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 갈 생각을 하니 새벽에 잠이 오지 않는다. 1시쯤이었을까 겨우 잠들랑 말랑 하면서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홀로 누어 최대한 잠 들려 노력중이었는데 방 바깥에서부터 씨끄러운 대화소리와 함께 쿵쿵 거리더니 방문이 씨끄럽게 열렸다. 같은 방을 쓰는 프랑스 개새끼들이 2명 들어오더니 갑자기 술에 취한듯 조낸 한새끼가 퍽킹 어쩌구 욕하면서 비틀비틀하면서 옷을 벗다가 방바닥에 꼬꾸라진다.  한새끼는 완전 술먹고 진상짓이고 한명은 나한테 계속 sorry 를 연발한다. 술 취한새끼는 그 와중에도 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계속 퍼킹 무슬림 컨트리라고 욕 중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술 쳐먹고 경찰들이랑 싸웠다는거다. 이 새끼들 어제 낮에 잠시 대화나눴을때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유학중인 녀석들이라고 했는데 암튼 프랑스새끼들 노개념은 알아줘야된다. 쎄씨봉 같은 새끼들. 암튼 겨우 녀석들은 침대에 올라가서야 조용해지더니 이내 코를 골며 자기 시작한다. 나도 내일은 바쁘게 움직여야하는 날이기에 겨우 잠을 청했다. 내일을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여전히 프랑스새끼들은 쳐자고 있다. 배낭을 대충 정리하고 샤워를 하러 호텔 지하로 내려갔다. 이 곳 숙소는 공동욕실을 쓰는데 공동욕실이 지하에 있다. 지저분한 개인욕실보단 어쩌면 가끔 이런 깔끔하게 유지된 공동욕실이 있는 곳이 좋은 것 같다. 샤워를 하고 서둘러서 준비를 했다. 오늘이 나에게 주어진 시리아에서의 마지막 날! 난 루트를 대충 훑어보고는 호텔 밖으로 나갔다. 다마스커스는 시리아 수도이긴 하지만 그리 크지 않아서 천천히 걸어다니며 구경하기로 했다. 일단 최대한 동선이 짧게 루트를 잡아서 이동했다. 먼저 마지막으로 엽서를 붙이기 위해서 중앙 우체국쪽으로 향했다. 우체국을 쉽게 찾고는 한국으로 마지막 엽서를 보냈다. 엄청나게 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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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서를 보내고나서는 일단 근처에 있는 (말이 근처지만 좀 걸었음) 국립박물관으로 갔다. 박물관입구에서부터 좀 허접하게 생긴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나서 들어갔는데 먼저 박물관 정원이 눈에 띄었다. 허접해보이는 박물관이었지만 정원이 정말 맘에 들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유난떨면서 보관할 유물조차도 대충대충 정원에 세워두고, 전시되어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박물관안에 들어가자 견학온 시리아 학생들이며 팩키지관광 온 일본 아줌마 아저씨들로 박물관이 조금 바글바글 하다. 예의상 박물관을 쑥 훑어보는데 사실 역사적으로 이곳에 대해 잘 모르기때문에 지루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국에서부터 좀 중동역사 공부좀 해둘껄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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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보면 뭐 아나 싶어서 박물관을 나와 근처에 타키이예 아드 슬라이마니이예 사원을 좀 훑어보고는 환전을 하러 갔다. 마지막 날이기에 쇼핑도 좀 하고 즐기자 싶어서 환전을 하고는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간 아끼고 아껴서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내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서 좀 비싼 것 좀 먹어줬다.  오늘 하루는 관대함 그 자체로! 아주 여유만만하게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담배를 가지러 숙소에 잠시 들렸다가 여주인이 방을 옮기란다. 내일 떠나는데 무슨 방을 옮기는가 싶었는데 꼭대기층에서 아래층으로 옮기는거였기에 그냥 응했다. 방을 옮긴다고 해봤자 어차피 짐을 다 정리해놔서 그저 배낭만 옮기면 땡. 숙소에서 나가면서 방값 정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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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에서 나와서 익숙한 걸음으로 하미디야 시장으로 향했다. 계속 닫혀있는것만 보다가 오늘은 드디어 열려있는 하미디야 시장을 봤는데 열려있으니 가관이다. 정말 볼만 했다. 오늘도 여전히 사람들로 인산인해. 역시 알레포보다 규모도 훨씬 크고 멋지다. 돈이 조금 남아서 쇼핑도 하자는 생각에 시장을 그져 스쳐지나가는게 아니라 관심있는 가게 한곳한곳 다 들렸는데 즐거웠다. 항상 돈이 부족해서 쇼핑엔 신경도 안썼는데 역시 돈 쓰는 재미가.. 낙타제품 파는데가 있었는데 별로 쓸만한건 안보였다. 역시 낙타제품은 인도 자이살메르가 대박이었다. 한참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시장 구경을 하고는 드디어 시장의 끝에 도착하자 넓게 확 트인 광장이 나타나면서 거대한 우마미야 모스크가 눈앞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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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역시 이슬람 4대 성지란 말에 맞게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있어서 일단 아젬 궁전부터 좀 보자는 생각에 아젬 궁전으로 향했다. 근데 아젬으로 가는 좁은 시장 골목은 말그대로 사람들로 길이 막혀서 진짜 진풍경이었다. 아침 신도림역 붐비는건 애들 장난. 이건 뭐 완전 사람들때문에 이동 불가능. 진짜 가만히 자리에 서있길 몇십차례 반복하면서 사람이 없으면 5분정도 걸릴거리가 40분 정도는 걸린것 같다. 진짜 대박. 겨우 빠져나와 아젬에 들어갔는데 아젬 궁전 역시 대충 가이드북에 써져있는 설명을 읽고는 그냥 가이드북을 집어넣었다. 그냥 내가 느끼면서 보는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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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인데 중요한건 이슬람에선 금요일이 주일이기에 우리나라로 치면 왠지 월요일인 느낌일것 같은데 그냥 똑같이 주말인 것 같다. 