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도착하자마자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어느새 아침이 밝아왔다.
 너무나 즐거운 태국이 미친듯이 좋았다. 다시 진짜 배낭여행 시작하는 기분이다.

 술자리를 끝낸 우리는 일단 숙소를 잡기 위해 홍익인간으로 갔다.
 리모델링한 홍익인간, 마지막으로 홍익인간에 머문지도 벌써 몇년인지도 모르겠다.  새로 단장해서 오픈한지도 벌써 몇년인데 그 몇년간 호주에 있고 했으니 참 시간의 흐름이 대단하다 싶다. 주인 바뀌고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에 그냥 디디엠으로 가기로 했다. 배낭들을 다들 챙겨 메고 우린 디디엠으로 향했다. 포도는 역시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유학한 재원답게 혼자서 에어콘 싱글룸을 쓰고 싶다고 다른 숙소로 가고, 나와 샘형, 에치. 그리고 오현이 이렇게 4명이서 디디엠으로 갔다.

 디디엠으로 향하는 길.
 얼마만인가 이 길이.. 익숙한 디디엠 앞에 들어서니 사장님이 계신다.

 날 기억하시려나?
 몇년도 더 지났으니 잊었겠지 싶었는데 반갑게 맞아준다. 기억하고 계신다.

 심지어 애플도 기억한다.
 
 방값은 많이 올랐다. 언제나 처럼 제일 싼 팬 도미토리( 선풍기 도미토리 방)를 선택했다.
 이것 조차 140바트다. 환율이 오른걸 생각하면 정말 장난아니다. 예전에 도미토리가 70밧에 환율이 20원 후반대였는데 이젠 도미토리가 140바트에 환율이 30후반 거의 40이니 가격은 2배가 아니라 몇배가 된듯. 태국이 그만큼 경제 발전을 한건지 한국이 좆밥이 된건지...

 암튼 방을 잡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익숙하게 3층 도미 방으로 갔다.
 오랜만이다. 정말.

 배낭을 대충 던져놓고, 다시 내려왔다.

 너무나 먹고 싶었던 김치말이국수 하나를 시켜먹고 좀 쉬다가, 낮술 시작.
 샘형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 엘도라도가 어딨겠어 낮술 하는 곳이 엘도라도지 "
 그 처럼 진짜 한가로히 낮술 하는게 너무 좋다.

 맥주마시면서 오가는 여행자들 붙잡고 술 한잔 하자고 얘기하고, 술 한잔!
 바로 이 맛!

 방콕에서의 일상은 이렇게 시작 반복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좀 해주고, 설렁설렁 돌아다니다가 아는 사람 만나서 노가리를 까고. 지나가는 여행자 붙잡아서 얘기하고 술 먹고, 이젠 게스트하우스에서 와이파이가 다 되어서 아이폰4 와이파이 연결해서 카톡 확인하니까 제이케이와 진방이는 동대문 게스트하우스에 머문다고 연락이 와있다. 동대문이 이젠 게스트하우스도 하는구나 정말 와이파이부터 여러가지로다 시간이 오래 흘렀음을 느낀다.

 나는 일단 핸드폰 연락을 할려면 개통을 해야되서, 아이폰4용 심카드를 사기 위해 돌아다니는데 도무지 카오산에서는 구할 방도가 없다. 근처 삔까오나 시암까지 나가야 된다는 태국아이들의 말에 씨암이나 가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잠깐 동대문 게스트하우스 찾아갔더니 제이케이랑 진방이가 자고 있다.  정신없는 제이케이와는 달리 제이케이를 먼저 깨워서 얘기하던 날 보고 저 멀리 2층침대 2층에서 " 무형~~~~ " 이렇게 외치며 날 반겨주고 허그까지 해주는 진방이. 이따가 저녁에 술한잔 하자고 얘기하고, 밖으로 나와 다시 홍익인간으로 갔다. 그리고 그러던중 홍익인간에서 샘형이 예전 홍익인간에서 (샘형은 홍익인간 다시 오픈할때 있었다고 한다) 만났다는 형님 한분을 만나는데 호진 형님이다.

 잠깐 이 형님에 대해 말하자면,
 정말 여유있게 살고 있는 부러운 분이다. 홍대에 게스트하우스 몇개 하시고 (게스트하우라지만 그냥 일반 가정집 몇개 빌려서 2층침대 놓고 하는 게스트하우스다. ) 그리고 인도에서 대학교 나오셔서 힌디도 잘하시고 태국에 오래살아서 태국어도 좀 잘하고, 지금은 네팔에서 카페 준비중. 태국에도 집이 있어서 한국,인도,네팔,태국을 오가면서 인생을 신선처럼 사고 계신 형님이다.

