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도전기] #11 냉혹한 세부

 

 

 

세부에 와서 한가지 또 느낀 점은 정말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상이라는 것. 특히 씨블 샵 사장처럼 이렇게 약점과 밑보인 것들이 많을 경우 주변에서 그것을 철저하게 이용한다는 것이다. 샵이 위태위태 하자 이 샵에 눈독들이는 수 많은 인간들이 득실거렸다.  사장이 샵을 내놓은걸 알고 가격을 후려쳐서 샵을 차지하려는 사장의 지인, 지매니저(지매)에게 샵 돌아가는 분위기와 사정, 그리고 샵을 인수했을 경우에 괜찮은가를 물어보는 사장의 또다른 지인들. 정말 뒤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물밑작업과 이 샵을 차지하려는 생각을 가졌다. 

 

 

 

내가 아는 사람 숫자만도 족히 5명 정도가 이 샵을 눈독들이고 있었다. 그런게 너무 놀라웠다. 이 샵이 너무나 잘 되는 샵도 아니고 그런것도 아님에도 이 곳 세부에서는 약점을 보이는 순간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지켜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주변에 믿을 놈 하나도 없는 상황.  사장이랑 아삼육으로 겁나 친한 사람도 그러할 진데, 특히나 사장이랑 원수 진 사람들은 더더욱이 틈만나면 이 샵을 어떻게 먹을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너무 웃긴 상황이다. 정말 세부에서 잘 나가는 다이빙 샵도 아니고 한귀퉁이에 코딱지만한 작은 샵임에도 불구하고 이걸 눈독들이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더 웃긴건 인수 금액이 크지도 않다.  그러다보니 전부다 만만하게 보는게 현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외부에서 다이빙샵을 바라보면 뭐. 그냥 떼돈을 버는 것 같지만 사실 엄청나게 나가는 지출이 많다. 게다가 세부의 지옥같은 가격경쟁으로 인해 이미 다이빙 샵들은 모두 부실이다.

 

 

우습게도 다이빙만큼 손이 많이 가면서 적게버는 업종이 또 있을까 싶다.  다른 업에 비해 [좋아해서 하는 일] 이다보니 크게 돈이 안되도 많이들 달려드는 업인 만큼 생각보다 다들 큰 돈을 만지고 있지 않다. 더군다나 10년 20년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떨어질 정도로 한국인 특유의 지옥같은 가격 경쟁으로 이미 생지옥 상태. 

 

 

이 곳에서 좀 잘나간다는 샵들 대부분이 외부에서 보면 무슨 큰 건물이라도 올릴 것 같지만 실상을 보면 그렇게 큰돈을 만지고 있진 않다. 그만큼 지출이 많고 저가경쟁으로 인해 이미 바닥이다.  예를 들면 자격증 교육비용 300-350불에서도 FM대로 제대로 교육했을 경우 실제 버는 돈은 50불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면 자격증 150불-200불 이렇게 광고하는 샵들은 어떻게 정상적인 교육을 하겠는가. 바로 그점이 세부 부실 교육의 핵심이다.  

 

 

어쨌든 이 샵에서 이런 위기 속에서 나는 하루에도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세부에서 과연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끝없는 의문을 품었다. 내가 가서 세부의 다이빙 교육을 바꿔보자라고 마음 먹었던 큰 포부는 절망적인 현실에 무릎꿇었다. 말그대로 싼것만 좋아하는 대한민국 사람들과 그 점을 이용해서 양아치짓을 하는 업체들과의 짝짝쿵 속에서 정직하게 바르게 산다는 것은 세부에서의 패배를 의미했다.

 

 

 

어쨌든 사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도와주겠다고 적극 나선  수 많은 사장의 지인들은  한편으로는 또 공공연하게 사장이 없는 곳에서 "돈 안갚으면 그냥 샵 확 뺏어버린다" 라고 이야기했고, 너무나 그런 점이 놀라웠다. 저런 얘기가 사장 귀에 들어갈지도 모르는데도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저런 이야기를 하고 사장 앞에선 사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지. 

 

 

지옥같은 곳이다. 

아비규환

냉혹한 세계

 

눈이 시린 세부의 바다

 

 

 

과연 나는 이 곳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룩 할 수 있을까? 

세부는 냉혹한 지옥같은 곳이었다.  파란 하늘, 파란 바다만큼 아름답길 바란건 아니었지만, 이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야 말로 현실판 도박묵시록 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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