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걸어 보겠나, 아침에 일어나 동네 한바퀴를 돌고 평생 다시 와볼일 없을 이 작은 동네를 걸어본다. 그리고 짐을 꾸려서 출발 하기로 했다. 가는 길 상냥한 우리 아줌마 아저씨가 배웅을 해준다. 심지어 아줌마가 차로 역까지 데려다 준다고. 완전 땡큐.
기념사진 한방을 마치고, 역으로 향했다. 편하게 아줌마가 데려다 주어서 카시역에 도착했다. 익숙하게 카시역에서 후쿠오카 행 열차를 기다렸다. 확실히 주말보다는 역에 사람이 많다.
그리고 후쿠오카 역에 도착. 이제 몇번 왔다갔다 했다고 그새 익숙하다. 오늘은 하우스텐보스 행 열차를 타고 그래도 조금 이동하니 아침밥으로 에키벤(역 도시락)을 도전해보기로 했다. 일본 하면 도시락 아닌가.
규슈의 중심지 답게 후쿠오카의 하카타역은 규슈 각지의 명물 도시락으로 한가득. 뭘 먹어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졌지만 돈까스 매니아인 나는 흑돼지로 만든 돈까스 도시락을 선택했다! 캬캬
도시락을 득템하고 곧바로 플랫폼쪽으로 향하다가, 평생 먹지도 않는 빵 가게로 향했다. 뭔가 일본 사람들이 엄청 줄 서 있어서 꼭 먹어봐야 할 것 같았다.
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 빵을 구입해서 먹었는데 빵을 원래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뭐... 맛을 어쩌고 저쩌고 하긴 그렇지만 그냥 저냥 먹을만 했다. 일단 일본사람들 줄이 더 많은 것으로 봐선 그래도 어느정도 검증된 맛집인거 같다.
곧 나는 하우스텐보스 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왠걸, 자리가 만석이다. 내가 끊은 티켓이 자리가 나야지 앉을 수 있는 티켓인지라,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헤매다가, 한 곳을 겨우 찾았다. 옆자리에 애를 앉혀놓고 가는 젊은 애엄마가 보이길래..
<여기 혹시 앉을 수 있을까? > 묻자
너무나 흔쾌히 애를 무릎에 들어올려 앉혀놓는다.
아 과연 한국에서 내가 똑같은 걸 물었을 때 저렇게 해줄 사람이 있을까?
정말 친절하다.
앉자마자 일단 아침밥으로 난 흑돼지 돈까스 도시락을 폭풍 흡입. 도시락이 뭐 다 그렇지. 그냥 우리나라 편의점 도시락 같은 느낌이다. 솔직히 가격이 꽤 비쌈에도 불구하고 뭐 크게 대단한 맛은 못느끼겠다. 에키벤 도시전설인가...
도시락을 먹고, 본격적으로 여행자 모드로 돌아와.
친밀도 쌓기에 돌입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옆자리에 앉은 애엄마와 친해졌다.
< 어디가요? 나는 하우스텐보스 가는데요.. >
< 저도 하우스텐보스 가요! >
< 후쿠오카 살아요? >
< 아뇨 에히메 >
< 그게 어디징?? >
이렇게 가벼운 대화로 시작해서 어느새 나는 세부에서 살고 있고 스쿠버다이빙 강사를 하고 있고 블라블라, 유우코도 유치원 교사로 있으면서 원래 춤을 좋아하고 춤 전공을 했기 때문에 축제(마츠리) 등에서 춤 공연 같은걸 한다며 서로 페북친구를 맺고 페북에 있는 사진들을 서로 보여주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다.
정말 하우스텐보스로 향하는 몇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대화가 끊임없이 즐겁고 유쾌하게 이어졌다. 자기 동네 자랑하면서 우동 좋아하면 한번 놀러오라는데 안그래도 하루키의 여행법 책에서 사누키 우동 여행 글을 보고 또 영화 우동을 보고 언젠가 한번 우동성지 순례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좋은 친구가 생긴것 같아 너무 기뻤다.
그리고 어느새 하우스텐보스 도착.
엄청난 인파가 열차에서 내린다. 하우스텐보스 역.
뭔가 이런 곳 특유의 분위기가 넘쳐흐른다. 그야 말로 축제분위기!
규슈 시사이드 라인 열차가 마침 플랫폼에 들어온다. 열차가 지나가자 눈앞에 저 멀리 하우스텐보스가 보인다. 장관이다. 인파에 밀려 역으로 가서 짐을 맡기려고 했으나 역의 락커는 이미 풀이다. 일단 캐리어를 끌고 하우스텐보스로 향하는데 다행이도 락커는 온갖 곳에 여기저기 많았다. 하우스텐보스 입구에 또 락커가 있다고 하여 그곳에 짐을 넣어두기로 했다.
역과 다리로 연결된 하우스텐보스, 캐리어를 질질 끌고 입구를 향해 가면서 점점 느껴지는 하우스텐보스의 아우라
마치 유럽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그 풍경에 압도되었다. 대단하다. 일단 사람들이 향하는 곳으로 따라 계속 걷다가 락커를 발견해서 짐을 맡기고, 입장권을 끊었다.
하우스텐보스 원데이 패스. 캬!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하우스텐보스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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