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 과음한 탓인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죽을 맛. 물 한통을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다이빙 채비를 하고 바깥으로 나갔다. 팀 코리아 사무실 앞으로 가서 좀 기다리고 있으니 같이 다이빙을 할 여자애가 수영복을 입고 왔다. 다시 한번 얘기하면 이 아이가 "엥다"  그리고 이내 써니 선생님이 왔다.  써니샘이 오자마자 묻는다 " 구다 " 언니는요?

 - 자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어제 술 마셨죠?
 - ... 네....
 - 술 마시지 말라고 했죠!!!!
 - ........
 - 언니 어디 묵어요? 홍익에 묵나?
 - 네.

 잠깐만 기다려요. 그러더니 써니 쌤이 오토바이를 타고 휙 가버렸다. 그리고 얼마후에 '구다'누나를 데려왔다. 비몽사몽인 구다 누나.

 - 오늘 일정이 정말 바뻐요. 아침부터 지금 늦었어요.
 써니 쌤이 약간 화가 났다.

 - 일단 장비 부터 챙겨요


 팀 코리아 사무실 바로 앞에 있는 장비창고에서 장비를 챙겼다. 그리고 오리발(핀), 수트 등등 수 많은 장비들을 챙겼다. 그리고 숨 돌릴 틈도 없이 써니 쌤을 따라 리조트 안에 있는 풀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풀장에 도착하자마자 장비 셋팅을 했다. 어제 비디오 교육으로 보고 설명도 들은 터라, 낯설진 않았는데 어리버리 해서 써니샘이 다시 한번 알려주었다.

  - 오늘 진짜 시간이 촉박할껏 같거든요 오늘 한번에 잘 끝내면 내일 아침 풀장교육 안해도 되니까 한번에 끝낼 수 있도록 하자구요!
 
 그리고 일단 수영 테스트 좀 하자고 수영장 왕복을 시켰다. 다이빙은 물에 가라앉는 스포츠기 때문에 수영이 전혀 필요없다고 해놓고 왜 테스트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테스트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장비를 착용하고 물에 들어갔다. 수업 내용을 일일이 다 말 할 필요는 없고, 일단 대충 장비 설명만 하자면 다음과 같다.

 BCD 자켓, 여기에 공기통을 달고, 각종 호흡기, 잔압계등 모든 것을 고정 시킨다. 이 자켓엔 장치 하나가 있는데 인플레이터, 디플레이터 라고 불리우는 버튼이 달린 장치가 있는데 BCD 자켓 자체에 공기를 넣었다 뺐다 하는데 공기를 넣으면 구명조끼 처럼 되는거고, 디플레이터 버튼을 눌러서 공기를 빼면 부력이 없어지는 것. 맨 처음 물에 들어가면 인플레이터로 공기를 넣고 부력 확보를 한 후, 디플레이터 버튼을 눌러서 공기를 빼면 서서히 가라앉게 된다.

 웨이트 weight : 납덩어린데, 벨트에다가 각자의 몸무게에 따라 갯수 조절을 한 후 허리에 찬다. 기본적으로 물에 가라앉아야 하기 때문에 달고 내려간다.

 공기통 : 산소통이라고 부르면 벌금 내야됨. 산소와 질소로 구성되있기 때문에 공기통이라고 불러야 함.
 레귤레이터 (호흡기) : 여러가닥으로 된 선 같은 장친데 이걸 공기통이랑 합치면 주 호흡기, 보조 호흡기, 잔압계 등이 작동한다. 잔압계는 공기통에 공기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려주는데 단위는 '바 Bar'다. 기본적으로 200바를 채우고 들어간다. 50바 이하로 남으면 물밖으로 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

 마스크 & 핀 :  수경과, 오리발

 장비는 여기까지고, 다이빙에서 주의 해야 할 것은, 절대 숨을 멈추지 않을 것, 어떤일이 있어도 항상 숨을 쉬어야 하며, 폐속으로 공기를 가득 넣고 멈추는건 되도, 폐속에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멈추면 안된다. 좀 어려운 얘기같지만 그냥 항상 숨쉬면 되는거고, 혹시 물속에서 호흡기가 갑자기 빠지더라도 숨을 멈추는게 아니라 조금씩 숨을 계속 내쉬어주는 상태로 있으면 된다.

