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현재 2008 황금의 땅 미얀마 여행기를 보고 계십니다. 이 여행기는 여행일지를 바탕으로 쓴 일기 형식의 여행기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으시는 것이 좀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은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으며,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을 통해 해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여행기를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다음을 클릭해주세요 [Traverls/2008 황금의 땅 미얀마] - 미얀마 여행기 080820 미얀마 그 첫발  참고로 오른쪽 카테고리에서 Travels는 각 여행에 제 개인적인 기록이 스며든 여행기가 있으며 각 나라별 카테고리에서는 그 나라에서의 재밌는 에피소드나 볼거리 즐길거리가 소개되어있습니다.  참고 하시길, 재밌게 놀다 가세요!


미얀마 환율상 100짯이 대략 한국돈 80원 가량

러펫예 200짯
점심밥 노점 밥 400짯
사모사(튀김삼각만두) 3개 200짯
국수 400짯
물 1리터 300짯
세꼬랑 꼬치,맥주500 2, 맥주 1Jar 6100짯 (2인)

 지금 머물고 있는 오키나와 게스트하우스는 이국적이며 고풍스러운 목조 건물이다. 영국식민지 잔재로 낡고 비좁고 높다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이 골목에서 유일하게 낮으막하며 동남아 특유의 건축양식으로 이루어진 이쁜 건물이다. 지붕하면 떠올리는 전형적인 삼각형 모양의 지붕 바래 아래 위치한 다락방 같은 곳에 침대가 4개 뿐인 도미토리 방이 있다. 제법 아늑하니 맘에 드는 이 곳에서 난 아주 오랜만에 일찍 깨지 않고 단잠을 푹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 문을 열고 나와 가파르고 비좁은 계단을 내려가 카페트가 깔린 이층 복도를 지나 1층으로 내려갔다. 맑은 햇살이 비추는 아침. 담배 한대로 잠을 깨며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 출근시간인지 스텐레스 도시락통을 손에 든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골목길 어귀쪽으로 인도의 짜이처럼, 미얀마의 러펫예(러페예, TEA)를 팔고 있다. 인도와 닮은 미얀마, 난 오랜만에 이 곳 미얀마에서 인도를 향수하며 길거리 러페예 한잔으로 몸을 풀었다. 다른 집 건물의 고풍스런 문에 못을 박고 그 곳에 노점식으로 꾸려놓은 노점 카페를 보며 인도와 닮은 미얀마의 모습을 느낀다. 인도의 짜이와 거의 비슷한 맛을 내는 맛있는 러페예 한잔을 먹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잠깐 쉬면서 가계부,일기를 정리하는데 밖에서 엄청난 빗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얼마전에도 싸이클론 피해가 엄청났고, 현재도 그 회복이 덜되어있는 미얀마, 정말 빗소리가 차원이 다르다. 말그대로 미친듯이 온다. 

미얀마의 러페예는 맑은 홍차도 같이 준다.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되었다. 우리가 어제 이 곳 미얀마에 도착해서 오키나와에 당도했을 쯤의 시간이다. 태국에서 만난 이들이 미얀마에 오기로 했던 시간이다. 지금까지 오지 않는걸 보면 아무래도 미얀마 비자가 나오지 못했거나 무슨 사정이 있어서 안왔을 것이다. 지도를 보며 미얀마 여행 루트를 생각해봤다. 별 생각 없이 미얀마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는 만들레이로 갈려던 생각이 바뀌어 최적루트로 북서부에 위치한 버강으로 이동해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루트를 짰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나 멈추지 않는다. 배낭에 있지만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우비를 꺼내서 우비를 뒤집어 썼다. 한국에서 등산갈때 샀던 천원짜리 비닐 우비.

 우비를 쓰고 밖으로 나가니 편하긴 편한데 그 민망함이란, 제대로 된 우비도 아니고 완전 비닐, 사람들은 허접한 우비를 쓴 이방인이 신기한지 더욱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 본다. 어느새 배수시설이 미비한 이 곳 양곤의 길은 강물처럼 발목을 넘게 물이 뒤덮었다. 정말 대박이다. 그 와중에 밥을 먹겠다고 나온 우리도 짱. 뭘 먹을까 지나가며 노점을 보다가 밥을 팔길래 좁은 파라솔 하나로 의지한채 장사를 하고 있는 노점에 작은 의자에 앉아 국수를 먹기로 했다. 거의 쭈그려 앉다 싶피 앉은 바람에 비가 우비를 타고 내려 바지를 모두 적셨다. 그나마 밥도 맛있고 국물을 주는데 국물이 시원한 생선탕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맛있는 음식이 그나마 기분을 좋게해줬다.

 너무 비가 많이 내려 움직이는건 무리다 싶어서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너무나 꿈꿔왔던 그리웠던 미얀마였기에 비가 온다고 숙소에 가만히 있는 이 시간들이 너무 아쉬웠다. 오고 싶다고 맘대로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언제 다시 또 와보겠는가 게다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대 28일. 의무감으로라도 밖으로 나갔다. 숙소 근처에 있는 술레퍼야(퍼야=파고다, 미얀마에서는 탑이며, 절이라 볼 수 있다.)로 걸어갔다. 입장료가 없는 술레퍼야는 어제 이미 너무나 엄청난 쉐다공을 봐서 그런지 감흥이 덜했다. 사원의 의미를 그 규모로 판단하겠냐마는 쉐다공파고다가 너무 엄청났다. 술레파고다 역시 처음 봤을 때는 기가 막힐 정도였지만 그 술레가 시시해 보일 지경이었다. 

