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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엔데이 여행기
인파서블 여행기

#150 [라오스/방비엥] 낮술의 맛을 모르는자, 말걸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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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파서블 여행기 첫편부터 보기
 

 아침에 눈뜨니 7시다.  새벽에 잠들었는데 일찍도 깬다.  밖으로 나와서 뷰가 좋은 식당으로 가서 바닥에 대충 걸터앉아 담배 한대 피며 정신을 차리는데 멋진 풍경과 시원한 바람에 잠이 깬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블루게스트하우스 식당 안은 이미 한국사람들로 바글바글. 혼자서 담배 피면서 풍경 구경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와서 말을 건다.  루앙프라방에서부터 날 봤다며 반가워하면서 말을 걸길래 나도 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으로 돌아와 짐 좀 풀고 이것저것 볼일보고 물건들을 챙기고 나와서 식당 구석자리로 갔다.


 음악을 틀어놓고 일기를 쓰는데, 이 기가 막힌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 들으며 일기 쓰니 완전 기분 좋다. 일기 몇줄 쓰고 고개를 들어 풍경을 바라보고, 스치는 바람을 모두 느끼고 싶었다. 날씨는 꽤 쌀쌀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쌀쌀한 가을날씨. 바람이 불어올때면 춥기까지 했다. 어느덧 가을이 되버렸다. 여름에 시작한 여행은 가을이 한참이다. 라오스에도 그새 가을이 찾아온것 같다. 

▲ 이 풍경을 보고 낮술을 떠올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풍경을 보고 있으니 루앙프라방에 다녀온 그 몇일 사이 방비엥의 풍경이 변해버렸다.  건기에 접어든건지 강물은 바닥을 거의 드러내고 있고, 산의 녹음은 조금 옅어졌다. 녹음이 짙을 때 더 멋있었던것 같다.  풍경을 한참 말 없이 보다가 다시 또 일기를 적는데 여행하면서 일기를 밀린적이 거의 없었는데 라오스에 와서 유유자적하다보니 일기가 밀린다.  4일치를 한꺼번에 쓰니 기억도 가물가물 하고 대충 쓰게 된다.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서주 누나가 일어나서 나왔다. 아직은 이른 아침. 풍경이 너무 좋으니 서주누나도 풍경이 좋다고 난리다. 눈 떴을 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것도 여행이 주는 행복.




 " 누나~ 이런데서 낮술 먹으면 어떨꺼 같아요? "
 " 키야~~~~~ 죽이지 "
 " 누나 낮술콜? "
 " 콜콜콜콜~ "

 낮술의 묘미를 아는 사람.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다. 이 맛을 모르는 사람들이랑 안놀꺼임



 우리는 나가서 샌드위치를 사고, 술을 사가지고 다시 블루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 바게트 샌드위치

 오늘도 시작은 보드카.




 낮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한잔 딱 따라서 짠 하고 마시는데 " 캬~~~~~~~~~ " 
 서주누나가 분위기에 흠뻑 취해서 진짜 행복해 한다. 정말 술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마시고 있으니 식당에서 또 한명의 한국여자분이 밍기적거리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한 눈에 봐도 우리 과다. 


 " 낮술 같이 한잔 하실래요? "
 " 저요? "
 " 네~ "
 " 좋죠~ "


 한번에 흔쾌히 오케이하는 이 여자는 리사. 나보다 3살 어린 동생이다. 리사까지 껴서 본격적으로 낮술을 마시는데 이건 뭐 여유롭다 못해 여유가 터져나간다. 정말 행복한 기운이 마구 뿜어져 나간다. 우리의 유쾌하고 신나는 기분이 블루게스트하우스 이곳 저곳에 전해진다. 그 큰 식당안 테이블 여기저기에서 앉아 있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너무 웃긴 상황. 낮술이 전염되어서 각 자의 테이블에서 낮술들이 신나게 시작되고, 그리고 같은 테이블이 아닌데도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행복은 전염된다.