 그리고 절대 급상승은 안된다. 기압차로 인해 폐손상이나 잠수병이라고 불리우는 질소관련 병 문제가 발생. 물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나올 때 수심 5미터 지점에서 일정시간 동안 머물면서 감압을 시켜줘야 한다. 체내에 있는 질소를 없애주는 것.

 하강 시, 기압차로 귀가 아프거나 먹먹해지기 때문에 이퀄라이징이라는 것을 해줘야 되는데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고도에 올라가면 귀가 먹먹해질때 침을 꿀꺽 삼키거나 코를 잡고 '흥~ ' 해서 귀를 뚫어주는 것과 똑같다. 내려가면서 귀가 먹먹해질때마다 꾸준히 해주면 좋다.

 대충 여기까지가 다이빙 설명이고.
 수업을 시작했는데 맨 처음에 호흡기를 물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수영장 얕은 수심에서부터 수업을 시작하는데 첫번째로 하는건 물속에서 숨을 쉬어보는 것.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호흡기로 숨을 쉬면서 있는데 좀 신기했다. 물속에서 이렇게 숨을 쉬어보는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으니 이것만으로도 신기. 그리고 물속에서 수신호나 써니샘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트에다가 글씨를 적는걸로 수업진행을 했다. 기본적으로 여기서 배운것들은 바다에 나가면 다 일일이 해본다고 한다.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한 훈련들. 다른 다이버가 호흡기를 툭 치고 지나가서 호흡기가 입에서 빠졌을 때, 호흡기를 되찾고 다시 무는 훈련, 내 공기통에 공기가 없어서 다른 다이버들에게 공기 좀 나눠마시자고 수신호로 얘기하고 다른 다이버의 보조호흡기로 바꾸는 것.  마스크에 물찼을때 빼는 방법 등등 정말 꼭 필요한 것들에 의한 수업.

 그런데 확실히 문제가 발생했다.
 면도를 안해서 그런지 정말 코로 물이 계속 들어왔다. 사실 코로 숨을 안쉬어야 되니까, 입으로만 쉬어야 하니까 코로 물이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전혀 상관없는건데 입으로만 숨쉬는게 익숙치 않으니 나도 모르게 코로 숨을 쉬니까 수염을 타고 들어온 마스크 안에 물을 코로 들이키게 되버리는거다. 코로 물을 먹으니 숨을 또 못쉬고 순간 당황해서 얕은 수심에서 수업을 받던중 벌떡 일어나 버렸다.

 풀장 바깥에는 진형님이 구경나왔는데 내가 벌떡 일어난걸 보고 그러면 안됀다고 얘기해주는데, 써니샘이 일어나서 " 지금 뭐하는거에요? "  라며 화를 냈다.




 물속에서 갑자기 그렇게 나오면 안된다고, 진짜 바닷속에 들어가면 못나오게 붙잡을꺼에요. 실제 바다에서 그렇게 하면 죽어요.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풀장의 깊은 수심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도 써니샘이 하나 보여주면, 각자 한번씩 따라서 해보는데, 잘 되는가 싶었는데 또 코로 물을 먹었다. 코로 물을 먹어버리니 순간 또 입으로 숨을 못쉬고, 코로 숨을 또 쉴려니까 물은 또 들어오고 패닉이 되버렸다. 물 위로 미친듯이 발버둥쳐서 올라왔다. BCD에 공기도 없고 웨이트(납덩어리)까지 찬 상태라 올라오는데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거 한번 살아보겠다고 그렇게 부력이 없는 상태에서도 치고 올라왔다. 올라오자마자 숨을 헉헉 몰아쉬면서 수영장 가장자리를 붙잡고 헉헉 거리고 있었다.

