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늦게 까지 술을 마신 터에 아침에 겨우 일어났다.
 픽업오는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부리나케 짐을 싸고, 놓고 갈 짐들은 따로 빼두었다.

 놓고 갈 짐?

 사실 사고 이후 며칠간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치료를 태국에서 하느냐 마느냐. 치과는 태국이 싸네 마네 하지만 받을 치료가 치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참으로 고민스러웠다. 일단 한국 행을 결정한 이후에도 과연 이후에 목적지를 어디로 해야 되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한참 다이빙 재밌을 때 못하게 되니 아쉬움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이거야 말로 당구로 치면 이제 한 80 다마 되서 조낸 잼나서 칠판이 당구다이로 보일 때의 재미라고나 할까

 그리고 애시당초, 어드밴스 까지만 할려고 했는데 굳이 1박 2일(혹 2박 3일)의 코스인 어드밴스를 할려고 꼬 따오까지 다시 오는 것도 어찌보면 좀 그렇고,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다이빙을 멈추기엔 뭔가 찝찝한 상황. 그리하여 결심한 것이 일단 기왕 이렇게 된거 다시 오자. 그리고 마스터까지 가자. 라고 결심했다. 근데 이 결심에도 만약에 한국에 갔다가 다시 나오면 아마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짐을 놓고 가기로 했다.

 어차피 다시 나올꺼, 굳이 안들고 가도 되는 물건들은 다놓고 가기로 했다. 그리하여 출발 하는 날 아침, 급하게 짐들을 싹 빼두었다. 찬우형님한테 인사라도 드리고 갈려고 했는데 일단 짐은 아쉬운대로 홍익인간 오피스에다가 놓고, 방을 뺐다. 그간 오토바이 렌트비며 방값을 지불하고 나니 목돈이 나간다. 술을 많이 먹은터라 속도 안좋고 정신도 없고, 몸은 아프고.

 같이 방콕으로 향할 영이,울산애들2명은 밥을 먹고 있다.

 담배 한대 필 찰나에, 드디어 픽업이 오게 되었다. 정신도 없고, 몸도 아프고, 기분도 착잡해서 제대로 사람들한테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그렇게 픽업 온, 트럭에 탔다. 사람들이 작별의 손을 흔들어준다. 그리고 출발하는 트럭. 그렇게 꼬 따오 선착장으로 갔다. 선착장은 떠나려는 사람들로 인파를 이루고 있다. 정말 이 작은섬에 이토록 많은 이들이 들날날락 한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 가지고 있는 바우쳐를 표로 바꾸기 위해서 한참 줄을 서야했는데 다행이도 오다가다 만난 한 한국여자가 혼자 거의 맨 앞에 줄을 서있길래 가서 부탁을 했다. 이 바우쳐도 표로 바꾸어달라고. 흔쾌히 허락한 여자.

 그리하여 초스피드로 표를 바꾸고.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써니 쌤이 마중을 나왔다. 전날 써니 샘한테 내가 약간 투덜거렸다. 남들은 나 다쳤다고 다들 달려와서 걱정해주는데 써니쌤 안왔다고 약간 투덜 댔는데 물론 바쁘고 그런거 뻔히 아는데, 그래서 그런지 써니쌤이 마중나와줬다. 어차피 다시 올꺼니까 한달 뒤에 보자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줄을 서서 배에 탑승을 시작했다.


 지루한 탑승 대기 시간을 기다려 배에 올랐으나 자리가 거의 없었다. 선상으로 올라갔는데 마침 자리가 있어서 영이하고 애들 앉히고 나는 그냥 배 바닥에 앉았다. 그렇게 출발. 피곤도 하고해서 그런지 나는 그냥 배 바닥에 누워서 잠잤다. 한참 자고 일어나니 춤폰에 도착해 있었다. 배에서 내리는 또 지루한 일련의 과정들. 근데 같이 있던 진우녀석이 빠릿하게 배낭을 내리주길 기다리는게 아니라 아예 배낭을 다 가지고 내려버렸다. 나는 배낭 기다리느라 배에서 내려서 앞쪽에서 기다리는데 저기서 내 배낭을 메고 나온다. 덕분에 또 초스피드.


 춤폰에 내려서도 방콕가는 버스 티켓을 바꾸기 위해 바우쳐를 바꿀려고 줄을 설려고 하는데 줄이 또 엄청나다. 하지만 또 재수가. 한줄로 서있던 줄이 두줄로 바뀌는 과정에서 또 갑자기 맨앞으로 ㅋㅋㅋㅋㅋㅋ 다시 또 초스피드로 바우쳐를 티켓으로 바꾸고.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고 방콕행 버스에 올랐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나 기왕 이렇게 된거 다시 오기로 맘 먹고 나니 맘이 한편으론 편하기도 했다. 그리고 버스에 올라 또 잠이 들었다.


