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54 먹방의 끝, 스리나가르 맛집



 스리나가르의 나름 맛집이라는 식당 '라사'에서 나온 우리는 밥을 먹고 나온 뒤, 어디를 어떻게 갈지에 대해 얘기하다가 하마단 모스크를 가기로 하고 자동차나 오토릭샤를 흥정하려 했으나 너무 비싼 가격을 불러서 큰 도로로 나가서 거기서 저렴한 오토릭샤를 잡아 하마단 모스크로 향했다.

 제법 먼 길을 달렸다.
 
 스리나가르 시내를 살짝 지나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이슬람 동네 특유의 분위기, 중동의 어느 골목길을 떠올리는 듯한 이 곳은 잠시 인도의 색을 잊게 만들었다. 무슬림 동네는 중동의 분위기다. 그렇게   한참 릭샤를 타고 도착한 하마단 모스크.  골목골목길을 달려 내려준 곳은 그냥 허름한 모스크 앞이었는데 외관이 꽤나 특이한 모스크였다.

 




 보통 모스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니라, 굉장히 특이한 모양이었다.

 녹색빛의 낡은 목조 가옥 같은 분위기, 작지만 고즈넉해 보이는 모스크였다.   하마단 모스크 정식 명칭은 샤 하마단 마스지드(마스지드가 이슬람 사원을 의미한다)


 카쉬미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줬고, 지리적 특성상 이슬람, 힌두교,불교 양식이 모두 섞여 있는 모스크로, 최초 건립연도는 1385년이 될 정도로 오래됐고 외벽이 특이하게 목재로 만들어진 독특한 모스크다. 말그대로 여행하면서 모스크 꽤나 봤다는 사람들이 봐도 특이한 모스크. 

 언제나 그렇듯이 모스크 안에 들어갈 때는 조심스러워진다.  옷차림이나 특히 여자들은 머리를 가려야 할지 안가려야 할지. 그때 그 때 달라서 조심스럽게 들어가니 다행이도 입장료도 없고 딱히 복장제지를 하지도 않는다.  


 내가 무슬림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입장료다.  불교든,기독교든,천주교,힌두교든 대부분의 종교들은 자신들의 신전에 들어갈 때 입장료를 걷곤 하는데, 이 입장료 마저도 온갖 이유로 포장된다. 뭐 관리비라던가, 공원입장료라던가, 신발 보관료라던가의 구차한 이유들. 하지만 무슬림들은 그렇지 않다. 이제까지 내가 간 모든 이름난 모스크들은 그 흔한 입장료가 없다. 뭐랄까 종교로서의 자존심이 있다고나 할까, 


 자신들의 신전으로 장사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가장 종교다운 종교가 이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신발 보관 조차도 그냥 무료로 보관해준다.  이것이 다른 종교와 완전 다른점이다.










 모스크 안에 들어오니 이 안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오늘도 휴일인지 어제 그 공원처럼 잘 차려입은 때깔 좋은 아이들이 정말 많았다. 마치 어린이날 어느 유원지에라도 온 듯한 기분이었는데 재밌는건 어른들이랑 같이 온 아이들은 거의 없고 애들만 넘쳐댔다. 동네 놀이터 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안에 들어가니  역시나 정말 말도 안되게 얼굴이  이쁜 여자애들도 많았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서자마자 완전 시선집중. 연예인 나타난 느낌. 다들 엄청 쳐다보고 흥미를 보인다. 천천히 모스크를 둘러보는데, 정말 특이한 모양새이긴 하다. 우리는 안에 들어와서 각자 그냥 편한대로 구경했다.  쏘세지는 돌단에 걸터앉아 여자애들에게 둘러쌓여서 환하게 웃으며 놀고 있고, 진이나 수도 제각각 구경.  우리 4명이 참 합이 잘 맞는건 정말 이상적인 이런 여행패턴이 있기 때문이다. 함께 할 때는 함께 하고, 서로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할 때는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








