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 쭈그려 가는 동안 만기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고생스럽지 않냐는 나의 질문에 웃으며 괜찮아요를 연발하는 만기. 이제 막 20살이 되는 아이 치고는 어른스럽고 대견스럽다. 아마 지금은 고생스러워도 아마 절대 잊지못할 경험이 될거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역을 하나하나 지나칠때마다 사람들은 늘어만 갔다. 듣던대로 카이로에서 아스완으로 가는 하행선은 엄청 느린데 아스완-카이로로 가는 상행선은 엄청 빠르다. 이유는? 열차 기관사들이 집이 다 카이로에 있어서 집에 일찍 갈려고 올라올때는 빨리 내려갈때는 어차피 정해진 시간때문에 가도 할일이 없으니 천천히 내려간다는 것이다. 골까는 새끼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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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저씨 제대로 코메디언 ]

 



 [기차안에서 유쾌한 이집트인들]


 어쨌거나 어느새 우리가 있는 칸과 칸사이에는 사람들로 한가득. 나나 만기야 배낭을 깔고 앉아서 그나마 좀 편했지만 다른 이집트인들은 모두 서서 가고 있었다. 한 넉살좋은 아저씨가 나한테 오더니 좀더 문에 붙으라고 얘기하는거다. 그러면서 내 배낭에 걸터앉는다. 뭐 좋은게 좋은거 아닌가. 그렇게 어느새 칸과 칸사이에 모든 사람들과 친해졌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2시를 넘기고 있었다. 일단 눈좀 붙이는게 좋을것 같아서 자볼려고 노력해도 열차 문틈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때문에 너무 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 어쨌거나 자는 둥 마는 둥하며 힘겹게 카이로로 향하고 있었다.

 내 머리속에서는 이집트는 이미 안녕이나 마찬가지였다. 카이로 올라가서 피라미드만 보고 후딱 요르단으로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졸다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동이 터오고 12시간여동안 열차를 타고 올라오면서 칸과 칸사이에 사람들은 마치 오래된 친구들 마냥 엄청 친해져서 몸장난까지 쳐가면서 유쾌하게 떠들고 웃고 있었다. 간간히 잠깐 담배를 필려고 객실에서 나온 다른 이집트인들까지 가세해서 장난치고 웃고 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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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사람끼리 저러고 있다


 어느새 아침 8시경이 되고 열차는 카이로에 거의 도착한듯 하다, 사람들이 전부다 연락처를 적어주면서 연락하라며 쪽지를 건네줬다. 관광객들을 등쳐먹으려는 그런 이집트인들이 아닌 순수한 이집트인들의 모습. 이런 맛에 여행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네들의 친절함에 우리를 카이로 역에 내리자 안내해주는것을 우리는 마다하고 아쉽게도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차가운 아침공기와 대도시의 숨가뿐 공기가 우릴 맞이한다.

 오랜만에 다시 온 카이로, 이집트에 도착해서 카이로 들어오자마자 수영이형,미진누나,지영누나 따라서 시와오아시스로 떠났었기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그래도 한번 와봤었다고 엄청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계속 한가한 도시들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복잡한 대도시의 느낌을 받았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학생들,직장인들 틈바구니를 무거운 배낭을 매고 헤집고 빠져나와서 지도를 보며 머물 곳을 찾았다. 숙소들이 밀집되어있어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미단 타흐릴(타흐릴 광장) 쪽으로 가지 않고 동현형님이 추천해주신 오라비광장 근처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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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의 풍경 ]


 한국인들도 별로 없고 오히려 지리상으로 이곳이 훨씬 좋다고 얘기를 들었기에 우리는 걸어서 오라비광장까지 갔다. 론리플래닛의 정확한 지도 덕분에 별 헤맴없이 술탄호텔을 찾았다. 술탄 호텔에 들어가자 우릴 반겨준건 한국여자3명이었는데 호텔직원이 없어서 한참을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어떤 초~장기 투숙객 일본인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서 방을 받았다. 한국여자들한테 대충 들어보니 이곳 카이로 술탄호텔에서만 7년째 머물고 있다는 일본인인데 따로 혼자 방을 쓰고 있었는데 잠깐 그 방을 봤는데 진짜 지네 집처럼 꾸며놨다. -_-;; 도망치고 있는중인지 뭔지..암튼 골깐다.

