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08 [인도/시킴] 갱톡에 오길 잘했다!



 새벽에 한번 깨고나서 이후 계속 깼다.  잠을 뒤척이다가 겨우 다시 잠들어, 느즈막히 일어나서 씻고 준비하고 밖으로 나갔다.  일단 버스표부터 해결하고자 숙소가 위치한 언덕 바로 아래 위치한 south west jeep stand로 갔다.  다양한 곳으로 출발하는 그곳에서 Peling 펠링(뺄링) 버스를 알아보니  오늘 오후 1시에 출발하는게 있고 내일은 아침 7시, 12시 30분 2대가 있다.  오늘 빨리 펠링으로 갈까 했지만 갱톡이 왠지 너무 좋았다.  물론 펠링에 가면 또 펠링도 좋겠지만 갱톡이 맘에 들어 하루 더 있고, 낼 펠링으로 이동하기로 결심했다.


 대신 내일 아침 일찍 펠링으로 가고자, 표를 예약했다.  모처럼, 아랫쪽까지 내려왔으니 또 이 곳의 갱톡을 구경하기 위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MG 로드는 차가 안다니니 뭔가 정갈한데 비해, 이 곳은 차들 때문에 번잡한 느낌이었지만 또 그 느낌대로 좋았다. 걸으면 걸을 수록 이 도시의 구조가 너무나도 재밌다.






 갱톡이란 도시는 가파른 언덕, 산위에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구조로 도시가 형성되어있는데,  이미 쉼라,마날리,다즐링 등 수 많은 비슷한 산악도시를 경험했지만 이 곳이 제일 대도시였다.  그래서 그럴까, 산악 도시 다운 것들이 많았는데 대표적인것이 한쪽으로 쭉 걷다가 보면 그냥 건너편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구조, 분명 육교이긴 육교인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계단을 오르는 육교가 아니라 정말 요상스럽다. 




▲ 언덕길과 언덕길을 잇는 육교, 갱톡의 재밌는 도시구조
 
조금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나는 산 아래쪽에서 걷고 있다가 차도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면 건너편 산 위쪽인 것이다. 그리고 산에 도시가 위치해있다보니 넓은 부지가 나오지 않다보니 건물들은 마치 기차처럼 길게~ 쭉 길게 지어져있던지, 좁은 공간에 우뚝 서서 지어져있다.   옆으로 길던지 위로 길던지 하는 구조.  한참을 재미난 갱톡의 도시구조에 감탄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도착한 곳은 Dezong Cinema가 있는 번화한 거리.  쇼핑몰도 있었다. 






 처음 오는 길이었지만, 인간 네비게이션인 나는 이 곳이 대충 어디 쯤에 위치해있는지 알 것 같았다.  굳이 가보지 않아도 이 곳에서 사방팔방으로 뻗은 길들이 어디로 향할지 예상되었다.


 아침을 먹기 전이라, 이 근처에서 끼니를 때우고자 두리번 거리다가 한 식당하나를 발견하고 그 식당안으로 들어갔는데 식당 내부가 재밌다.  흔한 식당이 아니라 높은 칸막이와 커텐이 자리마다 쳐져 있는데 보는 순간 이 곳의 존재목적을  알 수 있었다.  신촌,이대 쪽에 많은 그 커플들을 위한 카페. 느낌



 남녀가 뭔짓을 해도 모를 구조.  나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메뉴판을 보는데 역시 그런 식당이라 가격이 제법 있어 고민되었다. 이런 곳은 음식으로 승부하기 보단 이 존재 목적으로 승부하는 곳인데 실수 하는 걸까 싶었지만 나름 창가 자리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맘에 들고, 너무 배가 고팠기에  난 Chilli Pork+밥을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며 창 밖을 보니 이 곳에서 갱톡이 내려다 보인다. 마치 하늘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담배 한대 피면서 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다시 한번 얘기하는데 갱톡은 도시 전체가 금연. 쓰바..  이내 음식이 나왔는데 제법 비쥬얼도 괜찮다. 맛을 보는데 왠걸 대박.  여기 제법 음식 좀 한다.  진짜 이 정도면 론리플래닛에 소개되어도 좋을 정도다. 음식 맛있지. 풍경도 좋지,  나는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식당을 잘 찾아내는 것일까! ㅋㅋㅋㅋㅋㅋㅋ