 써니샘이 화를 불같이 냈다.

 - 바닷속 에선 절대 안되요 지금부터 못올라가게 붙잡을 꺼에요. 시간없어요 빨리 호흡기 물고 들어와요.
 - 잠깐만요
 - 빨리 내려와요.
 - 꺼어어어어억~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트림이 나왔다 )
 
 그 모습에 써니 샘이 웃음이 빵 터졌다.

 - 아 물많이 먹어서 배부르고 ..다시 내려갈게요
 
 그렇게 난 몇번을 더 물을 먹고, 수면 위로 급상승을 반복했다. 그리고 모든 교육이 끝났다.
 이제 좀 쉬었다가 다이빙 하러 나가나 했는데 교육을 한번에 다 하려다보니, 물 바깥으로 나와서 장비 급하게 정리하고 챙겨서 뛰어서 이동했다. 그리고 코랄 주차장쪽으로 가니까 선착장으로 향하기 위해서 트럭에 장비들을 옮겨 싣고, 다이버들을 여러차에 나눠 태워 선착장으로 가고 있었다.

 이 와중에 아침에 분명 떠났어야 하는 오현이가 안떠나고 있다.
 - 뭐야 왜 안갔어
 - 데낄라가 왠수에요 형님 자러가고 한잔 더 하러 갔거든요 데낄라 먹고 이제 일어났어요
 - 어떻게 해
 - 몰라요 이따 오후 배로 나가야죠 아 큰일났네
 
 그리고 오현이는 오후 배로 떠나기로 하고 너무 정신이 없던 상태라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픽업트럭으로 선착장을 간 우린, 배에 올라탔다. 다이빙이 재밌다는 다른 한국사람들 (이미 어제 시작한 사람들), 신나 보이는 수 많은 서양새끼들과는 달리 나는 두려웠다. 구다 누나는 수영장 수업을 너무나 잘 마쳤는데 몇달전 그 공포가 생각나는지 얼굴이 어두웠다. '엥다'가 젤 안정적이었다. 원래 수영장 수업 마치고 밥 먹고 쉬다가 출발해야 되는데 출발직전까지 수영장에서 수업을 받은지라 정신이 없었다. 힘도 힘이지만 마음을 추스릴 여유가 없었다. 면도라도 하고 갈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도 없었다. 무서웠다.

 그리고 배를 타고 가는데 진형님이 볶음밥을 사다주면서 배에서 먹으라고 해서, 써니샘이 볶음밥을 하나씩 나눠주는데 맛나게 먹는 써니샘, 엥다와는 달리 나와 구다 누나는 밥이 안들어갔다. 나중에 먹자. 우리 둘은 볶음밥을 한켠에 뒀다. 배가 사이트에 도착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내가 이걸 왜 했는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온통 다이빙에 대한 공포만 가득했다. 물을 하나도 안무서워하는 내가 이렇게 물에 들어가는게 두려울 정도라는게 이 상황이 참 기가 막혔지만 어쨌든 지금 공포와 마주한 상태에서 나는 겁에 질려있었다.

 아까는 수영장이라 내가 욕을 먹으면서도 수면 위로 언제든 올라올려면 올라오는 상황이지만, 이제 진짜 써니샘 말대로 바다 깊은 곳으로 내려가면 올라가고 싶어도 못올라간다. 무조건 물 안에서 다 해결해야 된다. 아까처럼 올라가단 정말 죽는다. 라고 생각하니까 더욱 공포가 깊어져갔다. 이런 두려움은 내 평생 처음이었다. 정말로 다이빙은 평소에 물을 무서워하느냐, 수영을 할 줄 아느냐는 상관이 없었다. 물 너무 좋아하고, 깊은 바다에서도 막 뛰어들고 하던 내가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도 할 줄 모른다는 다른 다이버들에 비해 다이빙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정작 물도 무섭고, 수영도 할 줄 모른다는 다른 한국남자애는 다이빙은 재밌다고 난리였는데,
 물을 좋아하고 수영도 할 줄 아는 나는 다이빙이 두려웠다.

