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2011년 7월 필리핀 배낭여행 중 적은 개인의 여행일기를 올린 것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재미나게 보시고, 필리핀 여행계획 중이신 분들은 필요하신 정보를 잘 얻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여행기는 일기를 올린 것이기 때문에 맨 처음부터 차례대로 보는 것을 권해드리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 처리를 했고, 가명 처리된 사람들 대부분 사진 역시 안나오도록 처리했으니 오해가 없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보실분은 카테고리 '2011 필리핀 여행기'로 가서 보세요. 혹은 다음 글을 클릭하셔도 됩니다.  재밌게 보세요. [여행일지/2011 필리핀 여행기] - 희귀한 필리핀 배낭여행기 #01 소문의 필리핀 도착

 #14 마닐라 가는 길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나와 에치는 밤을 새버렸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보니 아침이 밝아왔다. 이른 새벽 출발해야 하기에 우리는 배낭을 꾸렸다.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상당히 많은 루트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일단 태국행 비행기표를 끊어놓은 상황에서 마닐라에 전날은 도착해야 된다고 할 때 우리는 오늘 무조건 오늘 마닐라로 가야하는데 문제는 바나우에 Banaue 였다. 바나우에는 필리핀에 그 유명한 계단식 논, 필리핀의 마츄픽츄라고 까지 불리우는 Rice Terrace가 가장 잘 보존되어있다는 지역이다. 근데 이 곳 사가다에서 마닐라로 가기 위해서 우리가 선택할수 있는 많은 선택지중에 라이스테라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바나우에를 지나치기에 선택지는 더욱 늘어난 상태였다. 일단은 가서 생각해보기로 하고 우리는 짐을 챙겨 내려갔다.

 체크아웃을 하고난 뒤, 본톡으로 향하는 차를 물어보니 바로 앞에서 타면 된다고 한다. 이런거 생각하면 사가다게스트하우스 아주 편하다. 바로 앞에 걸어나가면 마을 중심. 여러 지프니가 정차해있는 가운데 배낭을 메고 한가로히 앉아서 노가리 까고 있는 사람들에게 " Bontoc 본톡? " 이라고 묻자 지프니 한대를 가리킨다. 그리고 와서 배낭ㅇ을 지붕으로 올려준다. 아직 출발 시간에 여유가 있는지라 이른 새벽부터 문을 열고 있는 구멍가게에 가서 음료수를 좀 사서 지프니에 올라탔다.

 사가다에서는 일단 무조건 본톡으로 나가야 하는데 본톡이 이쪽 필리핀 루존섬 북부 산악지방의 교통요지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본톡으로 나가는 지프니들은 오후1시가 막차. 그 전까지는 거의 매시간 마다 있다. 어차피 사가다에서의 선택지는 바기오 or 본톡. 바기오에서 온 우리로선 바기오에 다시 갈 이유도 없으니 무조건 본톡.

 이른 새벽 곧장 출발할지 알았는데 사람들이 어느정도 채워지고나서야 출발 할 수 있었다. 기다리면서 본톡에 가는 필리핀 할아버지랑 노가리까고, 앞좌석에 앉은 마닐라에서 놀러온 필리핀 커플이랑 노가리까고. 그러면서 기다리다 출발했다.

 


 이른 새벽의 차가운 고산지대의 바람이 창 밖에서 불어온다. 그리고 좁고 구불구불한 길들을 달린지 5분여 지났을까 갑자기 창밖으로 엄청난 풍경이 펼쳐진다. 아주 높은 고산지대에 위치한지라, 구름, 산안개들이 뒤섞여 거대한 산자리 아래 바다처럼 가득 메웠다. 높은 봉우리는 마치 바다에 떠있는 섬 마냥 꼭대기만 머리를 내 밀고 있고, 그 밑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구름만이 가득하다.

