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2011년 7월 필리핀 배낭여행 중 적은 개인의 여행일기를 올린 것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재미나게 보시고, 필리핀 여행계획 중이신 분들은 필요하신 정보를 잘 얻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여행기는 일기를 올린 것이기 때문에 맨 처음부터 차례대로 보는 것을 권해드리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 처리를 했고, 가명 처리된 사람들 대부분 사진 역시 안나오도록 처리했으니 오해가 없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보실분은 카테고리 '2011 필리핀 여행기'로 가서 보세요. 혹은 다음 글을 클릭하셔도 됩니다.  재밌게 보세요. [여행일지/2011 필리핀 여행기] - 희귀한 필리핀 배낭여행기 #01 소문의 필리핀 도착


2011년 7월 10일 산 후앙 비치, 산 페르난도, 라 유니언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짐 챙기고 샤워하고 나갔는데도 다행이 오버 차지 같은건 더 받지 않는다. 아리스는 아침에 떠났다고 한다. 하는 일이 있는데 우리 때문에 밤에 같이 놀아서 고마웠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게 해서 미안했다. 간밤 에치와 샘형이 그렇게 싸워서 걱정했는데 내가 로비로 내려왔을 때 둘이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다행이다.

샘형이 화를 낼땐 내더라도 뒤끝이 없어서 그거 하나는 확실히 좋다. 어쨌든 화기애애하게 대화 좀 나누고 
체크아웃을 하고 일단 짐을 잠깐 맡기고 밥을 먹으로 갔다. 
밤에 본 산 페르난도의 모습과는 역시나 또 다른 활기. 시내 중심인데도 밥 집 찾기가 쉽지가 않다. 좀 돌아다녀서 겨우 식당하나를 찾았다. 밤에는 KTV로 영업하고 낮에는 밥집으로 영어하는 듯. 반찬 2개랑 밥이랑 해서 45페소. 


밥을 챙겨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짐을 찾고, 이제 본격적으로 바닷가로 향하기로 했다. 여기저기에다가 어디에서 지프니를 타야 산 후앙 비치를 갈 수 있는지 물어보는데 다들 정확하게 설명을 못해준다. 일단 가면서 계속 물어보기로 하고 길을 걷는데 지프니 2대가 신호를 받아서 서있길래 물어보니 한 지프니가 타라고 한다. 지프니에 올라타 가격을 물어보니 지프니 답지 않는 가격인 15페소를 부른다. (보통 8-10페소) 

일단 올라탔는데 나중에 안거지만 원래 우리 숙소 있는 곳 까지 가는  루트가 아닌데 택시처럼 우리가 가고자 하는 숙소까지 데려다 줬다. 일부로 기사가 더 받고 그렇게 해주려고 했었던듯. 

어쨌든 어제 돌아다니던 곳 중 가장 싼 곳이면서 가장 처음 갔던 숙소로 갔다.
방 가격은 좀 더 쇼부쳐서 에이치랑 나랑 둘이서 팬 더블룸, 500에 (1인당 250페소), 샘형은 혼자서 방을 울며겨자먹기로 써야 했다. 에어콘 3인실이 있는데 2층침대 1개에 싱글베드 1개 있는, 그 곳은 1200페소를 부른다. 1/3로 하면 샘형이야 100더 싸지면서 에이콘이지만 우린 150페소 더 비싸지는거라, 난 거절. 결국 그냥 방 2개 잡았다.

방에다가 짐만 옮겨놓고, 곧바로 옷을 갈아 입은 우린 바닷가로 향했다. 에이치가 수영복이 없다고 해서 근처에 놀고 있던 서핑 강습해주는 필리핀 남자에게 부탁해서 하나 얻어다 주었다. 그리고 바닷가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있는 바닷가의 풍경. 물은 그리 깨끗하지도 않고, 파도 역시 그리 쎄지도 않았는데도 서핑 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주가 확실히 서핑의 천국이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깨끗한 바다 그리고 거센파도 모두를 갖추었다 서핑의 나라. 아 호주...


일단 대충 서핑 강습이나 보드 렌트비를 물어보니 미친새끼들이 존나 심하게 부른다.
1시간 보드 렌트를 400페소를 부른다. 제 정신이 아닌듯. 한국돈으로 12000원, 현지물가계산방식으로 4만원.

