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지금은 태국 방콕 카오산 디디엠에 머물고 있습니다.
 벌써 이 곳에 머문지도 2주가 훌쩍 지나버렸네요.

 오늘은 여행기가 아닌 오랜만에 배낭여행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고 싶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합니다.

 호주에서 너무나 태국이 그리웠었더랍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한국으로 들어갔다가 긴 여행의 시작을 필리핀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마닐라에 도착한 첫날.
 오랜만에 느껴보는 동남아의 정취와 여행 기분에 취해 너무나 행복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 몇일 뒤 전혀 특별할것 없는 동남아에 너무나 익숙해 처음 와보는 나라에서 조차 익숙해진 제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이때까지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배낭여행자들이 워낙 없는 필리핀이었기 때문에 다른 여행자들을 만날 기회가 0에 가까웠기에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태국이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방콕에가면 여행자들을 만나고 다시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겠거니.

 그리고 밤에 태국 방콕에 도착해 카오산에 떨어졌을때 많이 변했을지라도 너무나 그립던 그 카오산에 정취해 취해 밤새 술을 마시며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습니다.
 더이상 여행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호주에서 저를 원래 부터 알던 여행중에 만났던 이들이나 애플이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제가 변했다고.
 

 어느날 애플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 오빠 성격 많이 변했어. "
 " 왜? "
 " 그렇게 사람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면 얘기하는거 좋아하는 사람이 말이 없어졌어 "
 
 저도 느꼈습니다.
 
 호주에서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많이 겪다보니, 정말 사람 등골까지 쪽 빼먹는 놈들을 만나다보니 어느새 성격이 변해있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은,  과연 지금의 내가 여행을 가면 예전 처럼 재밌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불안했습니다.
 

 여행이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언제나 생각했던 제 자신이 사람에게 지쳐있고 사람이 싫어졌으니까요
 
 호주에서 수 많은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걱정했습니다.


 지금 내가 여행을 가면 재밌을까
 예전 처럼 즐길 수 있을까
 
 걱정은 이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예전 같으면 금방 다른 이들과 친해졌을 제가, 방을 10여일 넘게 같이 쓴 사람에게 조차 먼저 말을 건네 본 적이 없는 겁니다. 사람이 좋아야 즐거워야 할 여행에 사람이 빠져있던 겁니다.
 
 전혀 즐거울리가 없는겁니다.
 
 같이 여행하는 형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 너 왜이렇게 변했냐 "
 " 너 왜 이렇게 메말랐냐 "
 
 저도 느낍니다. 하지만 더이상 예전처럼 사람들에게 살갑게 굴지 못하는 모습에 어떤 위화감도 느낄 수 없을 만큼 이미 사람들에게 질려있었던 절 봤습니다.
 
 그러다보니 루트에 대한 고민 보다 여행 자체에 대한 고민이 커져서, 너무 고민하니 여행중 만난 한 동생이 차라리 남미를 곧바로 가보는게 어떻냐고 전혀 접해보지 못한 곳에 가서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환경을 접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조언을 해주더군요
 
 그래서 남미행도 생각해봤으나 남미를 간다고 사람에 대한 실망감. 사람에 대한 제 마음이 쉽게 다시 예전처럼 돌아올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울해지더군요
 
 그렇게 너무나 그리워하던 여행인데 그 여행을 하면서 우울증 가까운 기분에 빠져있는 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하루하루 침잠되어가고 있습니다.

 원래는 태국에서 인도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뜻하지 않게 필리핀에서 서핑에 빠지는 바람에 발리가 일정에 추가되었는데 이번엔 아마도 꼬 따오에 가서 다이빙을 하게 될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 와중에 좋은 이들을 만나서 그 좋은이들때문에 꼬 따오로 향하게 될 것 같습니다. 꼬 따오로 내려갔다가 말레이시아 까지 가서 발리로 갔다가 다시 방콕 돌아와서 그 때 인도로 넘어갈 것 같습니다.
 
 이렇게 루트를 얘기하지만, 사실 너무나 큰 고민에 휩쌓여서 한동안 그냥 여행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했었으나 그냥 돌아가는건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 마음을 굳게 먹고 일단 움직여 보기로 했습니다. 카오산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술마시고 놀면서 보낸 2주. 그렇게나 하고 싶었던 여행을 와서 울적해있는 제 모습을 보는 것도 슬펐습니다.  이제 일단 이동을 해보렵니다. 한번 계속 여행을 해보고 그래도 정말 아니라고 생각되면, 예전에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없다면 여행을 접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워홀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정말 몇몇 쓰레기 같은 인간들 때문에 이렇게 성격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니 요새는 가끔 밤에 잠을 설칩니다.  사람이 다시 좋아지고 사람에게 다시 살가워지는 그 때가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다시 길을 떠나보려합니다. 여행기 기다리시는 분들게 죄송하지만 이렇게 지내고 있다는 글부터 올리게 됩니다.
 
 여행기 써놓은걸 다듬고 올려야 되는데 인터넷 사정문젠지 티스토리 문젠지 글이 뜨질 않아요.
 
 그래서 정체되어있는데 양해 부탁드리며.. 조만간 기쁜 마음으로 기쁜 글들을 올릴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언제나 방문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1. Favicon of http://bass2kj.tistory.com BlogIcon MUSE 2011.08.07 13:29 신고

    헛... 좋은 사람들 계속 만나면 예전 모습 찾을거라 믿어요!