 처음에는 너무 멋진 그 풍경에 넋을 잃고 보다가 사진을 찍어야 겠단 생각으로 급히 카메라를 꺼내어 들었다. 할 수 만 있다면 잠깐 차를 세워 풍경을 보고 싶을 정도. 달리는 지프니 창 밖으로 펼쳐진 그 엄청난 풍경에 에치나 나나 계속 " 와~ "  감탄사를 내뱉으며 카메라 셔터를 찍는 동안 지프니에 가득 앉은 이 곳 주민들은 뭘가지고 이렇게 유난을 떠나 하는 표정으로 우리와 바깥 풍경을 번갈아 가며 무심한 표정으로 지켜볼 뿐.

 우리에게 너무나 멋진 이 풍경을 항상 봐오던 이 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풍경일뿐이었지만.
 나에겐 최고의 풍경이었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 내가 여행 다니면서 본 풍경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꺼야! " 라며 얘기하자 왠만한거에 다 시크하게 구는 에치마저도 진짜 멋있다며 아주 오랜만에 능동적으로 카메라 셔터에 손을 갖다 댄다.




 진짜 거대한 산세를 자랑 하는 그 가운데 온통 구름으로 뒤덮여있는 그 풍경은 단연 최고였다.
 보통 이렇게 구름이 뒤덮여 있다 해도 사실 아주 조금은 빈틈이 있기 마련인데 빈틈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정말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었고 산봉우리는 그 바다위에 뜬 섬들이었다.



 조금씩 산 아래로 향하는지 우리는 구름을 내려다 보고 있다 어느새 구름속으로 들어와있었고, 그리고 달리면서 어느새 구름은 우리 머리 위로 올라와있었다. 압권이었다. 정말 필리핀 풍경중 사가다-바나우에 새벽풍경이 최고를 차지 할 것만 같았다.


 시간이 지나고 산 아래로 내려와 어느새 맑은 햇살이 내리쬐는 구불구불한 길들을 달리고 있다. 사가다와 바나우에는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1시간여를 달려 우리는 드디어 본톡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본톡에 도착하자마자 제법 큰 마을이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역시 교통의 요지인 곳들은 이렇듯 번화할수 밖에 없다.

 내리자마자 우리는 일단 마닐라 행 버스를 탈 수 있는 케이블 버스 회사를 찾아보기로 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필리핀은 공용터미널이 있는게 아니라 각 버스 회사마다 터미널을 달리 쓰기 때문에 타야되는 버스회사 터미널로 찾아가야 한다. 일단 알아본 봐로는 이곳 본톡에서 케이블 버스가 오후3시에 마닐라로 향한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도착한 본톡. 우리는 배낭을 메고 케이블 버스를 찾아 물어물어 가기 시작했는데 한 삐끼처럼 보이는 남자가 우리가 지나쳐온 곳을 가리키며 저곳이 케이블 버스 회사라고 얘기를 하는데 회사는 무슨 그냥 술을 파는 라이브카페였다. 카페이름이 케이블 카페. 뭔가 이새끼...-_-;;; 라고 생각하며 길이나 물어봐야지 하고 들어갔더니 진짜 그 카페가 케이블 버스 회사 표를 끊어주는 곳이었다. 어처구니-_-;;;;;;;;;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마닐라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아직 표를 끊지 않는다며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거다.

 버스는 오후 3시에 있고 표는 ( 아침 10시였는지 오후1시였는지 기억이 안남) 이따가 살 수 있다고 하는거다.

 어찌돼었든 간에 여기다 짐을 일단 맡기고자 짐 좀 잠시 맡기고 테이블에 앉아 한숨 돌리니, 여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새삼 다시 카페임을 상기 시킨다.



 

 일단 에치랑 얘기를 나눴다. 상의라기 보다는 거의 브리핑에 가까운.

 이런 이런 선택지가 있는데 어떻게 하겠냐 난 이게 낫겠다. 뭐 이런식..


 선택지는 다음과 같다.

 

 미리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우리의 선택지는 다음과 같다.

 바나우에 행 버스가 이 곳 본톡에서 아침 일찍 있기 때문에 바나우에 가서 저녁 버스 타고 새벽에 마닐라에 도착하는 방법, 아니면 그냥 여기서 오후 3시까지 기다렸다가 마닐라로 가는 방법


 개인적으로는 바나우에 행이 맞는 것 같았다.