어쨌든 바다에 왔으니 몸 좀 담글려고 물에 들어갔다. 그냥 물에 들어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다 서핑을 하고 있으니 좀 뻘쭘. 서핑을 안한다면 무의미한 장소처럼 느껴졌다. 물을 겁내고 수영을 못하는 에치를 위해서 수영을 가르쳐주면서 놀았다. 그리고 나와서 서핑보드 대여를 해주는 곳에서 쉬면서 이 동네 애들과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다. 서핑을 위한 곳이다보니 해변 곳곳에 천막으로 해놓은 서핑보드 대여소 같은 곳들이 많다.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낡은 보드들 5-6개를 가져다 놓고 보드 대여도 하고 강습도 하고 하는데, 담배피면서 맥주마시면서 노가리 까면서 만난 필리핀 친구들. 

페르난도, 빌

그리고 또 이 곳에서 키위(뉴질랜드) 한명을 만난다. 제임스. 키가 훤칠한 백인녀석. 

이 새끼는 우리 보자마자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말하는데 한국에서 2년 정도 영어강사를 했다고 하면서 간단한 한국말들을 하는데 한국말좀 하는걸 보니 오픈마인드로 한국에 적응할려고 노력했거나 한국인 여자친구가 많았던걸로 보인다. 어쨌든 제법 발음도 좋고 한국에 대해 잘 알기도 하고, 유쾌한 녀석이었다. 


제임스도 에치 수영 가르치는걸 도왔는데 한참 가르치고 나와서 에치를 가리키며 “ 이 새끼 수영 병신 “ 이라고 한국말로 말하는데 존나 웃겼다.  그렇게 물에서 놀다 나와서 노가리까고 그러다가 애들이 이따가 밤에 술 한잔 하자고 제의를 해 온다. Why not?~ 

어느새 석양이 지고, 서퍼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밤이 찾아왔다.
샤워를 하고 좀 쉬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아돌아다니는데 도무지 밥 먹을 만한데가 안보인다. 밥 먹을 만한 곳이라곤 해변가에 숙소들에 딸린 바 겸 식당들. 근데 가면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밥 한끼에 200페소. 갑자기 태국이 그리워졌다. 바로 바깥에만 가면 저렴한 로컬식당들이 있고, 아님 노점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인프라가 너무 없다. 확실히 배낭여행하기 너무 좋은 태국이 맞다. 

어쨌든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그나마 여기 근처에서 가장 싸다는 식당을 갔는데 이 곳도 밥 한끼에 120-130 뭐 이런다.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그냥 그곳에서 먹기로 하고 Abodo를 시켜먹었다. 아보도는 필리핀 음식으로 장조림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싼 아보도를 먹고 맥주한잔 할려고 했는데 왠지 흥이 나질 않아, 숙소로 돌아갔다. 에치는 낮에 수영배우느라 힘들었는지 피곤하다며 잠이 들고, 나는 그냥 드라마나 한편 때리면서 쉬고. 샘형은 혼자 맥주 빨고. 

그러다가 방에 있는것도 지겨워 잠시 담배한대 피러 나오니 샘형은 벌써 혼자 맥주3병을 깠다. 그리고 잠시 진지한 얘기를 나눴다. 

“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걸까? “ 에 대해서.

샘형이 영업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모두가 똑같다는 말을 한다.
그냥 결혼해서 애 낳고, 가족들이랑 여행 다니고 그러면 잘 사는게 아닌가 라고 다들 얘기한다고. 근데 샘형은 그건 아닌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형 스스로가 또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안든다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
한국에서의 똑같은 패턴의 삶도, 자유롭게 여행다니면서 사는 삶도 그 어느것도 잘 살고 있는 것 같진 않다는 생각. 다만 그렇기에 더욱 현재를 즐겨야 하는게 아닌가.

뭐 이런 얘기들을 나누고 있으니 술이 살짝 취한채 큰 슬러시컵을 든  제임스와 맥주병을 손에 든 페르난도가 왔다. 늦어서 미안하다며 술 마시러 가자고 한다. 어디 술집 가서 한잔 하자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근처에 가정집에서 마시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우린 합류!


 [ 사진 위 : 제임스, 키위 (뉴질랜드) 한국에서 영어강사 2년. 한국 알림이. 한국 엄청 좋아하고 한국문화 이해도 굉장히 높음 ]


가기 전에 가게에 들려서 탄두아이라는 이 곳 필리핀 럼과 탄산음료 몇개를 구입했다. 페이는 제임스가 했다. 제임스가 페이하면서 “오늘 즐거우면 내일은 니 차례, 오늘 재미없으면 내일 떠나! “ 라며 농을 한다. 그리고 페르난도를 따라 길을 건너 주택가 골목길에 접어들었다. 어두운 밤 길. 한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갔다. 저 멀리 불이 켜져있는 집 한채가 있다. 제법 좋은 집이었다.

