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기는 저에겐 너무나 익숙한 태국을 절대 여행이 아닌 그냥 머물며 지내는 동안 벌어진 개별 에피소드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저 여행기라고 표현했을 뿐, 결코 개인적으로 여행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간 올렸던 여행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블로그 독자 분들에게 죄송스런 마음이지만, 한국보다 더 집같이 느껴지는 곳이라 거의 사진은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전 필리핀 편부터 그러했지만 앞으로 뒤늦게 수정요청하는 일이 더이상 없도록 등장인물 전원을 가명처리 할 것이며, 사진도 되도록이면 자제할까 합니다. 여행을 사람과의 만남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람 중심인 여행이고 싶으나, 세상 살이가 그렇지 않지요. 좋은일로든 나쁜짓으로든 남의 이목을 끌고 싶지 않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그 분들을 존중합니다.

 익숙한 태국이기에 풍경이나 풍물 사진도 없고, 만난 사람들 사진도 없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뭐한게 진짜로 가지고 간 dslr 카메라 한번도 안꺼냈습니다. -_-;;; 그냥 아이폰 들고다니가 가끔 찔끔거린 수준. 아무리 올릴려고 해도 올릴 사진 조차 없네요. 이 이야기에 대한 것은 글을 읽다보면 아실 듯 하고요, 어쨌든 태국 이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사족 답니다. 여행기 한편 올리는데 3-4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나마도 쭉쭉 써나갔을 때 얘기죠. 사진 올리고 뭐하고 하면 더 걸려요. 재미있게 보시고 계시다면 댓글 하나 다시는거 어려운일 아니라 생각됩니다. 악플도 좋습니다. (악플도 에지간하면 삭제안하시는거 아시죠) 그리고 추천한방 꾹 눌르고 가주세요. 그럼 진짜 시작합니다.

 태국 여행기 #01 3년만에 방콕 카오산

 필리핀에서 타고 온 비행기는 밤 11시,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 샘형은 대략 11시 30분 정도에 앙헬레스/클락 에서 오니까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안을 걷는데 여기저기 보이는 태국말이 너무나 반갑다. 남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한글을 보면 반갑다는데 난 태국에 도착해 태국말을 보면 반갑다. 정말 이젠 집보다 더 편한 느낌. 입국 수속을 할려고 기다리는데 오랜만에 보는 수완나폼의 풍경이 너무나 반갑다. 간단하게 입국수속을 끝내고 짐을 찾으려고 가는데 왠일이야!

 저 멀리 샘형이 보인다. 우리 보다 더 빨리 도착해 있었다. 그 몇일도 오랜만이라고 반갑다. 
 형은 필리핀에서 포도라는 애를 데리고 왔다. 익숙한 형의 말투로 포도라는 애를 놀리기 시작한다. 

  "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유학한 재원이야! " 이러면서 앙헬레스를 강조했다.
 필리핀 앙헬레스라면 그 유명한 론리플래닛에 조차 도시 안내 첫 문장이 " 필리핀 섹스 산업의 대명사 " 라고 표현될 정도의 엄청난 도시.  선뜻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분이라면 이렇게 얘기하면 확 와닿으려나?

 " 청량리588에서 유학한 재원이야! "
 " 용주골에서 수학한 재원! " 
 뭐 이런 느낌


 뭐 어쨌든 포도까지 합류, 나 , 에셈형, 에치 이렇게 4명은 밖으로 나왔다. 
 담배 한대 피며 그간 회포를 풀며 태국에 와서 너무 좋다는 얘기를 하는데 에셈형이 에치한테 " 니 경무한테 내 욕 존나 했다며 내가 그렇게 싫어? " 이렇게 묻는다. 

 내가 옆에서 " ㅋㅋㅋㅋㅋㅋ " 웃었다.
  딱 내가 상상했던 상황. 저렇게 할 줄 알았던 딱 그 상황.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그리 뒤끝없는   샘형이기에 저렇게 대놓고 얘기할 수 있는거 근데 에치 적잖이 당황한다.  안그랬어. 라고 섣불리 변명하기 보다는 그냥 이제는 괜찮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한다.  공격은 다시 포도에게로 돌아간다.  샘형이랑 포도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인연으로 만났다는데 역시 샘 형은 포도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면서 막 공격을 해댄다. ㅎㅎㅎㅎ 아 조낸 웃겼다.