 맛나게 배터지게 먹고 나와서, 나는 엠지로드로 이어질 것 같은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엠지로드를 향해 올라갔다. 지도도 없고 처음 가는 길이지만  엠지로드로 향하리란 믿음이 있었고, 역시나 한참을 올라가니 엠지로드와 연결이 되었고, 딱 내가 생각했던 지점이었다. 난 진짜 짱이다. 


 아침도 먹었겠다 여행자로서 또 의무를 다 해야하지 않겠는가?  숙소에서 일하는 녀석들이 알려준 갱톡의 명물 케이블카와 왕궁을 보기로 마음 먹었다.


 뭔가 신기한게 여행도 생활이랑 똑같은게 맨날 빈둥거리다가 내일 떠난다고 생각되면 이제 다시는 못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바삐, 열심히 하게 된다. 닥치면 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인가. 일단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물어물어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곳을 향했다.



  

 엠지로드 위쪽으로는 정말 산책하기 좋은 주택가 골목길. 언덕길들이긴 하지만 나무가 우거져서 진짜 운치가 있다. 한적한 길을 걸으며 중간중간 사람들에게 물어 드디어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했다. 이 곳의 도로 이름이 Kozi Rd였다. 찾아가보실 분들은 Kozi Rd를 찾아가면 될 것 같다.


 케이블카가 보이는데 케이블카 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가격은 70루피. 입장해서 표를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랜만이다 엘리베이터) 4층을 눌렀다.  -2 0 4  3개층 밖에 없다.








꼭대기에 도착하자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타났다. 내가 있는 곳이 고지대라 이제 아래쪽으로 향해야 하는데 기대가 되었다. 그냥 높은 곳에서 봐도 멋진 갱톡의 풍경을 케이블카 안에서 보면 얼마나 멋있을지 상상이 되었다. 케이블카가 어느새 도착하고 케이블카에 올랐다. 승객은 아무도 없이 나 혼자. 그리고 직원한명이 따라서 탔다.


 케이블카는 내 예상과는 달리 산 위쪽으로 향하는데, 다름이 아니라 방향전환을 위해서였다. 산 위로 향하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갱톡의 풍경은 최고였다.  진짜 대박.  갱톡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대단했다.  이거 안해보고 갔으면 어쩔뻔했나 너무나 멋있었다.  나의 굿 초이스!!!!




꼭대기까지 올라간 케이블카는 이제 본격적으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점점 넓은 시야안에 갱톡의 전경이 보인다. 멋지다 너무 멋지다.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직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느새 케이블카는 아랫쪽에 도착했다. 여기서 내려서 이제 돌아가야되나 싶었는데 다행이도 케이블카는 다시 휙 돌아서 위로 향한다. 신난다.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갱톡의 전경.  아..내가 여기와서 이런 풍경을 또 보는구나. 너무 좋다. 갱톡 최고다. 진짜 모든게 다 있는 곳이다.  오늘 펠링에 가질 않은게 천만 다행이고 너무나 잘한 일로 느껴졌다.


 그리고 케이블카는 맨 처음 탑승한 곳에 도착했다.  내리니 한 서양 여자애가 탈려고 기다리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여행자가 너무 반가웠다.  하지만 스치듯 안녕~ 나는 내리고 그녀는 타고.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이제 나는 왕궁 쪽을 향해 걸었다. 숙소애가 알려준 뒷길로 갔는데 역시나 갱톡의 길들은 모든 길들이 산책로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걷기가 너무 좋다. 다즐링도 산책하기 너무 좋다고 했는데 갱톡은 더 좋은 것 같다. 그냥 이 길을 걷고 있는 것 자체가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왕궁에 다 이르러서도 좀 더 걸으며 풍경을 보고 싶어서 왕궁을 지나쳐 계속 숲길을 걸었다. 진짜 좋다. 행복해 죽을 것 같다.





