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하무라에서 하마까지 다시 돌아오니 3시가 넘어 4시 가까이 되었다. 이성형님이 3시에 시타델에서 시리아 아가씨들을 만나기로 했다고 해서 서둘러 가야했는데, 중요한건 이 시타델이란게

1. (시가를 내려다 보며 지켜주는) 성(城);요새 2. (군함의) 포대(砲臺) 3. 최후의 거점

이런 뜻을 가진 영어란것. 택시를 타고 서둘러 가려고 해도 니미랄 택시기사한테 아무리 씨타델이라고 설명을 해도 알아 먹을수가 있나. 성을 뜻하는 아랍어를 알고는 있지만 발음이 병신같은지 도무지 택시기사가 내 아랍어 발음을 못알아듣는거다. 예전에 크락데슈발리에 城을 찾아갈때 콸랏앗 호슨이라고 해서 성이 콸랏~인지, 아니면 호슨인지 몰라가지고 대충 두개를 번갈아가며 얘기했는데도 도무지 택시기사가 못 알아들어서 바디랭기지까지 총 동원해서 겨우겨우 씨타델로 향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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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보경,보미,도인,수홍이랑 있을 때 하마에 밤거리 거닐때 밤에 올라와서 놀이터에서 놀았었는데 낮에 오니 엄청나게 많은 인파들이 있었다. 하마에 사는 사람들의 공원이자 휴식터인듯 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 우리가 나타나자 일제히 시선이 집중돼었다. 수요일인데도 무슨 휴일처럼 대낮에 그렇게 사람이 많은지 놀이터에는 아이들로 한가득이고 데이트하는 남녀부터 해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모두가 신기한듯 (외국인이 왜 이런데 왔지? 하는 눈빛부터..) 쳐다보는 가운데 만나기로 한 그 시리아 처녀들을 찾아볼수가 없어서 이성형님이 한바퀴 돌면서 찾아오겠다며 가서 나와 은지누나,태훈형부부 이렇게 3명이서 잠시 사진 좀 찍으면서 있었더니, 이성형님이 찾았다면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성형님을 따라서 가니 한켠에 테이블있는데 시리아 여럿이 모여있었다. 우린 반갑게 악수를 해서 인사를 나누고는 서로 이름을 얘기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통통하고 귀여운 노하, 이쁜 하린, 하린의 언니이며 영어교사인 굉장히 매력적인 리스린, 그리고 히박. 이렇게 4명의 아리따운 시리아 여인들과 만남. 자리에 앉자 마자 분주히 싸가지고 온 음식인듯 밀폐용기를 열어서 일회용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을 담아서 건네 주기 시작한다. 배도 고팠던 차에 내심 무슨 음식을 대접 받을까 사실 기대는 했는데 처녀들이라 그런지 이상한 풀로 만든 샐러드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죽도 아닌것이 이상한 음식을 내놓았는데 맛이 너무 시큼해서 난 꽤 먹기가 고역스러웠다. 하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꿋꿋히 먹는데, 내가 잘 못먹는걸 보며, 영어를 좀 하는 리스린이 식초를 많이 먹어야 날씬해진다며 많이 먹으라고 농담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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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리스린, 히박, 노하, 하린

 그렇게 저녁을 먹고나서는 다들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다행이도 영어교사인 리스린이 영어로 얘기하면 아랍어로 다른이들에게 통역을 해주어서 대화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어느새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시타델에서 하마 시내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이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너무나 즐거웠다.  그녀들은 뭔가 더 대접해주고 싶었는지 근처 공원매점같은 곳에서 샤이(TEA)와 나르길레(시샤,물담배)를 주문해와가지고 왔다. 남자들이 나르길래 하는건 많이 봤는데 여자들이 하는 것은 중동여행하며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너무 신기했다. 시리아 나르길래가 다른데보다는 일반적으로 사과향을 쓰기 때문에 맛있다는건 맞는데 이렇게 여자들도 즐기는 줄은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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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린 같지만 동생인 하린, 미인이었다. 사진이 좀 이상하네-_-;


 그렇게 앉아서 샤이 한잔에 나르길래를 하면서 대화를 하니 너무 웃겼다. 내가 중동사람들이 우리를 보면 잭키샨 , 칭챙총 , 뭐 이런식으로 부르며 놀린다고 하자 옆에 앉은 노하는 나에게 잭키샨을 닮았다며 곧바로 계속 잭키샨이라고 막 부르는거다. 나머지 처녀들도 더불어 그때부터 나를 계속 재키샨(성룡)이라고 막 부르는거다.  그래서 난 아마 중동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사람들은 '압둘라'라고 부르며 놀릴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해주고는 날 재키샨이라고 놀리는 노하에게 '압둘라'라고 응수를 했다. 압둘라라는 말에 꺄르르 웃으며 좋아하는 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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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앉아서 까불까불 했던 노하 ㅋ 귀엽다


