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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뿌르-자이살메르 편

[ 한가로운 조드뿌르의 아침 ]

늦게 아침에 일어났다. 누워서 머리 맡에 풀러 놓은 시계를 봤다. 9시가 넘은 시간. 늦었다. 왜 자꾸 늦게 일어날까 생각해보다가 손목시계 알람을 봤다. 월드타임 기능이 있어서 인도시간이 표시는 되는데 알람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맞춰야 된다. 그래서 병신처럼 한국시간으로 맞춰놔서 다시 제대로 바꿔놨다. (한국시간 보다 느리니, 한국시간으로 아침에 맞춰놓으면 새벽에 울린다) 어쩐지 씨발 새벽마다 자꾸 깬 이유가 있었다. 같이 숙소 쉐어한 여자애는 이미 일어나 있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어제밤은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조드뿌르 거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쌀쌀한 기운에 담배한대를 입에 물고 붙이며 천천히 거리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오늘 하루 또 어떤 구경거리가 기다리고 있을려나, 기대가 되었다. 그런 모습을 숙소에서 일하는 '자가디스'가 보고는 나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 Good Morning " 



 어제 이런 저런 얘기하며 친해진 숙소 따깔이 "자가디스"가 엄청 살갑게 군다. 10원짜리를 기념 선물로 줬더니, 아침부터 말도 안했는데 뜨거운물 양동이로 가져다주며 챙겨준다.  마침 같이 쉐어한 여자분은 찬물로 대충 씻고 있었는데 자가디스가 나만 뜨거운물을 양동이로 가져다 주어서 조금 미안해졌다. 그래서 서둘러서 여자분에게 뜨거운물 필요하냐고 욕실안을 향해 물었더니 다 씼었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결국 나만 뜨거운 물로 씼었다. 게다가 다 씻고 나오니 짜이(Tea)도 두 잔 가져다 주는데 이게 나의 첫 인도에서의 짜이이자, 첫 프리짜이의 시작이었다. 처음 맛보는 짜이 맛이 기가맥혔다.

 일단 짜이를 한잔하고는 짐 챙기고 슬슬, 같이 하룻밤을 쉐어한 여자분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둘다 기차표를 예매해야 했기에 돌아다니는데 여자분이 가지고 있는 론리플래닛, 내 가이드북을 동원해서도 기차표 예매창구를 한참을 뒤져 겨우 찾았다. 조드뿌르 역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걸 못찾고 한참 헤맸던 것이다. 자이살메르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는데 비싸다. 이럴줄 알았으면 대충 조드뿌르를 구경하고 버스로 이동하는게 나을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차표를 끊고나서 역에다 짐을 맡기로 나가던중 하룻밤 쉐어같이 했던 그 여자와 헤어졌다. 어쨌든 역 cloakroom에 일단 짐을 맡겨놓고 나왔다. 다시 또 나 홀로다.

숙소에 "자가디스"가 가르쳐준데로 역에서 성까지 단돈 20루피에 오토릭샤로 이동했다. 드디어 메헤랑가르 성에 도착. 웅장한 모습이었다.

성에 들어가는 길에 여권을 맡기면 공짜로 음성가이드 기기를 빌려주는데, 그것을 빌려서 꼽고 순서대로 감상했다. 성의 분위기가 너무 좋고 시간도 남아돌아 성안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쉬엄쉬엄 성을 구경했다. 성의 거의 꼭대기 뷰포인트에서 바라본 조드뿌르의 모습은 듣던대로 블루씨티였다. 군데군데 파란색으로 페인팅 된 집.. 브라만들이 자신들을 내세우려고 칠했다는 그 파란색은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봤을때 그저 파란도시의 일부일뿐.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시 원한 바람이 불고, 새의 지저귐... 평화롭다. 조금 외로울 뿐. 기차는 밤 11시 30분 출발인데 시간이 너무 많아 주체가 되지 않는다. 할일 없이 성을 보다가 , "자스완트 탄다"까지 걸어서 가볼 생각으로 성을 나와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수많은 릭샤왈라들이 릭샤를 타고 내려가라고 말을 걸어보지만 나에겐 헛수고다. 자스완트 탄다 방향으로 걷다가 인도 꼬마녀석 3명이 멋진 곳을 알려줘서 돌산을 올랐더니 장관이었다. 그곳에서 자스완트 탄다가 보였다.


막상 멋진곳에서 보고나니 굳이 힘들게 갈 필요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산을 걸어 내려오고 있는데 릭샤왈라가 계속 타라고 한다. 말도 안되는 가격 10루피를 불러버렸는데, 난 쫒아버릴 요량으로 부른 가격에 오케이한다. 그냥 그녀석의 릭샤를 잡아타고 내려오다가 "사다르바자르"로 가자고 했다. 그리하여 도착한 사다르 바자르, 독특한 시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지나가다가 오믈렛 가게 주인한테 잡혀서 (방명록을 보여준다.) 방명록 보다가, 이곳이 100배에 나온곳임을 알게 되어 때 마침 점심도 먹을 겸해서 먹었는데 난 오믈렛이라고 해서 오므라이스를 상상했는데, 토스트다. 어쨌든 맛나게 먹고있자니 한국여자들이 떼거지로 몰려온다.