    전 호주 6개월 있으면서 나쁜 사람 안만난게 정말 다행인것 같아요..(근데 이게 저한테 뭐 빼먹을게 없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ㅋㅋㅋㅋ)

  2. 카리스마 2011.08.07 13:56 신고

    여러사람만나다보면 좋은사람과 안좋은 사람도 있지요 나쁜사람만나는것도 여행의일부분이며 좋은 경험이될겁니다

  3. 열혈독자 2011.08.07 17:12 신고

    워홀수기 보면서도 무님이 갠찮을란가 하는 조마조마햇던 순간이많앗엇는데. 결국 이런 글을 보게 되다니 거시기한 기분이네요 ㅜㅜ.
    기분이 즐겁지 않다면 여행 멈추시고 한국으로 과감히 돌아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또 그때문에 블로그에 글까지 남기실정도라면 단순히 즐겁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마음이 아주 안좋으신 것같은데 여행을 강행한다는 건 돈 낭비 시간 낭비 열정 낭비가 아닐까
    싶네요....... ㅠㅠ. 암튼 힘내셔요.

  4. ㅋㅋㅋㅋ 2011.08.07 22:21 신고

    와서 직장 잡고 일하다가 떠나야
    여행도 할맛 납니다.....
    너무 오랜 여행은 지치더라구요....
    워홀도 여행이면 여행인지라...

  5. 2011.08.08 00:56 신고

    이제 곧 떠나시겠군요.
    치앙마이는 내내 비가 옵니다. 어제는 트레킹 다녀오고 오늘 동네 마실 좀 나가려는데 비도 오고 귀찮아서 숙소에서 빈둥거립니다. 여행도 길어지고 별 재미가 없어지는 요즘도 가끔씩 만나는 좋은 사람들 덕에 한번 웃고 또 길을 떠납니다. ㅎ 저는 어제 래프팅했던 강사가 유쾌했는데, ' No Money No Honey~' 제법 Rhyme도 맞춰가며 노래를 흥겹게 부르는데 한참을 웃었습니다. 경무씨도 이번 여행길에는 유쾌한 사람들 만나서 활력을 얻으시고 본래의 '색기발랄'함을 찾으시길 빌어 드립니다. 그리고 또 기회가 되면 또 다시 보길 빌어요. 담에 클럽 같이 가면 그 굴욕들?을 날려 버립시다. ㅎㅎ

    • 형님 진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언젠가 또 볼날이 오겠죠...

      저는 일단 목적지도 이제 정해졌고, 즐거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많이 회복되어가는 중입니다. 형님도 그 중 한분이세요. 진짜 만나서 너무 즐거웠고 좋았습니다. 또 뵈요!

      건강하고 재미나게 여행하시구요!

  6. 꼬따오 2011.08.08 11:24 신고

    오실꺼줘 ㅎㅎ

  7. 2011.08.08 11:52

    비밀댓글입니다

    • 조언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정말 장문의 글이었네요;;;
      안그래도 요새 즐거운 사람들을 만나서 좀 웃고 다닙니다. 조금씩 회복중인것 같아요.. 감사드려요

  8. 카리스마 2011.08.08 22:53 신고

    아 그리고 필리핀 후기좀올려주세요 유흥하는거 재밌습니다

  9. Leone 2011.08.09 11:02 신고

    ㅠㅜㅠ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경무님만큼은아니겠지만..ㅠㅠ

    내상 잘 추스리시고
    다시 멋진 강호행(응?) 보여주실거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10. 짱가 2011.08.09 16:03 신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고..

    즐겨 보고 있습니다...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쬬.
    뭐..결론은 다른 사람들로 인해 본인까지 변할 필요는 없죠..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좋은 사람들도 또 있으니깐요
    한쪽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양쪽을 다 생각하셔서.
    다시 힘내고..열심히 글올려 주세요..

    자주 읽고 싶어요..

    • 늦은 업뎃 죄송합니다.
      오늘 밤에 또 더 올려놓겠습니다.

      사람에 치인거 사람으로 극복했어요.
      이젠 여행이 다시 즐겁네요

  11. lexxBeastvs 2011.08.09 22:14 신고

    Angst essen Seele auf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인생에의 옳고그름을 논할 수 없듯이
    길의 갈래에서는 오롯이 선택만이 있습니다

  12. tolej 2011.08.09 23:00 신고

    멀리서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13. Favicon of http://twentieslife.tistory.com BlogIcon 플로그래머 2011.08.10 00:04 신고

    여행기 감사히 보고있는 1인입니다~
    너무 상심마시고 새로운곳에서 새로운만남으로 즐거움을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화이팅!

  14. 2011.08.10 22:23

    비밀댓글입니다

    • 카...님
      3살 위십니다. ㅎㅎㅎ
      지금은 어느정도 회복되어 기쁘게 여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문제가 발생했지만요 ㅠ,ㅠ

      말씀해주신 조언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저도 호주는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너무 실망감도 크고 해서 뭐 암튼 여행 나와서 다시 좋은 사람들 만나고 좋은데 있다보니 맘이 여유로워지네요.

      댓글 참 감사합니다!

  15.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8.12 20:43 신고

    힘내시고~
    사람으로 실망했으면 사람으로 다시 회복해야지~

  16. 라오스여자 2011.09.18 21:48 신고

    오빠 힘내삼...ㅋㅋㅋ 지금은 어디십니까?????

    즐거운 꼬따오 쌤송 그립습니다,,,,
    오빠가 같이 다이빙 할수 잇는 그날까지...빼빠지게 돈이나 벌랍니다 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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