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45 [인도/라다크] 초모리리 입수!

   아침에 일어나니 엄청나게 찌뿌등하다.     잠시 멍 때리다가 씻고 준비하고 아침을 달래서 아침을 먹으로 1층으로 내려갔다.    이제 더이상 이 정내미 떨어지는 집에 기대감 따윈 없었는데, 예상대로 아침 식사는 푸석푸석한 짜파티와 달.   진짜 짜증나는 집이다.


  모두 안그래도 아침이라 다들 입맛도 없는데, 아침 밥도 저 지랄도 주니 모두 짜파티가 입으로 안갔다. 그러고들 있는데 두리안 진짜 대단한게 또 혼자 폭풍흡입한다. 인도 체질인듯.   " 어웅~ 진짜 맛있는데 다들 왜이렇게 안드세요~ " 또 시전, 나는 짜파티를 대충 하나 입에 쑤셔놓고, 우린 짐을 다 꾸려놓고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준비를 해놓고는, 호수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준비를 하고 저 멀리 있는 호수로 향했다. 







  날씨가 쾌청하고 좋아서, 그나마 호수의 빛깔과 하늘의 빛깔, 구름이 너무 좋았다.   나름 또 매력이 있긴 한 것 같다.  판공초와는 달리 마을에서부터 한참 멀리에 호수가 떨어져 있고, 그나마도 가는 길도 제대로 없어서, 빡세게 따가운 풀을 밟고, 길을 찾아 헤매며 호수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 마을에서부터 호수까지 드넓은 푸른 초원이 펼쳐져 척박해보이던 판공초와는 또다른 맛이 있었다. 빛나는 푸른 호수와 파란 하늘, 잿빛의 산맥이 판공초의 조합이었다면 이 곳은 조금 덜 푸른호수 대신 싱그러운 초원의 녹색빛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호수로 가까이 가면 갈 수록 마을 쪽을 뒤돌아 봤을 때의 풍경 또한 압권이었다. 나름 투덜거렸지만 초모리리 또한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중간 중간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며 우리는 호수에 도착했다. 그런데 가까이 와서 호수를 들여다보니  물빛이 드러워서 좀 실망했다. 초모리리 와서 뭐하나 맘에 안드는 상황.  나와 쏘세지는 초모리리를 보자마자 " 아..하루나 민이가 그냥 가길 천만 다행이네 " , " 어떻게 해~!  초모리리만 보고 간 여자 "    자연스럽게 초모리리와 판공초를 비교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물이 너무나 맑았던 판공초와는 달리 초모리리의 물빛은 지저분해보였다. 그래서 판공초에 비해 덜 빛났던 것 같다.  하지만 왔으니 즐겨야 되지 않겠는가!  게다가 나와 쏘세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판공초를 가지 않은 사람들이라 이들은 초모리리의 풍경 만으로도 탄성을 지으며 멋지다고 난리다.  모두 사진기 셔터를 누르느라 여념이 없다.  우리는 함께 점프샷도 찍고, 단체사진도 찍으며 한참을 즐겼다.  일단 그렇게 포토타임을 가지고 난 뒤,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데  난 입수를 하기 위해 아예 수영복을 가져온 터라,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호수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수영복으로 갈아 입은 뒤, 발을 호숫물에 살짝 담그는데 세상에!!  물이 얼음장이다. 정말 발이 얼어 붙을 지경. 






 비명을 지르며 호숫물 안으로 조금씩 계속 이동하는데 정말 너무너무 차가웠다. 그리고 어느 정도 들어간 뒤에 몸을 담그는 순간 정말 심장마비를 느꼈다. 너무너무 차가웠다. 물에 들어갈 사람은 그렇게 물에서 놀고, 밖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코드가 너무너무 잘 맞는 수와 진, 나 3명이서 물에서 신나게 놀았다. 

































