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지금 '2005 인도' 여행기를 보고 계십니다.
 이 여행기는 여행 중 쓴 여행일지를 바탕으로 쓴 일기 형식의 여행기입니다. 따라서 맨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은 사진은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으시며,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그러면 즐감하세요!
 인도여행기 처음부터 보실 분은 클릭-> [여행일지/2005 인도] - 인도여행기 051227 델리로의 첫발! 인도여행 시작!!!

한참을 달렸을까, 아직 새벽의 쌀쌀한 기운이 느껴짐에도 어느새 고아에 도착한듯 새벽 5시가 되어서야 마르가오 Bust Stand에 도착했다. 해변근처라 더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춥다. 내리자마자 배낭에서 긴팔옷을 꺼내 입었다. 아직 매표소도 닫혀있었지만, 많은 인도인들이 부지런히 버스스탠드에 몰려있었다. 일단 버스창구가 6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우린 그때까지 고아에서 어딜갈지를 정하자고 애들에게 얘기했다.


일 단 남부해변으로 가는 관문도시인 마르가오에 왔으니, 남부해변으로 들어가자고 얘기를 했다. 철오나 주연이는 기차표도 예약해야되는데 어떻게 해야되냐고 물었다. 가이드북을 연구한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완전 가이드 된 느낌이었다. 다들 내가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 물어도 대답들도 없고 해서 그러면 일단 남부해변 들어가서 짐을 풀고, 빤짐이나 올드고아를 구경해야되니 곧장 나와서 빤짐가서 기차표도 예약하고 빤짐,올드고아나 구경하자고 얘기했다. 애들도 모두 동의했다.



어느덧 6시가 되고, 매표소 문을 열었다. 남부해변중에서 어딜갈지 고민하다가 그나마 거리도 가깝고, 괜찮은 해변이 있다는 베나울림으로 가기로 해서, 베나울림가는 표를 구하려고 했더니 베나울림으로 가는 버스는 7시이후로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1시간동안 기다렸다 갈려고 하니, 애들이 추운데 무슨 1시간씩이나 기다리냐고, 또 7시에 남부해변 가면 너무 일찍이라 숙소나 잡을 수 있겠느냐 그런말을 하는 것이었다.

얘 기를 하는 행간을 읽어보니 별로 남부해변을 안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애들이 그냥 저기 서있는 버스를 타자고 했다. 그 버스는 빤짐행 버스였다. 일단 빤짐을 가면 거의 북부해변으로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난 솔직히 북부해변도 상관없을것 같아. 오케이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마르가오와 북부해변의 제1관문 도시인(왜 제1관문인지는 알게됨) 빤짐까지는 꽤 먼거리였다. 한참을 달렸을까 빤짐에 도착하니 모두들 내려서 멀뚱히 있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한테 다음은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 기차표 예약안해? 니네 기차표 예약한다며.. " (주연이는 아웃날짜가 좀 빨라서 우리보다 일찍 떠나야했다.)

그러자 애들이 " 해변갈려고 온거 아니었어요? " 라고 한다. 정말 순간 어이 없었다. 내가 그렇게 설명했것만.. 난 그 순간 정말 그동안 여행내내 조금씩 쌓여온 모든게 폭발했다. 하지만 삵혔다. 여행에서 싸우는 순간 모든게 끝이라는 걸 알았기에 정말 어이없고 화나는 상황임에도 내가 보일 수 있는 최선은 그때부터 말수가 없어지고, 될대로 되라식으로 바뀌는것이었다.



