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2011년 7월 필리핀 배낭여행 중 적은 개인의 여행일기를 올린 것입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재미나게 보시고, 필리핀 여행계획 중이신 분들은 필요하신 정보를 잘 얻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여행기는 일기를 올린 것이기 때문에 맨 처음부터 차례대로 보는 것을 권해드리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 처리를 했고, 가명 처리된 사람들 대부분 사진 역시 안나오도록 처리했으니 오해가 없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보실분은 카테고리 '2011 필리핀 여행기'로 가서 보세요. 혹은 다음 글을 클릭하셔도 됩니다. 재밌게 보세요. [여행일지/2011 필리핀 여행기] - 희귀한 필리핀 배낭여행기 #01 소문의 필리핀 도착



#16 인트라무로스를 마지막으로 필리핀을 떠나다
 
 호텔 시스템이 참 웃긴게 시간제 영업을 한다. 아무래도 지역 특성도 있고, 가격이 저렴한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러브 모텔인듯. 어쨌든 이미 알고 있고 24시간을 끊어놓은 상황이라 체크아웃 시간이 아침 7시였다. 우리가 아침 7시에 체크인을 했기 때문에, 피곤한데 프론트로 전화가 와서 몇시간만 더 끊으면 얼마냐고 묻자 600페소를 부른다. 장난치나바~

 그냥 체크아웃하겠다고 얘기하고 급하게 짐을 챙겨 에치와 밖으로 나왔다.
 
 나온건 나온건데 ㅎㅎㅎㅎㅎ 비행기는 저녁시간인데 어쩌지 싶은 맘에, 일단 배낭을 메고 천천히 걸었다. 짐을 어디다 두긴 둬야 되는데 도무지... 또 프렌들리 호텔의 힘을 빌려야 되나. 싶어서 프렌들리 호텔로 갔다. 배낭을 메고 걸어가니 가까운거린데도 꽤나 힘이 들었다. 오랜만에 배낭메고 한참을 걸으며 옛날 생각이 났다. 그 새 늙은건지 옛날에 어떻게 이렇게 배낭메고 숙소 싼데 찾겠다며 몇시간씩 돌아다녔는지 모르겠다. 정신상태가 썩어서 그런건지 나이를 먹어서 체력이 딸리는건지 알 수가 없는 노릇.

 프렌들리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좀 맡기자고 하니 오늘도 또 안된다는 소리부터 늘어놓는다.

 저녁에 비행기 타야되는데 그 때까지만 맡아달라고 얘기하자, 다른데 가서 알아보라고..
 사정사정 해서 겨우 짐을 맡겨놓을 수 있었다.

 배낭을 맡겨놓은 우린 오늘 필리핀의 마지막날이고 하니, 유명한거 딱 하나만 보자는 생각에 그 유명하다는 마닐라의 인트라무로스로 향하게 되었다. 인트라무로스는 필리핀이 스페인 식민지 시절 건설된 곳인데, 성벽으로 둘러 쌓여진 마을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데 식민지 시절 스페인 점령자들만이 이 거대한 성벽안에 거주했다고 한다. 당연히 스페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

 일단 밖으로 나와서 지나가던 필리핀 사람을 붙잡고 인트라무로스 어떻게 가는지 물었다.
 혹시 걸어갈수 있는지 묻자. 고개를 저으며 지프니를 타고 가라고 알려주면서 지프니 타는 곳을 알려준다.
 
 바로 옆 골목이었는데, 그 쪽으로 가자 큰 도로가 나오는데 지프니가 엄청 많이 다닌다.
 문제는 무슨 지프니가 가는 지 알 수가 없는 노릇.-_-;;;


 당황해서 있는데 근처에 트라이시클에 멋지게 누워서 대기하고 있던 트라이시클 기사가 있길래 인트라무로스 가는 지프니 어디서 타야 되냐고 묻자 벌떡 일어나서 오더니 지나가는 지프니 몇대에 대고 인트라무로스 가냐고 묻더니 한대를 붙잡아 준다. 대박. 친절.


