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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기 #07 깊은 바다 안에 은하수

 하루하루 빈둥 대는 방콕의 일상.
 그동안 실컷 받고 싶었던 타이맛사지, 먹고 싶었던 태국음식, 낮술, 여행자와의 대화.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여행에 대한 회의감이 남아있을 때쯤이었다. 함께 술을 먹던 멤버 중에 '김마' 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맨 처음 이쁜 그녀들이랑 떼로 술을 먹으로 다닐 때도 함께 했던 멤버인데, 여자애들이 너무 이뻤던지라 그 안에서 튀었었다. 왜냐. 못생겼으니까. (대놓고 너 못생겼어 라고 얘기하니까 뒷담화아님)

 근데 이 아이, 항상 언제나 다이빙 얘기를 할 때면 웃음 꽃이 활짝 피면서 열변을 토해낸다. 말도 잘하고 성격도 좋다. 다이빙을 하는데 등급이 마스터라고 한다. 다이빙에 관심이 없었으니 별 관심도 없었다. 오히려 바다 스포츠 중 최고는 서핑이라고 말하는 나와 맨날 다이빙 vs 서핑의 주제를 가지고 말싸움을 벌였다.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되는 다이빙은 골프처럼 귀족스포츠다.
 서핑은 니 몸 뚱아리 하나랑 보드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서프 보드에 몸을 맡겨 먼 바다로 나가 파도를 기다리며 자연과의 인내심 대결을 하고, 그리고 파도가 오면 그 파도 위에 몸을 실어 타는 그 느낌이 최고라고 난 얘기를 하고.

 김마는 언제나 바닷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 사진 : 오빠~ 바닷속이 얼마나 아름답다구요! ]


 덕분에 오현이는 조금 흥미가 생겼는지, 나에게 " 형님 우리 다이빙이나 하러 가요~ " 이렇게 얘기했지만 별 흥미가 없던 나로서는 콧방귀만 나올 뿐이었다. 그러던중 발리나 빨리 가자는 생각이 들어 발리로 루트를 확정 했다. 발리로 갔다가 서핑 한두달 하고 다시 태국돌아와서 인도로 넘어가야지. 생각하고 친구 쓰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몇일. 김마랑 부쩍 친해져서 얘기를 많이하는데 김마는 나를 다이빙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럴 때마다 흥미롭게 듣다가 결국 마지막엔 " 발리나 가야겠다 " 로 대화가 마무리.

 김마를 보면서,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배낭여행의 즐거움을 알려주려고 해도 사람들이 별 흥미를 못느끼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렇게나 재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날도 술을 엄청 마시고, 밤늦게 디디엠 1층에 앉아서 김마랑 얘기를 하고 있었다.
 살짝 다이빙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나 김마를 애태우기 위해서 전혀 관심없는 척하고 있었다.

 김마는 꼬 따오에 모샵에서 다이빙을 했고, 거기서 일을 했다고 하면서 꼭 그 샵으로 가라고 하는거다.
 꼬 따오에 이미 한국 다이빙 샵들이 꽤 많은데, 그 중에 자기가 있었던 샵이 최고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거다.
 
 따오에는 이미 많은 한국인 샵들이 있었는데, 김마에게 들은 얘기는 이러했다.  자기네가 제일 성의 있고, 잘 가르치고 초강추 한다는거다. 근데 나도 흥미가 있었던지라 솔직히 조금 알아본터라 김마에게 이런 얘기를 꺼냈다.

 - 근데 다른데는 오픈워터가 6800정도 하는데 니네 샵만 9800이야 3000밧트나 비싸잖아
 그러자 김마가 한숨을 쉰다.
 - 그래요 솔직히 가격 얘기 나올 줄 알았어요, 가격 얘기나오면 진짜 할말이 없어요
 - 왜?
 - 그렇잖아요 제가 아무리 저의 샵이 좋다고 얘기해도 사람들은 싼데 찾으니까요
 - 근데 거기는 그럼 왜 가격 안내려?
 - 거기 사장님이 가격 타협안해요. 다른데는 대신 책도 복사본 쓰고 주고 이러는데 우리는 진짜 정식교재도 주고 비싼 대신에 제대로 해줘요
 - 그래도 3천밧이나 차이 나는데
 - 그니까 이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직접 가서 겪어 보기 전에는 몰라요
 - 그럼 싼데로 (정확히는 특정샵이름을 얘기함) 가야겠다
 - 거기는 가지마요. 차라리 그럼 다른데로 가요
 - ㅋㅋㅋㅋㅋㅋㅋ
 - 오빠 근데 저희 샵 진짜 사람들 너무 좋은데 돈이 문제면 어쩔 수 없죠
 

 꼬 따오에 있는 다이빙 샵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다.