 어쨌든 호진형님과 샘형이 좀 친한사인지. 오랜만에 봤다고 밥이나 먹자고 호진형님이 삔까오에 가자고 하는거다. 안그래도 삔까오 쇼핑몰 가도 파니까 잘됐다 싶어서 따라 갔다. 호진형님은 삔까오에 오이시 부페로 우릴 데려갔는데 안그래도 부페 매니아인 나와 샘형은 신났다. 더불어 같이 간 에치나 오현이도 신났고!

 방콕 이튿날 부터 아주 신나게 부페에서 배터지게 얻어 먹고난뒤 우리는 호진형님 장 보러 간다고해서 삔까오 쇼핑몰 안에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또 내 아이폰4에 꼽기 위해서 심카드 살려고 여러 통신사 대리점에 들렸다. 역시 대형쇼핑몰이라 유명한 통신사 직영 센터가 다 있었는데 문제는 심카드 사는 절차가 상당히 복잡했다. 그냥 일반 심카드는 아무데서나 번호 골라서 사면 개통인데 아이폰4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심카드는 사는게 너무 힘들었다. 이럴땐 제이케이처럼 직접 그냥 일반 심카드 사서 잘라서 쓰는게 편할수도 있을텐데 손재주가 없어놔서, 어쨌든 호진형님 덕분에 심카드를 겨우 구매할 수 있었다. 진짜 힘들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호진형님네 집으로 이동했다. 삔까오에 위치한 아파트였는데, 집도 넓었다.

 - 형님 이런덴 얼마에요?
 - 어 여기 한달에 100만원 정도 되나..
 - 주당 25만원 정도네요

 태국 물가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이긴 하나, 큰 방 2칸에 거실, 화장실욕실 2개씩 딸린 고층아파트 치고는 참.. 괜찮다. 밥을 배불리 먹은 상황에서 밤새도록 술마시고 낮술까지 마신터라 졸음이 밀려왔다. 에어콘 바람 쐬면서 나는 거실에서 잠들고 다른 사람들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위닝 하면서 난리.

 한참 자고 일어났더니 술 마시러 가자고, 디디엠으로 택시타고 향했다.
 이게 무슨 호강인지 ㅎㅎㅎㅎ

 심카드를 꼽아서 핸펀 연락이 된 나는 방콕에 이미 있는 진방이나, 제이케이에게 연락을 했다. 안그래도 문자로 주고 받는 와중에 어제 밤에 우리 도착한 시간에도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따가 디디엠으로 오겠다고 하는거다. 디디엠에 도착해서 술 한잔 할려고 편의점에서 술도 좀 사고 (사다 먹는건 원래 안되는데 친해서 가능) 술 한잔 하니 진방이와 제이케이가 온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라 너무 반가웠다.


 [ 사진 위 : 즐겨 먹는 100 Pipers (헌드레드 파이퍼슨데 흔히 한국사람들끼리 빽파이퍼 라고 불러서 가끔 세븐일레븐에 사러 가면 나도 모르게 빽파이퍼 달라고 얘기할때가 있다 ㅋㅋㅋ ) ]

 여기서 잠깐 진방, 제이케이에 대해.

 진방이는 나와 예전에 태국 빠이에서 만났고, 이후 미얀마 여행도 함께 같이 하고, 나중에 호주에 있을 때 진방이가 호주 와서 처음에 도와주고 뭐 그러다 나중에 좀 관계가 소원해졌다가 화해했다가 뭐 그런 아이.

 제이케이는 호주에서 만났고, 기타모임에서 만나서 같이 계란 공장도 다니고 한 그런 아이.

어쨌든 둘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그리고 둘은 부니라는 여자애랑도 같이 왔는데 곧 인도에 간다고 한다.
더 웃긴건 낮에 홍익인간에서 지나가던 여행자들한테 말걸고 그럴때 말을 걸었던 여자애다.