술레퍼야



 발걸음을 옮겨 차이나타운인 쩨인지제(거리이름)를 거쳐 꼬치골목인 세꼬랑(19번가)으로 가기로 했다. 양곤은 계획도시라 길들이 바둑판식이라 쭉쭉 뻗은 대로가 인상적인데 랜드마크 격인 술레퍼야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쭉 걸어가기면 하면 됐다. 지나가는 길 비가 오는 통에 길거리가 아주 개판이다. 시장들 몇개를 지나쳐 한참을 걸어서 육교가 나와 올랐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길의 모습이 가이드북에 나온 쩨인지제 거리 모습이었다. 지나가는 미얀마인들에게 쩨인지제 냐고 묻자 맞다고 한다. 차이나 타운은 개뿔.-_-; 이 곳이 나름 번화가라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다. 

번화가라는 쩨인지제


별거없나 싶어서 육교랑 연결되어 있는 건물로 들어가니 아직 문을 열지 않는 호프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티비와 낡은 테이블, 바가 있는걸 보니 축구를 좋아하는 미얀마 인들이 저녁에 영국 프리미어리그 같은걸 시청하며 술을 먹는 곳 같았다. 돌아다니다가 오락실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넓디 넓은 공간을 차지한 오락실은 어두컴컴한 조명으로 칙칙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마치 국민학교 시절 동네에 지하실에 위치한 칙칙한 오락실을 연상시켰다. 오락실에는 당구대도 있고 아이들의 놀이터 분위기 보다는 성인들을 위한 오락실 같은 느낌이었다.


오락실을 나와 다시 건물과 이어진 육교로 나왔다. 육교를 내려와 계속 서쪽 방향으로 걸었다. 길을 따라 노점들이 정말 많았는데 종로를 떠올리면 되는 분위기다. 맛있어 보이는 국수를 하나 사먹었다. 미얀마 음식 제법이다. 나쁘지 않다. 인도와 동남아의 만남. 흔히 그렇듯이 인접국들의 음식이 섞여있어서 독특한 느낌이었다.

지나가다가 물을 사기 위해 들린 슈퍼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라면들이 있었다. 정말 미얀마는 한국인들의 천국처럼 느껴졌다. 엄청난 한류열풍이 존재한다더니 아직 딱히 그런것을 느끼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동네 슈퍼에서 한국라면을 파는 걸 봤을 때는 정말 기분이 묘했다. 여행중에 귀하디 귀한것이 한국라면,소주인데 그런것들이 비싼가격이지만 그래도 큰 마트도 아니고 동네 슈퍼에서 팔고 있었다. 과연 미얀마는 한류 열풍인것인가.



 그렇게 쩨인지제를 거쳐 계속 서쪽으로 걸어서 가자 꼬치 골목이 나왔다. 바로 꼬치가게들이 죽 늘어서있는 꼬치골목 '세꼬랑'이다. 아직 시간이 일러 사람도 없고 한산했지만 골목에 들어서자 숯불을 켜놓고 꼬치들을 굽고 있는데 정말 전혀 먹음직스럽지 않았다. 어떻게 세상에 꼬치가 그렇게 맛이 없어 보이는지 완전 실망,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그래도 먹어봐야지 싶어서 대충 적당한 가게 하나를 골라 테이블에 앉았다. 미얀마 비어를 시키고 꼬치 몇개를 골라 주문하자 한참후에 구워서 나왔는데, 허허

 정말 맛없어 보이는 이 꼬치는 대박 맛있었다. ㅋㅋ 어이 상실


룽지를 입고 있는 미얀마 남자들

바지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시원하면서 맛이 좋은 미얀마 비어와 꼬치의 조화는 완전 기분 업!  먹으면서 생각해보면 그리 가격이 싼편은 아니었는데 어제 왔음에도 미얀마의 물가는 요상하게도 사는것에 비해 상당히 비쌌다. 물론 특정 길거리의 먹거리는 싼편이라고 하면 싼편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에 비해 싼 것이고 미얀마의 생활수준에 비해서는 비싸게 느껴졌다. 그나마도 길거리 음식은 싸고 식당의 음식은 평균적으로 동남아에서 좀 산다는 태국이 볶음밥 900원이라면 이 곳은 2000원 가량이었다. 비쌌다. 어쨌든 비싸건 비싼거고 지금 내가 즐길건 맛있는 꼬치와 시원한 미얀마 비어였다. 조금 먹었는데 맥주가 도수가 높은지 살짝 취기가 오른다. 너무 일찍 온탓에 한산한 세꼬랑 골목에서 술을 먹기 시작한거 같은데 어느새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며 세꼬랑에도 사람들이 점점 사람들로 넘쳐난다. 거의 해가 질 무렵 배도 부르고 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숙소로 가는 길 6시가 넘어서 그런지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었는데 휘황찬란한 서울이나 방콕의 밤이 아니라 어두컴컴하니 가로등도 긴 간격으로 하나씩 그나마도 거의 없다. 뭔가 세기말적 암울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숙소 근처인 술레퍼야 근처까지 걸어왔을 때 인근에 식당,노점들이 늘어섰다. 저녁이 되면 될 수록 노점식당만 넘쳐난다. 미얀마 오늘이 이틀째. 기분이 묘하다. 양곤은 대도시지만 뭔가 어두컴컴하니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내일 천년고도 버강으로 이동해야겠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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