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2011년 7월 필리핀 배낭여행 중 적은 개인의 여행일기를 올린 것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재미나게 보시고, 필리핀 여행계획 중이신 분들은 필요하신 정보를 잘 얻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여행기는 일기를 올린 것이기 때문에 맨 처음부터 차례대로 보는 것을 권해드리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 처리를 했고, 가명 처리된 사람들 대부분 사진 역시 안나오도록 처리했으니 오해가 없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보실분은 카테고리 '2011 필리핀 여행기'로 가서 보세요. 혹은 다음 글을 클릭하셔도 됩니다.  재밌게 보세요. [여행일지/2011 필리핀 여행기] - 희귀한 필리핀 배낭여행기 #01 소문의 필리핀 도착


 #13 역대 최강의 동굴 사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은 늑장 부리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태의 심각성 덕분인지 에치도 곧장 일어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그나마 이 동네서 제일 싼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며, 밥 먹고 마을 중앙에 있는 관광센터에 가서 투어를 알아보자고 얘기를 하고 아침 식사를 끝냈다. 투어를 알아보게 된 이유는 이 마을 '사가다'에서 가장 유명한 이 마을에 오는 목적중에 하나인 동굴투어 때문인데 동굴 하면 그 동안 라오스나 이런데서 들어갔던 아주 손 쉬운 동굴들만 봐왔기 때문에 뭐 렌턴들고 따로 들어갈까 했는데 가이드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고 입구에 적어놨기도 놨고 우리가 보고 싶었던 건 동굴과 동굴을 연결해서 보는 것이라 가이드가 필요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밥을 먹고 마을 중앙에 관광센터로 가자, 게스트 하우스에서 봤던 프린트 물들이 그대로 보인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신청을 하든 관광센터에서 신청하든 가격이나 모든 것이 같다. 그 순간 생각이 들었다.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투어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투어 프로그램 중 우리가 고를 것은 두개의 동굴을 연결하는 것인데, 한 동굴로 들어가서 다른 동굴로 나오는 것이다. 제일 유명한 동굴은 sumaging cave. 우리가 사가다에 도착한 첫날 마을 돌아다니다가 한참 멀리까지 가서 입구를 본 그 동굴! 그리고 지도를 보고 찾을려고해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던 lumiang cave. 이 두 동굴을 잇는 투어. 투어 비용은 일인당 400페소. 아무 때나 출발 할 수 있는지 언제 갈꺼냐고 해서 9시 정도에 가겠다고 얘기하니 이곳으로 9시까지 오라고 한다.

 그리고 더불어 여행자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자 등록.
 이 것은 꽤 위험한 장소들에서만 한다는 바로 그 여행자 등록이다.
 
 혹시 실종되거나 했을 때, 흔적을 찾을 수 있도록 미리 등록을 해두는건데 실종이 잦은 위험지역 인도의 함피라던가 레바논 남부지역 같은 곳에서 해본 적이 있다. 이 말인 즉슨 동굴이 꽤나 위험하다는 것. 혹은 이 마을이 위험하다는 것인데, 걱정도 잠시 여행자 등록하는데 돈이 50페소가 필요하다는거다. ㅎㅎㅎㅎ 결국 그냥 돈인가 싶었다. 별거 없다 그냥 서류에 이름 적는 것 뿐인데 50페소가 들어갔다. 결국 돈 때문이다. 위험이고 나발이고 없는 것이었다. 라고 생각했다.

 숙소로 돌아온 우린 씻고, 옷을 대충 갖춰입고 쉬다가 9시에 관광센터로 갔다. 가서 바우쳐를 내미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직원이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서 놀고 있는 마을 청년들중에 한명에게 말을 건넨다. 마을 청년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인사를 건네고 직원이 이 마을 청년을 따라가라고 하는 것이다. 이 때 다시 한번 이 마을의 시스템을 깨닫게 되었다. 동굴 때문에 여행객들이 많이 오니까 동굴 투어나 여러가지 투어를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맡아서 해먹는거다. 덕분에 가격도 일정하다. 그렇다고 싼 가격은 아니다. 마을로선 참 현명한 선택이긴 하나 여행자들에게는 뭐랄까 마을 전체가 담합한 기분이 든다고 할까, 안그래도 싼 식당을 찾을 수 없어 마을 전체가 담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우리로선 담합을 확인한 기분이었다.

