!!!!!!!!!!!!!!!!!!!!!!!!!


 꾸러기 특공대의 승호형을 만났다. 대박
 ㅋㅋㅋㅋㅋㅋ

 방콕은 정말 인연들을 만나는 곳인가.

 진방이,쏘세지에 이어 이젠 몇년간 얼굴도 못봤던 승호형을 또 우연히 만났다.

 100만년 만에 만난 승호형, 너무 반가웠다. 승호형은 마침 노점에 앉아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어서 우린 그 자리에 합류!

 술자리엔  Paul G.H를 새로 인수한 경재 사장님이랑 GH 손님 두분. 너무 오랜만에 봐서 진짜 반갑게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가  우린 자리 옮겨서 24시간 술집에서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셨다. 승호형은 역시 여전히 그대로다.  옛날 여행을 떠올리며 얘기를 하는데 뭔가 파릇파릇한 우리는 지나가고 우리도 꼰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또 그나이에 맞게 살아야겠지.


 즐거운 밤이다.
 참 사람의 인연이란게 신기하다.

 어떻게 이렇게 이국에서 만남을 약속하지도 않은 채 사람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까. 
 이게 나의 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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