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특히 태국 방콕에 오래 있다보면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는 사람 들 중에 참 정체가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연배 좀 있으신 분들 중, 여행자도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태국에서 뭐 하시는 분도 아닌데 꽤 오래 머물면서 계시는 분들을 보면 저분들 정체가 뭘까 싶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런 분 가운데 우리와 친하게 지내신 형님이 한분 계시는데 맨 처음 만나서 인사 나누는데 본인을 " 닥터 신 " 이라고 소개하셨다. 그래서 그 뒤로 신박사 형님, 신박사, 신박 뭐 이런식으로 점차 부르게 되었다.

 신박사 형님이 참 재미났던건, 안그래도 우리들도 매일 낮술 먹고, 밤에 술 먹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분은 해가 중천에 뜨면 일어나셔서 밖으로 나오신다. 디디엠 꼭대기층에 방이 하나 있는데 그 곳에 머무시는데 디디엠 펜트하우스에 머무신다고 우리가 맨날 농담을 했는데 펜트하우스에서 내려오시면 " 밥 먹었냐? " 이러면서 " 밥이나 먹자! " 이러면서 밥도 잘 사주시고 뭐 그랬는데 재밌는건 밤만 되면 갑자기 정장을 쫙 잘 빼입고 나타나시면서 클럽 갈 준비를 하는건데 너무 웃겼다.

 클럽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는데 당시에 이미 클럽에 매일 출근 도장 찍은지 20여일째라고 했는데 우리가 그 분을 알고 난뒤로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클럽에 가는 대단한 분이셨다.

 그리고 친해진뒤 어느날도 술을 마시고 있는데 신박사형님이 클럽 얘기를 또 꺼냈다.
 클럽 얘기를 하면서 방콕에 잘나가는 클럽들 얘기를 쭉 하는데 그간 클럽에 별 관심없던 나였기 때문에 별 흥미가 없었는데 얘기를 듣던 에치나 오현이가 엄청 가고 싶다고 같이 가자고 가자고 해서 갑자기 급 클럽에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우린 술자리를 급하게 끝내고 늦은 시간에 옷을 갈아입고 클럽으로 출동을 하게 되었다. 신박사 형님이 매일 입이 닳도록 말하는 곳이 에까마이 지역. 에까마이는 사실 나에겐 파타야,꼬싸멧,꼬창 등으로 향하는 동부 버스 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인식되었으나 사실 에까마이,통로 이쪽 지역은 나름 고급 클럽들이 위치한 핫 플레이스.

 디디엠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에까마이로 향했다.

 가면서 신박사 형님은 " 니들 가서 아마 거기 여자애들 보면 깜짝 놀랠꺼야, RCA나 이런데 변두리 클럽이랑 완전 달라 "

 " 거기 애들은 태국에서도 좀 사는애들이라 레벨이 달러 "
 " 나랑 거기 같이 안가면 니들끼리 거기 찾지도 못해 "

 가는 동안 신박 형님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계속 들었다. 그리고 도착한 클럽.
 이상한 주차장 뒷쪽같은데 도착했는데 여기가 무슨 클럽인가 싶은데 신박형님 뒤를 쫒아 걸어가는데 저 쪽에서 여자 한명이 클럽에 가는 듯 야한 옷을 입고 걸어오는데 장난 아니다. 개쩐다. 그 여자를 보니 우리들은 절로 입이 헤벨레 하면서 신박형님이 말한게 과언이 아니구나 싶은게 기대감이 엄청 컸다. 그리고 건물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는데 클럽으로 향하는 복장을 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는데 진짜 좀 쩔었다. 그리고 도착한 클럽. 신분증 검사하고 팔에 도장 찍고 클럽안으로 들어갔는데 이미 사람들로 만땅이다.