 중간에 휴게소에 내려서 밥을 먹고, 잠시 쉬었다.
 밥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돼지족발 덮밥, 꺼우 까 무가 있어서 그걸 먹고 담배한대 피며 쉬는데 같이 방콕으로 향하는 울산애 2명중 한명인 진우녀석 참 대단하다. 다이빙 엘리트. 게다가 지치지도 않는 체력. 떠돌이 개를 데리고 장난을 치며 귀여워 하며 데리고 논다. 그 놀라운 체력과 빠릿함. 젊음이 부럽다. 나도 어느새 이렇게 늙어 -_-;;;

 그리고 휴식시간이 끝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방콕으로 고고씽.
 잠에서 깨니 방콕이다. 피곤한 덕분에 계속 잠자다 깨면 목적지에 도착해 있다.

 몇일만에 카오산. 비가 내리고 있다.

 버스에 내려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버스에서 배낭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 4명 모두 배낭을 찾고나서 발길을 옮겼다. 울산 애들은 내일 아침 비행기로 한국을 가는터라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겠다고 얘기했고, 나나 영이는 카오산에 머물면 되는데, 일단 디디엠으로 향하기로 했다. 가면서 그냥 디디엠 숙소 잡고 술이나 한잔 하고 아침일찍 나가라고 얘기를 하니 생각해 본단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 도착한 디디엠. 소문이 여까지 퍼졌는데 사장님이 사고난걸 보고 한 소리 한다. 꼬 따오가 오토바이 사고로 유명은 한 듯. 꼬 따오 가면 다쳐서 온다고 한마디.

 안그래도 샘형을 만나기로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은 터라 혹시 샘형 왔는지 물어보니 안왔다고 한다. 그리고 방 잡고, 짐 올려놓고 아래로 내려와 애들이랑 맥주 한잔 할려는데 밖에 뭐 사러 나갔다 온 사장님이 샘형 봤냐고 묻는다. 못봤다고 말하니 금방 올꺼라고. 사장님이 샘형과 만난 듯. 그리고 맥주 한잔 하고 있으니 이내 샘형이 들어온다. 몇일만에 보니 반가웠다. 라오스 여행을 하고 돌아온 형. 그리하여 방콕에서의 재회와 함께 맥주 한잔!

 울산애들은 잠시 맥주 먹다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방을 그냥 공항근처로 옮기겠다며, 디디엠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방을 빼고, 맥주 한잔 하고 택시를 타고 떠났다. 그리고 샘형과 술 한잔 하면서 다이빙 얘기하고 앞으로의 일들에 얘기를 나눴다.

 한국에서도 항상 시골에서 살고 싶어했는데 이제는 태국에서 조차 방콕보다 한적한 시골이 좋다. 어쩌면 방콕은 이제 나에겐 또 하나의 서울로 와있는지 모르겠다. 너무나 익숙한 도시. 답답한 도시생활.

 일단 아침에 일어나서 비행기표 좀 알아보고,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렇게 어이없게 2년간의 세계여행 출사표를 던지고 나온 나는 2달만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쪽팔려-_-;





 포스팅 후기 )
  방콕 - 꼬따오 (롬프라야 버스,배) : 800밧
 꼬따오 - 방콕 (롬프라야 버스,배) : 1000밧
 
 한두개의 회사가 더 있으나 가장 많이 애용되는 회사다. 롬프라야 이번에 처음 이용해 봤는데 꽤 괜찮다. 보통 저런걸 이용하면 휴게소를 아주 좆같은데 내려주고, 대기해야 되고 하는데 휴게소도 저렴한 로컬 휴게소에 내려주고 대기시간도 나름 짧고. 괜찮다. 추천

 거의 이동으로 채워진 하루라 쓸 내용이 별로 없는 포스팅.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사진도 찍은게 없어서, 구글링해서 얻은 사진 몇장 집어넣었습니다. 혹시 문제가 된다면 말씀해주세요.




  1. kayenne 2011.10.05 10:09

    아직 끝난게 아니고 잠시 쉬로 한국 오셨던거니 뭐 쪽팔려 하실거 까지야 ^^;;

    남들은 재충전하로 여행가는데 경무씨는 재충전하로 한국오시는듯...--ㅋ

  2. 블랙베어 2011.10.05 10:10

    저랑 같이 베링해에 킹크랩 잡으러 가실래요? 좋은 선원들만 만나면 선상강간등을 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더군요 어짜피 세계일주하실거면 그쪽도 가보실테니....

  3. 깡또리 2011.10.05 12:00

    방콕에 있으면 마치 서울에 있는 기분이 나긴 하죠..

    전 치앙마이 참 좋아하는데...

    조용하고 물가싸고..

  4. sun 2011.10.05 22:17

    그래서 지금은 어디신거에요??
    (글은 꼼꼼히 읽어요!! 근데 잘 모르겠다는..@_@)

  5. 이나기 2011.10.07 12:43

    친구랑 같이 가서 밤마다 술마시고 대니선생님이었나..
    숙소에서 포카치고 그때 또 비는 왜그리 오던지..
    비맞으며 오토바이 둘이 타고 코랄 돌아가고 그랫는데
    지금 생각하면 사고 안난게 천만 다행이네요 ㅎㅎ
    담주에 5월에 이어 또 8일간 태국 가는데 꼬따오를
    갈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내년을 기약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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