 그리고 배가 멈췄다. 씨발........
 다시 한번 써니샘이 간략하게 브리핑했다.

 그리고 배 아래로 내려가서 장비를 착용했다.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긴장됐다.
 호흡기만 물고 있어도 벌써 숨을 못쉬고 있는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이 상황이 너무 화가 났다.
 씨발!!!!!!!!!! 정신차려 이경무!

 물에 들어가자마자, 인플레이터 버튼으로 BCD자켓에 공기를 넣어서 부력을 확보한다. 구명조끼를 입은것 같다.

 그리고 닻을 내린 밧줄 쪽으로 이동했다. 이제 밧줄을 잡고 천천히 하강을 한다. 입에 호흡기를 물고, 써니 샘이 수신호로 디플레이터로 공기를 빼라고 얘기한다. 디플레이터에 공기를 빼니 천천히 입수. 수면에서 점점 가라앉아 물속으로 들어왔다. 고요한 바다. 바다안이 보인다. 뿌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공포스럽다.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데 수영장보다 더 하다. 기압때문에 마스크안으로 물이 많이 들어왔다. 수영장 때처럼 물을 조금 먹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못내려갈 것 같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은 올라갈려면 올라갈수 있다.
 근데 진짜 저 밑바닥으로 내려가면 난 진짜 절대 못올라온다고 생각하니 공포가 이미 지배한 내 정신상태에서 난 이미 넋이 나갔다. 써니 쌤에게 수신호로 올라라고 싶다고, 숨막힌다고 하니까 써니샘은 내 어깨를 붙잡고 숨을 쉬어보라고 계속 수신호를 보낸다.

 숨을 쉬어본다. 코로 쉬지 말자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코로 숨을 쉰다.
 그러면 또 물을 먹는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았는데 써니샘이 날 붙잡고 손가락으로 숨을 쉬었다 들이셨다 하는 동작을 하면서 내 패닉을 가라앉힌다. 조금 나아졌다. 패닉에서 벗어난 난 아쉬운대로 코를 꽉 붙잡았다. 코로 물이 들어가는게 문제라면 코를 붙잡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코를 꽉 붙잡았다. 괜찮았다. 코로 물이 안들어오니 전혀 문제가 없었다.

 코를 항상 붙잡고 있으니 이퀄라이징도 계속 하면서 내려갔다. 귀가 먹먹할 일이 없었다.
 내 모습을 보고 구다 누나가 많이 걱정되는 표정을 보이는게 마스크 안에 얼굴에서 보였다. 드디어 바닥에 도착했다. 엥다는 이퀄라이징이 제대로 안되서 귀가 아프다고 못한다고 했는데 역시나 써니샘이 이퀄라이징을 도와주면서 결국 데리고 내려왔다.  다이빙 열등반. 써니샘이 진짜 고생했다.

 바닥에 도착해서 있으니 구다누나가 괜찮냐고 묻는다. 괜찮다고 대답을 해주고. 이제서야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와 보니, 꼭 우주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이버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보이고, 물 속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물 속에 대한 공포가 있던지라 써니샘이 첫번째 다이빙에선 그냥 수중관광만 하고 두번째부터 수업하자고 얘기해서 써니샘을 따라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바닷속을 구경하는데 구경이 될리가 없었다. 숨쉬는데 급급해서 써니쌤 뒤를 졸졸 쫒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다만 코를 붙잡고 있으니 괜찮다는것 하나만 깨달은 상태.

 그렇게 첫번째 다이빙을 어떻게 끝냈는지도 모른채로 위로 올라왔다.
 장비를 내려놓고, 배 2층으로 올라갔다.

 '구다'누나는 생각보다 괜찮다고, 하면서 다이빙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보였다.
 엥다는 귀가 계속 아프다고 해서 써니샘이 약을 줬다. 이런 용도의 약이 있다는게 더 신기.
 나는 나대로 이제 해법을 찾은 기분이었다.
 