 아주 조그만 테이블들이 촘촘히 있고 사람들이 한 가득 몰려있었는데 신박형님이 클럽 한바퀴를 돌더니 좋은 자리는 이미 꽉 차있고, 끄트머리에 겨우 한자리를 얻어서 자리 잡을 수 있었는데, 클럽 분위기 쩔었다. 아니 정확하게 클럽 분위기가 아니라 여자애들이 대박. 안그래도 태국여자애들 쩐다고 생각했는데 이쁜 애들이 너무 많았다. 일단 웨이터가 와서 조니워커 블랙 라벨을 시켰다. 조니워커 블랙라벨 정도는 시켜줘야 기가 죽지 않는단다. 아닌 말로다가 테이블 여기저기에 조니워커 블랙라벨 급 이상으로는 다들 마시고 있다.

 주문을 하니 웨이터가 조니워커, 얼음, 콜라, 탄산수 등을 가져와 직접 술을 말아주는데 이 새끼들 확실히 술을 아끼는지 위스키 조낸 조금에 나머지는 다 얼음,콜라,탄산수 그래서 좀 더 스트롱하게 말아달라고 해서 조니워커를 더 붓는데 그래도 약하다. 이 새끼들 뭐 이렇게 쳐먹나 했는데 웃긴건 얼음,콜라,탄산수 가격도 무시 못할 가격이라 나중에 보니까 차라리 조니워커 2병을 마시는게 나을뻔 했다.  암튼 그리고 이제 술 한잔들 하면서 들떠서 클럽안을 두리번 거리는데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사람들이 춤을 그렇게 안춘다. 그냥 각자 그 테이블 앞에 서서 그냥 몸을 조금씩 흔드는 정도.

 신박사형님한테 " 형님 춤 안추세요? "
 
 - 얌마, 여기 봐봐 여기 누가 춤춰. 얘넨 이렇게 놀아

 신박형님이 진짜 웃겼던건 진짜 클럽에서 아무것도 안하시는 거다. 여자한테 작업거는것도 아니고, 춤추는 것도 아니고 그냥 술 한잔 천천히 하면서 아빠미소로 사람들 노는걸 흐믓하게 보는.

 " 형님 뭐 아무것도 안하세요 "
 
 - 야 난 그냥 이 클럽 분위기가 좋아

 -_-
 아 이형님 진짜 신선같은 분이시다.
 정말 클럽을 사랑하시는 분. 춤도 안추고, 여자도 별 관심없는데 클럽 사랑이 지대한, 정말 순수하게 클럽을 사랑하시는 분이다!




 술이 점점 들어가서 우리는 이 때부터 슬슬 발동 걸려서 춤추면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여자애들과 춤추고 노는데 거의 대부분 남자애들과 함께 온 애들이 대다수였는데 친구들이랑 온 여자애들이 많아서 남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나름 한국사람이라고 사실 좀 더 대접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그간 동남아 클럽들에 경험에 비추어) 하지만 전혀-_- 그런거 없다. 확실히 애들이 레벨도 있고 지네가 양주 시켜먹을 정도 수준 정도 되니 뭐 한국사람이고 나발이고 그런거 별로 없다. 그리고 신박형님 말대로 진짜 현지 클럽이라 외국사람도 없고, 태국 사람만 한 가득.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말 신나게 재미나게 놀고, 우리는 새벽 늦게까지 놀았다.

 이후 여기저기 클럽에 가게 되었는데 클럽에 재미에 난 뒤늦게 눈을 떴다.

 그리고 이 때쯤 해서 또 만났던 사람들 중에 준석,준호 형제가 있었는데 방학을 맞아 배낭여행 온 아이들이었는데 동생 준석이는 중학교3학년, 준호는 대학교1학년. 어린 형제들이었는데 얘네 때문에 한참 웃었다. 중3이란 나이가 어찌나 부럽던지 다들 부러워하면서 " 니 나이에 벌써 배낭여행을 하다니 " , " 부모님이 깨어있으신 분들이네 " 이러면서 친해졌는데 준석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우리 술자리에 맨날 자주 꼈는데 미성년자라고 음료수 시켜주고 그냥 가끔씩 내가 술 한잔 먹어도 된다고 하면서 술 맥이고 ㅋㅋㅋㅋㅋ 

