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적 거리면서 한참을 시타델을 구경하고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 출구로 향했다. 이곳이 이집트에서 들리는 마지막 유적이 되는 것이겠구나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출구에서 맡겨둔 맥주병을 찾아서 가방에 넣었다. 이젠 길도 알겠다 누구의 방해도 없이 숙소있는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몇킬로정도 떨어졌는데 쭉 가는 길을 구경한다면 지루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시타델 근처에 내렸을 때 보였던 비슷하게 생긴 모스크2개가 알고보니 꽤 유명한 모스크. 그곳을 일부로 지나쳐 길을 걸었다.

 골목골목을 걸으며 그네들 사는 집을 올려다 봤다. 걸어놓은 빨래며 좁은 골목길. 조금 이국적인 풍경일뿐이지 우리네 사는 곳과 다를바없는 사람 사는 곳이다. 관광대국 이집트임에도 시타델에서부터 쭉 외국인 여행자는 한손가락에 꼽힐정도로 적다. 더군다나 이렇게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은 나혼자뿐 온 이집트인의 시선이 나에게 와서 꼳힌다. 너무나 익숙한 이런 광경, 경험. 그래도 기분나쁘지 않다. 눈이 마주치면 씩 한번 웃어주면 그네들도 머쩍게 씩 한번 웃어준다. 여행에서 부릴수 있는 이런 여유가 왜 한국에서는 나오기 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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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워지는 카이로의 밤거리 거리의 색색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


 동현형님과 만나기로한 약속시간 전에 충분히 도착할 듯 했다. 시내까지 왔더니 5시 40분이다 약속시간보다 이르다. 맥도날드안으로 들어갔다. 그냥 기다릴까하다가 하루종일 제대로 먹질 못해서 뭐좀 먹을까해서 세트메뉴하나를 시켰다. 시켜놨더니 만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단지 하루만에 보는건데도 반가웠다. 만기가 자기는 새벽에 떠난다며 나에게 줄것들을 이것저것 챙겨왔다. 어린녀석 마음씀씀이가 정말 착하다. 만기도 배고프다며 햄버거를 시켜서 같이 먹고 있다보니 동현형님하고 선숙누님이 들어오시는거다. 너무 반갑다. 보면 좋고 안봐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막상 만나니 오늘 밤 버스를 끊어놔서 이런저런 얘기못나누는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우리 만나기전에 먼저 두분이서 피자를 드셨다고해서 일단 우리는 햄버거를 먹고 동현형님네 숙소로 이동해서 술한잔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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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 술을 금기시 한다지만 그래도 판다 ]