 방을 잡고 보니 거의 대부분 일본인과 한국인이다. 일부로 한국인들을 피해서 오라비에 왔는데 여기도 한국인들이 이토록 많다니 놀라울따름이었다.  일단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대충 준비했다. 내가 짐을 푼 방(도미토리)는 이미 아침 10시가 다 돼가는데도 방안불을 키지도 않고 모두 잠들어있다. 다 일본인들인듯한데 도대체 밤에 뭘하길래 이시간까지 쳐자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일본새끼들은 이럴때보면 진짜 이해가 안간다. 암튼 조심스럽게 나갈 준비를 마치고 만기와 밖으로 나왔다.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여유부릴 시간이 없었다. 일단 난 이집트를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으로 요르단으로 떠나기 위해서 이집트 누웨이바로 향해야했기에 일단 투르고만 버스터미널로 갔다. 거기서 누웨이바행 버스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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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처음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그때 시와 간다고 이곳 투르고만에 형,누나들과 왔었는데 이렇게 또 오니 감개무량 어쨌거나 누웨이바행 버스를 예약하고 나니까 슬슬 이집트를 떠난다는 마음이 와닿기 시작했다. 누웨바행은 2월 6일 밤차로 끊어놨다. 어쨌거나 일단 버스를 끊고나서 나는 고고학박물관으로 향했다. 만기는 이미 처음 이집트 도착해서 봤다고 해서 안보고 잠깐 자기 호텔팩으로 예약됀 호텔 위치좀 확인하고 오겠다고 갔고, 나 혼자 고고학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중요한 곳인지 그리고 얼마전에도 폭탄테러가 일어났다고 큰도로에서부터 바리케이트에 군인,경찰들 그리고 몇차례의 검문검색,엑스레이검사까지 엄청 보안이 철저했다.

 그리고 카메라마저도 못가지고 들어가게 막는다. 어쨌거나 막상 들어갔는데 고고학자가 아닌 나로서는 게다가 이미 조금은 이집트 유물,유적에 식상해져있던 나로서는 흥미가 별로 없었다. 게다가 그 비싼 입장료하고는-_-;; 하지만 그렇게 유명한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투탕카멘이 이집트 역사속에서도 상당히 힘이 없던 왕이라는데 그런 왕이 이정도면 강력했던 다른 왕들의 부장품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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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 도굴당했다는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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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박물관 마당에서 ]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박물관이지만 꽤 볼만한건 안에서 다시 또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가야된다. 특히 각 왕들의 미라가 전시되어있는 미라관은 무려 100파운드라는 입장료가 붙어있다.-_-; 박물관입장료보다 더 비싸다. 이집트 새끼들 암튼 이런걸로 뽕빼먹을려는 심뽀가 제대로 느껴졌다. 어쨌든 박물관 이곳저곳을 누빈후에 난 밖으로 나갔다. 고고학박물관 마당(?!)에서 잠깐 앉아서 책좀 보고 있다가 만기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되어 나갔더니 만기가 와있다. 고고학박물관마저 보고 나니 이집트를 정말 미련없이 떠날수 있을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피라미드만 보면 된다.

 이렇게 건성으로 재미없게 볼 것을 뭐하러 이집트에 왔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아직 여러나라들이 남았으니 여행을 최대한 즐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만기와 우린 그리고 아브딘 궁전으로 향했지만 역시나 흥미 ZERO, 겉에서 건물만 보고 유명한 칸하릴리 시장으로 향해갔다 칸하릴리로 가면서 보이는 이슬라믹 카이로 지구의 모습은 역시나 전혀 흥미 zero. 흔해빠진 기념품가게들과 원달라를 외치며, 어설픈 일본어로 호객행위하는 삐끼들. 그냥 짜증만 났다. 이런 모습은 관광대국이집트로서 매력 하나 없는 나라의 모습이었다.  기차안에서 유쾌했던 이집트인들과 즐거웠던 시간이 흔해빠진 여행자거리에서 상쇄되면서 이집트에 대한 흥미가 조금 사라졌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좋기에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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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하릴리로 향하면서 지나친 이슬라믹카이로의 모습 ] [ 칸하릴리 , 칸이 시장이란 말 ]


 몸만 조낸 피곤하고 짜증나서 그냥 만기와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걸어갈까하다가 피곤해서 택시를 타고 갈려고 택시를 타고 미단타흐릴을 외쳤다. 택시를 타고 한참을 달렸을까 미단 타흐릴에 도착했을때 미터기를 보니 3파운드다. 3파운드를 내려고 하니까 택시 기사새끼 영어도 안되는 그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바가지 씌울까 생각으로 손사례치면서 만기와 나를 손가락을 가르키며 캄사(5) 캄사(5) 10파운드를 내라는거다. ㅎㅎㅎㅎ 내가 미터기를 가리키며 3파운드 아니냐고 말하자 미터기를 리셋시키면서 No No No No. 이지랄한다. 난 순간 안그래도 짜증나 있던 상태에다가 미터기 리셋까지 하며 바가지 씌우려는 행동에 완전 빡이 돌았다.