 애들이 착하고 귀여워서 진짜 재밌었는데 한 날은 준호가 카오산에 있는 '더 클럽'에 갔다가 존나 이쁜 스페인 여자애랑 키스하고 왔다고 조낸 신나서 얘기하는데 아직도 그 감동과 짜릿함이 잊혀지지 않는지 오늘도 또 가겠다고 막 그러는거다. 덕분에 그 얘기를 듣던 모두가 갑자기 불타올랐다.  그리하여 그 날부터 더 클럽에 꾸준히 출근도장 찍는데, 카오산에 있는 클럽이다보니 복장제한은 없이 그냥 편하게 갈 수 있는 클럽이었다. 그냥 반바지에 쓰레빠 질질 끌고 가도 된다.

 아무래도 배낭여행자가 대부분이고, 놀러온 태국여자애들이 일부인 상황.
 이 곳도 나름대로 괜찮은 태국여자애들이 많은데 애들이 좀 까칠하다.


 더 클럽에서 모두 재미나게 노는데 여기서도 '구다'누나가 빛을 발한다.
 맨 처음 더 클럽에 들어갔던 날, 좀 이른 시간에 가서 사람이 몇 없어서 스테이지가 거의 비었고 춤추는 사람도 없었는데 '구다'누나 들어가자마자 막 웨이브 타더니 춤추면서 스테이지 위쪽에 DJ BOX 붙어있는 높은 곳에 올라가서 거기서 혼자 춤을 미친듯이 춘다. 그러자 이제서야 사람들이 슬글슬금 스테이지로 나와서 어느새 스테이지가 가득찼다. 진짜 대박.  준호, 준석 이 형제들도 춤을 너무 재밌게 잘추고 귀엽게 생기고 하니 태국 여자애들이 준호한테 굉장히 호감을 보였다. 준석이는 중3이란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전혀 스스럼없이 춤을 잘추고 잘 놀아서 서양여자애들이랑 춤도 잘 어울려추고, 서양여자애들이 준석이 춤을 따라 추고 난리.

 더 클럽에서 한참 놀고 나온 우린 뒷풀이 술자리에서 클럽 얘기하면서 깔깔 대는데
 준석이한테 " 야 니 개학하고 학교가서 이빨 존나 까겠는데 태국 클럽 내가 점령했다고 "
 이러면서 잘 논다고 칭찬해주고, 준호는 태국여자애들한테 먹힌거 또 막 띄워주고. 더불어 준호한테 최신 클럽 댄스 배우는데 셔플댄스였다. 근데 스텝이 너무 병신같아 보여서 샘형이랑 나랑 둘이서 셔플댄스 따라추면서 스텝밟는 모습이 웃겨서 또 한참 뒤집어졌다.

 암튼 이후,
 에까마이에 고급클럽들은 신박사 형님덕분에 잘 갔고,
 그냥 술 한잔 하다가 가볍게 재밌게 놀고 싶을 때는 카오산 더 클럽가서 놀고 했는데

 에까마이 클럽들이 어쩌다 한번 먹으로 가는 고급레스토랑이라면 카오산에 있는 클럽들은 그냥 맘편하게 손쉽게 먹는 백반의 느낌 ㅋㅋ

 나중에 쌈바형님 만났을 때도 클럽에 줄기차게 가고 있을 땐데, 이 형님 남미에서 춤 좀 추셔서 그런지 춤을 엄청 열정적으로 잘 추시는데, 더 웃긴건 혼자서도 너무 잘 노셨다. 암튼 진짜 즐거운 클럽들. 이 전에도 찔끔찔끔 갔지만 이 때 확실히 클럽에 재미에 확 빠졌던 때 였다.



  1. ㅎㅎㅎ 2011.09.24 20:11 신고

    경무님이 셔플댄스라니 왜 이렇게 웃기죠 죄송함다 ㅎㅎㅎㅎ

  2. 모히또 2011.09.24 20:13 신고

    업뎃이 빠른데요 오늘 하루만 몇개짼가요 신나요!!!!!!!!!!!!