이런 저런 얘기 잠시 나누고, 홀로 시장 구경을 했다.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보았던.. "골라골라" 하는 포즈와 호객.. 신기했다. 그리고 더욱 대박은 동남아나 여기저기서 항상 보아왔던 한국회사들 유니폼들.. 도대체 저런 옷은 어디서 팔까 항상 궁금했는데, 시장에서 어떤 젊은 청년 세명이서"xx택배"라고 적혀있는 조끼를 입었다 벗었다 하며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구매할려고 하는것이었다. 순간 말해줘야하나 고민하다 그들의 즐거움을 망쳐버리고 싶지 않아 옆에서 미소만 짓다 돌아갔다.


[ 동영상 : 조드뿌르 시장의 모습 ]



시장 구경하다 새로운 길로 무작정 걸었다. 모든게 새롭고 낯설다. 한참을 걸었더니 숙소로 잡았던 그곳이 나온다. 정말 할게 너무 없어서 역으로 가서 웨이팅룸에서 시간을 죽이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11시간여가 남았다. 지루함과의 싸움 기차표를 취소하고 버스로 당장 갈까 했는데 50프로 페널티라고 해서 그냥 예정대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한참을 다시 방황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100배에 나온 아그라 스위트홈이란 가게에 가서 처음으로 라씨도 맛보고, 사모사란 것을  먹었는데, 사모사! 앞으로 많이 친해질것 같은 기분이다. 매우 만족!

 
시장의 다른길로 몇 바퀴 돌아다녀보니, 흥미가 없어졌다. 길을 다 외웠다. 웨이팅룸에서 쉬며 체력 보충이나 해야겠단 생각으로 시간을 때우기 시작했다. 어차피 인도에 도착했을때 앞으로의 여행지나 인도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기에 인도지도를 펴놓고 앞으로 2달간의 일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한참을 때우다. 피로했는지 테이블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깼더니 저녁이다.

시계를 보니 한국은 곧 새해를 맞이한다. 정말 시간이란 잣대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아무것도 아닌거란 생각이 든다. 한국에선 새해라고 축하할 시간에 새해를 몇시간 앞둔 이곳은 고요하기만 하다. 여러가지 잡생각을 하다가, 기차역안에 풍경을 찍어볼 요량으로 나갔다가, 낮에 오믈렛 먹다 만난 여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여행자사무실에 있다고 해서 그리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 사람으로 가득하다. 간만에 한국사람들과 시끌벅쩍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즐거웠다.




모두가 짝이 맞아 쉐어를 요청할 분위기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얘기나 나눌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혼자 다니며 릭샤비나 여러가지돈들을 낭비하는게 두렵다. 더 솔직히 얘기하면 돈문제를 떠나 외로움이 싫었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것. 길고 긴 지루함과의 싸움도 끝나고 기차 시간이 되었다. 나름대로 익숙하게 기차에 올라타 짐을 풀고 앉으니 옆좌석에 할아버지가 갑자기 한국말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정말 깜짝 놀랬다. 76세의 연세, 젊은이들처럼 배낭을 앞뒤로 매고 배낭여행 중이시라는데 할 말을 잃었다. 일상의 지루함이 싫어서 여행을 오셨다는데, 6.25때 통역장교였다고 하시는데 정말 영어도 유창.. 젊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기하며 인도사람들과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는데, 그때 바깥에서 폭죽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니 12시를 넘겼다. 안녕 2005년!!! 이제 2006년이다. 기차안에서 이렇게 새해를 맞이 할 줄은..  인도사람들과 할아버지께 새해인사를 하고, 나름대로 새해 기분을 내 보았다.

그리고..

기차는 연착되어서 12시가 넘어서야 출발했다.


  1. Carmen 2007.12.10 12:55 신고

    제일 위의 사진은, 제가 이 때 까지 본 사진들 중 가장 모범적인 모습이군요!

  2. Miss Independent 2009.04.24 05:21 신고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리는 명쾌한 에피소드... 작년에 독일에서 매우 부유해 보이는 인도인 가족을 만났는데, 아버지 되보이는 사람이 (주)**건설이라는 저런 쟈켓을 입고 있길래, 왜 저걸 입고 있을까? 한국회사에서 일을 하나? 라는 의문을 품었었는데, 아무래도 저기에서 하나 사입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ㅋㅋ

    • 그런 의문이었군요. ㅋㅋ 근데 독일에까지 올 정도면 인도에서도 꽤 부유층일텐데 그런사람이 입고 있었다면 정말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데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회사옷을 입고 관광갔을리는 만무하고.. 더 미스테리 해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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