 "만기야 내려" 만기가 택시에서 내리고 나서 나도 따라내렸다. 그리고 우리는 그냥 걸어가기 시작했다. 택시기사가 요금을 내라며 쫒아왔다. 고고학박물관 근처에서 내렸기때문에 수많은 군인들과 경찰이 있었다. 택시기사가 쫒아와 계속 돈을 달라고 떼쓴다. 소용없어. 택시기사를 무시하고 계속 길을 걸었다. 택시기사가 쫒아와서 그러면 3파운드만 달라고 하는거다. 하지만 이미 상황종료. 절대 못준다. 벗겨먹으려는 새끼들은 버르장머리를 다 고쳐놔주겠어! 어쨌든 무시하고 계속 가자 택시기사도 포기한듯 더이상 쫒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우린 미탄타흐릴을 거쳐서 우리 숙소가 있는 오라비광장으로 향해 걷가가 배가 고파져서 필라페를 사먹고 그리고 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오니 베가몬이 있어서 만기랑 베가몬 한판 하고 나가서 밤거리를 구경하고 그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밤이 되니 사람들이 방으로 하나씩 돌아오는데 일본여자애가 처음보는 빳빳한 10파이사 지폐를 보여주더니 한장 가지라며 준다. 신기했다. 이 소액권 신권을 가지고 있다는게, 암튼 일본애들 대단하다. 방안에 있는 일본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카이로의 밤이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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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로에서 값싸게 끼니를 때울수있게 도와줬던 피자빵, 그리고 밤이면 마셔댔던 맥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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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ldman at 2007/05/03 11:50 # x
대륙 4천년의 신비를 능가하는 이집트의 신비로군요.
상행선과 하행선 속도가 다른 이유를 듣고 뿜었습니다.
Commented by Mc뭉 at 2007/05/03 13:36 # x
ㅎㅎㅎ상행선과 하행선의 차이가 있군요...놀라워.ㅎㅎㅎ
Commented by 부산아가씌- at 2007/05/03 13:49 # x

동영상 보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어요..
다들 행복한 모습.. ㅋㅋㅋ
살짝 분당 도련님도 보인 듯..

시험은 잘 보았나요??
한숨 돌리고 이제 업뎃 시작하신 거??
푸히힛.. 부탁합니다!!

룩소르 맥주의 맛은??

Commented by 1 at 2007/05/03 14:26 # x
어 네이버에 님이 쓴글 기사화~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241&article_id=0000011253&section_id=106&section_id2=224&menu_id=106



Commented by BeNihill at 2007/05/03 21:02 # x
천천히 가는 이유에서 뿜은 다른 사람입니다ㄲㄲ

피자빵...맛있게 생겼군요 +_+
Commented by skywalker at 2007/05/05 01:03 # x
정말 골때리는 사람들이군요.. ㅋ ㅏ ㅋ ㅏ
어이없기도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사람들이네요..
지난번에 그 호텔에서 자기네 집으로 초대했던 그런 사람들처럼 유쾌하고
즐거운 사람들이네요.
바가지 택시기사 쌩까는 나이트엔데이님이 쵝오! ㅋ ㅋ ㅋ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05/05 12:54 # x
oldman / 저도 맨첨 들었을때 얼마나 웃기던지
Mc뭉 / 진짜로 시간차이가 꽤 많이 난다니까요 ㅋ
부산아가씌- / 이제 업뎃 시작이네요 ㅋ , 룩소르 맥주는 뭐 그냥 그렇습니다 ㅋ
BeNihill / 피자빵 꽤 괜찮았습니다. ㅎ
skywalker / 정말 유쾌한 사람들을 만나서 즐겁습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08 15:59 # x
여행기는 정말 정직한것 같습니다. 저도 별로 즐겁지 않았던 날의 여행기는 쓰면서도 그 날의 암울한 분위기가 그대로 나타나더라고요;)
Commented by Bluer at 2007/05/10 21:53 # x
거기에도 그렇게 동양이니 많나보군요.^^;
Commented by snow at 2007/06/03 19:16 # x
그래도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택시기사들한테 3파운드도 안주고 그냥 왔다니 그건 좀.......
아무리 바가지 씌우려는게 괘씸해도 좀 심했던 것 같습니다.
관광지 인심이 뭐 어디라고 다르겠습니까?,,,;;
말끝마다 일본새끼 이집트새끼 하는것도...ㅡㅡ;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06/04 01:55 # x
hertravel / 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니 나름 사실대로 적으려고 합니다.
Bluer / 한국여행자들도 많더라구요
snow / 그러게요..

 
  1. Favicon of http://www.ezina.co.kr BlogIcon ezina 2008.03.01 04:46

    기차안의 이집트 사람들 정말 순박해보이는게 좋네요^^
    근데 이집트 기차가 꽤 좋은가 봐요? 인도기차보다 굉장히 깨끗해보여요~

    • Favicon of https://nitenday.kr BlogIcon SUPERCOOL. 2008.03.01 12:19 신고

      ㅎㅎ 인도기차보다 훨얼씬 깨끗합니다. 국토도 작으니까 (우리나라보다 크지만요) 기껏해야 최남단 아스완에서 카이로까지 12시간 정도밖에 안걸리니..

      널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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