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또 늦잠을 잤다. 서둘러 준비해서 나가니 또 뚝뚝기사가 안 와있다.  앙코르와트유적에서의 일출은 역시나 버거운거였나 싶다. 어쨌든 뚝뚝기사가 안와서 천천히 걸어나가다 지나가는 뚝뚝 기사를 잡아서 하루종일해서 10달러에 고용했다. 앙코르와트 유적군은 특정유적하나가 아니라 몇십킬로미터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유적이 분포되어있기 때문에 이렇게 오토바이나 뚝뚝같은 걸 하루나 몇일동안 계약해서 다녀야만 한다. 물론 개별적으로 자전거 같은걸 빌려서 다니는 여행자도 있으나 우리는 하루만 구경하는걸로 얘기를 끝마쳤다.

그렇게 뚝뚝을 타고 앙코르와트 유적군 입구에 도착, 오랜만에 입장표를 끊고 드디어 유적群 내로 들어왔다. 3년만에 오는 앙코르와트 기분이 색다르다. 여전히 쭉 잘 뻗은 도로와 울창하게 서있는 거대한 나무들은 기분좋게 우릴 맞이해준다. 먼저 앙코르톰의 남문에 도착했다. 여전히 비슷한 코스다. 


남문에 내려서 잠시 구경하고 다시 뚝뚝을 타고 그 유명한 바이욘으로 갔다. 개인적으로 맨처음에 앙코르와트에 왔을 때 가장 맘에 들었던게 바이욘 사원이다. 유명세로 치자면 앙코르와트가 가장 유명하지만 난 이 앙코르톰안의 바이욘 사원이 가장 맘에 들었다. 사면상으로 유명한데 그 미소가 정말 신비롭다. 이번 앙코르와트 구경에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면 사람들로 바글거리던 바이욘에 갔을때 정말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너무나 좋았다는거다. 느긋하게 바이욘을 구경할수 있었고, 또 사람이 없는 바이욘을 찍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는거!


바이욘을 보고나서 코끼리테라스,문둥이왕 테라스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그리고 이름도 알지 못하는 시시한 사원하나를 둘러보고 따프롬으로 갔다.


따 프롬은 안젤리나 졸리의 툼레이더에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진 사원인데 거대한 나무줄기가 사원을 집어 삼킬듯이 잡고 있는 모습으로 원래부터 유명한 곳. 맨 처음 3년전에 와서 봤을 때보다 덜 한 감흥이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다. 역시나 따 프롬에 오니 관광객들로 바글바글. 한국인 패키지 관광팀도 많고, 신기하게도 베트남 패키지 관광팀도 많았다.


따 프롬을 보고 나오는데 한적한 숲길을 걸어 뚝뚝이 주차된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숲속에서 아이들이 뛰쳐나와 노래를 부르는 거다. 새로운 구걸 방법인가 싶어 잠시 보고 있으니 관리요원같은 사람들이 저 멀리서 뛰어온다. 그걸 보고 애들은 다시 재빠르게 숲안으로 도망친다. 구걸의 방법도 진화하는듯 하다.

그리고 다시 뚝뚝을 타고 반띠아이 끄데이, 스랑스랑을 봤다. 스랑스랑은 예전에 왔을 때 호수에 물이 빠져서 별볼일 없었는데 이번에는 호수에 물이 차있어서 제법 괜찮았다. 그리고 드디어 하이라이트 앙코르 와트로 향하는데 호수에서 애들이 수영을 하고 놀고 있는거다. 날씨도 덥고 한번 쯤 저 앙코르와트 호수에 들어가고 싶은 맘이 생겨서 승묵이형과 들어갔다.


물이 제법 미지근했다. 한낮의 태양이 얼마나 푹푹 찌는지 알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물에 들어가니 그래도 시원. 애들과 수영하고 물놀이 하면서 놀다보니 지나가는 관광객들이며, 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수영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바지를 입고 들어갔는데 나오니 바지는 비록 젖었지만 너무 즐겁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우린 다시 뚝뚝을 타고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앙코르와트는 여전히 강력포스를 내뿜고 있었다. 3년전에 왔을 때 책을 무지하게 읽고 또 책을 두권들고 다니면서 여러가지 부조나 건축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의미를 찾으며 봤던 그 건물이지만 지금은 모두 까먹고 대충 유명한 것만 기억이 난다. 설렁설렁 구경. 역시나 그 처음의 감동은 덜하다. 하지만 맘속으로 은근슬쩍 기분 좋았던 일이 있다면 다름아닌 현재 공사중이라는거.


