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잔 탓에 새벽 3시까지 근 4시간을 잠들지 못하고 뒤쳑였다. 한국으로 돌아올 시간이 다가올수록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이 다시 나의 머리속을 지배한다. 그렇게 난 또 똑같은 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때 모두 나가고 나 혼자만 있다. 침대맡에서 일어나 혼자 머물고 있는 4인용의 넓은 도미토리 방을 한번 훑어본다. 알 수 없는 외로움. 방에 딸려있는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가자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담배 한대에 불을 붙여 멍한 정신을 깨어나게 한다. 이제 이곳에서 잠잘 날도 불과 4일. 이곳 시리아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모두 하고 떠날수 있을까, 발코니에서 한가로운 하마 시내를 바라보며 지난 여행을 반추해보며 앞으로 남은 몇일들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본다.

 담배 한대 핀 후에 다시 방안으로 들어왔다. 내일쯤이나 내일 모레 다마스커스로 이동해야하기에 가지고 있는 음식재료를 그냥 다 사용해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침대 옆에 비닐봉지에 넣어둔 갖가지 음식재료들을 가지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 부엌에 들어가 난 야채와 가지고 있던 통조림을 볶아서 샌드위치 속을 만들었다. 그래서 빵이랑 같이 해서 먹었다. 내가 만들어놓고도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었다. 해놓은 양이 많아서 이성형님,은지누나태훈형 부부가 머무는 방문들  두들겨서 만들어놓은 샌드위치를 줬다. 그리고 난 내려와서 방에 와서 짐 정리를 대충 하고는 샤워를 하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로비에 내려가서 잠시 쉬고 있으니 수현씨가 내려와서 얘기를 하다가 베가몬을 할 줄 안다는 말에 나 역시도 베가몬 할 상대가 없어서 심심했던 차에 잘 됐다 싶어서 수현씨랑 베가몬을 두기 시작하는데, 서로 말놓는 방법이 달랐다. 알고보니 난 이집트에서 배운 이집트룰, 수현씨는 시리아에서 배운 시리아룰, 베가몬이란 게임이 맨 처음 말 놓는 형태, 그리고 마지막에 말 빼는 방법에 따라서도 게임방법,재미가 엄청나게 달라질 정도로 자유로운 게임이었다. 이런저런 룰에 대해 논의를 끝마치고 베가몬을 두기 시작하는데 정말 맨처음 말놓는 방법과 끝에 빼는 방법을 바꿨을 뿐인데 게임이 완전 다른게임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즐겁게 베가몬을 하고 있다보니 위층에서 은지누나,태훈이형,이성형님이 내려왔다.

 은지누나가 샌드위치 너무 맛있게 먹었다며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본다. 어떻게 그런 맛을 냈냐고. 묻는 은지누나 말에 기분이 괜시리 좋아졌다. 사람들과 잠시 얘기나누다가 일명 벌꿀집으로 불리우는 srouz에 가자고 말이 나와서 밖으로 나갔다. srouz는 알-하무라 라는 마을까지 이동해야되는데, 시장 근처에서 세르비스를 타고 갈려고 하는데, 세르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한참을 헤맸는데 세르비스 타는 곳 물어보려고 한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아 젠장 시리아 사람이 천사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해버렸다. 아저씨는 우릴 냅다 택시에 태우고 한참 떨어진 세르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는 택시비를 내주고는 우리에게 바이바이~ 하면서 또 다른 차를 타고 떠나버렸다. -_-;;;; 멍 (진정한 천사들이 사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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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 우린 세르비스를 타고 알-하므라까지 갔다. 가는 도중에 풍경들이 너무 멋있었다. 날씨도 화창해서 하늘이 너무 쾌청하니 기분이 좋았는데 풍경마저도 드넓은 초원에,산이 없어서 은근히 가슴이 뚫리는 기분까지 일었다. 알하므라에 도착한 우린 srouz로 가려다가 세르비스 기사가 이곳에서 7km 떨어진곳에 Qasar Ibr Warden이라는 곳이 있다고 알려주어서 생각지도 않게 warden에 가게 되었다. Qasar라는 말이 알려주듯 성이 있던 위치였던것 같은데 막상도착해보니 휑 했다. 건물 몇채가 초원에 쓸쓸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딱히 그 유적에 관한 사전지식이 없었기에 그저 슬쩍 한번 보고는 오히려 푸르고 푸른 쾌청한 하늘과 빛나는 녹색의 초원이 바다처럼 펼쳐져있는 초원만 한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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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에서 srouz 까지는 마땅히 이동수단이 없어서, 지나가는 트럭을 히치하이킹을 해서 이동했는데, 정말 멋진 풍경과, 자유롭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최고였다. 히치하이킹의 묘미는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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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ouz 근처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기묘하게 생긴 집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보이더니 히치하이킹한 트럭이 우릴 내려준곳은 그야말로 벌꿀집이라고 불리우는 그 기묘한 형태의 집이 밭을 이뤘다. 한가로운 마을엔 인적도 거의 없고 동네 꼬마들만이 신기한 눈으로 우릴 쳐다보며 우리 뒤를 졸졸 쫒아오고 있었다. 우리는 대충의 목적지도 없이 그냥 마을을 쑥 걸어다니며 훑어보는데 한 집에서 여자가 자기네 집으로 돌아오라고 손짓을 한다. 좀 느낌이 이상했지만 들어갔는데 식사나 티를 대접하려고 하는데서 왠지 이상해서 money? 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친절한 호의였다면 받아들였겠지만 굳이 돈까지 들여가며(그것도 꽤 비싼)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싶은 생각은 별로 안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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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꿀집 내부 ]


