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상 시골, 전원, 농장 생활에 대한 어떠한 동경이 있었다. 서울 태생에 누가봐도 완벽한 도시남자(?!)인 나지만, 사람은 누구나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더욱 더 시골을 좋아했다.  어쩌면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강원도가 고향인 아버지 덕분에 정말 어릴 때 줄기차게 강원도에 많이 다녔던게 영향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어릴 때면 주말 마다 아버지와 삼촌들과 함께 거의 매주에 가깝다시피 강원도에 왔던 것 같다. 서울 생활의 고단함을 고향에 와서 풀려고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최소 한달에 한번 많게는 매주 강원도에 왔었다. 그러면 아버지와 삼촌들은 일이 끝나고 저녁 내내 강원도로 달려 내려와 오자마자, 반바지로 갈아입고, 고무신을 갈아신고 강으로 가서 민물고기들을 잡았다. 

 

 

그리고 이내, 물고기를 담는 통에 한가득 온 갖 민물고기를 가득 채워와서 곧바로 작은 할머니 댁 마당에서 곧바로 손질하고 튀김가루 반죽을 해서 팔팔 끓는 냄비에 튀겨 먹었다. 옆에서 구경하다보면 어른들이 한점 먹으라고 건네줬는데 나에겐 아주 비린 맛만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어릴 때 부터 시골에 다녀서 당시에는 몰랐지만 어쩌면 지금 시골을 좋아하는 취향이 당시에 형성되지 않았었나 생각해본다.  나에겐 굉장히 화목하고 즐거운 장면으로 각인 되었던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 영화나 이런 걸 보면서 나에겐 로망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또 다른 시골생활에 대한 동경이었다. 큰 낡은 픽업 트럭,  무더위에 창문은 모두 내리고 조수석에는 대형 리트리버 같은 대형견, 그리고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한켠에 샷건이 놓여져있고. 누군가 낯선 이방인이 내 땅에 들어왔을 때, 샷건을 들이밀며 "꺼져 내 농장에서" 

 

그런 이미지, 덕분에 20살 때 제일 사고 싶었던 차가 픽업트럭이었다. 빨간 대형 픽업트럭. 거기에 몸을 싣고 한가로운 시골을 누비는 모습을 떠올렸다.  이런식으로 형성된 취향은 고스란히 20대 시절 내 배낭여행에도 모두 반영되고 녹아들어 나는 요상하게도 사람이 붐비지 않는 시골과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동네로 골라가는 취향이 생겨버렸다. 

 

해외에 거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자꾸 한가로운 시골로 시골로 향했었다. 특히 호주에서는 나의 판타지가 거의 완성될수 있었던 시기인데, 내가 살던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의 카나본이라는 시골은 정말 나의 판타지로 가득한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그리고 후에 살던 태국 꼬따오도 태국에서도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으로 섬 자체가 어쩌면 한가롭고 야생적인 느낌이 있었고, 이후에 필리핀 세부를 거쳐 보홀에 살때도 그 특유의 시골스러움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오죽하면 도시로 북적이는 세부 보다는 한가롭고 시골스러운 보홀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세부에 살다가 보홀로 옮겼을 정도니까 시골에 대한 취향은 확고 했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살 때도, 기회만 된다면 꼭 시골에 내려가서 살아보고 싶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위에 말한 모든 것들이 이런 생각에 큰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내가 시골에 산다면 아버지 고향인 강원도일테고,  어릴 때부터 너무나 자주 온 아버지 고향이 내 고향인 것처럼 친근하고 좋았고.  아버지나 삼촌들 덕택에 나는 도시 사람이 시골에 살면 제일 고통 받는다는 시골텃세에서도 무관했다. (시골 금수저?!)  어쨌든 그게 언제가 될 지 몰랐지만 기회만 된다면 난 언제든 시골에 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2019년 부로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되었고,  여러가지 일들도 있고 많은 계기, 또 기회가 있어서 시골에 내 이름으로 된 땅을 마련 했고, 그 곳에 내 이름으로 된 내 집을 가지게 되었다.  새로 지은 집이지만, 집을 내가 설계나 디자인에 전혀 관여하지 못해서 사실 전혀 내 취향 따위나 의견이 반영되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엄청 좋은 곳에 위치해서 그 모든 것을 씹어먹을 정도로 만족스런 집이 생겼다. 