 - 좋아! 그러면 지금부터 3천 밧을 더 주고도 니네 샵으로 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봐. 날 한번 설득해봐!
 
 그러자, 다시 자기네 샵은 사람들이 너무 좋고, 교재도 제대로 주고, 교육도 제대로 하고, 블라블라~ 근데 가장 강점은 사람이 너무 좋다라는 것.

 사실 김마 얘기를 들으면서 김마가 일했었던 그 샵으로 어느정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3천밧이면 꽤 큰돈이 되버려서 거의 12만원돈. 12만원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이 정도까지 대충 결심했으면서도 김마를 약올리느라 다시 또 다이빙을 하네 마네 하면서 약을 올렸다.

 - 아 몰라 복잡해 발리나 가야겠다
 - 아오! 얄미워. 때리고 싶어요
 - ㅋㅋㅋㅋㅋ 다이빙 진짜 재밌어?
 - 진짜 재밌어요
 라며 김마는 다시 또 다이빙 하면서 본 해양 생물들, 바닷속의 아름다움에 대해 열변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나이트 다이빙에 대해 얘기하는데, 역시 문창과 출신 답게 설명이 아주 문학적이었고, 말만 들어도 그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 사진 위 : 실제로 다이빙을 해보니 위에 풍경은 뭐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정도 ㅋㅋㅋ ]

 - 뭐가 제일 이쁘냐 물고기중에
 - 저는 웨일샥이 제일 멋있는거 같아요, 꼬 따오에서도 정말 어쩌다 한번 씩 볼 수 있는데 장난아니에요
 그러면서 사진을 보여준다. (아이폰에서)
 
 이게 웨일샤크다.



 - 제가 제일 좋아하는게 나이트 다이빙이에요. 밤 바다에 들어가서 라이트 끄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고요한 밤바다속에서 내 숨소리만 들려요. 그리고 라이트를 키는 순간 수 많은 해양 생물들. 너무 이뻐요. 밤에 플랑크톤들이 라이트 불빛에 반사되는게 마치 별 같아요. 그리고 나이트 다이빙 끝내고 뭍으로 올라와서 해변에 누워 하늘을 보면 또 별이 쏟아지고. 너무 행복해요

 나이트 다이빙을 설명하는 김마에 표정은 정말 최고였다.
 김마는 아이폰을 건네면서 물속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 사진 : 나이트 다이빙 하러 가는 다이버들, 장비 착용모습 등 ]


 나는 마음의 결정을 어느 정도 내렸다.
 다이빙을 하러 갈 것이고, 김마네 샵으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 아.. 배고프네
 이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김마가 " 오빠 라면 사다드릴까요? " 이런다.
 - 어 컵라면 하나 사와
 라고 말하자, 냅다 밖으로 나가더니 금방 컵라면을 사왔는데 이게 왠걸 컵라면에 물까지 받아왔다. 디디엠에서 받아도 되는데

 - 오 센스! 물까지 받아오다니 좋아 아주!
 - 오빠, 그니까 우리 샵으로 가요!
 - ㅋㅋㅋㅋ 알았어

 즐거웠다. 간만에 뭔가 할 일이 생긴 느낌이었다. 이렇게 김마랑 얘기하고 있는데 디디엠으로 문의전화나 길 물어보는 전화가 많이 와서 사람도 없고 해서 내가 전화 받고, 길을 도저히 못찾겠다는 한국여자를 마중 나갔다. 한국여자가 답례로 맥주 한병 사주고, 그거 나눠마시면서 김마랑 다이빙 얘기를 더 나누고 있는데 문 밖에서 익숙한 얼굴이 들어온다.