그 곳에 가서 1층에서 신발을 벗고, 몇층인가를 올라갔다. 그렇게 온 집. 집 안으로 들어가자 노래방처럼 애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우릴 맞이해준다. 

미국인 스튜, 그리고 나머지는 다 필리핀 애들. 이 집 주인이라는 중년의 필리핀 여자. 이 아줌마 이름은 지나,  그리고 낮에 해변에서 만났던 동네 아이들 (아이들이라고 해도 다들 20살들이 넘었지만) 빌,크리스챤,페르난도, 한명더 있었는데 이름 까먹음. 

자리에 앉자마자 술을 따라줘서 술을 마시는데 즐거웠다. 
여행이 즐거운건 역시 이런 맛이다.


꼭 뭘 봐야 맛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것.

여행이기 때문에 오픈마인드로 현지인들과 어울리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

한참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면서 놀아서 다들 엄청 친해졌다.
낮에 보드 렌트비를 한시간에 400부르던 페르난도는 나에게 “ 너와 나는 친구가 됐으니까 내일부터 서핑 보드 한개를 너에게 무료로 렌트해줄테니 맘껏 가지고 놀아 “ 라며 호의를 베풀었다. 

우리가 술 마시던 그 집은 지나라는 필리핀 아줌마꺼였는데 호주 남편과 현재 별거중이라고 아마 이혼하고 나면 이 건물과 이 근처 몇개의 건물이 자기꺼가 될꺼라고 하는데 이 아줌마 부자다.  사는 집은 따로 있어서 이 건물은 그냥 이런식으로 놀리는 것 같다. 장기체류를 하는 사람들에게 렌트를 해주는 듯. 마리아라는 필리핀 여자애(엠이라고 부름) 한명이 마닐라에서 와서 긴 휴가를 즐기고 있다고 하는데 마리아가 스파게티를 만들어서 줘서 술먹다가 허기져서 엄청 먹고, 완전 재미나게 놀았다.

 [ 사진 위 : 엠, 필리핀 재원, 당당하게 샘형한테 너 돈 많냐고 물어봄. 자기는 일년에 5천만원 정도 벌어서 돈 걱정 없다고 하는데 필리핀에서 5천만원이면 한국으로 치면 얜 50억 버는거임 ]
 

하나둘씩 술에 취해 사라지고, 샘형과 나도 취기가 올라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바깥에는 비가 억수로 쏟아붓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흠뻑 젖었다.

즐거운 산 후앙의 밤이었다.


  1. 독자 2011.07.27 17:34 신고

    1등

  2. 필핀도리 2011.07.27 19:17 신고

    이번 9월 바기오 방문에 나도 가야쥐

  3. pinkbarbi 2011.07.27 22:22 신고

    호주에서의 파티가 생각나는 사진들이에요 ㅋ
    필리핀친구들이랑 좀 친했었는데
    술먹는거 좋아하고 피티 춤 추는거 좋아하고 ㅋ

  4. 깡또리 2011.07.28 10:41 신고

    외국인한테 놀림받는 에치님 불쌍해요.ㅋㅋ

    담에 경무님 서핑 하는 동영상좀 올려주세요.ㅎㅎ

  5.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7.29 09:34 신고

    결국
    술사주고 서핑보드 공짜로 얻었다는 결론이시군.
    푸하하~
    부러워~~~~

    다음 글은 서핑 배우는 글이 올라올라나? ㅋㅋ

    • 아니죠. 그날 술 얻어먹고 밥 얻어먹고 돈은 하나도 안썼어요 제가 가서 그냥 애들 덕분에 잘 놀았죠.. 그리고 서핑 보드 값은 나중에 따로 챙겨줬습니다. 시간당 100페소 정도로 해서다가..

  6. sun 2011.09.07 19:49 신고

    필리핀여행기중에 이제서 정말 '여행기'보는기분

  7. 호땅친구 2011.10.23 21:47 신고

    님글 때문에 지금 3시간쩨 안자고 보고 있음 ㅜㅜ
    일본갔다가 오늘출국했는데 어제저녁부터 님블로그 보다가 오늘 오자마자 보고 있음 ㅋㅋㅋ
    정말 재미납니다 싫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여??전 32살 남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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