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3 달라이라마의 맥그리드 간즈(다람살라)
나이트엔데이의 유쾌하고 즐거운 인도 여행기, 최고의 여행 블로그에 잘 오셨습니다. 인파서블 여행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구성되어있으니 첫편부터 즐겁게 보시길 권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맥그리드 간즈(다람살라)로 향하는 길
이른 새벽, 가파른 고갯길을 구비구비 돌아 다람살라로 향하고 있었다.
한적한 시골길이었다.
이 곳도 고지대라, 침엽수림들이 울창하게 자라서 그저 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만으로도 상쾌해지는 기분이다. 어느덧 마을이 나타나고, 제법 번화해 보이지만 그저 언덕길을 따라 줄지어 자리 잡은 상점가가 이 작은도시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새벽 5시 다람살라에 도착했다.
쉼라에서 담배를 못펴서 흡연욕구가 정점에 있었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담배 한대를 피웠다. 사람들은 모두 제 갈길을 다 가고, 나만 덩그러니 있으니 승합차택시가 와서는 맥간 가냐고 묻는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삐끼가 있는건 아니고 택시 몇대가 왔다리 갔다리 하다 날 보고는 멈춰 묻는게 전부다. 모든 여행자가 이 곳 다람살라에서 윗마을인 맥그로드 간즈로 향하니 당연히 배낭을 메고 있는 외국인이면 맥간(맥그로드 간즈)에 갈 것을 예상하고 묻는다.
또 하나의 택시가 내 앞에 멈춰서더니 차 안에서 기사는 나를 향해 묻는다.
" 맥그로드 간즈 가니? "
" 택시비는 얼마? "
" 200루피 "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임을 알기에 그 가격이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 생각하고 난 귀엽게 쌩까고 한번 씩 웃어주는 것으로 내 대답을 대신했다. 담배를 다 피고는 바로 앞에 보이는 터미널로 향했다. 배낭을 메고 좀 걸어 도착한 버스 터미널, 새벽의 터미널은 한가하다. 몇몇 사람들이 앉아있는걸 제외하고는 고요하기만 하다. 한쪽에다가 짐을 놓고는 곧바로 탐색에 나섰다. 몇 없는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맥간에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10루피다. 오전 7시부터 운행 한다고 하여 나에게는 어쩌지 못하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맘 편하게 휴식 모드. 이 곳 다람살라에서 맥간은 십몇킬로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역시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이른 아침 쌀쌀 하다. 6시 정도가 되자, 터미널에 있는 구멍가게들이 슬슬 문을 열고 있어서 구경하다가 몸도 녹일겸 짜이 한잔을 주문했더니 뜨거운물에 홍차티백을 넣은 후에 우유를 부어주고 설탕을 넣는다. 영혼 없는 짜이!
세상 어디나 터미널의 음식류의 퀄리티는 쓰레기인듯. 목 빨로 장사 하는 곳들이니. 가격만 비싸지.
짜이 마시며 옆에 앉은 귀엽게 생긴 인도 할배랑 얘기 좀 나누는데 독특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 곳 전통모자인 것 같다. 할배랑 장난치고 사진찍고, 그냥 7시까지 여기 기웃 저리 기웃. 그리고 어느새 7시가 되었다. 버스에 올라 좀 기다리니 사람들이 한둘 탄다.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 얼굴이 우리네 얼굴과 닮았다. 티베탄들.
티벳이 중국으로부터 공격당한 이후, 티벳사람들은 이 곳 맥간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중국이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본토 티벳 보다 더 티벳 답고 사람들이 더 티벳스럽다는 맥간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나라 잃은 설움은 우리가 더 잘 알지 않느냐. 라고 해봤지만 난 잃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우리가 뭘 알기나 쥐뿔이나 알까 싶다. 과거사 청산도 제대로 못하는 좆밥들인데.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 한적한 산길을 달리는데 제법 여기도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한적한 시골도로 저 멀리 펼쳐진 풍경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 이내 마을 하나를 거치는데 여기가 맥간? 이라 생각했지만 맥간은 아니었고 거기서 티벳 전통 복장을 입은 할매들이 우르르르 탄다. 아. 옷 이쁘네. 인도 전통 옷을 입은 여인네들과 어울어져 신기한 모습을 자랑한다. 늘 여행하면서 신기한게 나라 마다 심심치 않게 전통복장 입은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옆나라 일본에서 조차. 그런면에서 우리나라만큼 전통을 소중히 하지 않는 나라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난 어릴 때 그렇게 교육받았다. 일본은 외래어 남발에, 외국문물을 무분별하게 수입해서 전통이 사라진 나라라고. 이렇게 쥐뿔도 없이 이빨로만 존나 터는 나라의 국민이다! 아 내가 대한민국이다.