 청년이 센터 직원이 내민 서류에 사인하는데 그 위로는 수 많은 다른 가이드들의 사인들이 있는 걸로 봐선 확실히 전문 가이드는 아닌듯 했다. 그냥 마을 주민. 이렇게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순번같은걸 정하거나 해서 관광객들을 맡는듯. 어쨌든 우린 그 청년을 따라 길을 따라 내려갔다.


 

한참 가다가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는 청년은 한 집으로 들어갔다. 자기네 집인듯, 준비 좀 해서 오겠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이내 가스 렌턴과 배낭하나를 메고 나왔다. 그리고 청년을 따라 우리는 동굴  방향으로 향했다. 첫날 도착해서 걸었던 길이기에 익숙했다.



 가면서 서로 통성명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내려가는데 투어에 대해 물으니 작은 동굴로 들어가 큰 동굴로 나올 거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큰 동굴은 우리가 첫날 봤던 sumaging cave. 그러면 우리가 처음 갈 동굴은 우리가 찾지 못했던 다른 동굴. 한참을 걸어 큰 동굴 가기전 쯤에 있다는 작은 동굴을 왜 우리가 못찾은지 알게 되었다. 동굴로 향하는 오솔길로 가는 입구는 어처구니 없게 콘크리트 벽이 하나 있었는데 그 뒤로 돌아가면 오솔길이 시작되었다.


 에치와 난 박장대소. 이러니까 못찾았지.
 무슨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 멀리 동굴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청년을 따라서 오솔길을 따라 가기 시작했다.


 한참 오솔길을 따라 걷자 드디어 나타난 동굴 입구.
 첫날 이 동굴하고 이 동굴 근처에서 볼 수 있다는 풍장을 찾으려 얼마나 애썼던가.
 
 여기서 잠깐?
 풍장이란.
 여러가지 장례풍습 들이 있는데 이 마을에선 풍장을 하는데 풍장이란 다름 아니라 관을 절벽이나 동굴입구 같은 곳에 두고 바람에 맡겨두는 장례풍습을 말한다. 들어 본적도 없고 해서 꽤 흥미로웠던 풍습.


 동굴입구로 가까이 들어서면서 동굴안쪽으로 쌓여진 수 많은 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풍장이구나.

 좀 신기하고 독특했다. 동굴 구석구석 저기엔 어떻게 관을 올려놨을까 싶을 위치에 관들이 놓여져있었고, 어떤 관들은 썩어서 부셔져 뼈들이 밖으로 튀어나와있는 것들이 있었다.


 잠깐 풍장 구경하는 동안 가이드 청년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포즈를 잡아보라고 한다.
 관광객들 많이 다뤄본 솜씨.


 풍장 해놓은 것을 대충 본 후에 이제 본격적인 동굴 탐험에 나설 차례.
 동굴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진행 할 수 있는 길이 안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깊고 검은 구멍만이 있다. 발 한번 잘못 딛으면 떨어져 죽을 것 같다.

 - 여기 밑으로 내려가는건가?
 - 여길 어떻게 내려가
 - 밧줄도 없고 암것도 없는데..
 - 근데 길이 없잖아

 에치와 난 아무리 봐도 찾을 수 없는 길에 좀 당황했다. 그에 반면 가이드 청년 아무렇지 않게 가스렌턴을 꺼내어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가스렌턴은 불이 붙자마자 엄청나게 밝은 빛을 발한다. 꽤 고성능. 후레쉬 따위와는 비교가 안된다.
 자 이제 어디로 가는것인가. 지켜봤다.
 갑자기 동굴 입구 반대편쪽으로 간다.
 그러더니 거대한 바위 밑으로 아주 조금 난 틈으로 들어간다.

 헐.

 -_-;;;;;;;;;;;;;;;;;;;;;;;;;;;;;;;;;;;;;;;;;;;;;;;;;;;;;;;;;;;;;;;;;;;
 저게 동굴입구.