<< 빤짐 버스스탠드에서, 난 이때 완전 개빡돌았다. 바라나시 저주사건때보다 더 열받았다 >>

가이드북을 보는 사람은 나 하난지 언제나 길을 묻는 사람도, 일정을 정하는 사람도, 나 혼자였다. 마치 가이드 처럼 난 애들의 일정,길안내,등등 모든걸 책임지는 사람같았다. 내가 인도에 여행을 하러 온건지 가이드를 하러 온건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현욱이는 지가 한번도 먼저 흥정을 해보지도 않고 항상 릭샤나 숙소 이런것들을 흥정해서 오면 비싸다고 투덜거리기만 하고 스스로 흥정을 하던가 뭘 하지도 않았고, 항상 뭔가를 할때면 불평불만이었고, 항상 비관적이었고, 철오는 오르차 10인방과 있을때의 적극성은 어디로 가고 언제나 가만히 따라가고 있었고, 그나마 주연이가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고생하고, 정말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못하고 힘은 배로들고, 이 여행을 계속 같이 해야하는가 심각하게 고민도 됐다.


하지만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동안의 좋은 추억들도 있어서 참기로 했다. 결국 그럼 어차피 빤짐에 온거 북부해변이나 가자 싶어서 안주나로 가기로 결정하고, 버스를 알아보니 빤짐에서 안주나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해서 일단 맙사라는 도시로 먼저 가야되게 생겼다. (이때의 모든 결정도 나,버스를 알아본것도 나,흥정도 나, 모든게 나였다.)


맙사는 북부해변도시로 가는 관문같은 도시였다. 해변과 해변사이를 이동하길 원하면 일단 해변에서 맙사까지 버스를 타고 나와서 맙사에서 다시 다른 해변을 가야하는 그런 system.


<< 빤짐에서 맙사로 향하는 버스안 >>



어쨌든 다시 맙사까지 로컬 버스로 이동했다. 맙사에 도착해 안주나 가는 버스를 알아보고 곧장 버스에 올라타 도착한 안주나. 해변은 안보이고 아침일찍인지 그냥 시골도시 같았다. 일단 가이드북을 펴봐도 어딘지도 모르겠고 일단 걸었다. 숙소를 잡기위해 걷다가 눈에 띄는 숙소가 있으면 들어가 가격을 물어봤다.

참 어이없게도, 이때 난 완전히 열받아있는 상태였는데도 애들은 숙소바깥에 가만히 서서 있고, 나 혼자 숙소깊숙히 힘들게 걸어들어가 가격물어보고 알아보고 다니는 상황이 나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이건 완전 가이드 노릇하러 온 거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결국 숙소를 헤매고 다니다, 한국남자 1명을 만났는데 그 남자가 자기는 어젯밤에 도착했는데 지금 다른 한국인들이 알려준 숙소로 옮긴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남자를 따라 갔더니 100배에 나온 Hill view란 숙소였다. 우린 가격도 싸고 맘에 들어서 아예 고아에 있을 5일치 방값을 한번에 지불할테니 더 싸게 해달라고 쇼부쳐서 더블방 2개는 각각 250씩, 주연이가 떠난 이후에 3명이 묵을 트리플 방은 400으로 쇼부를 치고 묵기로 결정했다.




[사진 위 1 : 안주나의 길.. 멋있다 ] [사진 위 2:  Hill view 숙소 외딴곳에 있어 싸다 ]

숙소에 짐을 풀고,나는 생각했다. 정말 힘들게 도착한 안주나, 계속 로컬버스만 타고 갈아타고 타고 오며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좋은 감정이 있던 철오마저도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함께하는 여행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안좋아지는것 같아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래도 옛날 동남아 여행때 보미누나 만큼 완전히 꼭지가 돈건 아니라 악감정까진 아니라 다행이다. (더 안타까운건, 현재 애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내가 보미누나한테 꼭지 돌았을때 그 원인제공의 약 100배정도는 짜증스러웠지만, 내가 정신수양이 조금 된건지 그때보다는 짜증컨트롤이 조금 됐다. 아마 동남아여행때 나의 정신세계로 이런 일을 겪었다면 아마 벌써 욕하고 난리치고 싸웠을지도 모른다.)