 벌떡 일어나 가서 포옹 한번.
 친구 쓰리가 왔다. 여자친구랑 같이 휴가를 온 것.
 반갑게 해후하고, 처음보는 쓰리 여자친구랑 인사나누고, 밤이 늦어서 예약해놓은 숙소가서 잘테니 내일 보자고 얘기를 하고 그리곤 다시 갔다.


 드디어 쓰리도 왔고, 다이빙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슬슬 다시 뭔가 즐거워지려는 모양.
 
 담날 부터, 쓰리까지 해서 다 함께 재미나게 놀고, 쓰리는 동부쪽에 있는 섬, 꼬 창에 리조트 예약해놔서 거기 며칠있다가 올라올꺼라며 갈껀데 같이 가자고 얘기했는데 난 꼬 창도 갔다왔고 해서 별로 내키지 않아서 "커플 가는데 뭐하러 가 " 이러면서 거절을 했다.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맘 먹긴 했는데 당시 다이빙을 하러 어차피 남부섬으로 향하니 다이빙을 하고 난 뒤에 말레이시아로 가서 말레이시아에서 발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일단 태국친구들 좀 만나고, 쓰리 한국으로 보내고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했다.

 태국친구들이 바뻐서 겨우 주말에 약속을 잡을 수 있었고, 마침 쓰리도 그 때쯤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니 월요일 정도에 다이빙을 하러 가면 되는 상황. 근데 막상 다이빙을 하러 가기로 결정 하고 난 뒤에는 오현이가 문제였다. 오현이 같은 경우엔 한국 돌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해서 빨리 갔다왔어야 했는데 당시에 쓰리오고 다시 한참 또 재밌었을 때라 오현이는 그냥 기다렸다가 같이 내려가기로 했다.  그냥 먼저 내려가라고 해도 오현이는 괜찮다며 같이 내려가길 원했다.

 그렇게 잠시 있는 동안, 김마는 친구가 태국 북부 여행중이라고 빠이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빠이 갔다가 와서 자기랑 같이 꼬 따오로 가자고 얘기를 하고 북부로 떠났다.

 다이빙을 하기로 결심을 먹고, 이제 방콕을 떠날 생각을 하니 아주 마음이 가벼워졌다.
 역시 뭔가 색다른게 필요했었나 보다.

 김마가 태국 북부로 떠나기 전에도 계속 다이빙 얘기를 나눴는데, 김마가 " 거기 사장님이 아마 많이 좋아할꺼에요 "
 
 - 오빤 완전 꼬 따오 체질이에요, 술 좋아하지, 바다 좋아하지, 사람 좋아하지
 - 그래?
 - 거기도 사람들 술 엄청 많이 먹고, 사람들 너무 좋아요

 이러면서 꼬 따오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를 나눴다. 기대가 점점 커졌다. 다른 업소 보다 뻔히 12만원 정도가 더 비싼 상황에서 결정한 김마가 일했던 샵.  김마를 믿어보기로 했다. 좋은 아이가 말하는 좋은 사람들, 좋은 교육이 무엇인가 직접 느껴보기로 했다.

 다이빙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포스팅 후기 )
  김마랑 다이빙 얘기를 나누면서 다이빙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단체인 PADI의 다이버 등급에 대해서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바닷속 생물 얘기, 꼬 따오 생활 얘기 등을 많이 들었다.  그 대화들을 모두 포스팅에 옮길 수 없어 요롷게 추가한다. 그리고 이 포스팅에 쓰인 사진들은 모두 구글에서 가지고 온것이니 혹시 문제가 있다면 알려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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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 태국
도움말 Daum 지도
  1. Favicon of http://sophism-travel.tistory.com BlogIcon 무념이 2011.09.26 12:37 신고

    으악 웨일 샤크네요!! 일전에 우리나라에도 출몰했다고 해서 당장 그리로 가야 하나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2. 모히또 2011.09.26 13:06 신고

