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담배 1천리알
물 2통 1400리알
반미 1개 2500리알
라면 3개 500리알
점심 1500리알
맥주 2천리알
콜라 2천리알



어제 일찍 잠 든 탓에 모처럼 일찍일어나 샤워를 하고 노닥거리다가 다 같이 밖으로 나왔다. 아침을 먹으로 나왔긴 했는데 마땅히 먹을게 없어 의례 그러던것처럼 반미를 먹었다. 프랑스식민지 영향으로 바게트빵하나는 기가 막히다. 바게트빵에 맛있는 야채 속을 넣어서 먹는 이 반미는 정말 최고인듯 싶다. 가격도 저렴하고 하나면 배도 부르고, 최고다. 성민이는 라면을 끓여먹는다고 라면을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한참을 뻐기다가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회사로 향했다.


버스회사에 짐을 내려놓고는 점심을 먹으로 시장에 갔다. 이제 막 익숙해지려는데 또 떠날려니 왠지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밥과 반찬을 골라서 사서 다시 또 강변으로 향했다. 이렇게 강변에서 먹는것도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시리 아쉬움이 든다. 역시 또 싸게 맛있게 배부르게, 근데 낮이라 그런지 태양이 너무나 내리쬐서 어제만큼의 운치와 즐거움은 안들었다. 그냥 더워서 빨리 먹어야겠다는 생각뿐.


밥을 먹고 버스회사로 오니 어제 도착해 만난 한국아저씨들을 만났다. 아저씨들도 어제 내 얘기를 듣고 라따나끼리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아저씨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버스가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는줄도 몰랐다. 근데 버스가 오긴 왔는데 버스상태가 말이 아니다.



이 버스 엄청 낯이 익다. 같은 버스는 아닐테지만 같은 종류의 버스였다. 3년전 내가 깜뽓에 갈때 타고 갔던 버스다. 그때 당시에 굉장히 외관은 깔끔하고 좋아보이면서 정작 버스안은 좌석도 불편하고 좆같았는데 그 버스였다. 분명 거의 비슷한 시기에 수입했을 걸 생각해보면 3년만에 버스는 완전 너덜너덜 걸레짝 같이 되었다. 좆같은 중국산 버스. 어쨌든 버스에 올라타자 마자 권과 성민이의 불평이 쏟아진다. 좌석이 좁고,버스안은 덥고 어쩌구저쩌구. 내가 이미 3년전에 타고나서 쏟아냈던 불평과 비슷하다.


어쨌든 의외로 많은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탄 후에야 버스는 출발했다.  그리고 한참을 달리는데 빌어먹을 버스가 퍼졌다. 타이어가 펑크난듯했다. 다행이도 어느정도는 달릴수 있어서 수리점이 있는 곳까지 달려 수리를 받기 위해 승객 모두가 내려서 기다려야 했다.


한적한 캄보디아의 고속도로변, 날씨도 화창하고 제법 풍경이 멋져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잠시 쉬고 있는데 한국 아저씨들이 신라면 컵라면을 먹는다. 살짝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다가 눈길을 피했다. 아저씨들이 다 먹고 자리를 일어서고 테이블에는 신라면 컵라면 2개가 놓여져있는데 권과 둘이서 " 저 국물이라도 먹고 싶다 " 라고 말하면서 살짝 국물 좀 먹어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저씨들이 " 컵라면 하나 드릴까요? " 이런다. 대박

" 전 사양안합니다. 감사합니다 " 라고 말하고 컵라면을 받았다. 완전 득템.



아저씨들 덕분에 완전 맛난 신라면을 먹고 중간허기를 달래는데 개인적으로 신라면을 별로 안좋아하고 특히 신라면 컵라면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임에도 완전 맛이었다. 신라면의 새로운 고찰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완전 맛있게 국물까지 긁어먹고  있으니 버스가 다 고쳐져서 다시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달려달려~


어느 지점에 우릴 내려줬다. 이 곳이 라따나끼리 인가? 라는 생각에 옆 좌석에 앉은 서양인 아저씨에게 " 여기가 라따나끼리? " 라고 묻자. 이 유쾌한 아저씨 " 하하, 라따나끼리? 절대로, 여기서 배를 타고 넘어가야돼 얼렁 내려 " 라고 말한다. 이 아저씨 마치 이곳에 사는 사람인듯 상황을 잘도 안다.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 배낭을 꺼내들어 배낭을 메고 사람들이 걷는 곳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쭉 늘어선 차량들과 그 사이로 짐을 한보따리 들고 이동하는 사람들. 마치 재난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 펼쳐진다.  한참을 걸었더니 정말 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 역시 캄보디아 ' 3년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시츄에이션이다. 다리를 만들지를 못하니 강만 나오면 배로 이동해야 한다.


재난영화에서 사람들을 태울 거대한 배를 기다리는 그런 상황처럼 배낭을 맨 수많은 사람들이 강에서 거대한 배대신 두개의 배를 이어서 뗏목을 얹어 만든 그런 허접스런 뗏목을 기다리는 상황. 그리고 드디어 뗏목에 올랐다. 폭도 얼마 안되는 이 강을 이렇게 힘들게 건너고나서 다시 한참을 걸어 갔더니 똑같은 버스가 한대 대기하고 있다. 푸핫 승객교환이다. 이 강건너편의 승객과 저 강 건너편의 승객을 교환하는 시스템. 아 새끼들 진짜 말랑말랑하다.


다리는 끊겨있고,

오른쪽에 한국아저씨 두분 사진찍혀있다.