 가이드가 먼저 가고 앞에서 렌턴을 비쳐주면 우리가 따라서 움직이는 식으로 하는데 동굴 시작부터 아주 고난. 아주 비좁은 틈을 빠져나가려니 덩치가 커서 완전 힘들었다. 게다가 dslr 카메라까지 들고 들어갔으니 아주 개난감. 시작부터 동굴틈에 빠져나가느라 죽을둥 살둥.

 정말 이 동굴 가이드 없었으면 왔어도 못들어갈판.

 가이드는 아주 익숙한 발걸음으로 경쾌하게도 험한 길을 요리조리 잘 지나갔다. 밟아야 될 자리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처럼. 어느 자리를 밟고 어떻게 이동하라고 계속 알려줬다.

 이거 라오스 동굴 들어갔을때가 생각이 난다.
 그 때도 한번 큰 바위 사이를 점프하는데 아래는 낭떨어지. 근데 점프해서 착지한곳이 미끄러워서 아주 살짝 미끄러져서 죽을뻔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동굴은 애들 장난. 진짜 여기 진심이다. 이 동굴 쩐다. 이 동굴에 비하면 지금까지 들어간 모든 동굴은 그냥 평지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

 밑으로 바닥도 보이지 않는 위험한 바위와 바위 사이를 옮겨다니는건 너무 잦아서 나중에 내성이 생길 정도. 그나마도 그냥 돌아다닐수도 없어서 바위와 바위 틈 사이에 발로 지지대를 해서 온 몸에 힘을 잔뜩주고 내려가야 될 그런 길들, 그것마저도 힘들어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되거나 올라가야 하는 길들. 장난이 아니다. 진짜 자칫잘못하면 죽을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니 온 몸이 긴장상태. 힘이 빡들어간다.



 [ 사진 위 : 내가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은건데, 꽤 높은데서 밧줄타고 내려와야 하는데 에치가 내려오는걸 돕고 있는 가이드 ]

 동굴 이동을 하면서 중간 중간 쉬는데 쉬는 이유는 밧줄 정리 및 확인을 하는 동안 잠깐 잠깐 쉰다.

 


 진짜 이 동굴 쩐다.
 보면서 이 동굴 맨처음에 들어왔던 사람들 얼마나 힘들게 이 길들을 찾아냈을까 싶기도 하고
 몇명이 죽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여럿죽었다고.

 수직 낭떨어지길을 내려가야 되는 곳에 도착해서 다시 가이드가 밧줄을 확인한다. 렌턴 불빛으로 밑을 확인하니 존나 깊다. 대박. 여길 밧줄을 또 잡고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



 불행인가 다행인가 이 동굴 물이 꽤 많은 동굴이다. 곳곳에 지하수가 호수를 이뤄서 꽤 멋지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중간중간 원하면 수영을 할 수 있는데 동굴 수영이 꽤 무서웠다. 이 물들이 어디로 흐를지도 모르고 왠지 모르게 물속 깊은 곳에서 뭔가 나타나서 발을 낚아 챌것같은 공포감이 들었다. 반면에 그렇게 물들이 많기 때문에 바위들이 아주 미끄러웠다. 다행이도 난 운동화를 신고 들어와서 괜찮았는데 쪼리를 신고 들어온 에치는 여러번 넘어졌다. 가이드에게 이렇게 밧줄 타야 되는게 얼마나 남았냐고 하자 몇개 남았다고 한다. 깝깝하다.

 험난한 바위틈 사이사이로 옮겨다니고 때로는 좁은 바위틈으로 기어내려가고 누워내려가고 반복. 그러다 또 길이 없나 하면 밧줄이 어김없이 자리잡고 있다.