부조라던가 꼭대기층이라던가 여러가지가 공사중이라 제대로 감상할수 없었는데 왠지 그런마음. 3년전에 와서 보길 잘했다는 그런거? 더군다나 그것들이 안봐도 상관없는게 아니라 꽤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앙코르와트 꼭대기층을 못올라가는거라 괜시리 기분이 흐믓했다. 역시 이래서 여행은 하루라도 빨리, 나이어릴때 가라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행지는 관광객들에게 물들어 변해가고 인심도 변해가기 때문에 하루라도 덜 때묻어있을 때 가는게 좋은것 같다.



 그렇게 앙코르 와트를 보고 나왔다. 근데 기사새끼가 갑자기 존나 어이없게 다른데 안간다고 오늘일정은 이제 프놈바켄 가서 일몰을 보고 끝이라는거다. 그때 시간이 무려 오후 2시. 존나 어이없었다. 안간다는것도 열받은데 오후2시에 프놈바켄에 가서 일몰을 보라니 너무 어이없었다. 일몰까지 계약아니냐고 했더니 그니까 일몰은 보게 해주겠다고 근데 더이상 다른 유적은 안간다는 것이다. 

 다른 뚝뚝 기사를 구하겠다고 하자 그럼 지금까지 몫의 돈을 내라는거다. 못준다고 난리치다가 관광경찰한테 데려 갔다. 관광경찰은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는듯 보였다. 근데 정말 해도 너무한거지 오후2시에 프놈바켄가서 일몰을 보라니 이런 개썅놈의 새끼. 이새끼한테는 도저히 땡전한푼 못주겠단 생각이 들어 정말 한참을 경찰끼고서도 대판을 싸웠는데 답이 안나온다.

 일단 좀 쉬면서 맘을 가라앉히자 싶어 근처 식당에가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그냥 좀 쉬다가 프놈바켄에 가자고 얘기가 모아졌다. 나야 솔직히 다른 유적들을 예전에 봐서 상관없었지만 나머지3명이 좀 보다보니 유적도 질리고 다른데 굳이 안봐도 되겠다고 해서 그럼 그러자고 해서 우리는 굉장히 일찍 프놈바켄으로 향했다. 프놈바켄은 예전에 왔을때 가파른 경사의 언덕길을 올라갔어야했는데 지금은 그곳을 폐쇄하고 산을 빙둘러서 길을 내가지고 시간은 오래걸렸지만 그닥 힘들지 않았다.  일몰로 유명한 곳이라 일몰때 거의 앙코르와트 유적군 전체에 있는 관광객들이 이 곳으로 몰리는데, 일찍 간탓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일찍부터 좋은 자리 잡고 기다리는데 너무 지루했다. 일몰이 시작될 무렵 사람들은 어느새 한가득. 정말 바글바글. 그리고 우린 일몰이 시작될 무렵 너무 지친다고 가자고 해서 일몰도 못보고 그냥 먼저 내려왔다. 우리가 내려갈때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 사람들을 보니 아싸리 그냥 지금 가는게 혼잡함을 피할수 있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요한건 난 봤으니까.-_-;;;

 내려가서 뚝뚝을 타고 씨엠리업으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이 시간 난리가 났을 프놈바켄을 생각하니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그리고 가다가 뚝뚝기름이 떨어져서 개삽질난리부르스를 치고, 시장에 내려서 저녁을 먹고 승묵이형은 방콕가는 버스표, 그리고 권,성민이,나 3명은 라따나끼리로 가기위해서 꼼뽕참 행 버스를 끊었다. 라따나끼리까지 다이렉트가 안되서 꼼뽕참까지 가서 갈아타야한다는거다. 이름도 웃긴 꼼뽕참-_-;

어쨌든 숙소에 들어와서 맥주한잔 하며 우리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승묵이형은 방콕가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빨리 오라고 얘기하고, 잠깐한 인터넷으로 메일 확인을 하니 친구 개슬기님께서 5월 10일에 방콕으로 온다고 하고 이거 멤버가 정말 다시 또 복잡다양해질려고 한다. 정말 이번 여행은 사람이 끊이질 않는 여행인듯 하다.


  1. Favicon of http://www.kimchi39.com BlogIcon 김치군 2008.10.17 11:53

    저.. 갑자기 동남아가 가고 싶어졌어요.

    그러나, 환율보고 다시 침묵 ㅠ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