 나 혼자 진짜 이런 행복을 만끽하는게 미안해 질 정도로 행복했다. 길을 걷다 한켠에 서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저 감동. 어찌보면 평범한 풍경일지도 모르지만 행복감,만족감이 풍경에 더 아름다움을 더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왕궁쪽으로 돌아와 왕궁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이 왕궁인지 아닌지 알길은 없으나  수 많은 동자승들이 기거하는 사원이 있다.  마치 라오스의 수 많은 그런 사원같았다. 별로  특이점은 없었다. 





 잠시 그 곳을 가볍게 둘러본뒤에 나는 다시 엠지로드로 걸어내려와 노닐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엠지로드에서 사람 구경에 한참하다 지칠때쯤이었다. 


숙소에서 지쳐있는 몸을 쉬고 있는데  오후 느즈막히 엄청난 노래소리와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궁금하던 찰나에 무슨 축제라도 하는가 싶어서 숙소 밖으로 나가 음악소리를 따라가니 왠 사당 같은데서 부르고 있던 것이었는데  무슨 초상이 걸려있는데 아프로펌한 아저씨가 교주처럼 맨 앞에 사람들을 향해 바라보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무슨  사이비종교 같다.  진짜 빵터진다. 아프로펌한 교주라.. 만화 같다.   



 갱톡의 마지막 밤.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일단 엠지로드로 다시 향했다. 배가 그리 고프지는 않았지만 갱톡의 보물! 치즈롤을 한번이라도 더 먹어야겠단 생각으로 롤 가게로 가서 치즈롤을 또 먹었다. 진짜 씨발.. 개꿀맛. 허니맛.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까. 내가 이런 류의 음식을 안좋아한다는 걸 아는 주위사람들이라면 이게 진짜 얼마나 맛있는지 상상이 갈 듯 하다. 진짜 이거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명동이나 홍대 같은데서 이거 가게 내면 줄서서 먹을 듯. 진짜 맛남.

 



  
 치즈롤을 길거리 벤치에 앉아 먹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봤다. 즐겁다 갱톡



 이 곳의 풍경이 재밌다.  다양한 인종,다양한 옷차림 그런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어울어져있다. 보기 좋다.   세상에서 가장 획일적이고, 모난돌이 정맞는다는 속담이 있는 나라에서 온 나로선 이 모습 하나하나가 내 눈에 새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역시 번화가 답게, 이쁜여자들 존나 많다. 뭐랄까 엄청 매력적이게 생겼다. 우리와 같은 몽골리안 혈통이지만 분명 조금씩 피가 섞여서 그런지 약간은 까무잡잡하고 선이 굵은 몽골리안의 얼굴이라고나 할까.  너무 매력적인 여자들이 많다.









 밤은 그렇게 깊어가지만, 혼자서 또 식당에 가서 맥주를 마시기도 그렇고, 또 숙소에 일찍 들어가서 있는 것도 원치 않아서 이 갱톡의 밤을 즐긴다는 기분으로 한참을 돌아다녔다. 그저 이 곳을 걷고 있다는 사실. 이 곳의 공기. 분위기를 스펀지처럼 흡수 할려고 했던 것 같다. 조금은 피곤해져 숙소로 돌아가는 길 와인샵에서 브리즈 한병과 5루피짜리 땅콩안주를 사서 숙소로 왔다. 5루피..


 내일 새벽에 일어나 체크아웃 해야 되기에 짐을 다 싸야된다.  숙소에 돌아와 일단 브리즈를 가볍게 홀짝이며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런 밤이다. 이 제 인도 일정도 며칠 남지 않았다. 여행이 왠지 끝나가는 기분 한국에서의 일 태국가서 할 일이 먼저 더 많이 떠오르는 나날들이다. 즐기자. 후회없는 하루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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