현욱이한테 섭섭한거야 원래부터 저런놈이니까 친구니까 하는걸로 넘어가서 별로 기분상하는건 없었지만, 철오녀석한테는 실망을 많이했다. 특히 오르차 10인방과 함께 있을때 여자애들에게 보여준 상냥함,다정스러움,챙겨줌,적극성등은 온데간데 없어서 그저 여자애들한테 작업이나 걸려고 했던 녀석인가 의심이 될 정도로 실망이 컸다. 그래도 좋은 면만 보려고 여행하며 사람은 사귈지언정 악감정을 갖지는 말자는 생각으로 있는데, 아직은 참을 만 했다. 여행을 하며 여러가지것들을 느끼고 생각하고 배우자는 생각을 가졌다.

숙소를 잡았기에 아침을 먹으로 모두 다같이 나갔다. 해변가까이까지 걸어서 가니 식당들이 꽤 있어서 대충 아무 식당이나 골라잡아서 들어갔다. 해변가에 있어서 그런지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말로만 듣던 고아의 바다모습을 위에서 내려다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안주나 해변 고아에서 가장 안좋다고 하는데 확실히 좋지는 않으나, 일단 풍경은 멋지다란 생각이 들었다.

난 이때 다 짜증나고 뭔가를 한다는게 짜증이어서 다른때같으면 메뉴를 보고 한참을 심사숙고하고 인도의 맛을 느껴볼려고 했을터 이때부터 난 오로지 완전 무난한 야채볶음밥만 계속 시켰다. 어쨌든 주문한 야채볶음밥은 맛있었다. 밥을 먹고 해변으로 내려가니, 경악을 금치못했다. 물은 드럽고, 해변은 커녕 바위들로 뒤덮여있고 도대체 어디서 놀아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그냥 아침에 끝까지 남부해변을 고집했어야 됐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지만 이미 이렇게 된 마당에 뒤늦은 후회는 의미가 없었다.



이미 방 값도 지불한 마당에 어쩔수 없다. 최대한 즐기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즐긴다고 해도 깝깝한건 역시 깝깝했다. 오토바이를 빌려 다른해변에 놀러간다고 해도 정말 이건 아니지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해변이었다. 어쨌거나 일단 해답은 바이크를 타고 돌아다니는게 최선인듯 싶었다. 해변에서 정말 그나마 아주 조금있는 모래사장에 앉아 장난좀 치다가 날씨도 덥고 그래서 숙소로 돌아왔다. 도로도 한적하고 모든게 마음에 들었으나 해변만큼은 정말 아니다 싶었다. 100배 가이드북에도 나왔듯이 고아 최악의 해변이라고 불리는 안주나, 정말 말그대로 내 인생에 최악의 해변이란 생각이 들었다. 해변에서는 정말 우리나 70,80년대에나 있을 법한 야바위꾼들이 있었는데 정말 너무 웃겼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야바위 주위사람들은 그대로 였다 멤버구성도 그대로 아마도 1-2명이 바람잡이가 아니라 저기 몰려있는 모든 사람이 바람잡이일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난 놀려줄려고 가까이 가서 흥미있는 척했다. 그러자 갑자기 야바위꾼이 날 한번 슥 보더니 무슨 신호를 보냈는지 아주 갑자기 열광의 도가니판으로 바뀌었다. 여러명이 돈을 걸고 돈을 딴놈은 엄청 좋아라 하고, 잃은놈은 괴로워하고 하지만 웃긴건 판돈 자체가 웃겼다 100루피라니, 내가 니네 물가를 아는데-_-;;;  어쨌든 난 흥미만 보이고 하지는 않았다 애들과 숙소로 돌아갈려고 하니 나 보고 들으라고 하는건지 더욱 높아져만 가는 사람들의 목소리. 웃겼다. 알면 알수록 재밌어지는 나라다.