 일단 현재 아침 7시 정도. 여기서 오후3시까지 그냥 뻐기느니, 일찍 바나우에에 도착해서 시간 상 여유가 되면 그 유명한 라이스테라스( 필리핀 계단식 논)를 보고 밤 버스를 타고 가면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바나우에에서 출발하나 여기서 출발하나 새벽에 도착하는건 매 마찬가지 오히려 오후3시에 출발하는 본톡에서의 출발을 선택하게 되면 마닐라에 정말 애매한 시간에 도착하게 된다. 선택의 기로.


 카페에서 잠시 론리플래닛 캡쳐해둔거를 보면서 짱구를 굴려봤다.


 그 사이 에치는 이른 아침부터 맥주 한잔을 빤다. 난 기운도 없고 (밤샜다. 우린..) 컨디션이 안좋아서 아무것도 안먹고 물만 먹었다. 어차피 에치는 아무것도 안할테고, 그냥 짐이라고 지키라고 두고, 일단 나혼자 바깥으로 나왔다. 버스를 알아보기 위해서. 만약에 바나우에로 간다면 바나우에행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언제가는지 가격등도 고려해봐야 할터.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일단 걸었다. 아까 케이블 카페를 가르쳐준 필리핀 남자에게 바나우에행 버스를 물어보니 한 곳을 알려준다. 근데 지프다. 그럼에도 엄청 싸다. 뭐야 이거-_-;; 지프니가 아니라 지프차라 몇명 못탈텐데 너무 가격이 쌌다. 일단 의심해볼만. 알겠다고 해두고 다시 걸었다. 그리고 걸어 걸어 한참 걸어 저 멀리 버스 정류장을 발견했다. 가서 물어보니 서있는 버스를 가리키며 바나우에로 간다고 하는 것이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것은 지프니였는데 아마 본톡에서 바나우에로 가는 교통편이 생각보다 많은 듯 했다. 역시 교통의 요지. 어쨌든 곧 출발도 한다고 하고 가격도 생각보다는 저렴하고 해서 표를 끊을려고 하는데 표 끊는데가 오픈을 안했다. -_-;;;


 일단 다시 카페로 향했다.




  에치에게 버스 정류장을 발견했고 곧 갈 수 있노라고 얘기를 하자.

 에치도 이 곳 본톡에서 오후3시까지 뻐기는 것이 무의미 하다고 생각됐는지 오케이 했다.


 본톡- 마닐라

 본톡- 바나우에 - 마닐라


 이건 마닐라의 도착하는 시간, 걸리는 시간,  비용  여러가지 측면의 문제였는데 비용도 별로 차이가 없고, 시간도 별로 차이가 없고, 개인적으로 바나우에를 가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옳은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낭을 메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몸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몸이 엄청 안좋다.

 동굴 후유증으로 쥐가 지속적으로 난다. 에치가 걱정되는 표정으로 보며 버스 타고 갈 수 있겠냐고 물었고 괜찮다고 얘기하고 창구가 열리길 기다리다가 창구 열리자 마자 표를 끊어서 버스에 올라탔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창가에 앉을려고 했는데 에치가 먼저 창가에 앉았다.

 버스에는 우리네 할머니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필리핀 할머니들이 잔뜩. 버스가 출발하고 본톡 시내를 슥 한번 스쳐 본톡을 빠져나간다. 본톡 역시 생각보다는 큰 마을이었다.


 그래도 고산지대 임에는 변함없는..

 

 버스는 어느새 마을을 빠져 굽이굽이 산을 흘러 달리고 있었다.

 밤 세고 해서 완전 몸이 피곤하다. 불편한 자리임에도 한숨 푹. 옆에서 에치도 푹 잤다.


 




 그리고 버스가 조금 달리다 휴게소 같은데 들렸다.

 에치가 일어나서 몸 좀 푼다고 해서 슥 자리를 비켜줬다가 자리에 다시 앉았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뒤로 뭔가 쎄~! 한 느낌이.


 뒤를 돌아봤다.