 안그래도 진방이가 하는 말이. 부니가 홍익인간 갔다가 어떤 사람 만났는데 라면서 우리 만났던 얘기를 하는데 진방이가 " 이거 무 오빠 같은데 "  그랬다며 뒤집어졌다. 본격적으로 술자리를 시작한 우리.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자리에다가 이런저런 여행얘기. 대박이었다. 안그래도 당시에 내 다음 목적지는 인도가 될 수도 있던 상황인지라 부니랑 인도를 같이 가네마네 하면서 웃겼었다.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가라고하고, 부니도 같이 가자고 하고 뭐 그런 상황이었지만 문제는 곧 친구도 태국으로 오고, 태국에서 볼  사람들이 아직 더 있어서 곧장 함께 갈 수 없는 상황이고 부니는 오빠가 진짜 간다고하면 꼴까따에 가서 기다릴께요라며. 얘기했는데 상황이 어찌 될런지.

 그렇게 즐겁게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떠들며 즐겼던 순간이었다.

 여행 얘기를 한참 하고 있는데 흐믓한 미소로 진방이가 나한테 말한다.
 " 오빠 진짜 여행나와서 보니까 최고다. 오빤 역시 여행할때가 젤 좋은거 같아 "
 " 호주에서 봤을땐 아 무형(무형이라고도 부름..)도 변했어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네 무형 맞네 "
 이렇게 얘기해주는걸 들으니 나도 기분이 좋다.

 필리핀에서 걱정했던건 기우였나 싶다.
 
 나는 여전히 배낭여행 최적화 인간형을 지니고 있었나 보다.
 

 



  1. 춘정 2011.09.23 18:56 신고

    ㅋㅋ 언젠가 한번 만날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2. 경무야, 이제 한번 해야지 2011.09.23 19:48 신고

    너의 고향 태국에 왔으니, 쫄깃쫄깃한 영계 많이 잡수셔야지..

  3. 카리스마 2011.09.23 23:45 신고

    필리핀보다 여행객들이 많은 태국이 더 좋으신가 봅니다
    4명의 꼬신 태국여자분들과는 어떻게 되셨나요??

    • 전 확실히 태국이 좋더라구요 ㅎㅎㅎㅎ
      4명 태국여자 개뿔 암것도 없었습니다. ㅋㅋ 여자들이 가자고 했던 안가서 여자들 삐져서 갔어요... ㅋㅋㅋ

  4. 카리스마 2011.09.24 01:57 신고

    ㅋㅋ 그렇군요 꽤 잘생긴 참외는 필리핀에서도 잘생겼나보다 그분생김새가 흰피부에 쌍거풀없는 눈에 작거나 찢어진눈이었나요 ???

  5. 류케 2011.09.24 05:39 신고

    진방 이분이 파토낸사람 아님!!!!!!!!!!!!!!!!!!!
    같이가기로한 농장 일부러 차까지 큰차 샀는데
    대인배다 경무님은!!

    • 그걸 기억하시다니! 당신을 진정한 독자로 인정합니다!
      갑자기 블로그 한 보람이 마구 솟아나네요 ㅎㅎㅎㅎ
      대인배까진 아니구요 그냥 호주 막판에 우연히 몇번 만나고 하면서 술자리에서 그런 얘길 나눴어요..

      여기 호주에서 만난사이도 아니고, 너를 부정해버리면 우리 함께 즐긴 재밌던 여행들이 다 부정되는거 아니겠냐고 그런게 싫다고 그렇게 얘기하니까 진방이도 안그래도 마음이 무거웠다고 그러면서 뭐 다 풀었어요. 그래서 저렇게 웃으면서 즐겁게 반갑게 만날 수 있었던거죠.

      솔직히 아마 호주에서 만난 사이였다면 다신 안봤을듯 해요 ㅎㅎㅎ 그니까 대인배 아닙니다.

  6.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9.26 09:45 신고

    부러우이~

    간접 여행으로나마 늘 회포를 푸는 ......(흑흑)

    • 간접 여행이 되긴하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여행기 쓰면 쓸수록, 전 이게 재밌을까 하는 마음에 흥미들이 사라져가는데 보시는 분들이 재밌으시다고 해서 이걸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9.26 10:36 신고

      재미없으면 내가 왜 매번 와서 이렇게 정독하고 댓글다는 짓을 할까나? ㅎㅎ
      시간많아서 그런건 아닐껄?

      댓글 안달면 무아우 포스팅이 줄어들까 염려해서 ㅋㅋㅋ

    • 그럴까요 ㅎㅎㅎ
      마지막말은 맞아요. 댓글 많으면 마구 의욕이 생기는데 무플이면 그냥 의욕상실 ㅎㅎㅎ

  7. 깡또리 2011.09.28 12:06 신고

    태국가서 사진 안찍게 되는거 이해되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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