안주나가 명성높은건 순전히 태국 카오산처럼 특이한 서양여행객들이 많아서 그렇게 됀거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숙소에서 계속 늘어져서 있다가 지루해서 여러모로 생각해봤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안그래도 애들한테 짜증나 있던 판에 고아의 해변까지 맘에들지 않으니 모든게 다 짜증나고 이 판을 다 뒤집어 엎고 싶었다. 결국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고아에서 엘로라,아잔타 관문도시인 아우랑가바드까지 직통버스가 있다면 500루피정도의 가격까지면 무리해서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욱이 와 철오는 한숨 자고 있고 깨어있는 주연이에게 난 조심히 얘기했다. 아우랑가바드에 가는 직통버스가 있다면 난 혼자 떠나겠노라고, 주연이는 내가 기분도 안좋고 열받았던걸 알았는지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나의 화를 누그러트려줄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마음이 굳히고 난 후였다. 인터넷도 좀 하고 버스도 알아볼겸 난 숙소에서 나왔다. 인터넷을 하러 돌아다니다가 아무대나 들어갔는데 싸이를 구경하고 네이버뉴스 보며 있었더니 1시간이 훌쩍.. 싸이를 보니 은주와 해영이가 글을 남겼다. 정이 많은 아이들이다. 은주가 오르차10인방 클럽을 만들어서 오르차클럽에 글을 하나 남기고, 동생인 영무와 실시간 싸이방명록으로 대화좀 나누다가 시간이 되서 나왔는데 인터넷 요금 개작살, 너무 비싸다.


정말 이것저것 인터넷비,전화비,비싼 방값만 줄였어도 돈이 많이 절약돼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 인도에 다시 또 혼자 오면 아마 그때는 하루 평균비용 7000-8000원도 가능할것 같았다.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일.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여행사에 들려 아우랑가바드까지 직통버스가 있는지 알아보니 존재한다. 없을 줄 알았는데 존재하다니 기뻤다. 하지만 가격이 700루피다. 가격부담이 엄청났다. 내가 맥시멈으로 생각한 500루피보다도 많은 돈. 고민된다.
숙소로 돌아오니 애들 모두 잠들어있다. 함피에서 고아로 오는 밤 로컬버스 이동이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나도 피곤해서 한숨 잤다. 철오가 깨워 일어나니 어두컴컴 밤이다. 저녁을 먹으로 나와서 german bakery에 갔다. 난 여전히 모든게 귀찮았던 상태 또 볶음밥을 시켜서 먹었는데 음식도 싸고 맛있었다. 정말 맘에 들었다. 머리가 낮부터 계속 아프더니, 저녁이 되니 지끈지끈 너무 아프다. 계속 골머리를 썩어서 그런가 정말 여행와서 이런 스트레스를 받다니, 회의감이 든다. 밥먹고 해변에 다시 갔는데 여전히 암울하다.

난 마지막 제안으로 애들한테 말했다. 고아 너무 암울 하지 않느냐고, 난 엘로라,아잔타나 보게  아우랑가바드에 가고 싶은데 알아보니 700루피라고, 다 같이 가지 않겠냐고.. 의견을 물어보니 애들도 역시 700루피의 부담은 컸나보다. 모두 별로 안내킨다고 말했다. 난 잘됐다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처음과 끝. 다시 나홀로의 여행을 즐기는 즐거움을 맛볼수 있을듯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oxford 슈퍼마켓에 들려 맥주를 샀는데 술값은 싸다. 해변만 좋다면 참 머물만하겠단 생각이 든다. 어쟀거나 고아의 다른 해변이 너무 보기 좋아 고아에 계속 머물수도 있겠지만, 맨처음 여행계획에 들어있었던 엘로라 아잔타를 보는 일, 그리고 마지막 홀로 여행을 즐길수 있는 일, 그리고 현재 일행들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난 700루피를 지불하고 아우랑가바드에 가는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방값 환불, 돈깨질일 태산이지만 나름대로 값진 여행이 되리라 간만에 밀도 있는 계획을 짜봐야겠다.

고아의 해변에서 보는 밤하늘은 자이살메르 낙타사파리때 밤에 봤던 사막의 별만도 못하다. 빌어먹을 동네.



  1. Favicon of http://letitrain.co.kr BlogIcon 렌렌 2008.01.22 14:02 신고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D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