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나이가 되면 고민 따윈 없을 줄 알았는데, 라는 말 참 많이 듣고 살아왔는데 그 때 마다 고민 없는 삶이 어딨겠냐고 했는데 끊임없는 선택에 대한 고민이 올 때 마다 새삼 고민은 끝이 없단 생각이 든다.


2. 애플빠돌인데 갑작스레 맥북이 죽고 나서 급한대로 윈도우 랩탑을 샀다. 당시 맥북프로가 곧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길래 (맥제품들은 주기가 있다. 매년 아이폰이 9월이면 발표되는것 처럼) 버텼는데 왠걸 맥북프로가 아직도 안나오고 있다. 아마 완전히 갈아엎어져서 나올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윈도우용 랩탑을 쓰면서 맥과 애플제품에 대한 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이폰 7만 나오길 바라고 있었는데 한번 안드로이드로 가볼까 생각이 들 정도, 스티브잡스가 죽고나서 정말 철학 따윈 없는 제품이 되버린것 같아서 그런가. 


3. 트위터나 팟캐스트 등 리스트를 보면 내 정치성향은 좌파일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부터 (정확하게 세월호 사건 이후) 좌파가 꼴보기 싫다. 여전히 이이제이, 그앓실 등을 재밌게 들으면서도 좌파들은 듣기 좋은 소리를 들어놓으며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들려주며 거기서 이익을 챙기는 간신배 같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트위터를 보면 더욱 그렇고, 트위터를 보고 있음 이 새끼들 정신병잔가 싶을 정도. 특히나 자기 자신의 끊임없는 브랜드화. 생각해보면 나도 지금 이딴 소리를 블로그에 쓰잘데기 없이 지껄이고 있고, 온갖 내 자신을 비롯해 내 사업을 브랜드화하고 있으니... 역시 좌빨의 피가 흐르고 있나 싶다. 


4. 아는 여자애 중 정말 지독하게 (인간적으로나,정치적으로나 뭘로나) 싫은 인간이 하나 있다.  내가 아는 누구보다 좌빨에 페미니스트임을 내세우며 있는 그 여자애는 심지어 이름을 소개 할 때 조차 성을 떼고 이야기 한다. 성씨가 무슨 가부장적인 뭐 어쩌고 저쩌고, 그러더니 유럽에 가서 유학하면서 다시 페북에 성을 쓰기 시작한다. 갖잖다. 저런 여자애 치고 웨스턴에 강한 여자애를 본 적이 없다. 특이한척 하려는 인간일 수록 누구보다 평범함을 가지고 있다는 진리.


5.  세부에 와서 참으로 많은 걸 배운다. 뭐랄까, 정말 인생에 있어 많은 이들이 상투적으로 했던 교훈이며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들을 온 몸으로 깨닫고 있다. 세상 살이에 있어서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것은 진리인것 같다. 그러니까 힘을 기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겠지. 어른들말 틀린게 하나도 없다.


6. 무개념 인간들이 넘쳐난다. 세부에는.  나에게 와서 무개념한 인간들 욕을 하며 세부 욕을 실컷하던 녀석이 정말 말도 안되는 무개념짓을 했다.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 세부에서 한국 사람들 조심해라, 제 정신이면 세부에 살겠니? "  어른들말 틀린게 하나도 없다.


7. 그간 여러 나라에서 살면서 그 어느 곳보다 재미가 없는 곳이 바로 이 곳 세부다. 기본적으로 필리핀 또 세부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정말 딱 하나 단점을 꼽자면 정말 맛있는 음식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것처럼 여러가지 하나하나 이 나라가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다보니 살고 싶은 생각도 싹 가셨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다. 살고 싶은 나라에 살아야 하나. 진짜 답없는 나라다.


8. 가이드 들이랑 술 마시다가 " 세부 진짜 별로에요 " 라고 말하자 가이드들이 발끈하면서 필리핀의 매력,세부의 매력에 대해 어필 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강사님은 왜 세부가 그렇게 싫으세요? " 라는 말에 " 음식이 없잖아요 " 라고 하자. 필리핀 음식이 얼마나 다양하냐는 식으로 얘기하며 결국 언제나같은 대답 " 강사님이 필리핀에서 대해서 잘 몰라서 그래요 " 라는 대답을 한다. 그래서 내가 얘기했지. 

가이드님들 태국 제가 데려가면 30일동안 삼시세끼 다 다른걸 먹일 수도 있고, 제가 6개월 동안 살면서 한국음식 입에 안대고 살수도 있어요, 근데 가이드님들 그런데 왜 맨날 한국음식만 드세요? 여기 길거리 나가서 (내가 태국에서 하는것처럼) 필리핀 사람들 먹는것만 먹고 살라면 살겠어요? 그러면서 그딴 소리 하지마세요. 라고 하자 좌중침묵이 되었다.