[ 사진 : 비 좁은 지프니 안.. ]

 보통 저런 상황에 시나리오는 " 내가 싸게 데려다 줄게 트라이시클 타고 가 "
 이게 정상인데 참으로 착한 기사다. 정말 필리핀 확실히 호주에서 말로 듣던거랑 틀린 부분이 맞다. 내 예상이 맞았다. 호주에서 필리핀 들렸다 오는 애들한테 필리핀 얘기들을 때 마다 애들이 필리핀이 어쩌고 필리핀이 저쩌고 할 때 마다 솔직히 속으로 배낭여행도 가보지 않았고 해외라곤 필리핀,호주가 다 인지라 그들 말을 별로 신뢰하지 않았었는데 맞다. 여타 다른 동남아국가랑 별반 틀리지도 않고 착한 이들도 참 많고. 어찌보면 그렇게 많은 외국인들 한국인들이 와서 섹스관광을 즐기는 나라임을 생각하면 그에 비해 참 때가 덜 탔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지프니를 타고 한참을 달리면서 옆자리 앉은 필리핀 사람에게 " 인트라무로스 도착하며 좀 알려줘 " 라고 얘기하니 인트라무로스에 도착했을 때 지프니 안에 사람들이 인트라무로스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착하다.
 지프니에서 내려서 좀 걸으니 멀리 인트라무로스가 보인다. Intramuros


 난 단순히 관광지라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는 초입에 펼쳐져 있는 노점들이며, 많은 학생들이 안쪽으로 향하는걸로 봐선 안에 학교도 있는듯 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인트라무로스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성벽안으로 들어가자, 제법 규모가 큰 듯, 도로도 잘 닦여 있었고, 이쁜 건물들도 많았다.
 그리고 역시 관광지 답게 들어서자마자 트라이시클 기사가 인트라무로스 지도를 펼쳐보이며 투어를 제시한다. 가격은 생각보다 비싸진 않았는데 우리에게 당당히 홍보한다. 걸어 다니면 몇시간 걸리는데 트라이시클로 이동하면서 보면 30분에서 1시간이면 다 본다.

 하지만 우린 오늘 방콕에 저녁 비행기로 가기 때문에 그 때까지 시간을 때워야하는데 그러면 안되지. ㅎㅎㅎ

 마켓팅의 잘 못된 예.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때워야하는 우리로선 트라이시클을 탈 이유가 전혀 없다.
 인트라무로스 지도가 없는 관계로 그 트라이시클 기사의 지도를 빌려서 디카로 찍어두고 지도를 대충 보면서 볼만한게 뭐가 있는지 좀 살펴봤다.


 안에 스페인식민지 시절 건물들이 펼쳐져있는 매혹적인 거리들을 걷다보니 신기했다.
 그걸 보면서 에치랑 둘이서 과연 한국이 식민지 시절 거리가 이렇게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한국 사람들이라면 다 뿌셔 버렸을꺼 라는 얘기를 하는 에치와 아마 스페인한테 식민지 당했어서 이런 건물들이 있다면 아마 안뿌시고 명품관 들어섰을꺼라는 나의 의견. 과연 어느쪽이 될까요.

 식민지 당했던걸 이렇게 한다는게 이해가 안된다는 에치의 의견
 아마 스페인한테 식민지 당했어서 이런 건물들이 있었다면 더 간지나게 잘 꾸며놨을꺼라는 나의 의견.

 결국 필리핀이든 한국이든 별 차이 없다라는게 나의 생각. 사는게 다 똑같지 뭐 ㅎㅎㅎ

 어쨌든 걸으면서 보는 모든 건물들, 모든 건물터가 유적지. 건물 앞에는 건물이 원래 쓰였던 용도나 스토리가 있고 만약에 건물이 당시에 건물이 아니더라도 무슨터였다고 적혀있다.


 거대한 입구를 가진 건물들 가끔 문이 열려있는 그 안쪽으로 마차같은게 있을 때면, 머릿속으로 상상이 됐다. 잘 차려입은 귀부인이 마차를 타고 곧바로 이 거대한 문 안으로 해서 집안에 까지 들어갔겠지. 하는 그런 모습. 아 상상력 대장. 예전에 일본 여행 할때, 소설 대망에 심취했었던 지라 오사카성을 걸으면서도 덥고 볼것 없다는 친구들과는 달리 혼자서 머릿속으로 말을 타고 이 곳을 돌아다니고 전쟁하고 했을 전국시대의 모습을 그리면서 혼자 흥미로워했던게 생각난다.