 나는 천천히 구경하며 모스크 뒷쪽으로 향하는데 남자 꼬마애들이 엄청 따라오는데, 꼬마애들 손에 줄줄이 비비탄 총들이 들려있다. 서로 막 쏘면서 노는 모습이 어릴 때를 떠올리게 해서 흐믓. 모스크안에서 총 장난감이라. 조금은 이상한 조합이지만, 뭐 어릴때 그런거나 신경쓰겠나. 뒷쪽으로 가자 뒷쪽에는 무슬림 성자들의 무덤으로 보이는 무덤들도 있고 나무그늘 아래 제법 그래도 나이 좀 있어보이는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이 보였다. 


 나는 모스크의 외벽을 구경하면서 돌다가 한켠에 벽이 참 이뻐서, 그 근처 돌단에 앉아서 모스크를 감상하는데,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 어느새 쏘세지,진,수 모두 와있었는데 우리가 다 모이니 그냥 아주 우리를 둘러싸서 난리난리다. 연예인이 항상 이런 느낌일터. 이 와중에 남자꼬마애들이 막 장난을 건다. 나에게 총을 겨눠서 내가 손으로 막는 시늉을 하자 깔깔 거리면서 웃는다.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함. 



그러길 반복하다가 급기야 나에게 총을 쐈다. 그런데 뭔 총이 이리 허접한지 총알이 하나도 안아팠다.


우리 어린시절 비비탄총을 개조해서 땅바닥에 대고 쏘면 비비탄총알이 깨질 정도고, 종이로 표적만들어서 종이 몇장 뚫는지 그런것도 하고 진짜 팔이나 이런데 맞으면 씨뻘개질 정도로 쎘는데 허접도 이런 허접이 없다. 그냥 하지말라는 경고표시에서 약간 얼굴 표정을 무섭게 하고 하지말라해도 애들이 내 반응이 재밌는지 계속 반복한다.   그렇게 남자 꼬마애들이 비비탄 총을 가지고 깐죽거리는데 슬슬 짜증이 났다.  맞아도 안아프지만 그냥 계속 얼굴을 겨냥하는 것도 기분나쁘고, 점점 도가 지나친듯 하여 한번 겁이나 줄 생각으로 꼬마애가 바로 앞에 와서 또 총을 쏘는데 내가 벌떡 일어나서 도망가는 애를 잡았다. 


 잡는 와중에 그냥 진짜 장난으로 녀석의 총을 빼앗아 움켜줬을 뿐이었는데 총이 바스라졌다.   정말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럴려고 한건 아닌데.  나는 그냥 애 잡아서 번쩍 들어서 겁이나 줄려고 했는데 본이 아니게 애의 총을 부셔버리고 엄청 내가 화내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정말 총도 기가 막혔다. 그냥 진짜 살짝 움켜줬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박살이 나는지  머릿속 찰나에 그냥 여기서 당황하느니 겁이나 좀 줄 생각으로  꼬마놈의 부셔진 총을 그냥 땅에다 내치고, 녀석에게 한국말로 혼구녕을 내면서 줘 잡아패는 시늉을 하니 사람들이 다 몰려들어 나를 말리기 시작한다. 오히려 사람들이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막 말리며 참으라고 하는데 별로 그런의도는 아니었는데  괜히 심각해지는 기분. 꼬마애가 겁을 잔뜩 집어 먹었다. 얼굴이 사색이 되서 한쪽에 서있으니 사람들이 애를 다른데로 가라고 계속 보낸다. 










  그리고 다시 돌단에 앉아있으니 점점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해서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또 먹는 얘기 밥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무갈다바 가자고 얘기가 나왔다. 정말 얘네는 미친 것 같다. 정말 먹방은 이게 먹방이다.  밥 먹고 나와서 이제 모스크 하나 봤을 뿐인데 밥을 먹으로 가자니. 휴.