달라이라마의 도시 맥그로드 간즈(맥간)에 도착하다!
이쁜 시골 길을 한참을 달려 맥간으로 추정 되는 곳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진짜 생각보다) 번화한 곳에 버스가 멈췄는데 그 곳이 맥간의 핫플레이스! 중심가였다.
한 눈에도 이 곳이 맥간의 중심지로 느껴질만한 곳이었다. 사방으로 뻗은 언덕길들. 그리고 이런 고지대 시골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큰 건물들. 버스에서 내려서 딱 봐도 대합실처럼 보이는 곳으로 가 짐을 내려놨다. 물론 대합실이라지만 4-5평 정도 되는 곳이다. 맥간도 마찬가지로 쉼라처럼 (아니 쉼라까진 아님) 고도가 높은 지역이고 숙소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어서 배낭을 짊어매고 돌아다니며 숙소를 알아보기엔 무리가 있어보였다. 맥간이 하도 좋다는 말들이 많아서 최소 며칠은 머물꺼니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괜찮은 숙소를 구해야만 했다. 인도 다녀온 여행자들이 맥간맥간 할 정도로 노래를 부르는 맥간. 대합실에 앉아 번화한 중심가를 바라보니 여기야 말로 티벳인들의 도시였다.
물론 전형적인 인도사람 얼굴들도 보였고, 내가 기다리는 동안에도 엄청 이쁘게 생긴 여자가 딸을 학교 보내느라 잠옷 차림에 나와있었는데 엄마도, 딸도 엄청 이쁘게 생겼다. 이제 저런거 보면 저 여자도 나보다 한참 어릴 텐데. 나도 저런 딸 낳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어지간히 나도 나이를 먹은게다. 가이드북을 펼쳐서 대충 갈만한 숙소들을 보고 지도를 보고 위치를 머릿속에 입력해두고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숙소를 구하는지 몇몇 한국인들이 보인다. 신기하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 볼 수 있다.
따로 말을 걸진 않았고. 방을 어떻게 구할까 싶어. 그냥 일단 방들이 제법 몰려있는 한 곳을 정해 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언덕길을 향해 올라가며 보이는 숙소마다 가격을 물어보고 숙소를 살폈고, 드디어 그 쪽 라인에서 숙소를 구했다. 제법 맘에 드는 방이다.
물론 언덕길을 오르고나서도 또 엄청난 숫자의 계단을 오르고 나서야 숙소 입구. 그리고 그 숙소 로비에서도 무려 3개 층의 비좁은 계단을 오르고나서야 방을 볼 수 있었는데 방은 둘째치고 전망이 좋았다. 쉼라의 YMCA 전망에 비할바가 못되지만 나쁘지 않았고. 숙소 상태야 전형적인 인도게스트하우스 다운 방이었다. 방값도 싸다. 체크아웃시간 전이라 방이 아직 나지 않아서, 짐을 맡겨두고는 곧장 바깥으로 나왔다.
뭐 할일도 없고 맥간 지리나 익혀볼겸 동네마실 모드.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니 시장이 있는데 노점에서 세상에나! 신라면을 팔고 있다. 한국에서 신라면은 아예 먹지도 않는 나조차도 외국에선 이렇게나 신라면이 반갑다. 신기하네. 그걸 보니 급! 배가고파져서 식당을 찾아 다른쪽 골목으로 가니 식당 몇개가 보인다. 적당한 곳 하나로 들어가니 현지인들이 밥을 먹고 있다. 제대로 찾았구만!
아침메뉴가 있어서 살펴보니 모모(티벳식 만두)와 쌀죽을 판다. 그걸 하나 시켰는데 대박 양이 어마어마 하다. 다른 티벳사람들 먹는걸 보니 그 큰걸 다 먹고 또 시켜먹고 한다. 이들은 대식가들이었다.
이건 뭐... 옛날에 우리 조상들 밥그릇이 그리컸다고들 하는데 이들도 엄청난 대식가인듯. 맛은 제법 있었다. 맥간에서 신나게 티벳 음식들만 먹고 가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티벳음식들은 우리네 음식과 닮은 음식이 많기로 유명한데, 인도여행을 하다보면 쉽게 먹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것이 뗌뚝, 뚝빠, 모모 이 세가진데 수제비, 칼국수, 만두를 생각하면 된다. 맛도 제법 한국껏과 비슷하다. 얼큰한 양념다대기가 항상 식당에가면 있어서 타먹으면 꿀 맛이다.