  이게 샘 형의 특징이다. 다른 사람한테 막 대놓고 쿠사리를 주는데 진짜 웃기게 준다. 듣는 사람이 웃으며 들을 수 밖에 없다. 덕분에 막 뒤집어 진다. 한참을 웃고나서야 이제 카오산 갈 일이 떠올라. 택시를 잡아 타고 가기로 한다. 우리는 역시 방콕에 익숙한 사람들 답게 가볍게 3층 출국장으로 올라가서 승객을 내려준 빈 택시를 잡았다. 택시기사가 죽어도 미터 안꺾는다는거 막 꺾으라고 우겨서 4명이서 드디어 카오산으로 쓩.

 가는 길 택시안에서 화제는 앙헬레스에 대한 것과, 에치 옷 못입는다고 놀리는 것, 포도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택시를 타고 가는 길, 창 밖으로 펼쳐진 태국의 풍경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 거리기 시작한다. 
 몇년 만이야.. 
 너무 신났다.
 
 그리고 택시는 어느새 카오산 인근에 접어들었다. 마치 동네처럼 선명한 기억으로 다가오는 길들.
 
 택시는 람뿌뜨리 거리 초입에 섰다. 
 에셈형이 포도한테 니 임마 형들 때문에 택시 바가지 안쓰고 왔으니까 나머지는 니가 내!
 택시비 나누기 4해서 남은 돈은 그리하여 포도가 냈다. 

 여전히 북잡북잡한 카오산, 무수히 많은 서양새끼들. 술집들도 조금씩은 바뀌어있었고 처음 보는 술집도 있고 거리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일단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데 필리핀에서 보지 못했던 수 많은 여행자들 덕분에 갑자기 여행 기분이 마구 나면서 기분이 들떠졌다. 그래! 태국이야! 싶었다.
 
 우리는 일단 12시 정도 된 시간에 굳이 방 끊는건 돈 아깝고 해서 역시나 그냥 짐을 맡겨두고 밤새 술이나 먹기로 했다. 역시 시작은 술!
 

 홍익인간에 가자, 익숙한 얼굴이 있다. 앙드레 형이다. 
 앙드레 형한테 인사하고 배낭을 일단 홍익인간에 맡겨뒀다. 

 홍익인간은 공사한 이후로 첨이다. 그러니까 지금 다시 오픈한 홍익인간인데 벌써 오픈한지도 몇년인데 난 여길 처음 오는 거다. 원래 사장인 찬우형은 꼬 따오 홍익인간에 있다. 지금 홍익인간은 제리란 분이 인수 했다고 한다. 

 어쨌든 짐을 맡기고 나와 24시간 술을 마실 수 있는 술집으로 가기로 했다. 가기 전에 오랜만에 카오산이 너무 반가워서 우리는 카오산 한바퀴를 돌고 오기로 하고 카오산 한바퀴를 돌러 나갔다.  몇년만에 카오산도 참 많이 바뀌었지만 너무 즐겁고 반가웠다. 돌면서 계속 우리는 들떠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카오산 메인로드에서 노점에서 술을 사먹고 있었는데 난 의자에 앉아 길거리를 보다가 태국 여자 4명이 마침 지나가길래 언제나 하던 그 추임새를 넣었다. " 어~~~~~어? " (혹시 궁금하신 분은 나중에 만나게 되면 실제로 한번 들려드리겠음 )
 
 그러자 4명이 차례로 지나가면서 나를 쳐다본다.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쟤네다! 입질 왔다! 
 아니나 달라 걔네 4명이 한 20미터 정도 갔을까 뒤를 돌아서 다시 쳐다본다. 
 
 그 모습을 본 샘 형도 바로 느낌왔는지 " 야 포도야! 너 방콕 첨이지 가서 한번 꼬셔봐! 쟤네 데려와봐 "
 이러니까 갑자기 포도가 달려가서 걔네한테 말을 걸더니 데려온다. 
 