 우리는 천천히 모스크를 다시 돌아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 담배 한대 피면서 정말 무갈다바 가냐고 얘기하면서 있으니 아까 그 꼬마애가 와서 나에게 총값 물어내라고 하는데, 정말 조심스럽게 빌면서 얼굴은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총 값 달라고 하는데, 내가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을려고 안됀다니까 플리즈 플리즈 하면서 쫒아온다. 


 " 총 값 줘요... "
 " 우리 엄마가 나 죽일꺼에요.. "
 그러니까 옆에서 친구가 깐죽거리는데 존나 웃겼다.


 " 우리 엄마 가난해요.. 총 값 줘요.. "
 이러면서 계속 감성팔이하는데 옆에 깐죽거리던 녀석의 친구가


 " 얘네 엄마 존나 가난해요! " 이렇게 말하며 깐죽대니까, 꼬마애가 친구를 잡아 죽일듯이 쫒아다니는데 오토바이 하나 가운데 두고 빙빙 도는데 웃겼다. 둘이 너무 귀여웠다. 잠시 고민했다. 총 값을 줄까 해서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이 새끼가 어처구니 없는 가격을 부른다. 이 새끼 아직 정신을 못차렸구나. 그냥 안주고 가는데 애가 어떤 젊잖아 보이는 노신사에게 얘기를 한다. 아마 노신사에게 부탁해서 나에게 돈을 받을 생각이었던듯. 노신사는 얘기를 듣더니 나에게 총값 얘기를 한다. 그래서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노신사는 꼬마와 한참 얘기를 나누는데, 또 내 머릿속의 통역기!


 " 너 정말 이 사람들한테 총쏘고 그랬니? "
 " 아니..그게 아니라 "
 " 정말 총 쏘고 그랬어? "
 " 네... "
 " 너가 잘못했잖아 "


 뭐 이런 느낌. 노신사는 꼬마애를 외면하고, 꼬마는 우리가 릭샤를 잡을 때까지 계속 쫒아와서 총 값 달라고 달라고, 릭샤기사한테까지 얘기를 한다. 조금 미안한 맘이 들긴 했는데 그렇게 우리는 릭샤를 타고 무갈 다바로 향하게 되었다.  릭샤기사에게 " 무갈다바 알아요? " 묻자. 당연히 씩 웃으며 " 알다마다~ " 

 그리고 70루피 가격에 흥정해서 무갈다바에 도착했는데 왠걸 문 닫았다. 아오!!!!!!!!!!!!!!!

 기사가 친절하게도 릭샤에서 내려서 직접 무갈다바 쪽에가서 다른 사람들과 한참 이야기 하고 저녁에 문연다고 알려주고, 도와주는데 고마웠다. 친절한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너네 혹시 탄두리치킨 때문에 그러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자 또 다른사람들과 한참 이야기 한다.   우리는 잠시 그 모양을 기다리면서 정말 맛있는 탄두리치킨 집을 또 가르쳐줄 모양인가 보다며 기대감에 들떠있는데 이번에 릭샤기사와 이야기를 나눈 또다른 현지인이 우리에게 와서 치킨먹을려면 저기 가면 xxx치킨집이 있다며 알려주는데. 그 곳은 -_-;;;;;;;;;;;;;;;;;;;;;



 KFC같은 곳이었다. 인도 현지 KFC같은 패스트푸드 치킨전문점.

 
 뭔가 씁쓸했다.  하긴 이들에게 그게 더 맛있는 치킨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삼계탕 먹으로 온 외국인에게 치킨 맛난데 먹을려면 KFC가보라고 알려준 격이라고나 할까.





 우리가 먹고 싶은건 인도식,카쉬미르 식 요리라고 얘기를 하니 기사와 그 현지인은 한참 얘기하더니 또 다른 식당을 추천해준다.  그리고 그 곳은 바로 '아두스' 라는 식당이었다.