 아주 약간의 상상력은 이렇게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머지 않아 현지인 로컬 식당을 발견했다. 
 아침이고 해서 밥이나 먹고 돌아다니자 싶어서 밥 먹는데 가격도 싸고 기분이 좋다.
 서빙하는 여자애한테 이쁘다고 막 그러니까 주인아줌마가 웃으면서 나이 어리다고 마이너라고 (미성년자) 안된다고 해서 내가 그럼 몇년 기다린다고 너스레 떠니까 가게에 밥먹던 필리핀 사람들이고 아줌마고 여자애고 다들 깔깔거리며 자지러진다.  밥도 맛나게 싸게 먹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언제나 여행중 기분 좋게 만드는 건 이렇게 현지인들과 유쾌하게 교감을 나눴을 때 인 듯.

 인트라무로스를 걷다보니 간만에 여행의 즐거움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멀리 꽤 이쁜 성당모습이 보인다. 한눈에도 유명할 것 같은 장소! 가이드북도 없고 지도도 없으니 저 건물이 뭔지 알게 뭐지만 일단 그리로 향했다.


 성당이었는데 인트라무로스 안에서도 랜드마크인듯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는데 서양인뿐 아니라 가이드와 함께 온 단체 한국 관광객들도 여러 팀이 와있었다. 덕분에 뒤를 졸졸 쫒아다니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성당이 웃겼던건 입구에 성당의 연혁같은게 적혀있는데 이런걸로 웃으면 좀 그런데 존나 코메디.

 뭐 이런식이다.
 xxxx년도 건립
 xxxx년도 불타서 파괴
 xxxx년도 재건립
 xxxx년도 지진으로 파괴
 xxxx년도 재건립
 xxxx년도 화재
 뭐 이런식..이게 6번인가 7번.... 완전 코메디. 결론은 맨 처음은 몇백년전이었는데 이 건물 자체는 그리 오래되지 않음. 암튼 제법 흥미로운 건물 연혁 글이었다.

 성당안으로 들어가 한국관광객들 뒤를 졸졸 쫒아다니며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성당 감상.
 죽은 유적지는 재미없으나 살아있는 유적지는 언제나 즐겁다.
 실제 성당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뭔가 더욱 기품이 더한 성당이었다.



 성당안을 조심히 돌아다니며 구경하는데 한국 관광객들 역시 짱이다.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 있는데 그 앞쪽에서 웃고 떠들면서 손에 v자 하고 기념사진들을 박고 있다.
 무슨 모델이라도 된 마냥 멋드러지게 차려입고 와서는 저러는 걸 보니 더욱 비상식적으로 보인다.



 성당을 구경하고 밖에 나와서 있으니 단체로 견학온 필리핀 학생들이 있다. 담배한대피면서 애들이랑 노가리 좀 까고 있으니 한국 관광객들이 어느새 밖에 나와서 또 가이드 설명을 들으면서 기념 사진을 또 찍고 있다. 가이드 뒤를 졸졸 쫒아다니며 사진 박고 이동 사진 박고 이동 하는 그들에겐 우리가 어찌 비춰졌을지. 신기한놈 쳐다보듯이 나와 에치를 지나가면서 다 쳐다보고 간다. 그리고 그들은 인트라무로스 안에서 타고 다니는 마차를 타고 이동.

 에치와 난 " 어 저사람들 따라가야 중요한 볼거리를 볼 텐데 " 라며 탄식 ㅎㅎㅎㅎㅎ

 우리는 다시 또 천천히 걸어서 인트라무로스 안을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면서 느낀건  당시에는 스페인 귀족들만 살았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빈민촌처럼 보이는 집들도 안에 있고 그 곳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지도가 없으니 어디가 어딘지 알바는 아니고, 그냥 무작정 걷다가 좀 이뻐보이는 집이면 유심히 봤고
 사람들이 좀 많이 모여있는 곳이면 들어가봤다.