9. 세부의 여행 상품은 온통 재미없는것, 쓰레기 같은것, 한번도 해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 뿐이다. 할게 없으니 어거지로 만들어낸 여행 상품, 돈벌려고 만든 상품 뿐이다. (내가 이걸로 돈을 벌어도 어쨌든 이 블로그에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그런 여행상품을 안할 사람들이 많으니..) 내가 세부에서 가장 돈이 되는 오슬롭 고래상어투어를 다이버로서 자존심으로 판매를 하지 않다거나 직접 해본 것중 너무 재미없는 건 양심적으로 못팔겠다고 선언하듯 하자. 아는 가이드가 그런 얘기를 한다.

강사님, 마굿간이 있어요. 그냥 평범한 마굿간이에요. 
근데 여기서 예수가 태어나는 순간 아무도 가지 않을 마굿간이 성지가 되고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는거에요. 어떤 여행 상품이든 스토리를 부여하고 판매하려고 맘만 먹으면 못 팔아 먹을게 없어요. 라고 얘기를 하는데 수긍이 갔다.


도덕적,윤리적 그리고 재미 차원으로도 별로라고 생각되는 오슬롭투어를 아무리 가지 말라고 해도 사람들은 가고, 진짜 진심을 다해 재밌고, 알려주고 싶고, 알았으면 하는 스쿠버다이빙은 할 생각없는 이들에겐 그냥 돈벌어먹을려고 파는 상품이 되는거다.  

그 가이드가 했던말.
< 강사님 맘대로 판단하지마세요,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마는거에요 >

여전히 다이버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오슬롭고래상어는 판매하지 않지만, 별로 생각하는 맛사지 샵, 투어 등은 판매를 시작했다. 그 가이드가 옳은 말이다. 아무리 다이빙 재밌고 좋은거라고 얘기해도 안할 놈들은 안하는데 어차피 말도 안듣는 인간들을 위해 내가 희생할 필요가 없는거다. 그런면에서 가이드들이나 여행사들은 똑똑한거다. 그런놈들이 돈 버는거다.




관련링크 :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

http://blog.divershigh.com/119



10. 세부에 살기 싫다보니 자꾸 다른 나라로 또 가고 싶고, 여행이나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세부는 나에게 회사 같은 거다. 돈은 되는데 하기 싫은 것.  근데 돈이고 나발이고 그냥 재밌는 곳에서 살면서 재밌게 살고 싶다. 그나마 천만다행은 하는 일이 좋아하는 다이빙이라서 다행. 근데 세부 생활 자체가 너무 재미가 없다. 재미를 만들고 싶은데 이 놈의 나라는 진짜 제대로 된 음식도 없고, 재미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여기서도 재미를 찾아야겠지. 그래야 슈퍼쿨이지. 세부를 극복하면 세상 어디에서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 


11. 꼰대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꼰대가 되어버렸다. 여행을 떠나 초심을 되찾아야되나 싶다. 여행가고싶어서 온갖 핑계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꼰대의 정의가 뭔지도 모르겠는데 꼰대 같다는 소릴 들었고 꼰대 같다고 이야기 한 사람 역시 나에게 뭘 보고 꼰대라고 한거냐고 묻자 모르겠다고 한다. 그냥 꼰대같다는 느낌을 받았단다. 꼰대 같은게 뭔지 모르는데 꼰대 같다는 소릴 하고 꼰대 같다는 소릴 들었는데 나역시 꼰대가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기분이 안좋고 그렇다. 


12. 요새 블로그에 올리지 않은 여행기를 빨리 다 급 마무리 하려고 열심히 올리고 있는데, 뭔가 큰 알맹이가 쏙 빠진 느낌이다. 어찌 건너건너 아는 유명한 여행자의 블로그를 들어가봤다. (실제로 만나본) 엄청나게 포장되어있다. 나쁘게 말하면 특이한척 / 독특한 척 / 독보적인 척 온갖 척이 다 들어있고 알맹이가 쏙 빠져있다. 함께 지내봐서 아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함께 지냈던 부분에 대해서도 주요 사건은 다 빠져있고 포장이 되어있다. 한편으론 내 블로그를 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보다 더 많은 이들이 찾는것 같고, 댓글이 달려있고 호응이 좋은 걸 보면 그 블로그에서 그 여행자에게서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건 어쩌면 포장능력인지도 모르겠다. 세상 역시 포장하기 나름이다. 

