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글루스 레츠리뷰에 신청해놓고 까마득히 정신을 놓고 있다가 심심해서 확인해보자, 당첨이 되었어서 놀랐고, 게다가 20일 당일날이라 더욱 놀랐고, 장소가 압구정 cgv(집에서 멀다)라서 또 한번 놀라면서 그렇게 이 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물론 2장의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여자친구를 데려가긴 했는데 솔직히 조금 망설인것이 사실이다. 레츠리뷰에 당첨 되자 마다 네이버에 이 영화 제목을 치자. 나오는 것들이라고는 이 영화가 독립영화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들 뿐이었다. 게다가 제작사가 청년필름이라니.. 말 다했지. 툭 까놓고 얘기해서 나도 그렇지만 내 여자친구는 더욱 더 이런 것들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골치아픈거 싫다. 영화는 재밌어야 하고, 사회,정치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 말그대로 영화는 영화, 즐길거리 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범한(이것이 난 평범한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다.

 신촌에서 만나서 압구정으로 향했다. 압구정..고등학교때이후 근 10년만에 와보는듯 하다. 아니 중학교 때 와본듯 하고 어쨌든 마치 다른나라의 어떤 한 도시의 느낌으로 다가왔던 압구정에 그렇게 도착해서 cgv로 향했다. 많은 이들이 붐비고 있었는데 이글루스 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이트들에서도 시사회초대를 받은 듯. 여자친구와 뻘쭘히 앉아있는 와중에 많은 이들이 무리를 지어 들어오고 있었다. 혹은 로비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향해 " 우와 오랜만이야 " 하는 인사멘트들이 무슨 동호회나 친목 사이트에서 (혹은 교류가 많은) 단체로 시사회 나왔다는 느낌을 주었다.

 어쨌거나 영화가 시작 될 무렵, 그 유명한 청년필름 김조광수씨가 인삿말을 하는데 옆에서 여자친구 지루한듯 " 아 됐으니까 빨리 좀 시작하자 " 라고 혼잣말로 중얼 거린다. 내가 저 사람 유명한 사람인데 디워 논쟁때 욕도 많이 먹었지 라고 말을 해도 딱히 블로거도 아니고 별 그런 시시콜콜한 이슈에 관심없는 여자친구로선 " 알게 뭐야? " 하는 반응이었다. 영화배우들의 인사가 끝나고 극장의 불은 꺼지고 영화가 시작 되었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기 힘들지만 간단한 플롯설명은 다음과 같다. 말이 많은 좀 깐쭉거리는 성격의 주인공 영재는 영화감독이다. (지망생)  여자친구인 은하가 있고, 곧 있으면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는데. 시나리오의 내용은 한 남자가 있는데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면서 실어증에 걸리는데 사랑한 여자친구가 어렸을적에 샴쌍둥이였다가 분리수술을 받았는데 그 죽은 여자친구의 동생을 사랑하면서 뭐 어쩌구 저쩌구 하는 내용이다. 결국 이 영화는 영재의 이야기와 또 영재의 영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인데, 영재는 여자친구 은하와 헤어지면서 자신의 시나리오 내용처럼 실어증에 걸리게 되는 뭐 그런 내용이다.

 사실 이 영화는 줄거리보다는 기타 외적인 재미가 있다. 실어증에 걸려서 목소리가 안나오는 대신에 음악소리가 나오는 영재의 모습. 그리고 말이 많아 깐죽거리는 영재의 모습. 사실 다른 배우들이나 극중 어떤 캐릭터 보다도 내가 보기엔 주인공인 영재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 하다. 간간히 터지는 웃음의 이유는 바로 대부분이 이 영재란 캐릭터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영화 시작 전 김조광수 씨가 조선일보 욕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니까 오해하지 말고 그냥 영화로서 봐주시라 라고 말했는데, 정말 조낸 웃긴 장면이 바로 그 장면이었다.