 리스린이 압둘라,모하메드,무하마드 다 성스러운 이름이라서 놀리는 느낌이 안든다며 나에게 말을 해줬지만 난 끝까지 압둘라라고 노하를 불렀다.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둑해진 밤이 되었는데 공원에 사람들도 어느새 하나둘 사라지고 얼마 없는 사람들만이 이곳 시타델에 있었는데 우리 때문에 일찍 집에 못가고 그런것 같아서 슬슬 헤어지기로 했다. 그만 호텔로 돌아가야한다는 말이 왜그렇게 입에서 안떨어지는지. 겨우 얘기를 하고 정말 아쉬움을 뒤로하고 작별하기로 했다. 이메일 주소라도 물어보려고 했으나 리스린 마저도 이메일이 뭔지 몰랐었다. 그래서 별수 없이 연락처도 받지 못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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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지는 그 와중에 모두 아쉬운 표정이 나타났는데 노하는 끝까지 웃으며 리스린에게 배운 짧은 영어로 인사를 하며 끝까지 재키샨이라고 부른다. 그들과 이별을 하고 시타델에서 걸어서 내려오는데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대화하면서 리스린이 선생월급이 한달에 1만 시리아파운드 우리나라돈으로 20만원. 우리물가로 생각하면 적은 돈이지만 이곳에서는 충분한 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어쨌거나 물가나 돈의 액수를 떠나서 그들의 여유로움과 우리에게 대접하기 위해 극진했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많은걸 배웠다. 한참을 걸어 리아드 호텔로 돌아와 막 뭔가를 물어보기 위해서 리셉션에서 압둘라와 대화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뒤쪽으로 서있던 한 남녀 동양인 커플이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 " 혹시 이경무씨 아니세요? " 한다.

 난 너무 깜짝 놀랐다. 아니 시리아 하마에서 날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근데 아니 어떻게 날 알지? 놀래서 그들과 얘기를 나눴더니 알고보니 그들은 이집트에서 나와 함께 사막을 여행했던 종호형과 다합에서 만나가지고 같이 있다가 이제 요르단으로해서 지금 하마에 도착했는데 종호형한테 내 얘기를 듣고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올라오면서 머무는 숙소마다 그 숙소 방명록에서 내 이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요르단 페트라가 있는 와디무사의 발렌타인 호텔, 그리고 요르단 수도 암만의 낸시호텔등에서 내 이름을 보고 날 알았다는것.  한참을 대화를 나누고는 잠 쉬었다.

 저녁으로는 밀가루 반죽을 해서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는데, 대박은 바로 어제 담근 깎두기. 어느새 맛이 벌써 들어서 대박이었다. 정말 최고. 맛나게 먹고 즐겁게 썰을 풀며 한참을 얘기를 하는데. 내가 얘기를 할 때 마다 사람들이 웃어주니 기분이 좋다. 사람을 웃길수 있는 내가,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즐겁게 해줄수 있는 내 자신이 좋았다. 밥을 먹으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는 다 함께 인터넷을 하러 근처 넷카페에 갔다.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난리다. 사람들이 리플을 꽤 많이 남겨놨다. 레바논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는 잘생겨졌다느니, 레바논물이 좋은가보다고, 블로그에 남겨진 수 많은 리플들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힘이 불끈 솟아났다.

 숙소로 돌아와 이렇게 일기를 적는데 여행 막바지. 내일 하루 정도 하마에서 더 머문후에 내일 모레 다마스커스로 무조건 이동해야겠다. 여행 막바지가 오니 이제 이 노트도 끝이다. 빈종이로 가득했던 노트가 끝이 보이니 내 여행도 끝이 보이는구나. 항상 남은 여행기간 어떨까 하는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여행노트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노트를 다 쓰고 나면 왠지 만감이 교차하곤 한다. 어쨌거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 잘 마무리 하자!


중동여행기 처음부터 보기( 오스트리아 부터 )
[여행기/2007 중동 4국] - 오스트리아 070116 출국, 유럽은 유럽이다. 오스트리아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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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천랑 at 2007/10/08 01:35 # x
저 나르길래라는 물담배 정말 해보고 싶네요^^ 나이트엔데이님 저기 가서 성룡이 되어 오셨군요ㅋㅋㅋ근데 너무 아쉬웠겠어요. 이멜이라도 알면 연락 주고 받으면서 오랜 친구가 될 수 있었을텐데...이멜을 모른다니...쩝...
저 풀죽 레몬이 들어가서 시었을 것 같은데ㅋㅋㅋ 그래도 좋은 대접 받으셨네요~~~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10/08 10:35 # x
천랑 /눈썰미 좋으시네요. 네 레몬때문에라도 더 시었습니다. 오.. 천랑님 눈썰미 작살!
  1. 노모어러브 2008.02.29 15:03 신고

    형 담주 화욜날 중국으로 간다.통화 한번 할까 했는데 전화 안 받네~~전에 통화하면서두 얘기했지만 졸업 축하하고...중국으로 오게 되면 한번 볼수 있음 보자꾸나.이메일 주소는 알구 있으리라 생각한다~~

  2. 농땡이회사원 2008.02.29 15:26 신고

    저두 좀 웃으면서 살고싶은데..타국에서의 생활이 그리 만만치 않네요. 그래도 경무님글보면
    막 웃음이 난답니다~~ 님글이 매력이 있는게, 막 진진하다가도 욕도 잼나게 하시고 여색도 탐하고..막 그런
    자유분방함이 너무 좋아요.
    솔직히 여행기 따분하게 역사내용만 막 적어도 재미없잖아요..ㅋㅋㅋ

    오늘도 글 올려주셔서 땡큐베리마치감사해요~~!!!
    주말 즐겁게 잘 보내시길~!!!! 오늘 도쿄의 날씨는 아주 베리굿~!!

    • 너무재밌게봐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여행은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돈쓰러 다니는 유희고, 타국에서의 생활은 말그대로 고난의 연속이겠죠.. 힘내세요!

      이렇게 댓글로라도 뵐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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