  3. 카리스마 2011.09.24 22:22 신고

    ㅋㅋ 재밌겠군요 한국남자의 대접이 없다니 ㅋㅋ준호라는 분이 잉크 하시고 계신분이신가요?

  4. 카리스마 2011.09.25 00:28 신고

    ㅋㅋ 잘생겼네요 보통 저희가 아는 동남아 남자하고는 다르네요 ㅋㅋ한국에서도 먹히겠는데요 ㅋㅋ

  5. 카리스마 2011.09.25 00:39 신고

    예 알겠습니다 보통 틀에 박힌 여행후기가아니라인간사는 냄새가 나는 글이 좋습니다 다음 후기도기대합니다

    • 노력중인데 잘 될런지 모르겠네요 ㅎㅎ
      암튼 즉각적인 피드백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댓글 주고 받고 하는게 참 기분이 좋습니다.

  6. 카리스마 2011.09.25 00:53 신고

    저도 즐겁습니다 아닙니다 충분히 잘하고 계시구요 사람들 만나는거 좋아하고 여유러워 보이는 삶이 좋아보여서 자주 들어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후기 써주신다면 독자로서 자주 들어오겠습니다

  7. 시드니치어스 2011.09.25 14:28 신고

    지금 호주에서 4년째 살고있는데요..ㅎㅎ 와 이틀전부터 여기 와서 글 자꾸 읽다보니 방콕이랑 필리핀 가고싶어 미치겠네요 ㅜㅜㅋ 정말 가보고싶어 미칠거같습니다 ㅎ
    혹시나 페이스북 친구가 되도 될런지요 ㅎㅎ 사진도 더 보고 싶어서요 ㅎㅎ 여행하신 사진들이요 ㅎㅎ
    페이스북 아이디 kimsy45@nate.com 입니다 ㅎㅎ
    호주 현지 클럽 시티 치어스바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습니다

  8.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9.26 10:18 신고

    흠....
    호주에서는 2년간 돈벌며 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 카오샨에서는
    거리에서 술마시고, 클럽에서 술마시고.....
    설마 계속 그럴려는거는 아니겠지? -_-++

    ㅎㅎㅎ
    암튼 여러모로 변화무쌍한 여행기 잘 읽고 있슴!

  9. 2011.09.27 01:32

    비밀댓글입니다

    • ㅋㅋㅋ
      전 비스므레한 상황이 있었어요 사람들 많아서 움직이는데 어떤놈이 잔을 깼는데 종업원이 와서 뭐라고 하니까 절 가리키면서 저 때문에 깨졌다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 상황이 애매한 상황이라 그런지 종업원도 더는 그 사람에게도 저에게도 얘기 안했는데 암튼 좀 황당했었는데,,, 그건 그렇고. 태국으로 시집가시겠어요 ㅎㅎㅎ

  10. 깡또리 2011.09.28 14:49 신고

    서핑에 이어 이번엔 클럽 점령기..ㅎㅎ

  11. 2011.10.01 01:19 신고

    아 쌈바형은 그날... 슬펐답니다. ㅎㅎ 그냥 아무 말없이 맥주 한잔 마시고 있는데 귀염둥이가 먼저 와서 같이 먼저 사라진 그 친구가 다음날 목에 보여준 사랑의 증거를 보여줬을 때 졸라 루저가 된 느낌이었거든요. 춤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 씨발~ 그냥 욕이 나왔었어요. ㅎㅎ

    • 푸하하하
      모두가 느꼈죠.
      인생이 그렇죠..하지만 형님 춤추던 그 정열적인 모습에 반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따위가 반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거

  12. 코알라 2012.07.07 03:08 신고

    재밌어요 이블로그ㅎㅎ 한참 빠져서 읽었네요ㅋㅋ
    저도 더클럽 카오산에 있으면서 부담없이 자주 가서 놀았는데 추억이 새록새록~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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