 

 마을을 둘러보다가 양을 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갔는데 양을 가까이서 이렇게 많이 보긴 처음이었는데 너무 귀여웠다. 양은 언제나 겁많은 동물의 이미지였는데 정말 겁이 많은듯 내가 다가가자 마구 도망갔다. 양을 치고 있는 아이들과 그 아버지와 악수를 하고 말은 안통하지만 이래저래 짧은 말로 몇마디를 주고 받고는 가지고 있던 사탕몇개를 아이들에게 하나씩 건네줬다. 한참을 양떼가 있는 곳에 있다가 한가로운 마을을 계속 거닐었다. 메마른 벌판에 줄지어 있는 집들. 그리고 말릴려고 걸어놓은 빨래들. 너무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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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천천히 마을을 걷다가 트럭 하나를 발견하고는 히치하이킹을 시도! 다시 알-하무라에 도착했다. 시리아가 정말 너무나 좋았다. 아니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착한사람들,아름다운 풍경. 이런곳을 사람들은 중동의 핵,위험한 테러리스트이미지로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볼때 얼마나 위험한지, 친구들에게 중동을 여행했다고 하면 모두가 " 그렇게 위험한 곳을 뭐하러 " 하는 말을 하는데 정작 소매치기도 많고, 범죄도 많이 당하는 유럽여행,이태리여행 같은 곳은 오히려 "낭만, 멋"으로 바라보니 참 안타깝다. 어쨌거나 다시한번 시리아사람들은 천사! 라는 생각을 가지며 우리는 서둘러 하마로 돌아왔다.

 우리가 하마로 돌아온 이유는 다름아닌 이성형님이 어제 약속해놓은 "시리아 처녀들과의 저녁식사" 때문!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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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덧글 보기

Commented by 바나나짱 at 2007/10/05 01:51 # x
안녕하세요. ^^ 간접경험의 한계를 넘나드는 재밌는 글들,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매력이 넘치는 사진과 글속에서 저도 모르게 시리아에 끌려가고 있었어요.
좀 무례할지 모르지만 하나, 여쭙고 싶은게 있습니다. 전 오는 12월 초에 북인도/네팔트레킹 2달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사실 경비가 별로 없어서 여행지를 인도로 내정했습니다. 2달 최대 250만원 생각했거든요. 물론 인도네팔이니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나이트앤데이님이 이번에 올리신 이집트~시리아...해서 두달정도 일정이신것 같은데, 경비가 어느정도 드셨는지 살짝 귀뜸 좀 부탁해도 될까요;;; 경비가 비슷하게 나온다면, 여행지를 바꿀 의사가 있거든요. 그럼, ^^ 여행의 막바지의 글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Commented by 바나나짱 at 2007/10/05 01:54 # x
헉 ㅠ_ㅠ 비공개로 했는데... 만약 답변 올려주시면 전 어떻게 볼 수 있죠;;;;
OTL....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10/05 09:35 # x
바나나짱 / 여행경비는 보통 작게잡으면 날짜*1만원, 좀 여유있게 잡으면 날짜*2만원 정도 합니다. 인도같은 경우엔 2달에 60만원정도 썼구요, 중동같은 경우엔 입장료가 워낙들비싸고 이동이 많아서 2달동안 120만원정도 썼습니다. 물론 여행초기에 오스트리아 여행경비 포함입니다. 여행경비계산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날짜*액수 인데요.