 영재가 실어증 때문에 병원에 찾아갔다가 진찰을 받으면서 스트레스성 실어증이란 진단을 받으면서 진찰 중 의사가 " 혹시 가족중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이 있나요? " 란 질문에 영재는 " 조선일보 기자가 있어요 " 라고 얘기하는데 조낸 웃겼다. 웃으면서 옆에 여자친구 얼굴을 봤는데 여자친구의 표정은 " 왜? 그게 왜 웃긴건데? " 하는 표정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김조광수씨말대로 독립영화 그 자체였다. 조금은 투박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도 등이 돋보이긴 했지만 굳이 돈을 내가면서 볼 만한 가치가 있을까 싶었다. 내 자신이 " 영화는 재밌어야 한다 "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있었지만 영화시작 전 김조광수씨가 독립영화로 규정짓지 말고 재밌게 만들었으니 그냥 영화자체로 재밌게 보라는 말을 했기 때문인 이유도 있었다. 독립영화의 관점이 아닌 일반 영화의 규정으로 생각한다면 결코 재밌는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역시나 예상대로 박수가 울려퍼지면서 엔딩크레딧 동안 극장의 불이 켜지지 않았고, 누구 한명도 객석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 아 이런자리에서는 좀 있어 보이게 엔딩크레딧도 감상해주고 격에 맞게 박수도 쳐주고 " 해야 하는 듯한 강박관념이 있어 보였다.  엔딩크레딧 끝까지 감상을 하고 어수선하게 영화상영이 끝나고 극장안에 불이 들어왔다. 여자친구와 밖으로 나가면서 " 재밌었냐? " 라는 나의 질문에 그저 "졸려죽을뻔 했다" 라고 얘기하는 여자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결국 독립영화 관람 후 나올 만한 적당한 멘트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본  영화중 가장 최악이었던 스카우트와 비교해서 여자친구에게 물었다.
 " 스카우트가 재밌었냐 이 영화가 재밌었냐? " 라는 내 질문에 여자친구도 꽤나 어이 없다는듯 웃으며 " 스카우트 " 라고 대답을 했다. 그 웃음의 의미는 스카우트도 지랄 맞게 재미없었는데 세상에 씨발 더 재미없는 영화도 있구나 하는 말투였다. 독립영화라고 했을 때 의례 뭔가 숨겨진 메시지나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바라보는데 그걸 우려한듯 영화 시작전 김조광수 씨가 그런거 없으니 그냥 편하게 보시라 라고 얘기했는데 그래서 진짜 편하게 봤는데 나는 씨발 또 재밌다고 그런 얘기한줄 알았는데 그냥 독립영화였다.

 독립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뭔가 영화에 큰 의미를 부여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그래도 내 여자친구보다는 그런 쪽에 어느정도 식견(?!)이 있다고 생각해서 어느정도 영화 보는 동안 몇몇 웃음 코드에 동조를 했지만 전체적으로 봐서는 그냥 딱 독립영화였다. 결국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하면서 이 영화를 어떤 관객이 보면 좋은가 굳이 말을 하자면 독립영화에 익숙한 이들에겐 오케이. 나도 독립영화(인디영화)에 한번 빠져볼까 하는 이들에게 입문용. 그저 재미를 찾는 나나 내 여자친구 같은 관객에겐 쒯이다. 어쨌거나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숨은 의미나 의도를 찾아서 그런것이 아니라. 정말 주인공 영재란 캐릭터 말 많은 이 캐릭터의 대사들이 정말 조낸 웃기다.

 영재 캐릭터를 맡은 배우, 정말 능청스럽게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듯 하다. 여자꼬실때 쓰는 3천원 줄게 라는 대사같은 몇몇 대사들은 배꼽 좀 잡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궁금한건 정말 이 영화에 숨은 의도나 의미가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이 든다. 내가 보기엔 그저 영화계의 현실을 좀 보여주고, 20대후반 혹 30대초반의 사랑을 보여주고 뭐 그런거 말고는 잘 모르겠다. 언젠가 노벨문학상 작품을 본 이후에 너무나 재미없고 지루해서 그런 말을 했었던적이 있다. " 다시는 노벨 문학상 작품은 읽지 않겠다 " 라고, 이번 역시 마찬가지의 느낌이다. ㅋ 마지막으로 난 스카우트 보다는 재밌었던 것 같다. 스카우트 보시려는 분. 차라리 이 영화를 보시라! ㅋ

  1. YooN 2007.12.01 21:51

    ㅋㅋㅋ 한때 저도 독립영화감독 지망생이었다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