 
 한참 신나게 마시다보니 어느 새 보드카 한병이 거의 다 끝나간다. 그리고 그 쯤해서 어젯밤 우리가 보드카 줘서 함께 보드카를 마셨던 여수 출신의 청년이 일어났다. 어제 술 얻어 마실 때 흔쾌히 "내일 소주 살게요 " 했던 그 청년.  술 먹느라 잠시 몰랐는데 어느 새 내 등 뒤에 테이블에 앉아서 라면을 혼자 먹고있다.



 인사라도 할 줄 알았더니 왠지 느낌이 눈마주치면 어제 소주사기로 했잖아요라고 말할껄 두려워 하는듯 인사도 안건네고 눈도 안마주치고 라면을 먹고 있다. 뭐 딱히 기대한 바는 없다. 여행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첫인상에 대부분 어느정도 결판이 지어진다. 그리고 의외로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쿨하고 시원시원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또한 잘 안다. 어쨌든 술이 거의 끝나서 어쩌나 하고 있는데 리사가 먼저 흔쾌히 " 얻어마셨으니 이번엔 제가 사야겠지요! " 라며 밖으로 서주 누나와 함께 나갔다.




▲ 늘어나는 병의 수만큼 늘어나는 행복

 나가서 술을 사오는데 짐빔 한병을 사왔다. 짐빔에 술을 한잔 하는데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다들 취기도 오르고, 너무 기분 좋아서 다들 뭔 얘기를 해도 빵빵터지면서 웃음보가 터지고 있는 상황. 우리의 유쾌함에 다른테이블에서 삼겹살 먹던 분들이 안주하라고 삼겹살을 구워서 한접시 크게 건네준다. 우리도 흔쾌히 한잔 받으시라고 주고, 이 모습에 또 다른테이블에서도 안주를 덜어서 건네준다. 너무 웃겼다.  어느새 우린 큰 짐빔 한병을 모두 비웠다.  술꾼들이다.
 


 이렇게 술을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나쁠리가 없다. 진짜 완전히 미쳐가지고 우린 이제 사러나가기도 귀찮다며 블루게스트하우스 식당의 막걸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안주로 제육볶음도 시켰다. 보드카,짐빔을 먹은 후 마시는 막걸리는 세상 이보다 꿀맛이 없다. 게다가 맛있는 제육볶음, 풍경은 멋지고, 여유터진다. 


 신선도 내가 부러울꺼다. 그리고 다들 어느새 완전히 취기가 올라 길고 긴 낮술이 끝이났다. 다들 취해서 방으로 향해서 자러 가고, 나는 아직 안취해서 혼자 말뚱말뚱. 나는 다시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앉아서 음악들으며 책을 봤다. 진짜 술 잘마시는건 이럴 때 슬프다. 혼자 안취해~


 하지만 즐거운 낮술 뒤에 즐기는 나만의 시간.

 그리고 밤이 되었다.




▲ 무카타는 찍어먹는 소스 제조가 8할이다!  나만의 비법




 리사가 잠에서 깨서 밖으로 나오고, 그리고 드디어 서주누나도 밖으로 나왔다. 이제 배가 다 꺼졌는지.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우리는 샌드위치 하나를 사서 셋이서 나눠먹고, 샌드위치로 적당히 배부른 상태에서 저녁 술을 마시기 위해 무카타로 향했다. 둘 다 이런걸 잘 몰라서, 내가 또 무카타를 소개시켜주기 위해 데려가서 무카타에 소주 한잔 하는데 다들 엄청 맛있다고 좋아한다. 그러게, 나도 나랑 여행하고 싶다.





▲ 정작 태국에 있을 때도 이렇게 자주 안먹었는데

생각해보면 태국엔 워낙 먹을게 많으니..... ㅋ




 나 역시도 뜬금포로 라오스에 와서 무카타를 계속 먹으며 전에 없이 애정하고 있다. 전에는 고기가 맛나서 먹었는데 이젠 야채가 맛있다. 소스 맛있게 제조해서 소스에 찍어먹는맛이 일품. 즐거운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술 한잔 하고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배려심 넘치는 서주누나, 엉뚱한 매력의 리사.  재밌는 여자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방비엥의 시간들.  낮술을 사랑하는 술꾼들의 밤이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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