 포도한테 " 야 이새끼 방콕 온지 지금 30분 만에 태국 여자 4명 꼬신거야? " 이러면서 막 띄워주니까 기분 좋아한다. 에셈형이랑 나랑 주특기 다른 사람 바람넣기.  
 
 그리하여 방콕 도착한지 약 30분 만에 태국여자 4명이랑 술을 마시러 갔다.
 
 우리가 갈려고 했던 술집을 갈려고 했는데 얘네들이 자기네가 가는대로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조낸 비싸보이는 라이브 바. 아..이러지마라. 우리는 망설였다.  그냥 우리 가는데 가자고 얘기했더니 지들끼리 얘기하더니 그럼 그냥 일단 요 앞에서 국수나 먹고 가자고 바로 앞에 노점에 앉았다. 젠장
 
 국수 시켜들 먹고, 이런 저런 얘기하는데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자세한 얘기는 생략한다.

 여자애들 4명 보내고, 우리는 우리끼리 술을 마시러 원래 가려던 곳에 갔다.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어쩌다가 여행 얘기가 나왔다.
 
 내 기억으론 샘 형이 여행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니까 에치가 형도 여행 몇개국 안갔다왔으면서 뭐 자꾸 그러냐고 그러니까  샘형이 니는 몇개국 갔다왔는데? 묻자 에치가 10개국 정도라고 얘기했다.

   샘 형이 " 니가 무슨 10개국이야 어디어딘데 불러봐 "
 그러자 에치가 당당하게 " 마카오, 홍콩, 일본, 태국, 푸켓, 쿠알라룸프루 ... "
 이렇게 얘기하는데 나랑  샘 형이랑 빵터져서 존나 웃었다. 옆에서 포도도 존나 웃는다.
 에치가 왜그러냐고
 
  샘형이 " 야 씨발 그럼 난 광주 부산 제주도 다 쳐야겠다 " 

 - 야 푸켓이 언제 독립국이 된겨
 - 이제 푸켓 들어갈때 출입국 심사 해야되는겨?
 - 말레이시아면 말레이시아지 쿠알라룸푸르는 뭐고
 - 마카오 홍콩은 진짜 너무하지 않냐 ㅎㅎㅎㅎ


  이거때문에 완전 빵터져서 진짜 길거리에서 대박 웃었다.  안그래도 옷못입는다고 조낸 놀리고 있는데 껀수 하나 또 잡은거다. 조낸 이 얘기 땜에 빵터져서 우리가 올려던 술집에 도착해서 술을 마실려고 주문을 해놓고 있으니 옆자리, 옆옆자리 외국애들이 쳐다본다. 인사나누고 내가 존나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에치 가리키면서 " 내 친구가 말야 10개국을 여행했는데 어디 여행했는지 알아? "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에치가 날 발로 찼다.
 존나 어이 없었다.
 
 " 그만 좀 해 씨발 "
 " 뭐하는 짓이야? "
 이러면서 에치랑 나랑 말싸움이 되버렸다. 방금까지 같이 존나 웃으면서 얘기해놓고, 존나 야마 돌았는지 날 발로 찬 에치
 
 난 거기다 대고 계속 비아냥 거렸다. 
 " 아 씨발 외국새끼들 앞에서 쪽팔리게 발로 차? "
 " 아. 난 또 존나 병신이야 친구한테 외국애들 앞에서 맞고 또 이렇게 병신처럼 가만히 있네 "
 " 아 에치 싸움 존나 잘해서 무서워서 개기지도 못하고 "

 막 이러면서 계속 약올렸다. 
 
 어쨌든 덕분에 술을 마시면서 샘 형은 샘 형 대로 에치랑 필리핀에서 싸웠던것을 풀려고 얘기하고, 암튼 분위기가 약간은 무거운 상태로 되버렸는데 그렇다고 내가 아무말 안한건 아니고 어쨌든 그러면서 계속 화기애애하게 술 먹었다. 에치는 그래도 때린게 미안했는지 더이상 아무말 안하고 난 계속 에치 약올리면서 때린걸 약점 잡아서 툭툭
 
