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들기 전에 남과 홍이 내일 아침에 반드시 일찍 일어나야 된다며 아침 6시에는 일어나야 된다고 말했다. 나를 위해 뭔가 준비한게 있다고 해서 술을 늦게까지 먹었음에도 아침일찍 일어났다. 공기 좋은 시골에서 술마시고 잠자서 그런지 그래도 아침에 개운했다. 일어나서 대충 씻고 평상에 앉아 있으니 남과 홍이 모두 일찍 일어나 왔다갔다 하면서 뭔가를 분주히 준비한다. 그리고 이내 남이 나에게 뭔일인지 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숙소에 수로가 있는데 낮에는 물이 빠져서 그냥 흙만 있는데 밤부터 물이 차기 시작해서 아침 쯤에 수로에 물이 꽉 차서 배가 다닐정도가 되는데 새벽에 스님이 배를 타고 공양을 받으로 이 곳으로 오기로 했다는 거다. 내 생일이라 생일날 공양을 하면서 덕을 쌓아야 한다며 그 준비를 했다는거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수로에 물이 차있어서 신기하기도 했는데 저 멀리 우거진 수풀 사이로 유유히 배 한척이 내려온다. 안개 속에서 주황색 가사를 입은 스님 한분이 노를 저어 다가오는데 대박. 스님에게 공양드릴 물건이나 밥 등을 미리 준비하느라고 아침부터 그렇게 분주히 있었던 것이다.





 수로 쪽으로 다가가 불교도인 사람들만 태국친구들, 남,홍,그리고 민,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서 공양을 하기로했는데 권도 한번 해보라고 권유를 해서 권도 공양에 참석, 먼저 맨발로 스님에게 가서 꽃을 한송이 주고, 밥을 떠서 주고, 물건들을 준다. 이런식으로 돌아가며 똑같이 하는데 나는 내 생일이라고 태국친구들이 말해놓은 터인지 스님이 내가 공양할때는 뭔가 불경같은 것을 외워주었다. 그리고 다시 스님은 배를 저어 유유히 돌아갔다. 여기가 막다른 수로라, 이걸 받기 위해서 스님이 굳이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런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게 준비해준 태국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감동. 


공양이 끝난다음에는 나에게 떠놓은 물을 나무에 뿌리라고 시키면서 남과 홍이 무슨 염불같은걸 외워주었다.  그리고 공양하고 남은 밥, 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고기 완자 같은 것을 푹 고아서 죽같은걸 만들어주었다. 생일날 아침은 이걸 먹어야 된다며 부르스타를 평상으로 가져와 직접 죽을 끓여주는 남과 홍. 죽이 완전 맛있었는데 개운하고 시원해서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밥을 먹고 나니 피곤해져서 좀 잘까 했는데 함께 하는 이 시간이 그냥 지나가는게 아까워 잠을 안자고 태국친구들이랑 노닥거렸다. 나머지 사람들은 일찍 일어난터라 더 자기 위해서 자러 방으로 올라가고  아침에도 혼자 안일어나고 계손 잔 승묵이형은 뒤늦게서야 일어나서는 일어나자마자 똥으로 또 개그를 한다. 완전 똥장군 이미지 굳힐려고 한다. 




 그렇게 숙소에서 티비로 한국드라마 보며 한국드라마,연예인 얘기하다가 잠시 밖으로 나가서 점심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뚜이를 기다렸다. 바뻐서 어제 같이 못온 뚜이가 곧 도착한다기에 숙소에서 기다리며 낮부터 다시 또 술한잔. 얼음에 위스키를 타서 낮부터 2병을 마셨다. 남과 홍이 술을 많이 사온터라 술 걱정은 안했다. 그리고 오후 쯤 뚜이가 도착했다고해서 데릴러 나가는데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나갔다. 

 울창한 열대림이 자라있는 이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 큰 길가로 나가자 뚜이가 도착해있다. 뚜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사먹으면서 밥을 아직 안먹어 배가 고픈 뚜이를 위해 이것저것 태국음식 몇가지를 샀다. 그리고 숙소로와서 함께 태국음식을 맛보며, 술을 계속 마셨다. 양파같은 모양의 이상한 태국음식도 사와서 맛보았는데 태국친구들이 맛있다고 먹길래 한번 먹어볼까 하고 먹었는데 왠만하면 그냥 꾹 삼키겠는데 정말 나도모르게 먹자마자 뱉어버렸다. 그 모습에 태국친구들이 깔깔.


점심에는 우리가 태국친구들을 위해서 신라면을 끓여주었고, 덕분에 오히려 우리가 더 신나게 배터지게 신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모두 함께 밖으로 나갔다. 시장이 거의 볼거리의 전부이기에 또 시장으로 나가 여기저기 구경하고 강변으로 갔다.