이쪽 편 버스는 상태가 더욱 말이 아니다. 유리창은 깨져있고, 이쪽 상황도 차들이 완전 행렬을 이뤄 늘어서있다. 저 조그만 뗏목 하나로 왔다갔다 나를려면 이 차들 아마도 내일 아침까지는 개겨야 할지도 모른다. 암튼 버스가 출발하길 기다리나 버스는 출발하지 않는다. 거의 2시간여를 출발을 안하고 개기는 사이에 해는 저물었다. 사가지고 온 물은 다 마셨고, 사람들은 어느새 버스에서 내려 모두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불빛 한점없이 깜깜한 가운데 나는 목이 너무 말라서 물 좀 어디서 마실수 없을까 두리번 대다가 경찰이 물을 마시는걸 보고 다가가 물좀 달라고 손을 내밀자 경찰이 흔쾌히 생수병을 건네준다.

원샷!

그리고 푸욱!!!!!!!!!! 하고 내뱉어 버렸다. 이런 개샹놈의 새끼 물이 아니라 고량주다. 그 모습을 보고 존나 낄낄대면서 쪼개는 경찰새끼. 아 이새끼 진짜 사람 잘못골랐다.  술하면 이경무! 다시 경찰에게 생수병을 달라고 해서 원샷해버렸다. 하지만 강적이다. 또 다른 생수병을 건네준다. 더 마시라는거다. 이새끼 정말 근무중에 생수병에다가 고량주를 담아서 먹으면서 근무할줄이야. 어쨌든 두번째 생수병을 건네 받아 거기있는 고량주도 조금 마신후에 경찰에게 건네 줬다. 내가 고량주 원샷하면 쫄쭐 알았는데 의외로 낄낄 웃으면서 여유있게 한 모금하는 모습에서 캄보디아에 의외로 주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드디어 버스가 다시 출발한다고 차장과 기사가 사람들을 다시 빨리 타라고 재촉한후에 버스가 출발했다. 성민이는 자리를 양키놈한테 뺏겨서 이상한 불편한 자리로 자리를 옮겨야만 했는데 완전 빡이 돈것 같았다. 그렇다고 외국놈한테 좌석도 따로 정해지지 않은 이상황에서 내 자리라고 우기기도 그런상황. 그냥 의례적으로 모두 강 건너기전에 탔던 버스에 탔던 대로 앉았는데 그 양키놈하나가 상도덕없이 그냥 성민이 자리를 차지해서 성민이가 그 양키놈이 탔던 불편한 자리로 갔던거. 암튼 양키새끼들 대놓고 저지랄하는거 하나만큼은 배울만하다.

버스는 다시 출발, 밤이 찾아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그냥 비가 아니라 폭우다. 캄보디아에서 특히 이동할때 폭우는 정말 좋지 못한 조짐이다. 길이 유실될수도 있고, 나무로 만든 다리들이 떠내려갈수도 있고 정말 불안함 증폭. 역시나 비포장의 댄싱로드를 달리는 가운데 차가 다시 또 퍼졌다. 성민이는 완전히 빡이 돈듯. 차가 퍼진 가운데, 모두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어두운 차안에서 혼자 일어나서 맨뒷자석에 나에게 소리치며 "아 씨발 너무 불편해 " 라고 소리쳐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옆에 앉은 권은 이미 정신초토화.


이런 둘을 보면서 3년전 캄보디아에 처음왔을 때 나역시도 정신초토화 됐던 걸 떠올렸다. 지금은 나름 여행 좀 다녔다고 이정도는 정말 대수롭지 않게 아니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길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당시의 나도 성민이나 권처럼 완전 정신초토화 모드. 집에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쨌든 권과 성민이에게는 이 상황이 너무나 힘들수 있다는 이해를 했다. 그리고 버스는 다시 고쳐져서 다시 출발.  어두운 비포장도로를 한참을 달려 드디어 라따나끼리에 도착했다. 어두운 밤, 낯선곳, 어두 컴컴한 가운데 간헐적으로 작은 주황색 전구빛이 보인다. 방향도 가늠할수 없고, 비는 오고, 가이드북은 없고 일단 정신초토화된 성민이와 권을 버스가 내린 곳에 비를 피해 배낭을 내려놓게 하고 나 혼자 어두운 마을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그리고 숙소 몇개를 발견하고 가격도 물어보고 방의 유무를 확인한 끝에 숙소를 하나 구할수 있었다. 우린 3명이기에 트리플 룸이 없으면 더블룸을 써야했다. 결국 더블룸 3명이서 6달러에 숙소를 잡고 버스가 내린 곳으로 돌아갔다. 성민이와 권을 데리고 배낭을 메고 숙소로 왔다. 성민이는 뭐땜에 그런지 몰라도 완전 열이받았고 권은 정신초토화. 잡아놓은 숙소로 데리고 들어와 방에 들어갔다. 방은 내가 봤을 때 그냥 평범한 방이었는데 권과 성민이는 그 방이 주는 허름하고 퀭한 이미지에 다시 한번 충격을 먹은듯 멍한 표정을 짓는다.

어쨌든 그렇게 우린 힘들게 라따나끼리에 도착했다. 새벽에 도착해서 그런지 느낌이 살짝 라오스 왕위앙에 도착했을때 느낀 느낌과 비슷하다. 과연 내일 날이 밝으면 라따나끼리의 본 모습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


  1. Favicon of http://cbmax.com/blog BlogIcon 료우기 2008.10.17 15:03 신고

    정말 한장한장의 사진들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라서
    캄보디아를 전혀 가보지 못한 저로서도 그냥 막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ㅠㅠ

  2. 박똥 2011.06.26 17:11 신고

    참.. 정신초토화 ..

    정말 이날 여행은 딱 그 한마디로 정리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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