 - 써니샘, 나 그냥 계속 코잡고 할게요 괜찮죠
 - 그게 편하면 그렇게 해요. 상관없어요
 
 코를 꽉 붙잡고 있으니 코로 물도 안들어오고 이퀄라이징도 계속 할 수 있어 좋은듯.
 
 어쨌든 맨처음 들어갈때의 패닉은 거의 사라졌다. 이번엔 처음부터 코를 잡고 들어가면 괜찮겠지 싶다.
 
 써니샘이 용기를 준다. " 다이빙은 매번 들어갈때마다 더 좋아져요. 아마 이따 들어가면 첫번째보다 나을꺼에요 "

 그리고 배는 다시 또 이동. 다른 사이트에 도착했다. 이제 두번째 다이빙 시작.
 다시 배 아래로 내려가서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닻을 내린 밧줄을 붙잡고 내려가는데 난 아예 처음부터 한손으로 코를 꽉 붙잡았다. 코로 물이 안들어오니 한결 나았다. 그리고 들어간 물속. 숨쉬는게 해결되니까 조금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써니샘 말대로 두번째라고, 첫번째 보다 한결 나았다.

 내려가서 간략하게 풀장수업에서 배운 것 중 몇가지를 했다. 호흡기 뺐다가 다시 물기. 수영장에서 할 때보다 걱정됐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너무 쉽게 잘 됐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살짝 붙었다. 이후 전부 다 한번에 잘 했다. 수업때 배운거 실습하고 난 다음엔 수중관광. 한결 편한 마음으로 써니샘 뒤를 쫒아서 구경다니는데 아까보다 좀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 이뻤다.

 바닷속에 그 생명들, 풍경들. 최고였다.


 두번째 다이빙을 끝내고 위로 올라왔다. 장비를 내려놓고, 배 2층으로 올라와 오늘 하루 다이빙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 써니 샘
 - 네
 - 고마워요. 아까 붙잡아줘서, 바다 너무 이쁘네요
 - ( 활짝 웃는 써니샘 ) 그쵸? 내일 아마 더 편할꺼에요 잘 하셨어요

 구다 누나는 다이빙에 대한 공포를 완전 극복한 느낌이었다. 또 들어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나 역시도 코를 붙잡는 해법으로 극복한 상태라 또 들어가고 싶었다.

 갑자기 배가 급 고파진 구다 누나와 나는 아까 먹지 않고 남겨둔 볶음밥을 꺼내 허겁지겁 먹는데 세상에 이렇게 꿀맛일 수가 아깐 이게 그렇게 안넘어가더니 이젠 너무 맛있다.  돌아가는 배안에서 시원한 바람, 아름다운 풍경에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 써니샘 아니었으면 포기했을꺼에요
 - 아마 그 때 나갔으면 다시는 다이빙 못할껄요
 - 안그래도 저도 물속에서 생각했어요 나 지금 나가면 내 평생 다이빙은 무조건 안녕이다.
 - 그니깐요 다 기분탓인데, 오늘 잘했어요
 - 구다 누나는 이거 보다 더한 패닉을 겪고나서 지금 다시 와서 재도전 하다니 대단하다.

 이러면서 화제는 구다 누나로 넘어갔으나 이제 공포를 이겨낸 덕인지 얼굴이 환했다. 오히려 시작때와는 달리 '엥다'만 이퀄라이징이 안되서 귀가 아프다고 얼굴이 죽상이고, 나와 구다 누나는 첨과는 달리 활짝 웃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배가 어느새 꼬따오 선착장에 들어서고, 다시 또 픽업트럭으로 숙소까지 이동. 장비 세척하고 정리하고 이 좋은 기분을 어찌 지나치랴, 술 한잔 해야지!