 " 아.난 병신처럼 태국 도착하자마자 처음으로 한일이 친구한테 맞은일이네 "
 이런식으로 계속 웃으면서 긁어 댔다.  나중에 에치가 때린건 진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일단락 됐지만 한 몇주 동안 놀려먹은듯.  어쨌든 에치는 내가 친구지만 참 얄미웠을듯 ㅎㅎ  그럼 어때 난 맞았으니까 ㅎㅎㅎㅎㅎㅎ

 그렇게 태국에 도착한게 너무 즐거운 우린 이런 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며 술을 마셨고, 포도도 우리한테 합류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방콕에서 만날 사람들이 참 많다.  호주에서 만났던 몇명의 동생들이 이미 현재 여기에 있다.  아직 태국전화가 없어서 연락을 못하는데 내일 연락하면 다 볼 수 있을 듯. 그렇게 계속 술을 마시니 어느새 동이 터왔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 걸어오는데 이게 왠일!

 오현이다.
 
 내 블로그 독자로서, 호주에서 맨처음 나에게 연락해서 우리집에 놀러오면서 친해진, 그리고 나중에 내가 렌트하던 집에서 같이 살던 오현이다. 오현이도 만나야 되는 사람중에 하나였는데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줄은. 
 
 안그래도 마침 치앙마이에서 내려오는 길이라고, 반갑게 포옹하고 해후하고 난 뒤, 짐 홍익인간에 맡겨놓고 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몇분 후 오현이가 왔다. 오랜만에 오현이. 나머지는 다들 처음 보는거라 서로 다 인사하고 오현이와의 오랜만에 해후.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데 오현이는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지갑 털려서 300불 정도 잃어버렸다고. 
 
 술 좋아하는 오현이까지 와서 더욱 술자리는 깊어졌다. 아침이 밝아올때까지 계속 마셨다. 
 이렇게 태국 여행이 시작 되었다.
 
 태국에 다시 와서 있으니 너무 즐겁다. 사람들도 만나고 행복하다.
 역시 나는 그대로인데 필리핀이 재미없었던 것이었나 싶다.

 
 
 
 


  1. 짱가 2011.09.23 17:02 신고

    정말..
    사진 한장 없는..

    글만 있는 여행기네여.
    잘 봤어요..

  2.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9.26 09:37 신고

    카오샨 가면 다들 만나나 보네~
    여행 시작하는 곳이 아니라 종착지 같은 느낌 ㅋㅋ

  3. pinkbarbi 2011.09.27 01:55 신고

    아 태국느낌
    읽기만해도 태국 생각에 행복하네요

  4. 깡또리 2011.09.28 11:55 신고

    필리핀여행기는 아직 보류..ㅋㅋ

    태국 여행기부터 볼랍니다...

  5. 다루 2011.10.02 09:41 신고

    필리핀여행기부터 시작해서 호주워킹까지 잘봤습니다. 너무 재밌게보느라 이제야 댓글다네요 ^^;

  6. askb15 2011.10.15 09:29 신고

    필리핀 여행기부터 지금 태국편을 보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글이네요. 필리핀은 거의 다 돌아 본것 같아서 태국으로 여행지를 바꿔볼까 생각중인데...
    여행기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고싶은 마음이 꿈틀..
    그런데
    문제가 있어서요.
    태국말은 전혀 모르고 영어만 조금하는데...
    필리핀에서는 작은 영어갖고 자유롭게 여행했는데..
    태국에서도 가능할지요..
    아니면 태국말을 좀 공부해야 할까요...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 여행하는데는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어차피 여행업 종사자들은 조금씩 여행하니까요
      태국말을 굳이 공부하셔서 갈 필요는 없을것 같네요

      세계여행하는 사람이 모든 나라의 언어를 다 공부해서 가지 않는것과 같은 이치겠죠. 그냥 가서 직접 부딪히고 바디랭기지 해가면서 지내다보면 조금씩 생활에 필요한 말 정도는 현지에서 배울수 있습니다. 그게 더 재밌죠. ㅋ

  7. Yellowcarpet 2011.10.28 18:10 신고

    완전 그런거~~ 읽다보면 날새는~? ㅋㅋㅋㅋ
    태국 첫편부터 이럼 딴거 안하고 이거만 읽을껍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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