 와. 아두스!
 아두스라면 어떤 식당인가 하면,  맛집이 많은 스리나가르에 쌍벽의 가게가 있는데 바로 아두스와 무갈다바였다.  둘다 탄두리치킨을 잘하는데 아두스와 무갈다바의 탄두리치킨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서 어느 집 탄두리가 맛있는지 현지인들이나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할 정도인 그런 집이었다.   물론 우리하우스보트 중심의 주변 현지인들은 모두가 무갈다바를 외쳤지만!
 그에 준하는 집이라 볼 수 있었다. 



 어쨌든 릭샤기사는 다시 우릴 태우고 인근에 아두스로 우릴 데려다줬다.  대로변에 있는 무갈다바와는 달리 아두스는 호텔부속 식당 같은 느낌이었는데 제법 큰 건물에 위치해있는데 입구부터 뭔가 고급음식점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안에 들어가니 고급호텔 부설식당 느낌 답게, 에어콘이 또 빵빵한데, 아까 라싸도 고급식당이라 에어콘이 나오고 있었는데 여기도 장난아니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음식을 포장해서 하우스보트 가져가서 먹을 생각이었는데 왠걸 식당안에 들어오니 맘이 바뀌어서 우리는 그냥 여기서 먹고 가기로 했다. 테이블 안내를 받고 앉아서 메뉴를 보는데 가격도 어마어마하다.    밥 먹은지 이제 채 1시간 정도 지난것 같은데 다시 또 주문.  카쉬미르 플라오의 진정한 맛을 보고자, 카쉬미르 플라오를 주문하려고 했더니 지금은 안된다고 하여 우리는 탄두리와 구스타프를 시켰다. 



 구스타프는 우리가 옆집 아저씨한테 카쉬미르 음식 추천을 받는데 아저씨가 구스타프를 꼭 먹어보라고해서 믿고 주문을 하게 되었다.  모처럼 진짜 완전 고급식당에 들어와서 우린 신나서 음식을 기다리는데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익숙한 모양새의 탄두리 치킨
 그리고 낯선 모양의 구스타프. 

 탄두리 치킨이야 많이 본 모양새였는데 구스타프는 색도 이상하고, 양도 굉장히 적어서 그냥 작은 접시에 오뚜기 3분 햄버그가 하나 놓여있는 느낌?! 그런데 그 3분 햄버그가 맛깔나는 갈색이 아니라 연한 연두색을 띠고 있으니 정말 약간 당황스러운 모양새였다. 

 서빙을 한 웨이터가 수저 날을 세워 구스타프를 자르는데 쑥쑥 들어가 잘리는 모양새가 정말 3분 햄버그와 똑같았다. 일단 엄청 부드러운듯 보였다. 두부 같기도 하고, 고기같기도 하고 도대체 이 음식의 정체가 무엇일까?


 일단 우리는 모두 탄두리치킨부터 손이 가서 탄두리치킨을 먹는데.


 아.... 게임 끝

 아니 씨발 탄두리 치킨이 무슨 완전 촉촉하고 대박 맛있었다.    그 맛에 우리 모두 두려움에 벌벌 떨기 시작해서 치킨이 손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  도대체 여기가 이정도면 무갈다바는 어느정도라는건지..... 


 주인아저씨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얘기했던 " 쉿! 다 필요없고 무갈다바 "  그 모습과 말이 자꾸 떠오른다.


 스리나가르 무서운동네다.

 정말 개인적으로 탄두리치킨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정말 레벨이 달랐다.  그리고 드디어 우린 기대에 가득 차  옆집 아저씨 추천메뉴 구스타프를 먹는데...


 생김새는 다시 봐도 기이하다.
 큰 스프그릇 같은 곳에 3분햄버거 모양처럼 생긴 고기 한덩이가 달랑 있구, 지랄같은 흰색과 녹색이 섞인듯한 진한 스프국물 같은데 그 고기가 잠겨있었는데 솔직히 겉모양 보고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시킨거 한입 수저로 찍어서 먹는데....