 팀코리아 사무실 앞에, 김마가 보인다.
 - 김마, 너 마스터지?
 - 네 오빠
 - 존경한다. 이걸 어떻게 마스터로...
 - 하하하하하 왜요 언제는 마스터 알게 뭐냐면서요
 - 아니야. 넌 정말 .. 아.. 존경한다. 넌 영웅이야
 - 왠 영웅
 - (써니샘을 가리키며) 써니샘은 신이야. 나한테 숨을 불어넣어줬지. 공기가 모잘라서 써니샘이 공기 나눠줬어 나한테 생명을 주신 분이야.

 이래서 완전 뒤집어졌다. 다들 박장대소.
 체격이 있는지라 남들보다 공기를 많이 먹어서 공기먹는 하마가 되버린 나. 이날도 두번의 다이빙 전부, 마지막엔 써니샘의 보조호흡기로 숨을 쉬었다. 공기가 바닥나서 그런건 아니고, 수면 위로 올라가기전 5미터 지점에서 몇분동안 있어야 되는데 그 때 잠깐 이용.

 그리하여 홍익인간으로 이동했다.
 홍익인간에서 술한잔 빠라삐리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고, 다이버들은 또 술을 마신다.
 수영장에서 몇번 뛰쳐올라간 일이 진형님을 통해서 벌써 사람들에게 쭉 퍼졌다. 다들 내가 예전에 구다 누나처럼 다이빙 포기했다고 생각했다는거다. 그러면서 술자리에서 수 많은 다이버들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다.

 대니 형님의 말씀이 기억난다.
 
 " 다이빙은 멘탈 스포츠야 "
 요지는 이렇다. 물 속에서 패닉은 누구나 올 수 있는데, 그 패닉 상태에서 이성을 유지하고 정신차려서 침착하게 대처하는게 중요하다고. 사실 패닉이 왔을 때 정말 침착하게 대처하면 괜찮은데 물속에서 겁을 먹고 패닉이 오면 할 줄 아는 것도 못하게 된다고 얘기하는데 깊이 공감돼었다. 사실 어쩌면 오늘 같은 경우에도 마스크 안이 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코로 숨을 안쉬면 괜찮은거니까 상관없는건데 코로 숨을 쉬어서 물을 마시게 되니 패닉이 와버리는거다. 그리고 만약에 코로 물을 마셔도 침착하게 대처하면 괜찮은데 겁을 먹어버리니 문제.

 어쨌든 그렇게 첫날 다이빙을 통해서, 아주 아주 조금 물속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뭔가 하나 극복을 하고 했다는 성취감에 기뻤던 날이다. 그리하여 술 맛이 더 좋은 밤이었다. 내일이 기대되었다.

 
 대니형님이 " 면도 해야지 "
 - 형님은 안하셨잖아요
 - 나는 뭐 이제 익숙한데 넌 지금 다이빙 첨 시작하는데 물 많이 들어올텐데 면도 해

 
 내일은 면도하고 들어가야지.
 다이빙 포기 안하고 성공했다는 사실로 너무 즐거웠던 술자리는 그렇게 또 새벽까지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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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riental 2011.09.29 10:43

    부럽네요ㅋㅋ
    글만 보는데 막 해보고싶어지는 느낌...
    씨x이 저렇게 적절한 상황에 이용하라고 만들어진 욕인듯.. (물에 들어가기 직전 패닉상황에)

  2. joseph 2011.09.29 12:05

    꼭!!! 꼬 따오에서 다이빙 해볼꺼에요~
    태국도 안가본 사람이 이러고 있네요...
    공기 먹는 하마!!!! 화이팅~ 근데 하마 이거 은근
    잘 어울리시네요^^

  3. 블랙베어 2011.09.29 12:10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네요...

  4. 모히또 2011.09.29 12:40

    두려움을 극복하시는 과정이 참 보기 좋네요
    저도 조금 무섭지만 도전해보고싶어지네요

  5. 짱가 2011.09.29 13:37

    아..이 생생한..

    다이빙..설명...옆에서 체험 하는듯하네요..