그리고 우린 강변에서 배를 탔는데 남이 말해주길 "반딧불"을 보러 간다고 하는 것이다. 왠 반딧불? 생각하면서 일단 배에 올랐다. 배위에서 노을을 보며 있다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두워졌다. 그리고 배는 수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나무가 울창한 곳에 배를 가까이 붙였는데 이게 왠일, 내 평생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마치 크리스마스트리에 전구라도 달아놓은듯 큰 나무 전체가 반짝반짝 빛나는데 정말 우스개소리로 반딧불이 아니라 전구 매달아 놓은거 아니야? 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수의 반딧불이가 반짝였다. 대박. 그렇게 한두시간동안 몇개의 반딧불이 많은 포인트포인트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다보니 첨엔 신기했는데 나중에는 잠이 쏟아졌다. 그렇게 반딧불 투어를 하고 밤에 숙소로 돌아와서는 저녁밥을 먹는데 아무래도 수상시장이 가까이 있고 바다가 있어서 그런지 해산물 위주의 만찬!



대하며, 생선구이, 오징어 순대 같은 음식에 너무나 맛있는 음식들 뿐. 한참 밥을 배불리 맛나게 먹고 배가 불러서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할 때쯤에 뚜이가 올 때 사온 생일케익이 나왔다. 특이하게도 빵이 아니라 우리나라 떡같은 느낌의 케익이었는데 정말 쉽게 생각하면 태국 떡 케잌이라고 하면 편할까.


색도 이쁘고 모양도 이쁘고, 다시 한번 제대로 생일파티를 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데 숙소 아줌마하고 아저씨가 선물을 줬다. 선물은 오리모양의 저금통과 정말 이상한 모자였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새마을모자정도 되려나. 대박. 선물이 확 맘에 드는건 아니었지만 쑥스럽게 선물을 내밀던 아저씨아줌마의 그 따뜻함에 기분좋게 받아들고 힙합간지로 모자한번 써줬다. 정말 소박하게 별것아닌 선물이지만 마음이 훈훈. 그걸 보고 성민이나 승묵이형은 놀린다. " 아저씨 아줌마가 어디서 줏어와서 쑥쓰럽게 내민거 아니야? " 이러고 있다.



케잌을 다같이 나눠먹고 아저씨 아줌마한테도 갖다드리고 우린 자리를 옮겨 방에서 정확히 말하면 방문을 열고 나가면 있는 마루에서 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좀 마시다보니 사람들이 한명씩 배부르다,졸립다 이러면서 모두 사라졌다. 결국 술을 마시며 삘받은 나 때문에 남과 뚜이만 밤새도록 나의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면서 함께 밤을 샜다. 밤새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그 시간, 지금 생각하면 나때문에 잠도 못자고 아침을 맞이한 남과 뚜이에게 미안하면서도 참 즐거운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1. 이계희 2008.11.14 05:51 신고

    형 태국친구들이 이사람들이였구나..
    저모자가 그모자였구나.
    재밌었겠다!!!!!!!!!!
    꺄오!!!!!!!

  2.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08.11.14 09:21 신고

    외국같지가 않겠다 ㅎㅎ
    친구들도 있고, 생일도 하고~

  3. pinkbarbi 2008.11.14 21:37 신고

    생일축하해용!ㅋㅋ

    아 근데 남과 홍은 어떻게 알게된거에욤?
    나도 그런 태국친구좀 있었으면 좋게써용
    저의 태국 친구들은
    약속 안지키기 대마왕 ㅠ

    • 홍은 남때문에 알게 됐어요 둘이서 한국에 여행왔었죠. 남을 알게 된 계기는...2005 인도 여행기를 보시면 알 수 있답니다^^ ㅋㅋ

  4. 부산아가씌- 2008.11.15 12:30 신고

    보면 볼수록 태국 친구들의 마음이 참 이쁘네요....
    외국인 친구를 위해 이것 저것 준비하는 것 하며......
    자기 나라 문화에 대해 더 알게 해주려고 애쓰고....
    마음이 참 이쁜 사람들 같아요...
    그런 면에서 경무씌는 참 행운아 같고요...

    모자 잘 어울리네요..
    A-YO
    ㅋㅋㅋㅋ

  5. everland78 2009.02.17 18:19 신고

    정말 부러워요.

    그나저나 그 민박집주인 부부는 공짜로 가이드해주고 길에서 신기해서 먹거리 처다보면 잽싸게 사와서

    먹어보라고 주고 생일선물 까지 사주고..........그분들은 뭐 남는게 있나 싶네요.

    정말 태국 완전 좋아!!!! 착한 사람들.

  6. 승묵이형아는사람 2011.03.23 18:30 신고

    진짜 그 형 똥만 싸고 그런형 아인데ㅡ.ㅡ"

  7. Favicon of http://hby@naver.com BlogIcon 봉황 2012.08.08 16:42 신고

    ㅎㅎㅎ
    한참보다보니 승묵이형 아는사람 누군지도 알겠고
    재미 있는분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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