 대박이다.  양고기를 다져서 3분햄버거 처럼 만들어서 요거트 커드에 쫄인 듯, 고기에 양념 맛이 배어있었는데 지존 맛났다.   아니 시발 뭔 또 이런 맛이 다 있지..  아.. 정말 인도음식의 끝은 어디인가.    정말 모두가 감탄을 했다.  옆집 아저씨 땡큐!


 
 우리는 정말 완전 대만족하면서 탄두리치킨과 구스타프를 다 먹고, 아두스에서 한참을 노닥거리면서 놀았다.









 대만족하며 오랜만에 맛나게 멋진 한판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와 소화도 시키고 주변 구경도 할겸 천천히 걷다가 아이스크림 발견.



 이제 패턴을 알 것이라고 본다.  쏘세지와 진이 둘이서 아이스크림가게로 달려들어갔다.

 정말 먹방 자신있는 사람들 얘네랑 한번 붙어보길 바람. 진짜 미친거 같음.
 여자들에겐 진정 디저트 배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 사는 동안 나와 수는 밖에서 릭샤를 잡을려고 하는데 거리가 한산했다. 아마도 라마단의 영향 때문인지 뭔지 명절 때 시내분위기 마냥 한적하다. 그리고 애들이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와가지고 우리는 마침 잡아놓은 릭샤를 타고 달레이크로 돌아왔다.


 
 가는 도중 잠시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는데  진짜 돈 너무 많이 쓴다.    1만루피 (200루피 수수료, ) 뽑았는데 벌써 1000루피 나갔다.  미친것 같다. 4명이 함께 하면서 모든게 다 좋긴한데 정말 엥갤지수가 대기권을 돌파할 지경이다.





 어느새 우리의 보금자리  하우스보트로 돌아온 우린 들어오자마자 배 앞머리로 달려가서 모두 늘어지기 시작.


 " 아 여기가 최고다 "
 " 스리나가르에서 여기만한데가 없어 " 라며 모두 행복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늘어진다.


 그렇다 정말 스리나가르에서 젤 좋은 장소
 여기 때문에 스리나가르가 백배는 더 좋은 것 같다.


 그 앞에 있으니 또 자동 홈쇼핑 모드다.   캐시미어도 팔로 오고, 온갖 장사하는 배가 다 온다.



 또 슈퍼마켓 배가 지나간다. 우리는 그 배를 붙잡아, 맥주를 사고 이것저것 사고 있는데 왠걸, 옆 하우스보트 아저씨 손에 술들이 들려져있는거 아닌가!

  " 아저씨 그거 얼마에요? "
  " 어 이거 100루피 "
  " 헐.. "

 우리는 그 아저씨에게 물어 직접 술을 사러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집 주인아저씨가 말린다.


 " 저긴 정말 위험한 곳이야 "
 " 낮에도 위험하고, 심지어 너네 외국인들이 여자들까지 간다면... 심각한 일이 벌어질 수 있어 "


 그 말을 듣고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애들이 너무나 싼 값에 술을 사고 싶어하니 애들이 가겠다는 고집을 꺾을 수 없어서 결국 주인아저씨가 애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 난 이때 팟캐스트 이이제이에 완전 미쳐있었던 때라서 약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던 때라 애들을 보내고 이이제이를 미친듯이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애들과 주인아저씨가 그 우범지대로 술을 사러 갔다.  한참을 기다려 다녀온 애들 기쁜 얼굴로 시카라에서부터 술을 번쩍 들어보이는데, 맥주며 위스키며 또 잔뜩사왔다.