 




  한참 시간을 보낸 우리는 떠날 시간이 다가와 슬슬 정리를 한 뒤, 좀 더 사진을 찍고 놀다가 다시 그 초원을 거쳐 숙소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짐을 챙겨서 모두 지프로 향해서 오전 11경 출발 하려고 차에 타려는데 두리안이 와서는 혹시 자리를 바꿔 줄 수 있겠냐고, 자기가 맨앞에 앉고 싶다고 해서 뭐 맨 앞자리가 내 자리도 아니고, 자리를 바꿔서 내가 맨 뒤에 앉게 되었는데, 뒷자리가 빡세구나, 앉아있는 정도로 천장에 머리가 그냥 닿는다. 뒷좌석이 상당히 낮다는 걸 처음 알았다.  여자들은 쏙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등치가 있다보니 나에겐 힘겨운 자리였다. 
 

 그렇게 레로 향하는길



 고개도 제대로 못 피고 뒤에서 숙이고 가는 내가 안됐는지 앞자리에서 애들이 자리 바꿔주겠다고 하는데, 괜찮다고 뒤에 계속 앉고 오는데, 두리안이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는지 애들이 계속 두리안이 맨 앞자리 앉은 것 가지고 한마디씩 한다.  어쨌든 오는 길, 아침 식사로 부실한 짜파티 한장씩 먹은것이 전부라 우리는 차 안에서 얼른 레에 가서 아미고에 가서 배터지게 밥먹자고 의기투합. 밥 먹을 생각으로 가득찬 기대 속에  레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밥먹을려고 하니 역시나 두리안은 안 먹는다고 해서 나머지들 끼리 곧장 아미고 가서 김치찌개에 비빔밥 시켰는데 존나 늦게 나오고 심지어 김치찌게도 맹탕. 너무 심해서 다시 만들라 시키고, 한참의 기다림끝에 우여곡절 끝에 먹었다. 아미고 스탭이 주방 1명이 오늘 아파서 못나와서 음식이 그렇다며 양해를 구하는데 레파토리인듯.  밥 먹는 동안에 역시나 두리안 뒷다마가 펼쳐지는데...


 두리안의 뻔뻔함 이런게 대단하다고 얘기하는데.  몇가지만 얘기하자면,


 이전에도 두리안이 되게 붙임성 좋게 누브라밸리 그룹일 때 와서 밥먹을 때 앉아 있었는데  보통 그렇게 있음 같이 먹던가 그럴텐데 자긴 안먹겠다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 때 어떤 아이의 말을 빌자면   " 정말 옆에 앉아 있는데 너무 불편했어요, 아니 밥을 먹는것도 아니고, 옆에 앉아서 멀뚱멀뚱 있는데 "   결국 좀 드실래요? 하니까   아뇨 괜찮아요. 아 그럼 한 입만 먹어볼게요.


 스킬 시전

 결국 아미고에 앉아서 먹었는데, 암튼 그런 패턴이 있고.    하루 역시도 가기 전에 했던 말이.  뭘 먹는데, 돈 좀 빌려달라고 하더니 갚을 생각을 안하는데 그냥 얼마 안되서 달라는 얘기 안했다고...



 정말 너무너무 신기 할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첫인상 그대로라며 다들 한마디씩 나누고, 우리끼리 연락처 주고 받는데, 현이와도 딱 초모리리까지만 이별이다. 이제 현이는 현이 나름대로 누브라밸리도 가기로 해서 헤어져야 되고, 나도 이제 레에서 얼추 갈 수 있는 메인코스는 다 갔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오랜만에 루트 고민과 함께 레를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


 밥을 먹고 나와서 숙소를 구하러 가는데 짐을 맡겨둔 숙소로 가다가, 전에 묵었던 곰보게스트하우스에 가니 역시나 풀.  레에 숙소가 그렇게 많지만, 모든 여행자가 여름시즌에 레에 오다보니 이런식이다.   쏘세지가 짐 지키라고 해서 잠시 있는 동안, 숙소 프로페셔널 소세지가 방을 알아보러 나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 온 쏘세지는 아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정말 좋은 숙소 구했다고 으쓱한다.   짐을 가지고 가니 zom 좀 게스트하우스라는 숙소였는데,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크고 넓다란 마당이 나오고, 마당엔 이것저것 채소가 심어져 있다. 딱 보기에도 정말 훌륭한 숙소. 역시 숙소 프로페셔널이다. 방을 잡고 난 밀린 일기를 쓰고  쏘세지는 밀린 빨래하고 휴식. 방이 편하다.



