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은 용팔이

쓰던 노트북이 갑자기 고장나고, 세부로 다시 돌아가야 되는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서둘러 용산 선인상가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사는게 편하긴 한데 한시라도 빨리 구입해서 얼른 인터넷 빠른 한국에 있을 때 얼른 그대로 다 셋팅을 해야만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이틀도 조바심이 났기 때문. 어느 정도 충분히 알아보고 구매 할 제품까지 다 골라 놓고, 일단 선인상가 안으로 들어갔더니 마침 내가 구입하려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매장이 한번에 보인다. 크게 문제 없으면 이 곳에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곧바로 가격을 물어봤다.


세월이 달라졌기때문에 "다나와 최저가"를 보여줬다. 어차피 용산에서는 그 누구도 먼저 가격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용팔이다. 다나와 최저가 보다 조금 더 싸게만 해주면 구입할 요량으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는데 재밌는 장난을 시작한다. 내가 구매 하려는 제품 회사에까지 문의 해서 원래 쓰던 노트북에서 ssd만 따로 끼울수 없냐고 물었는데 새로 구매하려는 제품에는 이제 다른 형태의 (칩형태) ssd가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의 SSD는 사용불가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알아보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부터 이 용팔이가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 기본제품 말고 SSD 512 붙어있는걸로 구매하고 싶은데요 " 이렇게 얘기하는데 전혀 다른 얘기를 한다. 사려는 제품은 2.5인치 하드가 들어갈수 있는 자리가 두개가 있고, 칩형태로 된 하드를 사용하는 모델은 더 비싸다는거다. ( 이 제품은 칩형태로 된 하드를 이용하는게 기본 형태인데 )  

즉 바꾸어 말하면 원래 기본 제품을 8만원 더 받고 팔기 위해서 있지도 않은 가상의 같은 제품 다른 모델을 만든것이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분명히 내가 사려는 제품이 올해 초에 나왔을 시점엔 사용하는 모니터의 패널과 최근에 모니터 패널이 다르다는 정보를 얻었고, 분명히 확인했는데, 오히려 나에게 "아니에요~ 그런게 없어요" 라며 오히려 내가 알아볼 수도 없는 박스의 바코드와 영문/숫자로 복잡하게 적혀있는 부품번호인지 뭔지를 주면서 확인해보세요. 이러면서 자신감을 내비춘다.

아무리 이 곳에서 싸게 해준다고해도 사고싶은 생각이 싹 가신다. 

마침 그 가게에 방문한 근방의 또 다른 가게사람이 오자. 늘 그렇듯 용팔이의 수법을 쓴다.

" 형님~ 이 제품 IPS패널 쓰는것도 있어요??? 없는걸로 아는데 그쵸? " 이러면서 지들끼리 되묻기 전술을 쓴다. 너무 양아치같은 그런 행태가 싫어서 어지간하면 구매하려다가 일어나서 다른 곳에서 구매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역시 용산의 용팔이 짓은 변함이 없다. 이게 바로 용산을 지금처럼 망하게 한 원인이었지. 아마 급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몇만원 더 주고서라도 다나와에서 최저가를 찍고, 그냥 오픈마켓 등에서 구매하는게 차라리 속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나와 최저가에 맞춰주겠다고 하고, 순간적으로 없는 모델을 만들어내고 기본모델을 8만원 더 붙여서 팔아먹을려고 하질 않나. 심지어 다나와를 자신감 있게 같이 살펴보면서 내가 잘못알고 있다는 듯이 얘기한다. 


그렇게 나와서 선인상가 안을 더 걷는데, 재밌게도 아까 그 가게 주인이 "형님" 하며 도움을 요청했던 그 남자가 나에게 다가온다. 


" 저희 가게 찾으시는 제품있는데 한번 보실래요? " 라며 하이에나 처럼 먹이를 낚아 챈다. 그리고 이미 한번 실망감을 안은 나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노라는 다짐의 눈빛 그리고 최대한 선량한 얼굴표정과 말투를 하며 나를 자기네 가게로 이끌었다.


" 찾으시는 제품이 하드디스크 자리가 1개라 추가 SDD를 달려면 알아보신대로 칩형태의 하드디스크를 다시 구매하셔야 되요. " 라며 내가 알고 있던 정보와 맞추고, 더불어 한번 더 확인 사살을 한다.


" 알고 계신대로 기존 패널에서 요새 최근에 생산된 제품들은 IPS 패널을 사용해요 "라며 정직 모드. 그렇게 나는 그 곳에서 원래 사려던 제품을 약간 사양을 업그레이드 해서 구매를 하게 되었다. 물론 용산답게 현금가,영수증불가를 외치며. 어차피 나도 곧바로 해외로 나가야 하는 지라 영수증 따위는 불필요했고 (환불할 시간도 없다), AS도 어차피 1년인데다가 대개의 AS가 그렇듯이 고장나면 어지간하면 소비자 잘못이니 AS 신경도 쓸 필요가 없었다.  어쨌든 현금 일시불 지불로 나름 할인을 받은데다가 나는 서둘러서 그렇게 노트북을 구매하고 용산을 떠났다. 


중학교 때, 처음 용산에 발을 디딘 이후로, 스스로를 용산키드르 칭했다. 용산은 정말 너무나 많은 추억이 서린곳이다. 친구들과 주말이면 버스를 갈아타고, 전철을 타고 도착한 용산은 성지 같은 곳이었다. 수 많은 게임을 판매하는 가게들과 당시의 신문물의 천국 일본에서 갓 날라온 수 많은 음악과 상품들은 정말 용산을 신전처럼 느껴지게 했다. 당시 분위기와 맞물려 용산 또한 말 그대로 전자제품의 성지였다. 주말에 그렇게 친구들과 용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온갖 신기한 전자제품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팩 한개를 소중하게 가지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그 설레임이며 그런 추억을 떠올리면 지금의 용산은 참으로 씁쓸함을 준다.


예나 지금이나 용팔이라는 그 행태는 변함이 없고, 이런 것들이 아마 용산을 지금처럼 추락 시키지 않았을까? 



이 에피소드도 작년 10월쯤이다. 그 때 구입한 모델
MSI 제품은 가성비 성능이 꽤나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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