 [ 사진 위 : 이게 진짜 대박 ]
  그리고 한참 뒤에 나타난 대박 길.
 이번에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건데. ㅎㅎㅎㅎ 사진 상으로는 그냥 바위를 타고 올라갈것 같으면 되게 생겼는데 실은 저 바위가 둥글게 튀어 나온 바위다. 말그대로 시작 부분이 오히려 안쪽으로 들어가서 어디 지지할곳도 없어서 순수하게 팔 힘으로 올라가야 하는 바위다. 설명이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는데 바위를 옆에서 보면   )  <-- 이렇게 되있는거다. 저길 밧줄 잡고 올라가야 되는 상태. 진짜 개빡. 높이도 높고. 미끄럽긴 오질나게 미끄럽고 장난 아니었다.

 그리고 또 어김없이 나오는 수직 길.
 



 비좁고 수직으로 내리 꽂는 길을 또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또 밧줄길이 나오고. 진짜 디지는 줄 알았다. 온갖 후회가 몰려왔다. 이 짓을 왜 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한시간여 넘게 개빡 동굴을 지나 점점 다른 풍경을 보이는 곳으로 접어들었다.
 중간 중간 참 멋진 것들도 많고, 멋진 동굴 호수도 있었고, 때로는 거대한 격납고에 들어선듯 엄청나게 큰 광장 같은 곳들도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그 큰 광장 같은 곳이 맘에 들었는데 동굴안에 그렇게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다는게 신기했다. 게다가 신기할정도로 평지.

 완전 몸이 지쳐버렸다. 중간중간 몇번을 쉬고나서 가이드가 더이상은 힘든 곳이 없다. 이제 다 지나왔다. 라고 얘기하면서 이제 드디어 다른 동굴로 들어섰음을 알려줬다.



 그 말을 증명이라 하듯이 이제 더이상 밧줄 길이나 위험한 길들은 거의 없어지고, 오히려 멋진 풍경들만 한가득. 이럴 바엔 그냥 동굴 커넥션을 할게 아니라 sumaging cave( big cave)만 따로 구경했어도 될 것을. ㅠ,ㅠ



 이제 부턴 여유가 생겨서 중간중간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신기하게 생긴 바위(?!)들도 구경하고 별에 별거를 다 갖다붙였다. 여자 거기 처럼 생긴 바위, 남자 거기 처럼 생긴 바위, 개구리 바위, 코끼리 바위 별게 다있다.

 중간중간 멋진데가 나오면 가이드가 카메라를 달라고 해서 사진을 찍어주는데 여러 위치에서 성의 있게 찍어주는게 역시 가이드.

 그리고 이동하다가 한번은 존나 대박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물도 많고 해서 물이 흐르는 곳을 지나야 할 상황이 많았는데 dslr을 들고 들어갔기 때문에 조심조심했는데 지나가다가 물 흐르는 곳에서 미끄러져서 넘어져버렸는데 정말 이 위급상황에서 넘어져서 바위에 머리가 부딪힐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한 것은 그냥 넘어지고 손을 번쩍들어서 카메라를 위로 올렸다.

 이 모습을 보면서 에치가 조낸 웃으면서 " 와... 프론데 카메라를 지키겠다는 저 자세 "
 근데 진짜 내가 생각해도 웃겼다. 그 넘어지면서 물에 빠진 그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손이 번쩍 들리면서 카메라를 물 바깥으로 계속 유지했다. 몸이 다 잠겨버렸는데도..  덕분에 완전 제대로 넘어져서 온몸이 미친듯이 쑤셨다. 다행이도 머리를 부딪히거나 하진 않았지만 진짜 그냥 넘어지는 바람에 꽤 충격이 컸다. 카메라를 지킨 것만으로 다행. 지금 이 사진을 볼 수 있었던 건 그러한 이유 때문!


 


 sumaging cave는 확실히 힘든 곳이 없고 거의 뭐 이쁜 바위보고 호수보고 하는거 위주.
 하고나서 느낀거지만 진짜 힘든거 싫거나, 그냥 이쁜 동굴만 보고 싶은 사람은 굳이 동굴 커넥션을 할게 아니라 sumaging cave만 봐도 될 것 같다. 심지어 여긴 진짜 가이드 없이 후레쉬만 들고 들어와도 구경 가능 할 듯. 길도 그리고 어려운 길도 아니고 헤메거나 할 것도 거의 없다.