 한참을 걷다가, 한쪽 골목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가서 보니 견학온 학생들이 엄청 많다. 필리핀 학생들.
 그들이 있던 곳에 우리도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장소는 스페인식민지 시절 귀족의 집이었는데 잘 보존되어있는듯 입장료도 따로 받는 곳이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갔다. 견학온 학생들 수가 엄청 많은지라 너무 복잡해서 한켠에 자리 잡고 앉아 잠시 땀을 식혔다.  몇몇 애들과 얘기를 나눌수 있었는데 제법 아이들이 이곳 필리핀에서도 좀 사는 애들인듯. 다들 디카 들고 있고, dslr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옷차림 하며 필리핀에서 좀 사는 아이들인듯.



 집 구경을 좀 하고 집 1층 한켠에 있는 기념품 샵을 들어갔는데 이 기념품 샵 제법 재밌는 곳이다.
 주인이 손재주가 많은 사람이었다. 수공예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너무나 사고 싶었던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이거다.



 책을 저렇게 만들어놓은거, 이거 진짜 크기별로 다 있다. 작은거부터 사진앨범 정도 크기의 대형책까지 종류별로 다있어서 하나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쎄서 사진 않았는데 엄청 땡긴다. 지금생각해보면 하나 살껄 하는 후회가. (페소가 나중에도 엄청 남아서..)

 그리고 흥미로웠던게 잡지책을 길게 잘라서 그걸 돌돌말아서 구슬처럼 만들어서 악세서리를 만드는게 있는데 우리가 샵에 들어갔을때도 그걸 만들고 있었는데 진짜 신기했다. 잡지책을 말았더니 색색이 제법 이쁜 구슬들이 만들어지더라는.. 나도 한번 만들어본다고 하나 잡아들고 돌돌말아봤는데 힘들다.



 너무 이쁘고 재미난 샵이라 사진 한방 찍어놨다. 혹시 인트라무로스에 가게 되면 꼭 들려보시라.
 주인도 착하고 좋음. 나 저 책 좀 사다주셈 누가.. ㅎㅎㅎㅎ

 인트라무로스를 몇시간 걷다보니 나와 에치는 둘다 모두 지쳤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는 맨처음 들어왔던 길에 들어섰다. 잠깐 더위도 식히고 땀도 식힐겸 밥을 먹었던 그 식당 노점에 앉아서 음료수 하나 먹고 담배한대 피면서 다음일정에 대해서 에치랑 얘기하다가 너무 덥고 하니까 어디 공원에라도 이동하자며 리잘 파크를 가자고 얘기하는 에치. 에치는 지하철을 타고 가자고 얘기하고, 난 리잘파크가 여기서 걸어서 금방이라고 얘기하고. 같은 론리플래닛을 보고 이렇게 차이 나는 얘기를 하는데 뭐.. 당연하게도 내 얘기대로 리잘파크는 바로 근처.

 시간은 넘쳐나니 우리는 걸어서 인트라무로스를 빠져나가 그냥 발길 닿는대로 다 들어가봤다. 
 인트라무로스 밖으로 나가자마자 또 뭔가 있길래 그 쪽으로 향했다.

 인트라무로스랑 붙어있으니 여기도 인트라무로스로 쳐야 되나. 



 재미났던건 우리가 들어간 그 곳에 사람들아 사는지 빨랫줄을 걸어놓고 빨래를 말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신기했다.  유적인지 뭔지 -_-;; 그리고 그 성벽 밖으로 펼쳐진 고층빌딩의 마천루 그리고 골프장.
참 엄한 위치에 골프장이 있었다. 그리고 그늘아래서 스터디 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 골프를 구경하는 학생들의 모습. 참 묘한 느낌이었다..



 그 곳을 나와 우리는 계속 걸어가면서 사람들에게 리잘 파크를 물었고 바로 길건너가 리잘 파크였다. 꽤 큰 규모의 큰 공원, 나들이 나온 많은 사람들, 댄스 강습을 받고 있는 여자아이들.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공원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하면서 돌아다니는데 학생들이 꽤 많았다.
 무슨 학교 선후배 인듯, 몇몇 여자애들은 바닥에 앉거나 누워있고 거기를 빙 둘러서서 열중쉬어 자세로 누워서 얘기하는 어떤 여자애 말을 경청하는 애들의 모습도 재밌었다. 그렇게 공원 구경, 사람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보니 큰 길이 나왔다. 큰 길에서 에치랑 뭘 할까 얘기하는데 아직 시간이 많았다. 그리하여 나는 에치가 나 오기 전에 필리핀에서 여자친구랑 몇일동안 맨날 갔다는 필리핀에서 명품매장이 많이 모여있다는 '그린벨트' 쇼핑몰로 가기로 했다.