밥을 먹고 나온 뒤에 또 정처없이 돌아다니는데 유명한 남걀사원(곰파)이 나왔다. 달라이라마가 있다는데 개인적으로 달라이 라마에겐 별로 관심이 없어서 패스하고 근처에 이 사원을 중심으로 한바퀴 도는 성지순례같은 코스가 있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 겸해서 그 산책로로 향했다. 시원한 공기, 상쾌한 공기 산책로로 향하자 이내 복잡한 도시를 벗어난듯 한적하고 좋다. 걷고 있으니 티벳사람들이 제법 걷고 있는데 대부분 노인들이었는데 거동도 불편한데 지팡이에 의지해 그 산길을 걷고 있다. 참 종교가 뭐라고... 이 노인네들이 이렇게 힘겹게 여길 돌고 있나 싶다.
걷다보니, 티벳여인들이 다르촉 혹은 룽타라고 부르는 소원을 비는 5색 깃발을 걸려고 한다. 티벳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5색 깃발.
나무위에 걸치려는지 한참을 낑낑대다가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나한테 와서 도와달라고 손짓을 한다. 가서 시도해보지만, 내가 김병만도 아니고 나무를 타고 오를 수가 없었다. 어쨌든 재밌는 아줌마들.
[ 동영상 : 티벳 아줌마들, 생생한 여행을 전달하기 위해 동영상을 첨부해놨으니 부디 이 뜻이 전해지길. ]
산책로가 제법 괜찮아서 한참을 걸어 걸어 산책로를 돌고 나오자 맨 처음 위치로 나온다.
한바퀴를 빙 둘렀던 것.
다시 돌아가는 길, 길거리에서 재미난 음식을 파는데 노란색 올챙이묵같은 걸 판다.
강원도사람들이나 강원도에 놀러가 본 사람은 시골 장터에서 올챙이묵 혹은 올챙이국수로 불리우는 옥수수로 파는 노란 국수를 먹어 본적이 있을텐데 그 것과 비슷하다. 그걸 대패썰듯 썰어서 국수로 만들어 먹는데. 미얀마 여행 할 때 어느 시장에서 이거 파는거 보고 완전 신기했었는데 또 보니 신기방기보다는 반가움이 앞서서 한 그릇 주문해서 먹는데 맛도 그 때와 거의 똑같다. 맛있다. 진짜 꿀맛. 나중에 알고보니 무슨 이게 맥간의 대표적으로 먹어봐야할 음식이라고 여행자들끼리 얘기한다는.. ㅋ
여행, 동료가 생기다!
숙소 체크인 시간도 어느덧 된 듯 해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체크인 시간이 안됐다고. 그래서 뷰가 보이는 넓다란 테라스에 앉아서 배낭을 옆에 놓고 쉬는데 여기서 한국여자애 한명을 만난다. 중요한 아이다. 이제부터 나와 긴 여행을 창대하게 할 아이, 이 아이의 이름은 쏘세지라고 해두자. 쏘세지처럼 생김. 암튼 쏘세지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와 여행 루트가 제법 비슷했다. 이 아이도 파키스탄에 간다고. 신기하네. 인연이다 인연. 쏘세지도 방이 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깐 얘기하는 동안 쏘세지가 바나나를 들고 있어서 나에게 건네주는데 나는 바나나를 먹지 않는다. 패스! 그래서 바나나를 테이블 위에 한덩이 올려놓았는데 여기도 원숭이 천국, 다만 쉼라처럼 철조망으로 원숭이들이 못들어오게 한게 아니라 오픈되있어서 아주 원숭이들이 제 안방 드나들듯 왔다리 갔다리. 원숭이 한놈이 바나나를 보고 테이블 위까지 올라와서 바나나 덩이 쪽으로 온다.
나는 황당해서 원숭이를 그냥 쳐다보고 있으니 존나 귀엽게 나를 쓱 한번 쳐다보더니 바나나 한개를 뚝 띠고 집어 간다.
개 황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존나 이 상황이 귀엽고 미칠것 같아 쏘세지랑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리고 난 잠시 배낭에서 노트북을 꺼내 일기나 정리 할까 키는데 부팅이 안된다. 정확하겐 부팅은 되는데 넘어가질 않는다. 하드디스크가 문제가 생긴듯. 아 개빡치기 시작. 여행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앞으로 여행이 태산인데. 걱정도 태산! 그러고 있다보니 또 한 한국여자애가 오른다. 이 아이는 현아였다.