 일기를 쓰면서 루트도 살짝 고민해 봤는데 정말  이제 슬슬 레를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쏘세지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보니 쏘세지도 이제 레를 떠난다고. 맨 처음 맥간에서 만나서 정말 오랜시간을 함께 했는데, 당시에 파키스탄 간다는 얘기에 같이 가느니 마느니 대화를 하긴 했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함께 오래 할 줄은 몰랐었다.   덕분에 쏘세지와 루트에 대해 얘기하고 앞으로 여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모처럼 진지한 얘기를 하고 난 뒤, 나는 인터넷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레에 온 이후로 전화도 안되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하니 완전 옛날 배낭여행하던 기분이다. 피씨방에 갔더니 수와 진이도 와 있었는데 와이파이 1시간에 80루피. 인도 물가치면 엄청 비싸다. 그나마도 너무 느려서 별것도 못해보고 1시간이 훌쩍.  애들은 먼저 인터넷 하고 뭐라도 좀 먹으로 간다며 가고, 나와 쏘세지는 와이파이 1시간을 뽕을 빼고 나서야 밖으로 나와서 잠시 뭐 좀 살려고 피씨방 앞 슈퍼마켓에 들렸는데  앞 건물 2층 식당에 수와 진이 보인다.  그래서 쏘세지와 함께 그리로 가서 함께 맥주 한잔 하려는데.  오가면서 본 식당인데, 2층에 올라가니 꽤 큰 식당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서양애들로 바글바글 한데  분위기가 좋았다.


 역시 돈쓰면 이런데서 이렇게 즐길 수 있다. 한켠에 자리 잡고 앉아서 맥주 한잔하면서 안주로 피시앤칩스 먹으며 두리안 뒷담화를 또 한참 깠다. 정말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욕먹고 안좋은 인상 남기기도 힘든데 어떤면에서 대단하다. 그리고 루트 얘기도 하는데 수와 진이는 역시 판공초를 가기로 했다. 사실 안갈 수가 없는 것이 초모리리를 보고 그렇게 멋지다고 했는데 쏘세지와 내가. 초모리리 보고 멋지다고 하면 판공초 보고 기절 할꺼라고. 그러면서 판공초를 꼭 가라고 하자. 역시 안갈 수가 없을터. 나는 이제 스리나가르로 슬슬 이동해야 된다고, 아마 내일이나 내일 모레쯤 이동을 하겠다고 얘기하면서 여행 얘기, 사는 얘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레의 밤을 보냈다.

 2층 노천 자리에 앉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정전과 함께  하늘의 별빛이 짠 하고 나타난다.

 아름다운 밤이다.



포스팅 후기)

  인파서블 여행기는 시간의 순서대로 쓰여진 여행기입니다. 첫편부터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인파서블 여행기는 'BADASANAI DIVE'에서 제공합니다. 현재 BADASANAI DIVE 네이버 카페에서 약 80편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라오는 것 보다 빨리 보시고 싶으신 분은 카페에 오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블로그와 카페의 여행기 내용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회원가입 여부와 활동여부로 인해 카페에는 좀 더 제대로 된 사진/자세한 정보/디테일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여행기 한편을 올리는데 드는 시간은 약 3시간 입니다. 노력을 어여삐 여기신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 한방 눌러주세요. 추천/댓글/공유는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더불어 여행 관련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시고, 스쿠버다이빙 및 여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시간내서 카페 BADASANAI DIVE에 놀러오세요! ( www.BADASANA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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