 바닥에 에치가 쓰러져 있고, 필리핀 아줌마 할머니들이 에치를 부여잡고 있었다.

 

 뭔가 싶어서 벌떡 일어나서 갔다.

 에치가 의식을 잃었다.


 " 얌마 정신 차려 "

 에치를 뒤에서 부여잡고 마구 흔들었지만 반응이 없다.

 

 당황스러웠다.


 계속 흔들어서 에치를 깨우자. 에치가 정신이 든다.

 

 " 야 왜 그래... "

 " ...... "

 " 물 좀 사다줘? "

 이러고 급하게 버스에서 뛰어내려 구멍가게 같은 휴게소에서 물을 사서 급히 버스에 올라탔다.

 

 사람들이 에치를 돌봐주고 있다. 에치를 일으켜 세우고 버스 뒷자석 쪽으로 갔다. 사람들에게 맨 뒷자석에 에치 좀 눕히자고 얘기하니까 말은 안통해도 다들 자리를 비켜주고 에치를 걱정스런 표정으로 본다. 필리핀 할머니들이 음료수나 물을 건넨다. 에치는 비틀 거리며 맨 뒷자석으로 가고 필리핀 사람들이 부축해서 맨 뒤에 눕혔다. 물을 주면서 " 야 괜찮냐? 왜 그래 " 그러니까 에치가...


 " 밤새고, 아침부터 맥주마시고, 창가에서 뜨거운 햇빛 때문에 일사병 걸린것 같아 "

 이 지랄...


 어쨌든 그렇게 에치를 맨 뒤좌석에 두고 다시 자리에 와서 버스는 출발.

 원래 출발 해야되는 타이밍이었는데 그 때 내가 버스에서 뛰어내려 물을 사느라 버스가 기다려주고했다.


 새삼 필리핀 사람들에게 고마웠다.


 놀래서 그런지 잠이 확 깼다.


 창밖 풍경을 보면서 이동하는데 덕분에 좋은 풍경 구경은 했다.

 

 라이스 테라스는 그 간 많았지만 이쪽 본톡 - 바나우에 지역에 라이스테라스를 관통하는 도로가 있는데 진짜 환상적이었다. 계속 라이스 테라스를 멀리서 바라봤다면 이 곳은 라이스테라스 곳곳을 굽이 굽이 지나치는 도로였는데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라이스 테라스 자체도 이제까지 본 곳들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건 뭐 따로 투어를 갈 필요가 없을 정도. 사진을 못찍어서 그렇지 진짜 눈은 제대로 호강.


 너무나 멋진 라이스테라스가 있던 그 이름모를 마을 지나 고개 정상에 버스가 잠시 멈췄다.






 창 밖을 보니 왠 서양 할아버지가 배낭을 메고 나무 막대를 지팡이 삼아 서있었다.

 여기를 걸어서 이동하는 듯 했다. 진짜 대박.


 걷다가 힘들었는지 한 필리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내가 타고 있던 버스에 올라타게 됬는데 새삼 다시 한번 양키들의 도전정신에 놀란다. 진짜 이새끼들은 무슨 정신으로 사는 새끼들인지 모르겠다. 그 옛날 당파 싸움하느라 정신없던 우리와는 달리 신대륙 탐험을 해대지 않나, 병신처럼 공자왈 맹자왈 할때 제국을 건설하질 않나. 도대체 이 땡볕 더위에 이 고산지대를 지팡이 들고 걷고 있질 않나 암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새끼들은 대단한 새끼들 같다.


 



 한참 달리다보니 슬슬 창 밖으로 바나우에 지명을 적은 나무팻말 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두세집 건너 한번씩 이 곳이 라이스테라스 뷰포인트 라고 적혀진 팻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거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라이스테라스는 아까 본 그 마을 라이스테라스만 못했다. 바나우에에 거의 도착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생각과는 달리 버스는 이내 금방 멈춰섰다. 이 곳이 바나우에라며 내리라고 한다. -_-;

 그냥 도로 윈데.... 산밖에 없는데...