13. 여행기에 대해서 한마디 더 적자면, 옛날에 그냥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말 지껄이면서 여행기 적을 때가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것땜에 인간관계가 틀어지고 나발이고 그냥 그게 즐거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냥 그 사람의 어떤 말 한마디,행동하나에 대해서 안좋게 이야기 했는데 (근데 진짜 그 사람을 좋아한다) 그 사람은 내가 자기를 정말 싫어한다고 그러니까 남들 다 보는 블로그에 그걸 적었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그런것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블로그에 적고 싶은 걸 다 빼고 적었던 것 같다. 그렇게 다들 세상 눈치보며 살아가는 쫄보가 되어가나 보다


14. 역대 최고의 OST 는 맥컬리컬킨이 나왔던 MY GIRL 인 것 같다. 60년대 명곡들의 대향연이다. 어릴 때 영화를 보고 카세트테이프를 구입했었는데, 닳는게 아까워서 복사해서 듣고 테잎이 늘어지면 또 복사해서 듣고 했는데 얼마나 많이 들었냐면 원본 테이프가 늘어졌다. 더 재밌는건 지금도 MY GIRL OST를 들어도 전혀 지루하거나 지겹지 않다는 거다.  안들어보신 분들 있으면 꼭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최고다. 

15. 남의 여행기, 남의 여행을 잘 보지 않는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괜히 여행가고 싶어지는게 싫다는 것. 꽃보다 할배 시리즈로 시작되어 꽃보다 청춘으로 이어지는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를 아예 안보고 있다가, 별 생각 없이 꽃보다 시리즈 아프리카편을 보게 되었다. 

어라 생각보다 재밌네? 이후, 꽃보다 아이슬랜드, 꽃보다 남미편,라오스편, 그리고 최근에 꽃보다 할배시리즈까지 완전 역순으로 보고 있다. 옛날에 꽃보다 시리즈가 나오기 한참 전에 내가 PD라면 배낭여행가지고 프로그램 만들텐데 차라리 출연자한테 여행경비 주고 그걸로 공항에서 숙소까지 찾아가고 구경다니고 하는 그 과정을 그리면 더 재밌을텐데라고 블로그에 적은적이 있는데, 꽃보다 시리즈를 보면서 나같으면 저렇게 안만들텐데 싶은데,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연락을 하시길 나영석 P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6. 8월이 성수기이긴 성수기인가보다. 8월 1일부터 15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손님들의 폭풍 예약이 기다리고 있다. 오죽하면 7월 내내 예약이나 문의를 거절해야 될 정도. 예약이 풀이라,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거절하면서 피눈물을 흘렸다. 1년 내내 이러면 떼돈 정도가 아니라 1년 내에 세부에 빌딩을 올리겠다. 

17. 이 글을 쓰는 동안 2016-08-01 12:39분을 지나가고 있다. 월요일이네. 정말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아..... 보름간 정말 쎄빠지겠다. 

18. 여행을 떠나고 싶어 미치겠는걸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다. 늘 사표를 지니고 사는 직장인의 마음이 이런것인가. 세부는 정말 나에게 회사 같은 존재같다. 하기 싫지만 돈 때문에 참는 곳. 돈 못벌어도 재밌는곳 가서 살고 싶다. 

19. 세부에 와서 스쿠버다이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확신한다. 


20. 진지하게 여러가지에 대해 고민하는 8월이 될 것 같다. 곧 뭔가 결정 될 것 같으니까.



뭔가 가슴에 꽉 들어차 답답한 마음이 이렇게 한참을 씨부리고 났더니 조금은 개운해진다. 여기라도 풀어야지 어디다 풀겠나. 좋은 밤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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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01 19:27

    비밀댓글입니다

  2. 갓무 2016.08.02 07:37 신고

    세상사 일이 되는 순간 재미없어 버리죠. 무슨 고민이 있으신가 했더니 사람사는게 다 비슷하나봅니다
    일단 한국사람들 조심하라는 말처럼 진리가 없는데요...개인적으론 마굿간 얘기한 그 사람 마인드에 감탄하고 갑니다ㄷㄷ
    화이팅!!

  3. 2016.08.15 19:44 신고

    삼일동안 10여년전 여행기부터 여기까지 정독했네요 ㅎㅎ
    결국 친구꼬셔서 10월에 태국으로 여행가기로했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자주올께요 ㅎㅎ

  4. 야나무 2016.08.25 22:04 신고

    이제 결혼도 하고 일에 치이다 보니 글도 겨우겨우 읽네요. 항상 재밌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언젠가 한번은 꼭 술 한잔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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