 

 

다만, 다시 집을 새로 짓는다면 그 때는 내 손으로 짓고, 또 내 취향을 오롯이 반영해보고 싶다는 하나의 또 다른 작은 소망이 생겼다.  어쨌든 덕분에 현재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고, 주말이면 거의 강원도에 지인들과 친구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 먹고,  편안하게 휴식하고 있다.

 

 

가족들과 다 함께 주말에 내려와서 같이 맛있는거 먹고, 각자 휴식 하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시골에 작은 휴식처 하나 가지게 된 것만으로 좀 더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이고 더불어 또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완벽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작은 공간 하나로 가족과 더욱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이다. 

 

게다가 원래도 자주 오던 강원도지만, 이제 별장이 생기고 나니. 더 편안하게 있을 수 있어 좋다. 특히나 펜션을 잡아서 내려오면 하루 방값을 더 내는 부담감 같은게 존재했는데 이제는 일요일 내내까지도 편안하게 쉬다가 차 안막히는 밤에 서울로 가도 되고, 일요일 낮에 낮술 한잔하고 나서 다음날 월요일 이른 새벽에 차가 안막힐 때 올라가도 되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이렇게 주말에 내려와서 한가로운 낮에 바베큐 준비를 하면서 시원한 맥주한잔 또는 막걸리 한잔 하고 있으면 내가 신선이었고,  너무나 조용하고 한가로운 곳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귓가에는 새소리와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만 가득하다.  원래 음악 듣는걸 좋아해서 언제나 음악을 듣고, 여행가서도 기분에 맞는 음악을 듣는 걸 즐겼는데 이 곳에 온 이후로 따로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다.

 

이 조용함을 즐기는게 행복하고,  새소리와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음악소리 보다 더 좋았다. 다행이도 친구고 지인이고 놀러온 모든 이들이 나처럼 행복해했다.

 

초대했던 한 여동생은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 서울에 있을 때 가슴이 답답했는데 여기오니까 가슴이 뻥뚫리고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

 

그리고 남자들은 하나같이 

< 이런 집 짓고 사는게 내 꿈이었는데 >

< 나도 이런 집 있으면 주말마다 내려오겠다 >

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어쨌든 이렇게 시골에 집을 마련 했고,  사실 이미 몇달이 지났지만 지금부터 한번 소소한 시골생활에 대한 일상을 전해볼까 하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려본다.  아직 카테고리 명을 짓지 못했는데 일단 임시로 카테고리는 [리틀포레스트]로 했고 포스팅 제목은 [슬기로운 시골 생활] 로 했는데 차후에 좋은 제안이 있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긴다면 변경 할까 한다. 

 

 

시골생활에 대한 에피소드는 앞으로 이 블로그와  방송을 통해 전해볼까 한다. (인스타라이브 / 유튜브라이브/아프리카티비/페북방송 등등 어떤게 좋을지 잘 모르겠다)  암튼 무슨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내가 느끼는 그 감정 그대로 이 글이나 차후에 방송을 보게 되실 분들도 복잡한 세상, 마음의 평온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많은 관심 바랍니다. 

  1. ED 2019.07.04 16:05

    아 여기가 그때 라이브로 보여줬던 거기구나!!
    이경무 부자였네 자기 이름으로 된 집도있고!!

  2. 손혜영 2019.07.05 12:09

    오빠 필력 아직안죽었네요ㅎㅎ. 기분좋은 글 잘 읽었어요

  3. 노란달걀 2019.07.08 16:45

    늘 블로그 재미있게 보구 있습니다. 새로운 리틀포레스트도 참 기대가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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