 가기전에 한번 또 이런데도 구경해주고 가야지.
 택시를 잡아타고 그린벨트로 향하는 길. 피곤했는지 난 곯아떨어져 잤고, 일어나니까 그린벨트에 도착했다.
 벨트 모양으로 둥글게 자리 잡은 곳이라는데 상상만 해봐도 좀 실용성이 떨어질것 같은데 어쩔런지.
 밖에서 담배한대 피고 들어가는데 아유 명품매장들이 수두두두두룩 , 에어콘 바람은 어찌나 빵빵하던지.

 나랑 SM형이 오기 전에 며칠동안 여자친구랑 여기에서 밥먹고 쇼핑만 주구장창 했다는 에치가 처음으로 먼저 나를 안내 했다. 돌아다니면서 여기서 뭐 먹었고 여기서 뭐 먹었고 -_-;; 진짜 비싸다. 못사는 나라가 명품관은 항상 더 대박인듯.



 구역별로 나뉘어져있는데 재밌는게 에치가 하는 말이 싸구려 파는쪽으로 가면 에어콘도 안빵빵하다고. 진짜로 그렇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거대한 쇼핑몰 구경을 하다가, 좀 쉬고 싶어서 커피나 한잔 하러 들어갔다.


 더 돌아다녀봤자 뭐 거기서 거기. 에치랑 둘이서 시간을 좀 보내며 인터넷 좀 하다가, 우린 택시를 잡아타고 다시 말라떼로 향했다. 이제 떠날 준비! 에치는 가기전에 맛사지를 받고 싶어했고, 난 굳이 밤에 태국 가는데 여기서 맛사지 받고 싶지 않다고 했고, 뭐 일단 말라떼가서 생각해보기로.

 택시 타고 가는길, 지옥같은 필리핀의 트래픽을 경험한다. 진짜 꼼짝도 안한다. 뭐 어디로 가든 막힌다고 하는 택시기사의 말은 여기나 한국이나.. 에치 말로는 돌아가는 것 같다고 하는데 난 초행길이라 모르겠고, 그냥 또 한숨 때렸다. 한숨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말라떼는 멀었는데 가는 길에 택시기사랑 노가리까면서 택시기사 하루에 얼마버는지 물어보는데 사납금으로 하루에 2천페소씩 입금한다는데 거의 5만원돈. 큰 돈이다. 기본요금도 천원이 안되는데.. 참 먹고 살기 힘들겠다 싶다. 호주에서 좀만 움직이면 20불 그냥 나오는데 참 산다는게...


 말라떼에 도착해서 나와 에치는 마지막 산미구엘을 즐기로 에라즈 카페로 갔다.
 나는 맥주나 빨고 있을테니 맛사지 받으로 갔다오라고 해서 에치는 맛사지 받으로 가고 난 남아서 맥주마시면서 혼자 필리핀 여행에 대해서 또 앞으로 여행에 대해서 생각했다. 돈을 보니 꽤 많이 남았다. 이걸 어쩌나. 담배를 좀 사가야 되나 싶어서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가면 되겠다 싶어서 돈을 아끼기로 했다. 그리고 맥주를 한시간여 마시고 있으니 에치가 돌아왔다. 돌아와서 맥주 한잔 가볍게 더 하고, 우린 짐을 챙겨 이제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프렌들리 호텔에서 배낭을 찾아메고 나오자마자 택시가 한대 선다. 나이스 타이밍.
 택시기사한테 공항에 가자니까 미터 끄고 200페소를 부른다.
 어랍쇼... 공항에서 올 때 250페소 300페소 이정도 나오는데 미터를 끄고 200페소? 그게 말이돼?

 게다가 이 엄청난 트래픽 시간에... 너무 궁금했다. 그렇단 말은 200페소도 안나온단 말인데 그게 말이 될까 싶었다. 너무 싼 가격에 의심이 들었지만 뭐 일단은 배낭을 차에 싣고 출발하는데 진짜 그 궁금증이 너무나 커져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미터를 내 손으로 켰다. 그러자 택시기사가 깜짝 놀라며 왜 그러냐고.

