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장에 무수히 많은 말을 담을 수 있다. 사진 속에 있지 않은 이에겐 그저 평범한 사진 한장이, 사진 속 안에 이들에게는 추억과 경험이란 맛이 더해져 한장의 사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 사진을 내 여행베스트 사진 중에 하나로 꼽는 이유는 당시의 즐거움, 행복이 모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구구절절하게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BC와 나는 이 때 너무나 즐거웠다.

 인도네시아부터 쭉 육로를 따라 여행 하던 중 말레이시아까지 흘러 들어간 우리는 돈을 다 써버렸고, 남은 말레이시아 돈은 20링깃 뿐이었다. 우리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써야 의미가 있고 즐거울까 생각해봤다. 말레이시아의 마지막 밤, 남은 20링깃. 주머니는 가벼웠지만 마음만은 너무나 풍요로웠던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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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말레이시아의 밤, 시원한 맥주를 노천에서 즐기고 있는 다른 서양 여행자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보다가 우리는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남은 돈은 한국에서 내가 피는 맨솔 담배, 여행하면서 누려보지 못한 호사를 마지막 몇링깃으로 누렸다. 담배 한갑, 맥주 2병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 우리는 그것을 20링깃의 만찬이라고 불렀다. 정말 잊을 수 없던 그 순간!

 여행은 끝났지만 그 순간의 기억이 이렇게 영원히 남는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가슴이 벅차오른다.



관련여행기 보기 (BC와 나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2007/12/20 - [여행기/2006 동남아 3국] - 인도네시아 060715 DEPARTURE

  1. Favicon of http://m-log.net BlogIcon 엠의세계 2008.01.20 17:21 신고

    여행 막판에 있는 돈 다 쓰면서 한잔~ 괜찮군요. 전 쫌 걱정이 많은 편이라 여행갔다오면 항상 돈이 조금 남는 편입니다...아니면 빌려서라도 끝에 조금 남게 되더군요...^^;;;;

    • 걱정보다는 그냥 그때그때 기분파라서^^;; 뭐 여행의 재미는 뜻대로 되지 않음에 있다는 주의라서 더 그런듯 싶네요 ㅋ

  2. 엑스이놈 2013.04.04 01:26 신고

    사진만 봐도 정말 행복해 보이시네요.
    칼스버그 맥주 캔이나 작은병은 봐도 큰병은 못봤는데 디자인이 시원시원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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