아젬 궁전에도 놀러나온 가족들도 많고 참 평화로워보였다. 아젬 궁전에서 여유롭게 쉬면서 구경하면서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아젬궁전에서 우마미야 모스크 쪽으로 안가고 더 깊숙히 시장쪽으로 발을 옮겼다. 워낙 거대한 시장이라서 다 볼수는 없었지만 마지막 날이라 더욱 기를 쓰고 안쪽으로 들어간듯 싶다. 그렇게 시장을 헤매다가 알레포 비누를 발견했다. 중요한건 이 올리브비누가 알레포보다 더 쌌다. 대박. 선물용 알레포 올리브 비누를 몇개 구입하면서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는데 세상에나 다시 또 엄청 난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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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히잡과 차도르로 얼굴을 꽁꽁가린 여자들 수천명이 코란 구절을 외면서 걸어가는 현장을 목격한다. 계속 외치는 구절은 너무나 유명한 문장이라 아랍어를 모르는 나조차도 뭘 외치는 지 알 수 있었다. " 이 세상에 신은 하나다. 무하마드는 그 신의 예언자다. " 라고 하는 이슬람 기본판단인지 요건인지다. 어쨌든 여자들로 구성된 그 군중들이 한참이 걸려 빠져나간 후에야 그 뒤를 밟아서 쫒아갈수 있었다. 그들은 우마미야 모스크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비누사고 쇼핑좀 할려고 했는데 일단 보고싶은것 좀 다 보고 밤에 여유있게 쇼핑해도 되겠다 싶어서 비누를 산 봉지를 들고 그들을 따라 갔다.



< 여자들의 거리 행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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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마미야에 도착하자 아까보다 더 많은 인파들이 우마미야 사원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근데 워낙 사람이 많다보니 원래는 입장료(외국인은)를 내야하는데 어떨결에 무슬림들 틈바구니에 껴서 얼렁뚱땅 들어갔다. 들어가니 정말 이건 건물이 아니라 넓은 광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맨발로 사원안에 발을 딛으니 차가운 대리석바닥에서 냉기가 전해져왔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서 한쪽 벽을 따라 이동했다. 가운데가 광장 형식이고 벽은 벽이 아니라 건물 그 자체여서 정말 엄청나게 큰 예배당이 있었다. 예배당안에는 수천명이 동시에 예배를 하고 있었다.

 일단 한번 광장을 둘러보면서 내벽을 구경하려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살펴보는데 외국인은 또 나 밖에 안보인다. 완전 시선 집중. 여자들은 사원에 들어갈때 머리를 감싸지 않은 여자들은 차도르를 빌려서 써야하는데 은근히 안쓴 사람도 많고, 더 웃긴건 신발은 안벗은 사람들도 많아서 놀라웠다. 이슬람4대 성지의 포스긴 한데 안지키는 사람들이 있긴 있구나 싶은데 또 딱히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예배당쪽을 보면 정말 성지다운 포스를 풍기긴 하는데 광장쪽을 보면 그저 성스러운 모스크라기보다는 주말에 놀러나온 놀이터나 공원같은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넓은 광장을 뛰어다니고 한쪽 그늘진 곳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누워있는가 하면 너무나 여유로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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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엄숙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로만 생각했는데 꼭 그런게 아니라는 사실에 놀랍고 재밌었다. 단체로 기도를 올리는 모습 또한 정말 장관이었지만 이렇게 평화로운 모스크의 분위기또한 너무 보기 좋았다. 시리아에서의 마지막 날이기에 더욱 일분일초가 소중했다. 이런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을 떠난다는 사실에 갑자기 조금 울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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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천랑 at 2007/10/20 00:57 # x
저 여자분들은 왜 저렇게 코란을 외우면서 지나간거가요??? 종교행사였을라나???^^;;;
항상 느끼는 거지만 중동아이들과 인도아이들은 예쁘다는거.. 여자들 역시 이쁘다는거....ㅋㅋㅋ
중간에 그림그리는 사람 보니(학교 숙제였을까요?ㅋ)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것 같네요. 여긴 모든 것이 다 빠르잖아요.
저렇게 벤치에 앉아서 여유있게 그리는 모습이 참 좋아보이네요^^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10/20 10:20 # x
천랑 / 저 여자들은 레바논에서 온 여자들이었습니다. 다음편에 얘기가 나오겠지만 헤즈볼라당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ㅋ 정말 천랑님 말씀대로 굉장히 여유롭게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립네요 그때가..
Commented by 기형z at 2007/10/21 02:47 # x
와.. 여행 많이 다니시네요..
저도 여행이 제가 좋아하는 취미중에 하나라 시간 날때마다 계획하려 노력중이에요..ㅎ
다른 사진들도 그렇지만 저 스케치 하는 여성분의 사진도 참 맘에 드네요.. 어릴때 미술 전공하려던 제가 떠올랐어요..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10/22 02:42 # x
기형z / 여행하면서 스케치하는 분들 많이 뵙느데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그림 좀 배워놨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여행 하면서 그림그리는거나 혹은 악기 하나 다룰줄 안다면 여행이 더욱 풍성해질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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