 - 200페소 줄게, 그냥 궁금하다 공항까지 얼마 나오나
 
 그렇게 얘기하니까 빙긋 웃는다. 예상대로 저녁시간이라 러쉬아워 쩐다. 진짜 보면서 여기서 운전 죽어도 못하겠다 싶을 정도로 차가 엄청나게 많고 복잡했다. 택시는 큰길을 좀 달릴려 치면 좁은 골목으로 휙 가고, 좀 큰길 달릴려하면 또 좁은 골목으로 휙 가고, 이거 납치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암출한 빈민촌이나 유흥가들을 지나치고 있었다. 그리고 택시 요금은 100페소가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이해가 안갔다. 왜 200페소를 불렀을까.

 그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공항.-_-;;;;;;;;;;;;

 요금은 120페소가 나왔다.
 
 말라떼에서 공항까지 미터로 120페소였던 것.
 하지만 일찍 온것도 온거지만 200페소도 싸다고 생각했던 우리였던지라 존나 기분좋게 택기시가한테 200페소를 줄 수 있었다. 아 이걸 안것만으로도 존나 기뻤다. 120페소였구나 ㅎㅎㅎㅎ

 배낭을 메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아이폰 배터리가 거의 바닥이라 가방에서 아답터 꺼내서 카운터 같은데다가 좀 맡겨서 충전시켜놓고, 발권 하고 좀 시간 좀 때웠다. 공항세가 있어서 따로 페소를 빼놨는데 페소 진짜 많이 남았다. 뭐 면세점에서 담배사면 되겠지 안심. 그리고 아이폰 맡겨놓은걸 되찾고 출국장에 들어서기 전에 공항세 결제하고 500페소 가량 했던듯  (기억이 가물가물) 출국 심사

 그리고 면세점에 들어섰는데 담배 파는데 갔는데 이런 니미랄미네랄씨부랄탱탱
 도대체 어떻게 된게 면세점 담배가 더 비싸다. 바깥에서 1000원 조금 넘었던 말보로는 한갑에 2천원
 진짜 당황스러웠다. 면세점이 더 비싸다니. 그러면 바깥에서 파는 모든 담배들은 중동처럼 짝퉁이란 말인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편의점에서 파는 진퉁 담배보다 면세점 담배가 더 비싼가... 너무 비싸서 남은 페소로는 결제도 못한다. 아 썅!!!!!!!!!!!!!!!!!

 페소랑 달라랑 섞어서 담배 한보루 살까 하다가. 빡쳐서 그냥 달러로 계산하고나니 페소가 한가득.

 남은 페소로 내 평생 처음으로 공항에서 밥을 먹었다. 그렇게 먹고싶었던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면서 먹고 싶었던 우동을 -_-; 굳이 필리핀 공항에서 우동을. 어쨌든 내 평생 처음으로 공항에서 먹은 밥이 우동. 정확하게 말하면 출국심사하고 들어가서 먹어보긴 처음. 어쨌든 씹쓰럽다.

 그래도 페소가 남는다.







 이제 태국. 드디어 떠난다.
 필리핀에서 태국을 가는거라 금방 간다.
 이제 필리핀 배낭여행이 끝났다. 과연 내가 이 나라에 다시 올런지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았다. 여전히 여행갔던 모든 나라 중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유일한 나라는 베트남.  다음에 또 오고 싶은 맘이 살짝 드는걸 보면 필리핀 여행이 그리나쁘지 만은 않았던듯. 이제 남은 일은 태국에 가서 내가 변해서 배낭여행이 재미없어진건지, 아니면 필리핀이 재미없었던건지 확인해보면 될 터. 떨린다 태국이라니. 몇년동안 그리 간절히 바랬던 태국이다!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인공지능 2011.09.16 22:04 신고

    실감나는 여행기 너무 잼나요 아쉽게 필리핀 여행기도 끝이났네요 빨리 다음 여행기도 올려주세요 태국여행긴가요?