 동현형님이 맥주를 사셨다. 맥주를 사가지고 동현형님네 숙소로 올라가자 은근히 시설이 괜찮다. 숙소에 양해를 구하고 로비같은 곳에 깔린 카페트 있는 곳에 주저 앉아서 술을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원래 카르낙 신전은 계획에 없었으나 내가 꼭 한번 보라고 해서 봤는데 정말 좋았다는 얘기를 해주며 그간 며칠간에 얘기들을 나눴다. 그리고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그리고 한국에서 만나자는 얘기를 나누며 한참을 얘기했다. 이 부부 다시 봐도 정말 최고의 커플이다. 이곳에서 이탈리아쪽으로 넘어간다는데 정말 부럽다. 나도 이런 동반자를 꼭 만날수 있길 바라며.. 그렇게 맥주한잔에 얘기를 안주삼아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누웨이바로 떠나야 되는 버스시간이 됐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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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현형님과 선숙누님, 만기가 호텔 밖까지 나와 마중을 해준다. 만기에게는 맡긴 택배를 잘 부탁하노라 얘기하고 모두 한국에서 만나자고 말하며 헤어졌다. 혼자서 복잡한 카이로 밤거리를 걸으며 다시 혼자됌을 느꼈다. 숙소로 돌아와 맡겨둔 배낭을 찾아서 매고 투르고만 버스터미널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로등도 제대로 되있지 않은 길에 잠시 방향감각을 잃어서 뺑 돌아서 버스터미널로 걸어서 도착했다. 가까운 길을 한참을 걸었더니 땀이 쭉 난다. 그나마 만기에게 꽤 많은 짐을 맡겨서 보낸덕에 괜찮았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한번 타봤다고 익숙하게 버스정차장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이내 버스가 왔는데 며칠전에 일찍 예약한탓에 자리가 1번자린데 내 자리에 떡하니 아저씨가 앉아있었는데 조낸 웃겼다. 아저씨랑 얘기나눴는데 이름은 하마드. 근데 골치가 아픈게 한 150kg은 되보였는게 나도 덩치가 있다보니 둘이서 꽉 껴서 조난 압박에 불편했다. 자고 싶은데 잘수가 없는 괴로움. 하지만 아저씨가 착해서 참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버텼다. 한참을 가는데 가는 중간에 고장난 버스 한대가 서있다. 뭐라고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로 봐서는 승객들좀 태워서 데려다 달라는것 같은데 다른 회사 버스라서 그런지 안태워주는것같다. 한참을 실갱이 하는 분위기로 봐서는 고장난버스 운전기사가 부탁을 하는데 우리 버스기사가 " 개소리 하지 말어 " 하는 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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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잠시 에피소드를 거쳐서 한참을 달렸을까 또 고장난 버스 한대가 서있었는데 이번에는 같은 버스회사인 East Delta 버스다. 역시나 느낌이 이번에는 태우겠다 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장난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내가 탄 버스로 올라탄다. 빽빽하지만 그래도 승객들을 모두 태웠다. 그리고 달려서 이번에는 휴게소에 섰는데 여기서 조낸 웃긴 일이 발생한다. 일단 휴게소까지 왔으니 여기서 다른 버스를 기다렸다가 옮겨타던가 아니면 이 버스를 타고 쭉 가던가 하는 것 같던데 말이 안통하니 난 그냥 잠자코 상황을 볼수 밖에 없었는데 고장난 버스 승객들이 우리 버스에서 한참을 우루루루 수십명이 내렸다 탔다를 반복했다.  상황을 보니 다른 버스에 옮겨타려고 내렸는데 안돼서 다시 올라타고 다시 옮겨탈수 있다고 해서 내렸다가 또 상황이 안되서 다시 우리 버스에 올라타고 또 내렸다가 또 타려다 안돼고 이게 한 4-5차례 반복돼는듯 했다.

 생각을 해보라. 30-40명되는 인원이 무거운짐을 이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모습을 버스출입구에 있는 1번자리에 앉은 나로서는 여유롭게 상황을 웃으면서 볼 수 있었는데 입장을 바꿔서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말도 안통하고 꽤나 답답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결국 그런 상황에서 전세계 어디나 있는 그런 사람. 결국 한놈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조낸 싸운다.  싸우는 모습도 이집션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건 몰라도 사람들이 무거운 짐을 지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게 조낸 인상적이었다. ㅋㅋ 코메디의 한장면 같다. 어쨌거나 일이 잘풀려서 다른 버스에 옮겨 타게 되고 우리버스는 가볍게 다시 출발. 그렇게 이집트의 마지막 밤은 지나고 어느새 새벽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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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마 at 2007/05/24 13:08 # x
마지막에 저도 웃어버렸어요. ^^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05/25 00:19 # x
소마 / 아 정말 그때 개코메디였는데 혼자 보기 아까울 지경이었습니다.
  1. Favicon of http://www.ezina.co.kr BlogIcon ezina 2008.03.06 09:19

    아 저 두분은 참 부러운 커플이네요.
    늙어서도 손잡고 여행하는 부부들도 부럽던데 그런 반쪽 만나는것도 참 행운인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nitenday.kr BlogIcon SUPERCOOL. 2008.03.06 15:40 신고

      예..정말 제가 살면서 본 커플중에 최강이었습니다. 너무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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