    와.. 사진으로만 봐도 진짜 이뻐요

  3. 간디 2011.09.26 13:12 신고

    12만원이나 비싼데도 선택하시다니 저 같으면 싼 데로 갔을 텐데 사람 좋으시네요

  4. 2011.09.26 15:06 신고

    갱무 졸 부럽당ㅎ 치료는 거의 다 되가냐?? 언제 다시 가는겨? 나도 다이빙 하고싶당 ㅋㅋ 부러워

  5. sun 2011.09.26 15:18 신고

    필리핀에 있을때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딸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바다에 들어가보니 너무 무서워서 포기 -_-;
    분명 아름다운 바다였지만 그안에 인류가 모르는 엄청난것들이 잔뜩있을꺼라는 이상한 상상력으로 인해 몸서리치다 나왔네요.
    기대하고있을께요 다음여행기! ㅎㅎ

    • 켁 포기하신 분이 계시군요. 꼬 따오에서 다이빙 배울 때, 들었던 얘기가 다이빙 자격증 못 따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냥 천명중에 한명 정도, 근데 사실 거의 없다라고 얘기하더군요. 왜냐면 당시에 몇개월 전에 sun님 처럼 바다에 들어갔다가 포기한 여자분이 계시는데 그 여자분이 전설로 남았을 정도.

      그리고 여담이지만, 그 쪽에서는 많은 다이버들이 필리핀에서 다이빙에 대해, 좀 대충 가르친다는 분위기로 얘기하던데 나중에 다이빙 얘기가 좀 더 나오면 아시겠지만 아쉽네요 ㅋ 다시 도전해보시길..

    • sun 2011.09.27 22:21 신고

      아,이런 저 천명중에 한명 된건가요 ( -_-)훗
      근데 진짜 무서웠어요 뭐랄까 무방비로 노출된상태에서 느끼는 바다는 무섭더라구요...:b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도전을 해볼지도..ㅎㅎ 무님의 다이빙기 기대하고있을께요.

    • 정확하진 않습니다만 제가 듣기엔 필리핀 쪽에선 좀 대충 가르친다고 하던데, 혹시 제가 다이빙 얘기 올리면 한번 비교 좀 해줘보세요 ㅎㅎㅎ 그래서 그럴수도 있지 않나 싶네요. 에지간하면 강사들이 패닉 컨트롤 해서 데리고 들어가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6.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09.26 16:24 신고

    수영도 적당히 하지만,
    물속은 좀 무섭고 그럼.

    잠수하면 귀가 먹먹해지고 뭔가 정적 같으면서도 잡음이 들리는 그런 상황에 가슴까지 답답해지는....

    눈은 즐거운데 뭔가 무서운 느낌? ㅋㅋ

  7. 짱가 2011.09.26 17:06 신고

    지금 한국에 계신거져

    놀러오시죠...노량진으로 집도 가까운 모양인데

    다친거 치료하고..다시 나가시나..봐여.
    한잔하게요..연락 주삼요..

    • 네. 온김에 병원치료 싹 다 받고 갑니다.
      지금 좀 보고 나가야 되는 (빌려준 돈 받아야되서) 사람이 있는데 약속날짜가 지금 요동치고 있어서...

      저도 꼭 뵙고 싶네요 ㅎ

  8. 칫솔 2011.09.26 18:33 신고

    판톼스틱하네요

  9. ㄴㅁㅇㄹ 2011.09.26 22:45 신고

    싼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구요
    장비를 후진거 쓴다던지
    갈아야 하는데 안간다던지 등등..
    세상에 공짜는 없는법

  10. 2011.09.26 22:57

    비밀댓글입니다

    • 좋다고 하더라구요 필리핀도. ㅋㅋㅋ
      스카이다이빙은 하려고 했으나, 아시다시피 (아시나요? ㅋ) 호주에서는 제가 카지노에 빠져서 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하면 너무 한심하고 미칠노릇이긴 한데 뭐 암튼... 저도 하고 싶습니다.

  11. 깡또리 2011.09.29 11:20 신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갔을 때.. 위에서 비치는 햇살이 무척이나 멋질것 같은데요.??

    • 쩔어요. 헐..안그래도 지금 12편 조금 손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햇살 비치는 얘기 적었는데 깜놀.

      진짜 이뻐요.

      비오는날도 진짜 이쁘다고 하더라구요 물속에서 위에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 보면 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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