  3. 2011.09.17 18:14 신고

    여행기 잘 봤습니다 이런거 적는것도 일일텐데 그냥 보고나가면 예의가 아닌거 같아 리플 남깁니다 필리핀 여행 준비하는 사람들한테 큰 도움될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4. sun 2011.09.17 22:08 신고

    문득 생각났어요! 무님께서 바가지당하지않는 이유는.....
    무님이 무서워보여서-0-

    길가다 마주치거나 여행가서 마주쳐도 선뜻,
    "어머,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하게되는 분위기는...ㅋㅋ
    무서워요! _0_ (일단인상은)ㅋㅋ

  5. 2011.09.18 07:45

    비밀댓글입니다

    • 와우.. orien......님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굳이 바쁜 시간 쓰시면서까지 그렇게 해주시다니 감사하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네요...

  6. 2011.09.18 20:44

    비밀댓글입니다

  7. 2011.09.22 13:01 신고

    무님에게 제안한번 드려볼까 하는데요 혹시 나는 꼼수다 알고 계신지 요새 그거 듣다가 혼자서 미친놈처럼 낄낄 대는데 모르시면 한번 꼭 들어보세요 그리고 이거 듣다가 생각나서 말씀드리는건데 혹시 팟캐스트 (아시리라 봅니다 애플빠시니까 ㅋ) 가능 하시면 여행기를 한번 나는 꼼수다 처럼 맛깔나게 읇어주시거나 글로 표현하시지 못했던 부분들을 직접 말씀해주시면 재미나겠다 싶어서요 김어준이 '씨발' 할 때마다 왤케 무님 생각이 나는지 무님도 말빨 장난아니실껏 같은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진짜 재밌을껏 같은데요 직접 여행얘기는 듣는 재미가 쏠쏠 할듯 만드시면 출퇴근 시간에 열심히 듣겠습니다 ㅋ

    • 나는 꼼수다 알고 있구요 너무 재밌게 듣고 있습니다 ㅎㅎㅎ
      제안해주신건...ㅋㅋ 여행기를 혼자서 읽으면 잼있을까요? ㅎㅎㅎ 누구한테 얘기하는건 재밌을꺼 같긴한데 혼자서 미친놈처럼 여행얘기 썰 푸는것도 그렇고 ㅎㅎㅎ

  8. 필력쩌러요 2011.09.24 14:48 신고

    우현히 검색했다가 오전 10시부터 지금까지 읽고 있네요
    1편부터 끝까지
    너무 재미있네요ㅋㅋㅋㅋㅋ필력쩌네요ㅋㅋㅋ
    저도 필리핀 한달정도있다가왔는데
    너무 아쉬워서 다시가고 싶다고 생각햇는데
    인트라무스가서 마차탄거도 기억나네요 ㅎㅎ
    님글 보고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솟아나네요

    • 필력이란 말은 또 첨 들어보네요 ㅎㅎㅎ
      전 그냥 좀 그랬던 여행이라 그리 재미난지 모르겠었는데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군요! 다른 여행기들도 좀 보셨나요 다른 여행기들이 더 잼날껏 같은데요 ㅎㅎㅎ

  9. 이나기 2011.10.08 20:05 신고

    추구하시는 여행스타일이 저랑 같으시네요.. 하나 다른점은 넉살이 참 좋으신것같다는 ㅎㅎ

  10. ashley 2011.11.05 13:13 신고

    공항세 750페소 합디다
    지난주에 돈내고 왔음
    면세점에서 향수하나 샀는데 나는 달라랑 원화랑 페소사이에서 환율계산안되서 머리굴리고 있는데 이것들 지들끼리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카운터에 돈올려놨더니 알아서 가져가고 알아서 잔돈올려주고 했는데도 영 찜찜해서 머가 어떻게 된거냐고 애잡고 물어보고 뒤에서는 그거보고 웃고 ㅡㅜㅡ
    마닐라 여기저기 다닌건 아니지만( 남친이 하도 위험하다고 밖을 아예 못나가게 잡아둬서 ㅋㅋㅋ 그 유명하다는 리잘공원도 안갔음 ) 머 여튼 마닐라는 그닥 친근하지는 않더라구요

  11. 여고생 2011.11.21 19:32 신고

    이번 겨울에 필리핀 여행가게되서 찾아보다가 우연히 들어왔는데 글을 참 맛깔나게 쓰셔서 1편부터 재미있게 읽었네요.
    필리핀의 밤문화와 그것을 즐기는 한국남자에 대해서는 .......충격 안먹었다고 하면 뻥-_-;;
    그래도 안한척 안밝히는척 하는것보다 차라리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글써놓은게 좋아보이네요.
    재미있는 글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몇자남깁니다.