 어쨌든 체력이 거의 고갈 상태에 이르렀을때 저 멀리 한줄기 빛이 새어들어온다. 어찌나 기쁘던지.
 
 드디어 동굴 커넥션이 끝났다. 약 2-3시간 정도가 걸린듯.
 2-3시간 동안 한 동굴에서 다른 동굴로 이동하면서 개빡셌다. 동굴 바깥으로 나왔을때는 체력 고갈.
 
 운동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게다가 잠시 한달동안 한국에서 미친듯이 방만한 생활로 인해 살도 엄청 쪄서. 더욱 힘들었던 상황. 동굴 밖으로 나오자 정말 숨쉬기가 힘들정도로 힘들었다.


 




 동굴 바깥으로 나오자 첫날 이곳을 지나가면서 마주쳤던 카페가 나온다.
 도대체 여기 카페가 왜 있지 싶었는데 이제서야 이유를 알 것 같다.
 나오자마자 카페에 앉아 시원한 물 2리터짜릴 사서 들이키는데 죽을 것 같다.

 물 마시면서 한참을 앉아서 쉬는데도 회복이 안된다.

 그리고 이제 동굴 투어도 끝났으니 숙소로 가야 하는데 이제 이 곳부터 숙소까지 계속 오르막길.-_-;;;;;
 한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언덕길이다. 지옥이다. 답이 안나왔다.
 혹시 여기 차로 사가다 게스트하우스까지 얼마면 가냐니까 말도 안되는 비싼 가격을 부른다. 어처구니가 없다.
 
 진짜 한 100페소만 불렀어도 울며겨자먹기로 갈려고 했는데 이들이 부른 가격은 500페소. 
 장난치나. 아무리 언덕 오르막길이지만 걸어서 20분 정도면 가는 길인데 아무리 죽을것 같아도 그건 아니다 싶어서 걸어가기로 했다. 정말 그정도로 몸이 힘든 상태.  지친 체력도 체력이지만 다리에 쥐가나고, 온 몸에 쥐가 났다. 진짜 온몸에 동시에 쥐가 나는 독특한 경험을 해보는데 진짜 죽을것 같았다. 그냥 이 상태로 숙소에서 쉬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는데 어쨌든 걸어가야 하는 상황.

 올라가면서 다리에 쥐나고 배에, 등에 팔에 온 몸에 쥐가 나서 몇번을 쉬고 에치가 옆에서 몸을 조낸 주물러줬는데 답이 안나왔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쥐가 안풀리고 좀 나아질라하면 쥐가 나고 그러면서 조금씩 계속 올라가는데 평소에 20분이면 걸릴 길이 거의 한 40분정도는 걸린듯. 마을에 거의 다달았을때 쥐가 또 심하게 났는데 정말 땅에 그냥 쓰러져서 드러누어버렸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쳐다보고 차도 지나가는데 정말 어쩔수 없을정도로 그냥 쥐가 심하게 온 몸에 나서 옴싹달싹도 못하고 괴로워하는데 운동부족 실감.

 그렇게 겨우 드디어 숙소에 도착해서 방에도 못올라가고 숙소 로비에 앉아서 쉬는데 이제 다 가라앉았나 싶었는데 또 온몸에 쥐가 숙소 로비 마룻바닥에 드러누워서 에치한테 나 좀 살려달라고 난리 난리.

 에치가 열심히 주물러주고 쥐를 풀어준다. 아 갑자기 조낸 고마웠다. 이 새끼 없었으면 난 진짜 어땠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 이런데도 조낸 구박하고 ㅠ,ㅠ 고맙다 에치야.

 그렇게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고나서 이젠 배가 고팠는지 밥먹으로 가자고 하는데 참 이 와중에도 아직도 싼 값에 어디엔가 로컬 식당이 있을거란 일념하게 또 존나 언덕길을 걸어서 올라서 마을을 한바퀴 걸었는데도 역시 식당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결국 맨날 먹던 식당 가서 저녁 밥을 먹고 그렇게 드디어 우리의 동굴 투어는 끝이 나고 드디어 우리의 필리핀 여행은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었다.



