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맑은 날이 지속되어,

한바탕 비나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이루어졌는지



새벽에 눈을 떠

담배 한대 피기 위해 집 현관문을 열고 나갔을 때



하늘이 꾸물꾸물 거린다.

담배 피며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오늘은 비가 내릴 것 같다.




옆집 사는 싱가폴 할아버지가 언제나 처럼

개를 끌고 산책을 시작하려 한다.



< 굿 모닝 >

< 굿 모닝 무 >


< 비가 올 꺼 같은데.. > 라고 말해주자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보더니 이내


< 그러게 곧 비가 내리겠어 >라고 얘기하며 산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뚝뚝뚝 떨어지더니 이내 엄청나게 쏟아져 내리는 폭우가 되어버린다.



지금도 쏟아져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이 글을 적고 있다. 하지만 창문틈으로 저 먼 하늘은 청명하게 맑다. 곧 이 비도 그치겠지. 



그냥 평범한 소나기의 일상에서 

뭔가 글을 끄적이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  이 글을 잡담에 적어야 하나, 여행 중에 적어야 하나. 사소한 고민부터 글을 올릴까 말까 하는 쓰잘데기없는 고민까지. 



하지만 왠지 오늘은 그냥 아무말이라도 끄적이며 하루를 시작하고픈 날이고, 나는 늘 여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오랜만에 이 블로그에 여행기 아닌 내 마음 속을 담아내고 싶었다. 



_ 폭우의 시작도 첫 한방울이었다. 비가 내리리라 생각했고 내렸다.
_ 옆집 할배가 비를 맞은건 올 것임을 알았지만 그게 바로 지금 이순간인지 몰랐다는것이다. 나라고 알았겠나.
_ 비를 맞는다는게 뭐 대순가, 들어가서 씻고 옷 갈아입으면 그만이지 오히려 오늘 하루 할 이야깃거리가 생긴거지




세부에 살면서 아마 2016년 6-7월이 가장 힘든 날이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너무나 평온 할 정도로 즐거웠던 나날들이었다. 누구의 탓으로 하고 싶지도 않고, 굳이 말하자면 내 탓,니 탓,모두의 탓. 다만 늘 이런시기가 그러하듯 친구와 적이 보이고, 사람들의 밑바닥이 보이고, 좋은 이들이 나타나고 그런데 한낱 그런 걸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그냥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자기일 외의 것에 무심할 뿐인 것이고,

좋은 사람들 역시 때론 악마의 포장일 수도, 때론 진짜 좋은 이들일 수도 있고,



나이를 먹어감에 모든게 무덤덤해지기만 한다. 



오늘의 소나기가 아무것도 아니 듯,

지금 이 순간들은 지나가면 한 때의 해프닝일 뿐.


_여기까지 적으니 어느덧 시간이 6:07을 가리킨다. 15분썼네. 잠시 뭔가의 망설임으로 오랜만에 이런 글을 남기니 몇마디 더 적을까 말까 하는 또 사소한 고민으로 글을 부여잡고 있다. 한번 적어보자.



1. 6월부터 사건이 터지기 시작해서 정말 연달아 끊임없이 사건이 시작되었다. 무슨 연쇄작용처럼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하니 덜컥 겁이 날 정도. 어쩌면 아무일도 아니라는듯 태연한척 넘겨보지만 가슴이 타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2. 그런 안좋은 순간들 속에서 재밌는 것들을 목도했다. 사람들의 태도 변화, 사람들의 밑바닥들. 사람의 진심은 어려울 때 나오고 또 좋은 경험이었다. 위기의 인간에게 작은 손을 한번 내밀어주는 것만으로 손쉽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도 있다. 


3. 내가 있어야 남도 있다는 진리



4. 이런 중에 또 몇가지 큰 결심을 했다. 이게 만약 사업이라고 가정한다면 위기가 투자의 기회라고,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이렇게 말해서 그렇지 속 이야기를 보면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니고 대단히 공격적인 투자도 아니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꽤 큰 결심이었다.



5. 또 다시 흔들리고 또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6. 더 적고 싶은 말이 많지만 말을 아끼자. 말을 많이 해봐야 좋을게 없다. 진리.




이토록 오랜만에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내려간 글을 써보니 뭔가 낡은 일기장에 속마음을 끄적인것 마냥 조금은 마음이 풀린다. 많은 것들을 내뱉고 멋대로 살아온 인생,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고 그저 내가 밟아 온 길들이 허망하지 않도록 세상의 수 많은 길 중 몇몇이 따라와볼만한 길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길은 연결되어있기 마련이고 거의 코 앞까지 연결되어있는지 모른다.



자꾸만 이 길이 아닌가보다 포기하고 돌아가는 순간 이건 길도 아니고, 지금까지 했던 것들은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린다.  한번 끝까지 가보자. 그게 슈퍼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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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갓무 2016.07.20 18:10 신고

    일찍 일어나신거 보니 심란하셨나보네요. 결국 어찌어찌 헤쳐나가게 되더라고요 귀인이 나타나면 좋지만 있는 사람마저 배신하는 판에는 자신만 믿고 밀어부치는게 좋아요. 인간의 밑바닥도 경험할 수 있고요ㅠㅠ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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