    평생 해보고 싶은것 중에..하나로..당당히...등록되네요.
    꼭..해보고 싶네요.
    태국에 가서..스노쿨링은 해봤는데..그거랑은 차원이
    다른거네요..

    계속 올려주세요..잘 보고 있음다..

    • 그런가요? 생생하게 느껴지나요?
      정말 꼭 한번 해보시길 강추합니다.
      저 태국에 있을 때 한번 오셔서 도전해보세요.
      전 아마 쭉 있을 듯..

  6. 지니지니 2011.09.29 13:55

    정말 너무 잼나서 쉬지않고 회사서 쭉 읽었어요.
    특히 저도 몰디브까지 가서 첫다이빙을 했는데 미미누키?는 되는데 코가 너무너무 아파와서 도중에 못참고 포기했거든요. 3미터 내려가서 그랬을거에요.
    저도 꼭 다시 해보고싶긴한데, 그 아팠던기억이 잊혀지지않네요..ㅜ.ㅜ 그당일도 아팠지만 2틀뒤에 귀국할때 비행기안에서 정말 너무너무 코부터 시작해서 눈, 귀까지 아파와서 쇼크먹었어요. 나는 평생 다이빙은 안되는 몸인가보다..하구요...
    저같은 케이스도 많을까요??
    경무님 글 너무 잼있고 회사 일하는거 보다 블로그를 더 중시한답니다.ㅎㅎㅎ

    • 아무래도 제대로 강습을 받지 않아서 그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좀 더 귀가 아픈 사람들이 있다고는 하는데 약먹고 뭐 하다보면 괜찮다고들 하더라구요. 에지간하면 체질은 큰 문제가 안되고 정신적 문제라고 하더군요 저도 겪어보니 확실히 멘탈스포츠가 맞습니다. 침착성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나중에 꼬따오로 가셔서 한번 정식으로 배워보세요.

  7. 깡또리 2011.09.29 14:27

    전 꼬타오는 사무이 들어갈때 배 위에서만 살짝 봤었는데.. 물색이 끝내주더라구요..

  8. Favicon of http://vipcs2378.tistory.com BlogIcon vipcs2378 2011.09.29 15:03

    수염이 많이 자랐는데 깍기 싫은 사람은 수염에 바세린을 듬뿍바르고 마스크를 쓰더군요. 수염이 아까우시면 한번 시도해보시길 ㅋㅋㅋ

    • 완전 좋은 정보.. ㅋㅋㅋ
      근데 지금은 수염 안깎아도 될 것 같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vipcs2378.tistory.com BlogIcon vipcs2378 2011.09.29 15:26

      아 참...효과는 보장 못합니다. 전 어떤 외국인이 바르는것 까지만 봤지 물속에서 다이빙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다이브센터 사장(강사)이 추천한 방법이니 괜찮을듯 합니다. ㅋㅋ

    • 근데 다이빙 경험 많은 분들 보면 콧수염 그냥 길르더라구요. 코로 숨 안쉬면 되는거니까 별로 신경도 안쓰는듯. 저도 막판에 코로 숨을 안쉬게 되니까 물들어와도 별로 신경안쓰게 되는걸 보면 다이빙 좀 경험 많아지면 나중에는 굳이 그렇게 안해도 될것 같아요 ㅎㅎ

  9. 2011.10.01 02:07

    멘탈스포츠라... 다이빙 볼수록 매력있어 보여요.

    • 그러니까요.
      멘탈 스포츠.
      뭔가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것도 간지나는데 정신적인 한계를 도전한다는것 자체가 참.. ㅎㅎ

  10. Favicon of http://sleeepy.tistory.com BlogIcon sleeepy 2011.10.04 15:01

    이퀄라이징 안되어 귀아픈거에, 코로 물먹는거에, 가슴 답답한거에, 급상승 안되는거에.....

    내가 싫어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이빙 ㅋㅋㅋㅋ

    아마 평생 못 배울거 같은 스포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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