 근데 왠걸 내리니까 저 밑으로 마을이 펼쳐져 있다.



 

 내린 곳이 버스 정류장. 마닐라행 버스 광고 현수막이 붙어있길래 물어보니까 저녁에 있다고 한다. 일단 어차피 가야 될꺼 마닐라행 버스표부터 끊고나서 짐을 혹시 맡길수 있냐고 하자 가게 한쪽 구석에 놔두라고 한다. 배낭을 두고 표를 끊었는데 역시나 그 유명한 라이스테라스를 보는 전진기지인 '바나우에'다 보니 서양 배낭여행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보인다. 여기구나!


 그리고 엄청난 삐끼들. 라이스테라스 투어를 해주겠다며 지프니 기사며, 트라이시클 기사들이 엄청 달라붙는다. 가격을 물어보니 3000페소 2500페소 이 지랄들 하고 있다. 2000페소까진 생각하고 있던 터라.. 일단 뭐 밥이나 먹자고 생각해서 에치랑 버스 터미널(?!)에서 마을쪽으로 내려갔다. 엄청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복잡한 시장이 나타난다.


 

 제법 분위기가 있다. 게다가 여기저기 보이는 로컬 식당들. 제대로 왔구나 싶었다.

 점심이고 배도 고프고 해서 식당을 돌아다니는데 라이스테라스를 보면서 먹을수 있는 식당들은 역시나 여행자들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 가격이 상상초월. 그래서 너무나 그리웠던 로컬식당으로 향했다.

 할머니 혼자 하는 허름하고 작은 가게.

 도대체 얼마만에 보는 것인가. ㅠ,ㅠ 감동

 

 사가다에서 장기체류할게 아니라 여기서 오래 머물었야됐다.

 


 나는 볶음면하고 밥을 먹었는데 이렇게 먹어도 20페소. 감동... 그래 바로 이거지.

 사가다에서 계속 80페소 120페소 이런것만 먹다가 20페소 현지 가격에 먹으니 개감동.


[추가 업데이트] 왕펜님의 제보

 맞습니다 저 음식 판씻  이라고 합니다. 팟씬 칸톤 이라고도 하고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다른 이름들이 뒤에 더 붙습니다. 잡채같아서 맛나요. 드셔보시길..  이름까먹었었는데 제보해주신 왕펜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여행하면 여행할맛이 날텐데...




 밥을 먹고 기운을 차린 우린 슈퍼마켓에서 물도 사고 담배도 사고, 설렁설렁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어차피 마닐라행 밤 버스까진 시간도 충분. 우린 마을 좀 대충 구경하다가 버스터미널로 올라가서 삐끼들과 라이스테라스 투어 협상을 하기로 하고 마을을 천천히 돌아다녔다.



 아담한 마을이지만 뭔가 사가다 보다는 활력이 넘쳤다. 시장도 바로 붙어있어서 먹거리도 많고, 식당들도 많았다. 진짜 보면 볼 수록 사가다에서 머문 며칠이 아까웠다. 시간을 죽여도 여기와서 죽였어야 했는데 싶은 아쉬움.


 그리고 우린 마을을 조금 구경한 뒤, 다시 버스터미널로 올라왔다.

 근데 이게 왠일, -_-; 그 많던 삐끼들이 온데간데 없다.




 이거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버스터미널 근처에 여기저기 둘러봐도 삐끼 하나 안보인다.
 -_-;

 뭐 시간도 충분하니 삐끼들 나타나면 그 때 협상하면 되지 싶은 마음에 피곤한 몸을 일단 한 곳에 뉘었다.
 좁은 의자 두개를 붙여서 누웠는데 피곤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잠시 자다가 깨보니 에치가 조낸 불편하게 테이블에 엎드려서 잔다.
 일어나서 에치를 깨우고 내가 누웠던 자리에 누우라고 하니까 됐다고 한다.

 " 누워봐 편해.. "
 계속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눕더니.
 " 대박인데.. " 이러더니 이내 골아 떨어진다.

