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재수 시절, 학원을 다닐 때의 일이다. 어디나 그렇겠지만 재수생들이 모이는 학원 앞은 학생들을 유혹 할 만한 요소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그 시절 유혹 중의 하나인 오락실. 우리 재수학원 앞에도 오락실이 있었는데 오락실 앞에는 어디나 그렇듯이 펀치머신이 놓여져있었는데 우리는 모이면 항상 펀치머신으로 내기를 하거나 술을 살 사람, 밥을 살사람등을 정했다. 그렇게 오늘 밥 쏠 사람, 오늘 뭐 할 사람 대개 모든 것들을 펀치머신 꼴등한 사람으로 뽑고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나대'라는 녀석이 동대문 닭칼국수를 먹고 왔는데 너무 맛있다며 먹으로 가자고 해서 동대문 '닭칼국수'를 쏠 사람을 뽑기 위해 모두 펀치머신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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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당히 액수가 크다. 걸리면 좆된다라는 생각으로 모두 비장한 표정을 짓고 펀치머신 앞에 섰다.

다들 펀치 머신 한번 쳐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남자들은 보통 바로 앞에서 절대 치지 않는다, 적게는 1-2미터 심지어는 10미터 전방에서부터 뛰어서 내려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군다나 그 날은 절대 지면 안돼는 날이었다. 동전을 넣고 경쾌한 그 특유의 음악소리와 함께 펀치머신이 위로 올라왔다.

 '문대'라는 녀석이 칠려고 약 10미터 정도 뒷걸음질 쳐서 칠 준비를 했다. 우리는 그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문대는 왼쪽팔로 오른쪽 손목을 힘껏 잡고 뛰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였다.

 오락실 앞을 막 지나가던 1명의 고등학생이 있었다. 그 녀석은 땅을 쳐다 보고 걷다가는 오락실 쪽을 한번 쳐다 봤다. 그는 튀어 올라와 있는 펀치머신을 바라봤다. 마치 누군가 한 번 더 칠 수 있는데도 그냥 깜빡하고 지나가버린 듯한 그 펀치 머신! 그는 펀치머신 앞을 지나가며 정말 , 진짜 딱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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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포시 톡 하고 펀치머신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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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얼어버렸다. 정지상태.-_-;;;;;;; 그 몇초간의 적막감.

그리고

그는 펀치머신을 치고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우릴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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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정지상태 " 아! "













우리를 본 고등학생은 경직됐다. 십여명의 재수생들이 서 있고, 그 와중에 문대는 펀치를 칠려고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쥐고 자세를 잡고 있는 상황이니 고등학생이 어찌 안 쫄 수 있을까. 이어코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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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그게 아니고



우리를 향 해 꾸벅 인사를 하더니 아무말 없이 조용히 주머니에서

 100원을 꺼내 펀치머신에 넣고 가던 길을 갔다.

 정말 짧은 시간의 그 적막함, 그 끝에 우리는 미친듯이 웃을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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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하하하    존나 웃겨 ㅜ,ㅜ 아~ 배아파~


 아직도 이 때 생각에 지나가다 펀치머신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혹시 올라와 있는 펀치머신을 발견하면 반드시 주위를 확인해 보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풉
  1. 드선생 2010.03.14 04:07 신고

    예의바른 한국인

  2. 사람 2012.09.30 09:52 신고

    아 이런 소소한 얘기 넘 재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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