쏘세지랑은 이미 한번 얼굴을 봤다고 한다. 아침에 숙소 구하다가.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직 파릇파릇한 대학생 얘기하는데 귀엽다. 다들 지금 체크아웃 시간을 기다리는터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체크아웃 시간이 지났는데도 방이 안난다. 리셉션에가서 한마디 하자. 숙소직원들이 나와서 방문을 두들겨 얼른 체크아웃하라고 하는데 나오는 새끼들이 죄다 서양새끼들. 이 새끼들은 체크아웃 시간넘어서도 밍기적밍기적 씨발새끼들 영어 안썼으면 굶어죽었을 새끼들이 게으르고 배려심 조차도 없다. 이 새끼들은 진짜 지네 생각만 하는 듯.
암튼 썅놈들이 부리나케 나오고나서도, 숙소직원들이 청소하고 시트간다고 덕분에 한참을 테라스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리고 1시가 넘어서야 방에 들어갔다. 방은 나쁘지 않았고, 나는 짐을 대충 풀고는 일단 샤워를 하고 밀린 빨래를 좀 하고 난 뒤 휴식 모드. 몸이 계속 언덕길을 오르락내리락해서 피곤했던지 침대에 누워 쉰다는게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일어나서도 고장난 컴퓨터 붙잡고 앞으로 어찌해야되나 고민고민. 언제까지 컴퓨터만 붙잡고 있을 수 없어 6시가 넘어서 나오니 배가 고파져서 아침에 밥을 먹었던 그 식당으로 갔다. 그 곳의 이름은 야크 레스토랑. 그 곳에 가서 뚝바(티벳식 칼국수) 먹는데 지존 꿀맛이다. 게눈 감추든 해쳐먹고는 돌아다니며 시장구경, 물건구경, 사람구경 하다가 아 그래도 맥간에 왔으니 또 술한잔 해줘야지 않겠어?!!!
하는 생각에 오늘도 소주를 까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짐도 줄여야지! 소주를 그냥 먹긴 아쉬우니 뭔가 안주거리가 필요해서 안주를 사러 한국인 식당이라는 도깨비 식당으로 찾아갔다. 제법 거리가 있어 한참을 물어물어 간 도깨비 식당. 사장은 없고 인도인 종업원들만 있었는데 메뉴를 보다가 딱 좋은 안주가 있다. 양념치킨!!!!!! 우오!!!!!! 포장해가기도 딱 좋다. 비싸지만 제대로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양념치킨 하나를 주문포장 해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가게 안에 한국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그런데 대부분 혼자서 온 사람들이라서 혼자서 앉아서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다.
참 예전같으면 혼자 심심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릴텐데 이제는 저기서 한국에 있는 친구랑 카톡도 하고, 인터넷 검색도 하고 온갖일을 하느라. 답답하다.
이 먼 곳까지 와서 친구랑 채팅. 친구랑 한국에 있을땐 다른 사람이랑 채팅. 도대체 이게 뭔가 싶다. 스마트폰이 여행을 망치고 있다.
그런 생각을 잠시 하다가 보니 어느새 치킨이 포장되었고, 돈을 후덜덜덜덜 하면서 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역시 그래도 첫잔은 시원한 맥주 한잔 해야지 싶어서 맥주를 한병 사들고 한손엔 맥주 한손에 치킨을 들고 당당하게 걸었다. 아 씨바 내가 신선이다! 그리고 숙소로 다시 힘겹게 언덕길, 계단길 콤보를 통해 방으로 왔다. 그리고 소주 꺼내서 본격 음주 시작! 하지만 혼자 먹으면 무슨 맛이겠노!
" 옆방 처녀들 나와요! 같이 술 한잔 해요! 소주에 양념치킨 먹자구요 "
라고 말하자 불나방들처럼 모여들었다.
쏘세지와 현아 둘이 나와서 "어머 이게 뭐에요?! "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둘 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게 확실하다. 소주를 보고 놀라는게 아니라 양념치킨을 보고 놀란다.
슬프다. 진정 소주매니아가 없다는 사실에.... 술은 천상 혼자 즐겨야 되는구나 ㅠ,ㅠ 엉엉
앉아서 세명이서 양념치킨에 소주, 맥주를 같이 나누마시는데 현아가 원래 일행이 한명 있었는데 지금 다른 숙소에 있다며 그 사람을 부른다고 카톡으로 연락을 했다. 씨바 세상 진짜 좋아졌다 여행지에서 카톡으로 놀러오라고 말하는 세상이 왔다. 그리고 좀 기다리니 그 일행인 남자애 '하루군'이 왔다! 그리고 앞으로 장장 한달여를 함께 울고 웃을 하루군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4명이서 서로 인사나누고, 그동안 여행 얘기, 앞으로 여행 얘기를 나누며 즐겁게 술 마시는데 아이들이 숯기가 많이 없고 말이 많이 없어서 약간 서먹함도 있었는데 그래도 너무나 즐거운 밤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행복했던 밤이다.
다만, 술 친구가 참! 아쉬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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