 도대체 이 아이들은 정체가 뭘까..  참 여자애들이 기운도 좋고 용기도 있고, 알면 알 수록 재밌는 아이들이다. 완전  맏며느리감들.  애들은 다녀와서는 스리나가르에서 술 산 이 모험담을 신나게 풀기 시작하는데,


 " 와 정말 오빠가 봤어야 됐어요 대박 "
 " 진짜 너무너무 무서워서, 걷는데 주인아저씨가 벽에 붙어서 걸으라고... "
 " 거기 진짜 장난 아니었어.. 막 술 취한 사람들 비틀거리고, 술 파는데도 어찌나 살벌하던지.. "


 정말 살벌하긴 살벌 했는 모양, 애들이 너무 무섭고 깜짝놀래서 콜라 사는 것도 깜빡했다고 했을 정도다.  얘네가 뭔가 먹을 걸 사는걸 깜빡했을 정도면 거긴 정말 스리나가르 뒷골목 중에 뒷골목인듯.   내 눈으로 직접 못본게 아쉽다.   여자애들이 그 와중에 사진도 찍어와서 거기 우범지대 사진을 보여주는데 개살벌하다.  사진으로 느껴지는 살벌함.


 어쨌든 여자애들이 술을 직접 가서 사온 덕에, 위스키며 맥주들을 값싸게 구할 수 있었다.  맥주 100루피, 맥도웰은 500루피정도.  술 구하기 힘든 스리나가르에서 이정도면 선방이었다.


 어느새 밤이 되고, 본격 술판이 벌어졌다. 

















 위스키에다가, 안주는 멜론.  멜론은 자르고, 멜론 속에다가 아까 사온 아이스크림 넣어서 안주로 만들고 난리도 아니다.  정말 진이와 쏘세지 둘이랑 있으면 배터져 죽을 것 같다.


 한참 술을 신나게 먹다보니 어느새 애들이 다들 거나하게 취했다.  갑자기 애들이 선동질을 하기 시작한다.


 " 현이네 하우스보트 놀러가자!!! "
 이러는데 다들 술취해서 난리다.


 비틀거리면서 하우스보트 밖으로 나가, 주차된 시카라를 꺼내어 진이가 운전시작, 수는 술이 떡이 된 와중에 시카라에 드러눕고 난리도 아니다.  나는 패스!!  난 다시 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서 애들만 보내고 혼자 있었고 애들은 술에 취해 왁작지껄하게 떠들면서 현이네 하우스보트로 향해간다. 시카라가 유유히 가면서 점점 애들의 목소리도 희미해져 간다. 




 나는 느긋하게 팟캐스트 이이제이를 들으면서 일기 정리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엄청난 것을 목격한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뭔가 시카라 한대가 오는데, 불이 번쩍번쩍  설마.


 설마!!!!

 우리가 우스개로, 온 갖 상점 시카라가 다 있는데 양꼬치 파는 시카라만 없네!  이랬는데


 저 멀리서 다가오는 시카라는 작은 화로가 있고, 사공은 노 저으면서 또 다른 손으로는 부채질을 하며 화로에 불을 지피는데, 연기가 모락모락. 대 장관이다!  정말 설마 생각했던 양꼬치배가 존재했다.  그리고 우리 옆 하우스보트에 난쟁이 아저씨가 먼저 나와서 그 보트를 불렀다.


 아...

 이걸 안사먹어볼수도 없고.


 있을꺼라 믿었지만 진짜 있을 줄이야...


 결국 난 양꼬치배에서 양꼬치 하나를 샀는데 가격은 역시 비쌌다. 50루피다.
 하지만 완전 꿀맛이었다.




 그렇게 혼자서 한참 있으니, 저 멀리서 또 아이들이 왁작지껄하면서 씨그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구나. 눈 앞에 나타난 시카라에는 현이도 타 있었는데  현이,진이,쏘세지,수 4명이 아주 거나하게 취했다.  배를 주차하고, 다들 하우스보트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술과 안주들을 또 내왔다.
 





 저쪽 하우스보트가서 신나게 논듯, 다들 즐거워한다.  잼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술을 마시며 온갖 얘기들을 나누며 새벽 늦게까지 놀았다.  즐거운 스리나가르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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