  1.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9.08 17:14 신고

    넓은 동굴은 강원도 삼척에 환선굴이라고 동양 최대라고 하던데.... ㅎㅎㅎ
    거긴 가보면 그냥 '와~ 무지 넓고 크군' 끝. ㅋㅋ

    난 동굴은 별로 선호 안함.
    시원한거 말고 볼것도 별로여서~

  2. dudu 2011.09.09 12:39 신고

    풍장이란게 있다는걸 처음알았네요 오싹하지 않나요 그래도 시신인데...

  3. 2011.09.09 14:21 신고

    관광용 굴이 아니라 탐험용이군요 야생이네요 ㅎㅎㅎ

  4. 열혈독자 2011.09.09 20:42 신고

    솔직히 처음 필리핀 여행기 볼떈 저도 경무님 처럼 동남아가 거기서 거기지 라고 생각햇는데 이번 동굴 투어 편에서 구미가 확당기네요 .. 어메이징 서프라이즈 입니다.. ㅎㅎ.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스릴을 좀 즐기는 편이라 ㅋㅋㅋ

    • 동굴은 확실히 좀 쩔었습니다.
      어떤 경관이 멋있어라기보다는 야생 체험이라고나 할까요
      가이드 없이 몰래 들어가면 아마 스릴 백만배일듯 ㅎㅎㅎㅎ

      엄청 무서울꺼에요! ㅋ

      가이드 꼭 데리고 들어가세요

  5. 독자 2011.09.10 15:53 신고

    직업이뭔지물어봐도될까요 어떻게 이렇게 자유롭게 즐기면서 살 수 있는지 궁금해서요

  6. 필리핀 2011.09.12 15:15 신고

    그냥 편하게 닦아논 동굴도 사이사이 보면
    떨어질거 같고 무섭고 으스스한데
    저런데 갖히면 어떨까...

    • 저도 잠깐 광장같은데서 생각해봤는데 불이 없더라면 아마 그 공포감은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르겠네요ㅕ ㅎㅎㅎ

  7. 한하늘 2011.09.13 03:49 신고

    ㅋㅋㅋ..
    어쩌다가..보게되었는데.....
    어쩌다가 들렸는데...
    이런글 안쓰는데...

    정말 대박이군요..^^ 동남아 배낭여행 가는데 꼭 한번 들려봐야되겠네요..^^;;

  8. ㅎㅎ 2011.09.13 22:36 신고

    일주일전에 다녀왔는데 접수비 20페소 줬는데요. 바가지 쓰셨나봐요.

    • 그렇군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50페소라고 적긴 했는데 20페소는 확실히 아니었던것 같은데..바가지 쓴것 같네요 ㅎㅎ

  9. ㅎㅎ 2011.09.14 11:55 신고

    전 아침에 운동삼아 아기드까지 걸어서 다녀왔는데, 길 끝에 있는 마을에 도착하니 기분이 참 묘하더라구요. 사가다 정말 최고.^^b 개인적으로 사가다 게스트하우스보단, 사가다 홈스테이가 경치도 좋고 방도 좋더라구요.

  10. 깡또리 2011.09.30 15:42 신고

    개빡 동굴.. 푸하..

    동굴이 의외로 무서워요..
    어둡고 좁고, 그 공포는 아는사람만 알듯..

  11. 늙어가는 놈 2012.10.26 15:43 신고

    혹시 덩치 크신 분이 본인이신가요?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거 하나,,, 여행경비는 도대체 어떻게
    마련하신 것가요? 부모님한테 손 벌린 것인지 아님
    한국에서 알바를 몇달간 해서 돈을 모아 여행을 하는
    것인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전, 해외영업 하는 직딩인데 주로 유럽을 담당하다
    이번에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를
    담당하게 되었고, 필리핀, 말레이시아 출장을 가게되서
    가기 전에 정보좀 얻으려고 인터넷을 디지니 님의
    여행기를 알게 되었죠... 참 맛깔나고 실감나게 적어주셔
    서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LA카페는 꼭 가보고 싶네요
    택시기사한테 LA카페 가자고 하면 다들 알가요?

    일은 안하고 시간막 죽치고 있는 한심한 직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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