  12. SCINA 2012.02.05 22:35 신고

    너무 재밌게보고가요 한두개만 보려다가 필리핀여행기 16편 다보고가네요 ㅋㅋㅋ

  13. 삐삐 2012.03.22 16:54 신고

    역시 무님...
    필리핀 가본적도 없는데,
    신랄한 무님땜에 내가 다녀온 듯 착각 ㅎㅎㅎ

    넘넘 잼있어요.
    이젠 무님의 욕까지도 잼있어서 따라하게되는
    니~~~랄~탱!!!! 아 잼있따. ㅎㅎㅎ
    글구 팬님 말처럼해두 완전 잼있을거 같은데,
    사진땜에 안될려나 ㅋㅋㅋ

    이제 또 필리핀 여행기 완료.
    완전 감사해요 ^^

  14. beautimonster 2012.07.10 00:10 신고

    정주행 완료 !!

    다 읽고나니 새벽이네융@.@

    짐을 싸야되는데 ㅋㅋㅋ

    태국꺼 몇편 더 읽다가 자야겠네융!

    필력 쩌시는듯! 책 한권 내시는건 어떨까 생각해보네요!

  15. 필핀은바다로 2012.07.10 13:30 신고

    재밋게 잘 봤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필리핀섬들 위주로 한번 여행해 보세요. 전기도 수도도 없는 외딴섬의 끝내주는 다이빙 스팟들과 눈부신 해변.. 여행자에게 동남아 다이빙의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태국보다 훨씬 좋았어요.

    론리 캐치프레이즈처럼 - 7000 islands, endless possibilities. 필리핀은 섬이 더 좋습니다! ㅎㅎ

  16. Favicon of http://hby@naver.com BlogIcon 봉황 2012.08.28 11:28 신고

    이제 무님의 여행기가 끝을 향해 달려가네요
    필리핀은 호주 갔다오셔서 그런지 배낭여행의 맛이 쫌 떨어졌구요 조금은 편하게 다닌듯한 느낌이,,,,,,

    여하튼 항상 잘보구 있구요
    여행기 보면서 가끔 욱하는 ..것만 참으시면 손해 보시는일이 없을듯 하네요

    • 네 맞아요... ㅋㅋㅋ 나이도 먹고 하니 배낭여행 느낌이 옛날 만큼 안나더라구요..호주갔다와서 성격이 변한게 젤 큰 이유겠죠...

  17. 배종권 2012.09.01 10:59 신고

    호주워홀수기 끝내고
    이틀만에 필핀 배낭여행 수기를 정주행 완료 하였습니다.
    이블로그를 통해서 느낀점은 오픈 마인드 의 여행!!!!
    잊지 않겠습니다 ㅎㅎㅎㅎ
    전 이만 태국 수기 로 넘어 갑니다!!!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되내요

  18. http://cafe.naver.com/badasanai
    더욱 자세하고 노골적인 이야기는 카페에 가면 보실수 있습니다.
    카페에서는 노골적인 질문 또한 받습니다.

  19. Favicon of http://greedjin.tistory.com BlogIcon GREED_JIN 2013.12.03 11:42 신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업무차 필리핀에 있었던 터라 수빅베이와 마닐라 밖에 못가봤는 데, 재미난 곳이 많네요.

  20. 범고래 2013.12.04 15:36 신고

    1편부터 끝편까지 너무 재미있고 또 도움도 많이 됐습니다^^ 저도 이번에 이번에 필리핀으로 배낭여행을 갈려고 생각중인데 몇박며칠로 다녀오셨나요? 또 경비는 얼마나 드셨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부탁드려요^^

  21. 범고래 2013.12.04 15:36 신고

    1편부터 끝편까지 너무 재미있고 또 도움도 많이 됐습니다^^ 저도 이번에 이번에 필리핀으로 배낭여행을 갈려고 생각중인데 몇박며칠로 다녀오셨나요? 또 경비는 얼마나 드셨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부탁드려요^^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