일반적으로 유럽5-6만,중동3만,동남아1-2만,인도1-2만,남미6-7만 이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면 돈을 많이 쓰는 날도 있고 적게 쓰는날도 있기때문에 저런식으로 계산해두면 대충 나옵니다. 2달에 250만원이면 절 데려가세요. 제가 짐꾼부터 해서 가이드, 모두 다 하겠습니다. 저 좀 제발 데려가세요 네?!!!!!
Commented by 바나나짱 at 2007/10/07 18:57 # x
감사합니다. 선리플 후감상입니다^^!!!
Commented by 바나나짱 at 2007/10/07 19:22 # x
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님덕분에 중동여행을 구상하게 되었는데요^^제가 250에 나이트엔데이님을 고용하는건가요?! ㅎㅎ 저는 스케치여행을 구상중이라 아마 다른 분들보다 이동템포가 조금 느릴겁니다^^ 지겨우실지도 몰라요~~ 일정이 두달 플러스 알파라..경비구애를 덜받는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보니 ㅠ_ㅠ 아무튼 말씀은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특히 시리아쪽은 정말 매력적으로 끌리네요. 유적을 보는것보단 사람을 겪고 싶은 저한테는 꿀처럼 느껴지는데... 여름에 잠깐 이스탄불에 있었을때도 비행기표찢고 싶었던 경험상 시리아로 가면 경비도 간당하면서 일저질를거 같아서 자제해야할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10/07 23:04 # x
바나나짱 / 사람을 겪는다면 정말 시리아만한 나라가 없다고 봅니다. 정말 멋진 나라입니다. 여행구상 잘 하시고 좋은 여행 하시길 ㅋ
Commented by 천랑 at 2007/10/08 01:26 # x
벌꿀집이라는데 너무 신기하네요~~내부는 넓은가요??? 저런 집들이 내부가 은근 넓다고 알고 있는데^^;;;;
근데 저기 빨래 걸려있는 것이 질서정연합니다.ㅋㅋㅋ 울 어머니 보셨으면 맘에 들어 할것 같다는...ㅡㅡ;;;
요새 이래저래 사건들이 있어 아직 중동쪽은 무서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 테러리스트들 때문에 선입견이 생긴 것이겠지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천랑 at 2007/10/08 01:56 # x
그러고 보니 나이트엔데이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보셨구나~~ㅋㅋㅋ 제목에서 팍 오는데요^^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10/08 10:33 # x
천랑 / 센스있으십니다. 그걸 눈치채시다니 ㅋㅋ 뭐 벌꿀집 내부는 딱히 넓은건 아니고 왜 그런구조로 만들었는지 이유를 못들어서 조금 아쉬울따름이에요 ㅋ

  1. dahyun 2010.12.07 14:08 신고

    2008년 초에 이성 형하고 같이 라오스여행 동행했던 사람입니다. 우연히 이집트여행 정보찾으러와서 글읽다가 낯익은 이름이 있어 흠칫했는데 제가 아는 그 형이 정말 맞네요. 참 신기합니다. 세상이 넓기도하고 좁기도 하고 그러네요.ㅎㅎ 그러고보니 같이 다니던 때에 그형한테 이집트랑 그 주변 여행한 얘기를 자주 들었었는데, 그게 바로 이 얘기인가보네요.ㅋ

    • 하하 그랬군요.
      원래 여행 다니다보면 여기 저기 실타래 처럼 얽히더라구요
      이번엔 이성형님때문에 연결되네요.
      자주 뵈어요..
      방문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ㄹㄹㄹ BlogIcon 열혈독자 2011.06.29 14:09 신고

    예전에읽을땐 몰랐는데,, 다시와서 보니 경무씨가 최근에 살이 많이 찌신거로군요 ㅜㅜ

    근데 요기 사진보고 순간 그 친동생 분 인줄 알았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여행기 읽어면서 또 느낀 거지만 경무씨가 뭐 먹고 맛없다고 하는 건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ㅋㅋㅋ 입이 짧아서 여행가서 고생을 많이 하는 저로서는 참 부러우면서도 웃기기도 해요 ㅋㅋ

    • 엄청 많이 찜...호주 생활이 체질에 맞았던듯 ㅎㅎㅎㅎ
      한국와서도 허구언날 놀아서 장난아닙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다이어트 일 정도 ㅋㅋㅋㅋㅋ

      아..저 좀 입맛이 좋습니다. 아무거나 잘 먹어요
      근데 맛없으면 안먹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아요
      전 맛없으면 맛없다고 곧바로 숟가락 내려놓습니다.
      아무거나 잘 먹는데 입 맛은 좀 까다로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일중에 하나가 맛없는 음식 먹는거라 여자친구 집 가서 여자친구 어머니가 해준 밥도 맛 없으면 안 먹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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