 에치랑 둘이서 아까 한참을 깔깔댔는데 한 놈은 동굴나와서 온 몸에 쥐가 나서 살려달라고 난리치고 한 놈은 버스에서 기절하고 병신 둘이서 여행한다고 내가 웃으니까 에치도 속으로 그 생각했다면서 둘이 깔깔.

 이럴 땐 참 오랜 친구란게 좋다.




 그렇게 좀 자다보니 어느새 오후다. 슬슬 라이스테라스 투어를 가야되는데 이거 도무지 삐끼가 보이지 않는다. 빌어먹을. 아까 갔어야 됐나보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아까전에 본톡에서 오는 길에 충분히 멋진 라이스테라스를 봤다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고, 에치 몸이 안좋은 것을 핑계 삼아. 그냥 접기로 했다. 덕분에 돈은 굳었지 뭐. 라이스 테라스 못본것도 아니고 ㅎㅎㅎ


 에치는 계속 자고 있다. 자고 있는 동안 혼자서 삐끼를 찾아 돌아다니는데 정말 안보인다.

 결국 진짜 포기.


 에치는 오후 느즈막히 일어났다.

 그래서 둘이서 다시 계단으로 해서 마을 중심으로 내려왔다. 아까전에 돌아다닐때 에치가 햄버거 파는 가게보고 먹고 싶어해서 그리로 향했다. 입맛이 좀 초딩입맛인 에치인지라 에치 신나게 주문한다. 진짜 많이 주문했다. 뭐 남으면 이따 밤 버스에 가지고 타서 먹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이빠이 주문했는데 에치 조낸 잘 먹는다. 그 동안 입에 안맞는 필리핀 음식 먹느라 수고 했다. ( 진짜 초딩 입맛.. )


 난 배불러서 긴 핫도그 하나를 남겨서 그냥 포장했다.




  그리고 다시 터미널로 와서 있으니 갑자기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 내린다.

 아 라이스테라스 갔으면 좆됄뻔했네 싶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


 지나가던 학생들이며 사람들이 잠시 비를 피할려고 버스정류장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새 해는 지고, 비는 계속 엄청나게 쏟아내리고 있었다. 슬슬 마닐라로 향하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서양여행자부터 어떤 한국인 중년부부까지 거의 대부분 외국인 여행자들... 그리고 우리는 폭우 속에서 버스에 올라탔다. 엄청난 폭우속에서 그렇게 마닐라행 버스는 출발을 하고, 우리의 필리핀 여행도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 추가 에피소드

 버스 정류장 건물에서 핸드폰 충전하는데 (전기) 그냥 꽂아놨는데 조낸 나중에 출발할때 내꺼,에치꺼 두개 30페소씩 60페소 달라고 하는데 정내미 뚝. 존나 돈 달라고 지랄 하는데 잔돈 밖에 없어서 20페소 정도 줬는데 좀 짜증났다. 그나마 에치는 충전도 거의 못하고 내꺼 충전하는거 보고 뒤늦게 꽂아서 10프론가 충전했는데 ㅎㅎㅎㅎ


 

 포스팅 후기 )

  필리핀 여행기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네요.

  오랜만에 배낭여행인데 별로 재미도 없었고, 해서 글에도 재미가 드러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보세요.


  ㅋㅋㅋㅋㅋㅋ

 




  1. 필리핀 2011.09.12 15:12 신고

    필리핀이 배낭여행으론 재미없죠
    ㅋㅋㅋㅋ

    • 그럼 뭐가 재밌을까요 ㅎㅎㅎ
      아마 당시 제 문제라던가 이런저런 연유로 재미없었던거지 필리핀이 그렇게 재미없던 나라는 아니였을듯 합니다. ㅎㅎㅎ

  2. oriental 2011.09.13 07:13 신고

    언제봐도 대박이네요..

    도대체 이렇게 글쓰는 법은 어케 배우신건지?

    이 정도 글이면 하나 쓰는데 3시간 이상 걸리지 않나요?

    출판해도 되실 거 같은데...

