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터넷 5500 리알
물 1천리알
아침밥 1달러
해변에서 팔찌 1달러
악세서리 팔찌 3개 1달러
맥주 2달러
점심밥 김치찌게 5달러 (2인분)



 바다에 나가서 노는 것 말고는 별다른 할 일이 없는 씨하눅빌의 아침. 방안에서 밍기적 거리다가 밖으로 나갔다.  해변가로 향하는 길에 있는 허름한 식당에서 부실하게 아침을 챙겨 먹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이제 바다로 향할려고 수영복을 갈아입고 카메라며, 돈이나 여권이 들어있는 복대를 모두 배낭에 넣어뒀다.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안전불감증에 걸릴정도로 이제까지 모든 여행이 무사태평이었기에 한번 쯤 모험을 했다. 그리고 해변으로 나가려는데 성민이 녀석이 먼저 둘이서 바다로 가있으라고 하는 것이다. 왜 그러나냐니까 혼자 라면 좀 끓여먹게 둘이 나가 있으라고 하는거다. 그는 진심이었다. 라따나끼리에서 라면도 한번 끓여줬는데 보통이면 배고파서 라면 좀 끓여먹을게 라던가 한입할래? 라고 물어보는게 정상인데 정말 얄팍 얍삽 너무 잘어울린다. 어쨌든 그래서 권과 나 둘이서 나왔다. 해변으로 가면서 권과 난 성민이 뒷다마를 미친듯이 깠다. 그리고 해변에 도착 우린 바다로 들어가 놀았다.  그리고 물에 나와 맥주를 마시며 쉬었다. 좀 있으니 성민이가 왔다. 그 얼굴이 얼마나 얍실해보이고 얄미운지 정말 하루하루가 지날때마다 밉상 정도가 올라가고 있다.





 오늘도 여지없이 해변가에는 잡다한 상인들이 돌아다닌다. 꼬마애들한테 팔찌 몇개를 구입하고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 어느새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됐다. 오늘은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씨하눅빌에 맨처음 도착해서 우릴 깜짝 놀라게 했던 골드스타에 가기로 했다. 씨하눅빌에 맨첨 우리가 도착했을 때 우리 눈에 들어온건 다름 아닌 태극기였다. 태극기가 걸린 큰 식당은 골드스타라고 한글로 적혀있었는데 한국식당=비싼식당 으로 인식 돼있는 우리에겐 가볼일 없는 그런 곳이었지만 요 며칠 돈 좀 쓰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터라 한번 가보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그렇게 향한 골드스타.

 넓은 식당은 손님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었는데 종업원이 가져다준 메뉴판을 보니 한국식당이 맞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음식이름들과 몇몇 사진으로 우린 이미 흥분 상태. 김치찌게가 꽤 비싼 5달러였는데 권이랑 둘이서 나눠먹자고 해서 하나 시키고 성민이는 다른거 시켜서 주문했다. 좀 기다리자 테이블에 밑반찬이 깔리기 시작하는데 역시 한국음식은 푸짐한 밑반찬이 매력이다.  그리고 이내 김치찌게가 나왔는데 대박. 밑반찬도 정말 너무나 맛있었는데 김치찌게는 5달러가 안아까울정도로 양이 많았다. 거의 부대찌게 시키면 나오는 넓은 냄비에 나왔는데 대박이었다. 게다가 밥은 무한대 리필,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너무 맛있어서 거의 놀부보쌈김치 수준. 말도 안되는 대박집이었다.

 우리는 한사람당 1달러 내고 부실하게 캄보디아 밥을 먹느니, 3명이서 김치찌게 하나 시켜서 먹어도 남는다고 좋아했다. 그렇게 씨하눅빌 체류내내 골드스타에 오게 만드는 일의 시작이었다. 어쨌든 완전 맛있게 배부르게 먹어서 배를 두들기며 식당에서 나왔다. 그리고 숙소로 오자 마자 매운 한국음식을 먹은 탓인지 권과 성민이 미친듯이 설사를 하기 시작한다. 역시나 나만 아무렇지도 않다. 방안에서 샤워하고 쉬면서 앞으로의 루트에 대해 얘기했는데 모두 빨리 태국으로 가길 원한다. 사실 뭐 나도 딱히 오래있으나 금방가나 별반 차이를 못느끼겠어서 태국행을 선택했다. 태국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가나에 대해서 얘기해보다가 기왕 이쪽 국경으로 넘어가는거 이번에는 못가봤던 꼬창을 가보고자 꼬창행을 제안했는데 모두 오케이했다.




 사실 이쪽 국경은 나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5년에 여행왔을 때 정말 죽을 고생을 하면서 넘은 국경이다. 아닌 말로 이제껏 여행중 어떤 힘든 교통수단이나 힘든일도 그때에 일을 생각하면 즐거울 정도니까. 암튼 말나온김에 우린 내일 태국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러 나왔는데 숙소부설 여행사부터, 해변에 있는 여행사들까지 모두 FULL이다. 내가 보기엔 신청은 여러군데서 받아도 결국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거 같은데 내일 모레 부터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상치 않게 씨하눅빌에 하루 더 묵게 되는 상황이 발생. 어쨌든 그러나 저러나 차이는 없다. 나온김에 해변가로 가니 불을 밝힌 식당들. 가볍게 맥주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모두 잠을 청하는데 배가 고팠다. 왠만하면 그냥 자겠는데 한국음식을 배터지게 먹고 위가 넓어진 탓인지 도저히 못참겠어서 숙소에 딸린 조그만 매장에서 라면 2봉지를 사다가 끓였다. 성민이 녀석 얄미운짓 하는거 생각하면 혼자 먹어야 마땅하나 그래도 똑같은놈이 되지 말자는 생각에 성민이에게 " 라면 좀 먹어 " 라고 말하자 대꾸안하고 가만히 누워있다가 배가쳐고픈지 젓가락을 챙겨 들고 방앞에 탁자로 나오면서 " 아 그럼 한입 얻어 먹어볼까? " 이지랄 하고는 후루룩 존나 잘 먹는다. 거의 다 먹을 무렵 갑자기 " 아 그만 먹어야지 " 이러고 있다. -_-; 국물밖에 안남았는데. 어쨌든 정말 이번 여행에서 성민이에게 실망을 넘어서 절망 수준의 감정을 느꼈다. 얄팍하게 굴어 조금 짜증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민이라는 점에서 더 짜증났다. 여행에서 만난 수 많은 얍삽이들 밉상들. 하지만 성민이는 그 사람들의 결정판인듯 느껴질정도였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친구가 이러니 내 마음이 더 불편하고 짜증난다.

 어쨌든 라면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밤이었다.


  1. 부산아가씌- 2008.10.27 13:34 신고

    씨하눅빌에선 그냥 하는거 없이..
    책 보고..
    수영 하고..
    걷고..
    시장에 가서 사람 구경하고..
    저녁이면 음악 감상하고..
    아침이면 산책하고..
    정말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엇지만..
    일주일이 금방이더군요..

    죽을때까지 그리 살고 싶어지던데요??
    ㅋㅋㅋㅋㅋ

  2. 박똥 2011.06.26 17:30 신고

    쩝... 이때가 최고조 였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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