    한비야 같은 사람도 여행기가 아니라 소설써서

    유명해졌는데 무님이라고 못뜰까요

    •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글쓸맛이 나네요..
      글쓰는법을 뭐 배웠다고 할 정도나 되는지 모르겠네요..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출판사에 추천좀 넣어주세요 ㅋㅋ
      어쨌든 덕분에 포스팅 귀찮아서 안하고 있었는데 힘내서 하나더 올려봅니다. ㅎㅎㅎ

  3. lexxBeastvs 2011.09.13 20:46 신고

    호주와는 다른 의미로 오지이다 보니
    비용 가늠하기 어려운 듯 합니다

    건강하세요

  4. ㅎㅎ 2011.09.14 12:11 신고

    전 필리핀 배낭여행 대박 재밌었는데 ㅎㅎ
    전 담배는 안피는데 커피를 좋아해서 마시러 자주 식당에 들렀어요. 그럼 핸폰충전을 같이 부탁했는데 20페소정도 받고해주는데도 있고 공짜로 해주는데도 있고, 버스터미널따위에서 30페소는 심하네요.

    • ㅎㅎ
      당시에 좀 제 상황이 재미없었을 상황이라..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필리핀이 배낭여행하기 재미없는 나라가 아니었고 제가 당시에 배낭여행을 즐기지 못했던것 같네요.

  5. 왕펜 2011.09.14 15:40 신고

    필핀프라이스를 드디어 보셨군요...
    외국인 상대하는곳은 늘상 비싸더라고요....
    동네 쪼끄만 사리사리 스토어나 가야 동네사람 가격을 받지~~~
    그래도 경험이 많으셔서 크게 바가지 쓰고 다니신건 아니거 같습니다...
    저 뽁음면이 아마 빤싯깐톤이라고 부를걸요~~
    가느다란 잡채~~우리네들 입맛에 잘맞지요..
    항상 넘 감사하게 보고있습니다^^

    • 맞아요 빤씻... 아 이름 까먹었었는데 덕분에 기억났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글 좀 수정 하겠습니다.

      안그래도 사가다에서 우연히 다른 필리핀 사람들 먹는거보고 이름 기억해놨다가 먹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또 까먹네요 ㅎㅎ

  6. 카리스마 2011.09.14 20:54 신고

    진짜 소문대로 한국남자만 보면 여자들이 막좋아하고 그러나요???

  7. ㅎㅎ 2011.09.15 11:11 신고

    카리스마님. 개헛소리죠. 딱봐도 한국남자들 잘생긴것도아니고..필리피노 중에도 잘생긴애들많습니다. 몸파는 애들이나 직업적으로 좋아하는척하는 것뿐 그외 지역에선 신경도 안씁니다. 몸파는애들운 일본남자를 더 좋아하더군요ㅎㅎ

    • 맞습니다.
      한국남자 인기 있다는 것도 뭐 솔직히 그냥 돈 보고 그러는거죠
      그렇게 인기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뭐 좋아한다고 해봤자. 한국에서 양키들 인기있는거에 비하면 새발에 피죠.
      그리고 ㅎㅎ 님이 말씀하신대로 동남아에서 일본이 훨씬 먹어줍니다. 한류는 개뿔이죠 ㅎㅎㅎ

  8. 깡또리 2011.09.30 15:58 신고

    늘 느끼는거지만 글 참 잘쓰세요...

    정말 책내셔도 되겠어요.

    두 청년의 체력고갈기.ㅋㅋ

  9. 해밀 2011.10.02 13:36 신고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 보니까 필리핀에서 한국인(한국에서 강도살인 후 필리핀으로 도주)들이 한국여행객들 상대로 납치하고 돈을 빼았는 일이 세부랑 마닐라에서 일어나고 있던데...
    나이튼데이님은 당할(?) 일이 없으시겟지만 정말 조심해야 겠어요...
    여행자분들은 꼭 조심하시길...

    • 저랑은 관계없는 일인듯. 뉴스보니까 싸이즈 나오던데요
      유흥목적으로 밤문화 관광가이드 신청해서 왔다가 그런듯.

      정확하겐 여행자보다는 밤문화 관광객들이 조심해야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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